비엔나 이야기/비엔나의 매력

비엔나의 매력 스무가지 - 1

정준극 2014. 12. 12. 18:05

비엔나에서 경험해야하는 20가지 일들 - 1

 

비엔나를 여러번 갔었지만 사실 비엔나만이 지닌 보석과 같은 맛과 멋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며칠간의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작심하고 비엔나의 맛과 멋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이다. 다음은 어떤 여행전문가가 권고한 비엔나에서 경험해야 하는 스무가지 사항이다. 사람마다 보는 입장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일단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비엔나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면모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비엔나의 지붕

 

1. 바로크에 빠져들기

비엔나는 바로크 예술의 보고이다. 특히 건축물에서 그러하다. 비엔나의 도심인 인네레 슈타트(비엔나 1구)는 바로크 건축물들의 전시장이다. 웅장하고 화려한 바로크 건물들이 링슈트라쎄를 따라서 줄지어 들어서 있다. 뿐만 아니라 1구를 중심으로 곳곳에 슈타트팔레(Stadtpalais: 시내궁전)라고 하는 바로크 건물들이 한집 건너 두집마다 자리잡고 있다. 1구의 교회들도 대체로 바로크 건축물이다. 대표적인 바로크 교회인 칼스키르헤(칼교회)는 4구 뷔덴에 속하여 있지만 1구에 근접하여 있기 때문에 1구의 교회라고 해도 무방하다. 비엔나 중심지의 대표적인 바로크 건물로는 호프부르크(Hofburg: 특히 오스트리아국립도서관 건물), 노이에 부르크(Neue Burg), 미술사박물관, 자연사박물관, 비엔나대학교, 비엔나미술대학교, 법무성 건물, 페터스키르헤(베드로교회), 슐로스 벨베데레(3구 벨베데레 궁전), 팔레 아우가르텐(2구), 예수이텐키르헤(예수회교회), 팔레 아우어슈페르크, 빈터팔레 프린츠 오이겐(오이겐공자 겨울궁전) 등등 실로 헤아릴수 없을 정도이다. 그러므로 비로크 건축물들의 찬란한 아름다움과 웅장함을 감상하는 것은 비엔나에서 경험할수 있는 특권이다. 우선 링슈트라쎄를 전차를 타고 가면서 천천히 감상해 보자. 굳이 노란색의 관광전차를 타지 않더라도 하루종일 사용할수 있는 교통티켓만 있다면 전차와 버스를 한두번 갈아타는 것으로서 링슈트라쎄와 인네레 슈타트의 건축물들을 충분히 감상할수 있다. 그런데 만일 여유가 있다면 걸어서 링슈트라쎄를 산책하는 것도 대단히 바람직하다. 어차피 1구에 집중되어 있는 바로크 건물들, 그 중에서도 슈타트팔레들을 찬찬히 보자면 걷는 수 밖에 없다. 걷는 것은 건강에도 좋은 일이 아니던가! 팔레 하라흐, 팔레 킨스키, 팔레 로브코비츠, 팔레 몰라르드 클라리, 팔레 쇤보른 바티야니, 팔레 트라우촌, 팔레 슈봐르첸버그, 팔레 카프라라 가이뮐러....수많은 바로크 슈타트팔레 건물들이 마치 '어서 와서 나를 감상해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인네레 슈타트의 골목마다 나타나는 바로크의 슈타트팔레들을 감상하는 것은 마치 비엔나에 대한 역사 탐방과 마찬가지이다. 건물마다 역사와 사연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시내 중심지에 있는 호프부르크 궁전,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벨베데레 궁전,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리히텐슈타인 궁전,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쇤브룬 궁전, 아예 교외에 있는 락센부르크 궁전과 헤르메스빌라도 바로크 건축의 대표이다.

 

아름답고 웅장한 칼스키르헤. 칼스키르헤는 세계 10대 바로크 건축물 중의 하나로 선정될만큼 바로크 건축의 정수이다.

