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디보의 세계/오페라 성악가 분류

오페라 성악의 영역

정준극 2015. 8. 1. 10:18

오페라 성악의 영역

 

라 스칼라 오디토리엄

 

모처럼 오페라를 보러 갔는데 옆자리의 모르는 사람이 '저 소프라노 말입니다. 스핀토가 맞지요? 저는 수브레토인줄 알았어요'라고 말을 건네 온다면 뭐라고 대답하기 전에 우선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그래서 '그런가요? 저는 리릭으로 보았는데요'라고 대꾸 한다면 상대방은 더 신이 나서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고자 할 것이다. 그것이 귀찮으면 '그렇군요!'라고만 대답해도 좋을 것이다. 그나저나 오페라 성악가들의 음성이 어떤 형태의 것인지를 아는 것은 오페라 감상의 기본이라고 생각되므로 이에 대하여 간략히 일고해본다.

 

오페라 성악가의 음성형태(Voice varieties)는 기본적으로 6개 분야로 나눌수 있다. 오페라의 세계에서는 보편적인 구분이다. 성악가 각자의 음성 형태를 분류하는 이유는 오페라를 이해하는데 큰 참고가 될수 있기 때문이다. 6개의 음성분류는 소프라노, 메조소프라노, 콘트랄토 (이상 여성이나 어린이), 테너, 바리톤, 베이스(이상 남성)이다. 실제로 오페라의 음성 영역에서는 Alto를 별도의 영역으로 구분하지 않는 경향이다. 왜냐하면 Alto는 4부 혼성합창에서나 구분하는 것이며 오페라에서는 Mezzo Soprano 또는 Contralto의 영역에 포함할수 있기 때문이다. 성악의 영역을 음역에 따라 구분하는 것을 독일어로 Fach 라고 한다. Fach는 원래 비둘기 집이라는 뜻이지만 여기에서 '구분'이라는 의미로 발전하였다. 영어의 Vocal category는 독일어에서 Stimmefach이다.


각 파트별 일반적인 음역


소프라노 C4-C6(중간 C로부터 두 옥타브 위의 C6까지)

메조소프라노 A3-A5

콘트랄토 F3-F5

카운터테너 E3-E5

테너 C3-C5

바리톤 G2-G4

베이스 E2-E4

 

베르디의 '가면무도회'에서 점장이 울리카 역의 콘트랄토 마리안 앤더슨. 메트로폴리탄.

                        

그런데 실상 오페라 애호가들의 관심의 초점은 누가 어떤 음성분류에 들어가느냐는 것보다는 그 성악가가 자기의 음역에서 충실한 표현을 하느냐에 있다. 소프라노가 충분히 소프라노의 영역에서 노래를 하고 있는지, 또는 메조소프라노인데 소프라노 영역의 노래를 하는 것인지나 아닌지에 대한 논란을 말한다. 성악의 음역은 크게 6 파트로 분류할수 있지만 각각의 음성은 그 음성이 지니고 있는 색채에 따라 또 다시 여러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이것을 음색이라고 한다. 각 파트의 음색은 대체로 서정적 음성(Lyric Voice)과 극적 음성(Dramatic Voice)으로 나눌수 있다. 서정적(리릭) 음성은 부드러우며 감미롭다. 그래서 듣기에 편하다. 극적(드라마틱) 음성은 힘차고 열정적이다. 드라마틱한 음성은 마치 강철과 같아서 오케스트라라는 철판을 뚫고 나갈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렇듯 리릭과 드라마틱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오페라 성악가를 ‘감미로운 소리의 드라마틱 테너’라고 한다거나 ‘강철과 같은 서정적 소프라노’라고 한다는 것은 어색한 표현이다. 작곡가들은 이 두가지 음색을 최대한 염두에 두면서 작곡을 한다. 영웅적인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울 때에는 Dramatic voice를 염두에 두고 작곡한다. 순정적인 주인공을 그릴 때에는 Lyric voice를 염두에 두고 작곡을 한다. 작곡자가 악보에 이 역은 Lyric이 맡아야 한다든지 또는 Dramatic이 맡아야 한다고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주인공이 오케스트라와 경쟁할수 있도록 작곡한다면 당연히 Dramatic voice가 맡아야 한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그림자 없는 여인'.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1. 소프라노

Soprano는 오페라에서 가장 하일라이트를 받는 여성 음성 분야이다. 오페라의 여주인공은 일반적으로 청순 가련형이다.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에서 비올레타, 구노의 ‘파우스트’에서 마르가레트, 푸치니의 ‘라 보엠’에서 미미, '나비부인'에서 초초상을 보면 잘 알수 있다. 이러한 청순가련형 주인공들이야말로 관중들로부터 동정과 연민의 갈채를 받는 대상이기에 충분하다. 일단 관중들이 여주인공에 대하여 동정심을 갖게 되면 그 오페라는 성공한 것이다. 대저 오페라 공연의 성패는 성악가에게 달려 있으며 그 중에서도 동정심을 갖게 하는 주인공 소프라노에