 

[참고자료: 세계의 10대 바로크 건축물]

- 로마의 산 카를로 알레 콰트로 폰타네(San Carlo allle Quattro Fontane)

- 바티칸의 성베드로 광장(Piazza San Pietro: St Peter's Square)

- 파리의 앵밸리드(Les Invalides)

- 프랑스의 베르사이유 궁전(Chateau de Versailles: Palace of Versailles)

- 비엔나의 칼스키르헤(Karlskirche)

- 비엔나의 쇤브룬 궁전(Schloss Schoenbrunn)

- 런던의 성바오로 대성당(St Paul's Cathedral)

- 생페터스부르크의 겨울궁전(Zimni Dverets: Winter Palace)

- 칠레의 산티아고 대성당(Catedral de Santiago de Compostela: Cathedral Satiago de Compostela)

- 멕시코 시티의 사카테카스 대성당(Catedral Zacatecas: Zacatecas Cathedral)

 

쇤브룬 궁전과 조각분수

 

2. 피아커 타고 다니기

피아커(마차)를 타고 유유히 시내 곳곳을 구경하는 것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클래식하고도 낭만적인 일이다. 피아커는 슈테판성당, 호프부르크의 헬덴플라츠, 호프부르크의 미하엘러플라츠에서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피아커가 다닐 때에는 모든 차량에 우선한다. 전차와 버스도 피아커가 지나간 후에야 간다. 피아커에 탄 사람들은 정해진 루트에 따라 시내 중심부를 다니며 건물들과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한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도대체 피아커에 누가 탔는지를 보기위해 구경한다. 피아커 요금은 생각보다 높은 편이다. 피아커 관광은 두가지가 있다. 40분 관광과 60분 관광이다. 40분 관광은 4인 기준으로 77 유로이다. 60분 관광은 105 유로이다. 여기에 마부에 대한 팁도 마음에 두어야 한다. 걸어서 다녀도 충분히 볼수 있는 건물들이지만 굳이 피아커를 타는 이유는 남들에게 '나는 이 정도이다'라는 것을 보이고 싶은 생각에서 일것이다. 또는 연인과 함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타고서 그나마 낭만을 느끼고 싶어서일까? 그렇지 않으면 정말 다리가 아파서 걸어다니기가 힘들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참고자료: 피아커 루트] - 관광회사가 운영하는 경우

(40분) 슈테판성당 옆 출발-팔레 페르스텔-미하엘광장-호프부르크-헬덴플라츠-자연사박물관-팔레 에프슈타인-팔라멘트(의사당)-라트하우스(시청)-부르크테아터-카페 란트만-비엔나대학교-리벤버그시장 기념탑-쇼텐키르헤-호에르 마르크트-슈테판성당 옆 도착

 

(60분) 슈테판성당 옆 출발-팔레 페르스텔-미하엘광장-인네러 호프부르크-헬덴플라츠-요제프스플라츠-팔레 팔라비치니-아우구스티너키르헤-자허 호텔-슈타츠오퍼-쉴러 기념상-괴테 기념상-부르크가르텐-자연사박물관-팔레 에프슈타인-팔라멘트-라트하우스-부르크테아터-카페 란트만-비엔나대학교-리벤버그 기념탑-쇼텐키르헤-호에르 마르크트-슈테판성당 옆 도착

 

링슈트라쎄의 팔라멘트 앞을 지나는 피아커 관광객

 

3. '제3의 사나이' 만나보기 (또는 프라터에서 리젠라트 타기)

캐롤 리드 감독의 영화 '제3의 사나이'(The Third Man)는 2차 대전 후의 비엔나를 유명하게 만든 작품이다. 조셉 코튼, 알리다 발리, 오손 웰스, 트레버 하워드 등이 출연한 1949년도 영국 스릴러 영화이다. 이 영화와 관련한 포스터, 카드, 사진 등을 전시한 박물관이 있다. 4구 프레스가쎄(Pressgasse) 25번지이다. U4 케텐브뤼켄가쎄에서 내려서 찾아가면 된다. 토요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연다. 평일에는 사전 예약을 통해서 관람이 가능하다. 2차 대전후, 4대 강대국이 비엔나를 분할 통치할 당시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느낄수 있는 영화이다. 말하자면 폐허의 비엔나를 회상할수 있는 장소이다. 영화에서 프라터의 리젠라트(대회전관람차) 장면과 프라터하우프트알레(프라터 대로)의 긴 길을 걸어가는 장면, 그리고 중앙공동묘지의 장면 등은 오래동안 기억에 남을 장면이다. 안톤 크라우스의 오리지널 치터 악기도 전시되어 있다. 아무튼 전후 비엔나의 모습을 보려면 이만한 곳이 없다. 그리고 '제3의 사나이' 영화도 관람할수 있다. 그나저나 비엔나의 중심가에는 영화박물관이 있다. 영화 팬이라면 필견의 장소이다. '제3의 사나이' 박물관을 찾아가기가 거추장스러우면 2구 프라터에 가서 저 유명한 리젠라트(대회전관람차)를 타고 비엔나의 스카이라인과 도나우를 감상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프라터에 가서 리젠라트만 타고 올 것이 아니라 부르스텔에서 돼지 족발을 맛보는 것도 권장할 만한 일이다.

 

'제3의 사나이 박물관'의 포스터 전시

프라터 유원지의 리젠라트


4. 벼룩시장 구경하기

비엔나에서 벼룩시장을 찾아가보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이것 저것 구경하고 흥정하느라고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된다. 별로 할 일이 없어서 가는 것이 아니라 한번 쯤은 반드시 가보아야 하는 곳이다. 비엔나에는 여러 곳에 벼룩시장이 있다. 가장 규모가 큰 곳이 나슈마르크트 옆의 벼룩시장(Flohmarkt am Naschmarkt)이다. 지하철 U1, U2, U4의 칼스플라츠에서 내려서 빈차일레(Wienzeile) 거리로 조금 걸어가면 되지만 U4를 갈아타고 케텐브뤼켄가쎄에서 내려면 당장이다. 비엔나의 또 다른 벼룩시장으로서는 노이바우가쎄 벼룩시장(Flohmarkt in der Neubaugasse), 7구 베스트반슈트라쎄에 있는 베스틀리히트 플로마르크트도 유명하다. 그런데 미안한 말이지만 벼룩시장(Flohmarkt)에서 잘만하면 그럴듯한 것을 헐값에 살수 있다는 말은 옛말이다. 물건 값이 장난이 아니다. 물건에 적혀 있는 대로 값을 치루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흥정을 해야 한다. 하지만 파는 사람들도 고집이 엔간히 세기 때문에 도무지 값을 깎아주지 않는다. 물건 중에는 가짜들도 수두룩하다. 가짜라기 보다는 복사품들이다. 어리숙하게 보이면 속아서 사는 경우가 더러 있다. 게다가 당췌 웬 메이드 인 차이나는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벼룩시장이라고 해서 벼룩이 많을 것으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나슈마르크트 옆의 벼룩시장(플로마르크트). 규모가 대단하다. 매 토요일마다 장이 선다.

 

5. 오페라 관람하기

비엔나는 음악의 도시이다. 수없이 많은 음악회가 열리는 곳이다. 비엔나의 슈타츠오퍼(국립오페라극장)는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는 오페라극장이다. 세계의 정상급 성악가들이 출연하기 때문이다. 비엔나에 가서 오페라를 보지 않았다고 하면 진정한 비엔나 탐방을 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할수 밖에 없다. 굳이 비싼 티켓을 구할 필요는 없다. 입석(슈테플라츠)도 제대로 사면 다행이다. 물론 일찍 입석표 파는 곳에 가서 줄을 서야 한다. 비엔나에는 폭스오퍼도 있다. 비엔나 오페레타를 주로 공연한다. 대화체의 대사가 많아서 무슨 말들을 하는지 거의 알아 듣지 못하지만 감미로운 음악과 아늑한 분위기는 맛볼수 있다. 폭스오퍼의 티켓은 당일에 가도 대체로 구할수 있다. 굳이 오페라가 아니더라도 비엔나악우회의 황금홀 또는 호프부르크 궁전의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모차르트-요한 슈트라우스 콘서트는 한번쯤 보는 것이 신상에 좋을 것이다. 그런가하면 주일날이면 성당마다 미사곡을 연주하는 경우가 많다. 수준 높은 연주들이다. 호프부르크에 연결되어 있는 아우구스틴교회에서의 미사곡 연주는 감동적이다. 입장료는 없다. 미사에 참석하면 된다. 교황 프란치스코도 아우구스틴교회에서의 음악미사에 참석했었다.

 

비엔나 슈타츠오퍼(국립오페라극장)

 

[참고자료: 2015년 상반기의 슈타츠오퍼 공연계획] 스탠다드 레퍼토리

 

1월: 박쥐(요한 슈트라우스), 세빌리아의 이발사(로시니), 시몬 보카네그라(베르디), 토스카(푸치니), 트리스탄과 이졸데(바그너), 나비부인(푸치니), 루살카(드보르작)

2월: 안드레아 셰니에(조르다노), 마술피리(모차르트), 돈 카를로(베르디), 나비부인(푸치니), 토스카(푸치니), 베르테르(마스네), 사랑의 묘약(도니체티), 유태여인(알레비), 시몬 보카네그라(베르디)

3월: 아이다(베르디), 엘렉트라(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청교도(벨리니), 므첸스크의 레이디 막베스(쇼스타코비치), 토스카(푸치니), 세빌리아의 이발사(로시니), 유태여인(알레비)

4월: 안나 볼레나(도니체티), 장미의 기사(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나비부인(푸치니),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로시니), 돈 파스쿠알레(도니체티), 유진 오네긴(차이코브스키)

5월: 라인의 황금(바그너), 발퀴레(바그너), 라 체네렌톨라(로시니), 나부코(푸치니), 세빌리아의 이발사(로시니), 사랑의 묘약(도니체티)

6월: 루살카(드보르작), 템페스트(토마스 아데스), 카르디약(힌데미트), 돈 조반니(모차르트), 피델리오(베토벤), 신들의 황혼(바그너)

 

슈타츠오퍼에서 공연된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에서 수잔나와 백작과 케루비노.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은 지금은 철거되어서 없지만 미하엘러플라츠에 있었던 부르크테아터에서 초연되었다.

 

6. 미술관 찾아가기

비엔나는 음악의 도시일뿐만 아니라 미술의 도시이다. 세기말의 위대한 화가, 조각가들이 많이 활동하였던 도시이다. 비엔나에는 세계적인 수준의 미술관들이 널려 있다. 미술사박물관(Kunsthistorisches Museum)은 세계 3대 미술관 중의 하나로 꼽힐 정도이다. 벨베데레의 20세기 오스트리아 미술관에서는 구스타브 클림트와 에곤 쉴레를 만날수 있다. 리히텐슈타인 미술관에서는 보면 볼수록 좋아지는 루벤스를 볼수 있다. 그런데 현대미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왜 좋아하는지는 모르지만)에게는 또 다른 보물섬이 있다. 박물관구역(Museumquartier)이라는 곳이다. 미술사박물관 뒷편 길에 있다. 옛날 제국시대의 마굿간을 개조한 곳에 세개의  미술관이 자리잡고 있다. 박물관구역에 들어서면 마치 성서에 나오는 베헤모스(거수)가 서 있는 것처럼 커다란 건물들이 마중을 한다. 흰색 라임스톤 큐브로 건축한 레오폴드 미술관, 제국의 겨울 승마장소를 차지하고 있는 비엔나 쿤스트할레(예술회관), 검은 현무암의 건물인 무모크(MUMOK)가 그것들이다. 무모크는 Museum Moderner Kunst Stiftung Ludwig Wien(비엔나 루드비히 재단 현대 미술 박물관)의 약자이다. 이들 세 미술관을 비엔나 현대미술의 3위일체라고 부른다. 세 곳의 미술관 중에서 하루 종일 돌아다닐 시간도 없고 지레 지치는 입장이어서 한군데만 가야한다면 레오폴드 미술관을 들어가보라고 권고하고 싶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위대한 화가들의 작품들이 밤 하늘의 별처럼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유리벽이 화사하고 맵시있는 카페도 자랑거리이다. 날씨가 좋은 날에 박물관 구역(MQ)의 광장에 있으면 젊은이들을 많이 볼수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리고 슈타트파르크를 지나서 슈투벤 링에 있는 마치 요새처럼 생긴 MAK(Österreichisches Museum für angewandte Kunst)도 필견의 장소이다. 응용미술관이다.

 

박물관 구역(MQ). 앞에 보이는 하얀 건물이 레오폴드 미술관.

 

7. 음악이 흐르는 공원 산책하기

비엔나 시내에는 공원이 많이 있다. 특히 링슈트라쎄를 따라서 여러 공원들이 있다. 시내 중심지역에 나무가 우거지고 작은 호수가 있는 공원이 있다는 것은 무척 기분 좋은 일이다. 비엔나 시내의 공원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것은 슈타트파르크(Stadtpark)이다. 시립공원이다. 링슈트라쎄의 슈봐르첸버그플라츠에서 시작하여 슈투벤토르까지 이어지는 공원이다. 공원의 옆으로는 운하(카날)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빈강(Wienfluss)이 명맥을 유지하며 흐르고 있다. 슈타트파르크의 정식 입구는 지하철 U4의 슈타트파르크 역이 있는 곳이다. 슈타트파르크역은 오토 바그너의 작품이다. 슈타트파르크의 정문에 해당하는 곳에 두개의 유겐트슈틸 석조 기둥이 서 있다. 슈타르파르트를 상징하는 건물은 쿠어살론이다. 쿠어살론의 길 건너편은 인터콘티넨탈 호텔이다. 과거에 신상옥, 최은희 부부가 머물다가 북한의 손아귀에서 탈출했던 호텔이다. 쿠어살론에서는 저녁마다 월츠의 향연이 펼쳐진다. 물론 관광객들을 위한 연주회이지만 연주와 함께 왈츠의 시범도 있어서 흥을 돋우고 있다. 쿠어살론에서 슈타트파르크로 나오면 금빛 찬란한 요한 슈트라우스의 포아가이게 기념상이 있다. 비엔나의 랜드마크이다. 슈타트파르크에는 슈베르트, 브루크너, 프란츠 레하르, 로베르트 슈톨츠 등의 기념상도 있다. 호프부르크와 연결되어 있는 부르크가르텐의 모차르트 기념상은 필견의 대상이다. 마찬가지로 베토벤플라츠의 베토벤 기념상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칼스플라츠에는 브람스 기념상이 있고 칼스키르헤 옆에는 글룩 기념상이 있다.

 

슈타트파르크의 요한 슈트라우스 2세 기념상. 주위의 남녀들은 도나우의 님프들이다.

 

8. 비엔나 와인 발견하기

세계 각국의 수도 중에서 비엔나만큼 도시에 큰 포도밭을 품고 있는 곳도 없을 것이다. 비엔나에는 무려 7 평방킬로미터의 포도밭이 도시의 외곽에 자리잡고 있다. 주로 16-19구에 산재하여 있다. 가장 훌륭한 와인은 도나우를 건너서 21구 플로리드스도르프에서 생산된다고 한다. 비엔나 사람들은 여름 철이면 저녁나절에 교외의 호이리거(Heuriger)를 찾아 나선다. 관광객들은 그린칭에 가지만 비엔나 사람들은 비엔나 숲의 언저리에 있는 한적한 호이리거를 찾아간다. 산등성의 호이리거에서 그해에 빚은 와인(호이리게)을 마시며 노을이 물드는 비엔나 시내를 짐짓 내려다 보는 것도 하나의 잊을수 없는 낭만이다. 몇군데 현지인들이 애호하는 호이리거들을 추천한다. 괴벨(Göbel): 21구 슈탐머스도르퍼 켈러가쎄 131번지, 히르트(Hirt): 19구 아이네르넨한트가쎄 165번지, 시르부(Sirbu). 19구 칼렌버거 슈트라쎄 210번지: 차보드스키(Zawodsky). 19구 라이니슈가쎄 2번지. 이들 호이리거를 가려면 예약을 하고 가는 것이 좋다.

 

21구 플로리드스도르프의 슈탐머스도르퍼 켈러가쎄에 있는 호이리거 괴벨

 

9. 값싸고 실속있는 식당 찾아가기

비엔나에는 비엔나 특유의 쿠진이 있다. 수백년 동안 신성로마제국의 수도였기 때문에 산재하여 있는 제국의 소속지로부터 복잡다단한 문물이 비엔나로 유입되었고 음식문화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래서 비엔나 특유의 음식문화를 창조하였다. 맨날 한국식당에 가서 비빔밥이나 된장찌개만을 먹을 것이 아니라 제국의 잔영이 남아있는 비엔나의 맛을 한번쯤 음미해보는 것도 나중에 얘기꺼리가 되는 일이다. 그건 그렇고, 호주머니가 가벼운 여행자로서 비엔나 시내를 탐방하면서 점심을 그럴듯하게 때우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거리에는 노르드제와 같은 샌드위치 가게가 있고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임비쓰나 케밥 포차도 찾아보면 있지만 노르드제도 값이 만만치 않으며 임비쓰 앞에 서서 빵조각을 뜯어 먹는 일도 처량해 보이기까지 해서 바람직하지 않다. 더구나 바람불고 비가 내리는 날이라면 거리의 포차에서 개밥아니라 임비쓰라고 해도 민망스럽다. 비엔나에서 좀더 경제적으로 근사하게 점심을 먹을수 있는 곳을 찾아보는 것은 비엔나 탐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비엔나 시내에는 웅장한 정부청사 건물들도 있고 대학교와 박물관 등 문화예술적인 시설들도 많이 있다. 이들 중에는 구내식당(캔틴)을 운영하는 곳도 있다. 그 구내식당을 찾아가서 식사를 하는 것이다. 외부사람이라고 해서 나가라고 하지는 않는다. 구내식당들은 대체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픈한다. 그러므로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시내 관광을 한다면 별도의 식사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비엔나의 비너슈니첼

 

[참고사항: 시내에 있는 그럴듯한 구내식당들]

- 비엔나대학교 신관건물(NIG: Neues Institutsgebäude) 구내식당. 1구 우니페어지태츠슈트라쎄Universitätsstrasse) 7번지. 지하철 쇼텐토르역 부근. 펜트하우스의 멘자(Mensa)에 올라가려면 순환엘리베이터를 타는 맛도 있다. 정지하지 않고 계속 운항하는 엘리베이터이므로 훌쩍 타고 훌쩍 내려야 한다. 멘자는 체코어로 학생식당이라는 뜻의 단어이다. 펜트하우스의 멘자에서는 라트하우스, 보티프키르헤, 요제프슈타트 감옥소 등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음식은 평범하고 단조롭다고 말할수 있지만 이만한 경치의 식당도 없을 것이다.

- 음악원 멘자(Musikakademie MENSA). 1구 요한네스가쎄(Johannesgasse) 8번지. 주변에 역사적인 교회나 슈타트팔레 등이 있어서 중세적인 분위기를 느낄수 있는 곳이다. 음식은 상당히 좋은 편이며 피아노 생음악도 연주된다.

- 응용미술아카데미(Akademie für Angewandte Kunst) 구내식당. 1구 오스카 코코슈카 플라츠(Oscar Kokoschka Platz) 2번지. 미술대학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식당이어서 물감으로 얼룩진 작업복을 입고 있는 학생들을 많이 볼수 있다. 히피와 같은 사람들도 볼수 있지만 음식은 그런대로 견딜만하다.

- 비엔나 미술대학교(Akademie der Bildenden Künste) 캔틴 겸 캐피테리아 스타일의 구내식당. 1구 쉴러플라츠(Schillerplatz) 3번지. 바로크 건물이어서 구내식당도 화려하고 웅장하다. 그런 분위기에서 식사를 하는 것 자체가 관광이다.

- 아카데미극장(Akademietheater) 구내식당. 3구 리스트슈트라쎄(Lisztstrasse) 1번지. 정부가 운영하는 구내식당이다. 별로 나무랄데가 없는 구내식당이다. 오스트리아 기본 메뉴이다. 슈니첼과 감자요리가 주로 나온다. 극장의 구내식당이므로 무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조루 오지만 간혹 유명 배우나 극작가 등의 얼굴을 볼수 있다.

- 문부성 구내식당. 1구 미노리텐플라츠(Minoritenplatz) 5번지. 미노리텐슈튀베를(Minoritemstüberl)이라고 부른다. 정부 기관이라서 그런지 일반 멘자보다도 메뉴가 우수하다. 매주 수요일에는 비엔나의 전통적인 음식인 보이셸(Beuschel)을 서브한다. 보이셀은 말하자면 남은 음식들을 섞어서 만든 짬뽕음식이다. 그래서 값이 싸다.

- 법무성 구내식당(Justizcafe). 팔라멘트 옆의 법무성 건물 5층에 있다. 비엔나에서 오래 지낸 사람이라면 이곳을 모를리가 없다. 임페리얼 호텔처럼 고급은 아니지만 격조 높은 구내식당이다. 팔라멘트가 내려다 보이며 팔라멘트 옥상의 청동 병거가 보이는 곳이다. 오전 7시에 문을 열어 어후 4시반까지이다.

 

대학교의 학생식당인 멘자

 

거리의 임비쓰(Imbiss) 또는 뷔르스텔슈탄드(Würstelstand)는 비엔나 거리의 또 하나 구경거리이기는 하다. 김이 무럭무럭 나는 프랑크푸르트 소시지에 젠프를 듬뿍 찍어서 먹는 맛은 주머니가 가벼운 사람들이 아니면 느끼지 못하는 즐거움이다. 알베르티나플라츠, 그라벤, 호에르 마르크트, 캐른트너슈트라쎄, 칼스플라츠, 뷔플링거슈트라쎄, 쿠퍼슈미트가쎄, 쇼텐토르 U2 등의 임비쓰는 마땅히 점심식사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나마 즐겨 찾을수 있는 곳이다. 임비쓰에서는 각종 음료도 사서 마실수 있다. 그렇다고 아주 값이 싼 것은 아니다.

 

거리의 임비쓰(뷔르스텔슈탄트). 브로트부르스트(Brotwurst)는 빵과 소시지를 함께 주는 것이다. 부렌부르스트(Burenwurst)는 매콤한 소시지이다. 프랑크푸르터(Frankfurther)가 우리가 말하는 비엔나 소시지이다. 레버캐제(Leberkase)는 거위간을 바탕으로 만든 치즈를 말한다. 핫독과 프랑크푸르터가 다른 점은 핫독은 긴 빵의 가운데에 프랑크푸르트 소시지를 넣어 먹는 것이지만 그냥 프랑크루르터는 힛독 용의 긴 빵이 아니라 카이저젬멜과 같은 빵을 따로 주는 것이다.

 

나슈마르크트의 식당들도 적당한 가격에 식사를 즐길수 있는 곳이다. 10여년  전만해도 나슈마르크트에는 식당가가 없었는데 근자에 이르러서 들어서기 시작했다. 여러 종류의 음식이 있다. 비엔나의 전통 음식으로부터 동양음식까지 있다. 나슈마르크트의 식품점에서 빵과 올리브, 치즈, 케이크 따위를 사서 피크닉 삼아 먹어도 좋다. 비엔나가 자랑하는 비너슈니첼을 먹으려면 어디가 가장 바람직한가? 1구 베커슈트라쎄 6번지의 휘글뮐러(Figlmüller)도 있다. 슈니첼의 고향(Die Heimat des Schnitzels)라고 자랑한다. 휘글뮐러에 대하여는 다시 다른 항목에서 설명토록 하고 이번에는 7구 노이바우가쎄 52번지에 있는 슈니첼비르트(Schnitzelwirt)를 소개코자 한다. 비엔나 슈니첼의 진수를 맛볼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슈니첼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고르곤촐라 치즈를 곁들인 구운 돼지의 폐 요리도 있다. 바우에른슈마우스(Bauernschmaus)는 시골농부들이 즐겨 먹는 전통 음식이라고 한다. 돼지고기에 자우어크라우트(양배추 절인것) 등을 곁들인 것이다.

 

비엔나 거리의 임비쓰. 각각 상호가 있어서 뷔플링거슈트라쎄에 있는 이 임비쓰는 다스 뵈르제를(Das Börserl)이다. 각종 소시지와 빵, 음료등을 팔기 때문에 간단하나마 요기할수 있다.

 

10. 비엔나 시가지 내려다보기

웬만한 도시에는 전망대의 역할을 하는 타워가 있어서 관광명소가 되어 있다. 서울의 N 타워, 토쿄의 토쿄타워, 상하이의 동방명주, 토론토의 CN 타워 등이다. 비엔나에도 그런 타워가 있다. 22구 도나우슈타트에 있는 도나우투름(다뉴브 타워)이다. 하지만 시내 중심에서 떨어져 있기 때문에 교통이 만만치 않으며 더구나 비엔나 시내를 가깝게 볼수 없다. 시내의 모습을 보려면 슈테판대성당의 남탑 슈테플에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 물론 남탑 입장료도 내야 한다. 또 밤에는 출입금지이다. 칼렌버그 정상에 올라가서 도나우가 유유히 흐르는 비엔나 시가지를 내려다 볼수도 있다. 정말이지 칼렌버그는 아무리 시간이 부족하다고 해도 한번 올라가서 보아야 하는 장소이다. 봄은 봄대로, 가을은 가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운치가 있는 곳이다. 칼렌버그 정상에는 식당도 있지만 유서 깊은 교회도 있으니 관광 및 역사 공부의 일석이조이다. 또 한군데 반드시 올라가 보아야 할 곳이 있다. 프라터의 리젠라트(Riesenrad: 대회전관람차)를 타는 것이다. 영화 '제3의 사나이'에 등장했던 바로 그 리젠라트이다. 독일어의 리젠은 거인이라는 뜻이며 라드는 바퀴라는 뜻이다. 리젠라트는 거대한 바퀴라는 뜻이다. 영어로는 자이언트 휠이라고 한다. 영국의 유명한 엔지니어인 월터 베이세트(Walter Basset)가 설계했다. 1897년 프란츠 요셉 황제의 즉위 50주년을 기념하여서 제작했다. 그리하여 1997년에는 리젠라트 100주년 기념행사가 거창하게 거행되었다. 월터 베이세트는 영국의 블랙풀과 런던, 프랑스의 파리에도 자이언트 휠을 만들어 세웠다. 비엔나의 리젠라트에는 15개의 목제 곤돌라가 달려 있다. 한바퀴 도는데 넉넉잡아서 20분이 걸린다. 리젠라트의 높이는 65미터이다. 그러므로 눈 앞의 프라터로부터 조금 멀지만 비엔나 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전차 N번 또는 5번이 리젠라트까지 간다. 지하철은 U1 프라터슈테른(Praterstern)에서 내려서 걸어가던지 전차를 갈아타던지 하면 된다.

 

칼렌버그에서 내려다본 도나우슈타트 일대

 

[참고자료: 리젠라트 운행시간]

- 11월부터 2월까지는 매일 오전 10시-오후 8시

- 3월과 4월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밤 9시 45분까지

- 5월부터 9월까지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밤 11시 45분까지

- 10월은 다시 오전 10시부터 밤 9시 45분까지

탑승료는 8유로 50 센트. 할인가격은 7유로 50 센트. 어린이는 3유로 50센트

 

프라터의 리젠라트. 비엔나의 명물이다.

 

[추가] 비엔나 카페 들어가 보기

 

비엔나의 카페에 대하여는 본 블로그에서 별도로 소개하고 있으므로 어떻다든지 하는 내용은 생략키로 하고 다만 몇군데 대표적인 카페를 다시한번 소개코자 한다. 이 중에서 한군데 쯤은 반드시 들어가 보아야 한다는 생각에서이다.

 

- 카페 하벨카(Cafe Hawelka). 1구 도로테어가쎄(Dorotheergasse) 6번지. 1930년대 말의 비엔나 카페의 전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어두컴컴한 실내와 벽에 붙어 있는 포스터들이 그런 분위기를 더해 준다. 간단한 식사도 할수 있다. 좁은 골목에 있지만 복잡한 그라벤과 캐른트너 거리를 다니다가 지치면 들어와서 멜랑즈 한잔과 케이크 한 조각으로 휴식을 할수 있는 곳이다.

- 카페 벤노(Cafe Benno). 8구 알저 슈트라쎄(Alser Strasse) 67번지. 학생들도 자주 오지만 비엔나에 일자리를 찾아서 온 외국 노동자들도 자주 들린다. 간단히 식사도 할수 있고 마실수도 있으며 보드 게임도 할수 있다. 소란스럽지만 그런 분위기가 어색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즐거운 곳이다. 벽을 보면 별별 것들이 다 붙어 있다. 오후 4시 반에 문을 열어서 새벽 2시까지 영업한다.

- 카페 센트랄(Cafe Central). 1구 헤렌가쎄(Herrengasse) 14번지. 바로크 궁전에 자리 잡고 있는 유명 카페이다. 시인 페터 알텐버그가 반갑게 맞이하는 곳이다. 아침 식사도 간단히 할수 있다.

- 카페 브로트 운트 슈필레(Cafe Brot und Spiele). 8구 라우돈가쎄(Laudongasse) 22번지. 브로트 운트 슈필레라는 말은 빵과 놀이기구 라는 뜻이다. 학생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소란스러운 곳이지만 그만큼 발랄하고 흥미있는 곳이다. 자그마한 스테이지도 있다.

 

카페 센트랄에 들어서면 바로 만나는 수염난 노인네가 페터 알텐버그이다. 카페 센트랄에는 프란츠 요셉 황제와 엘리자베트 황비의 초상화도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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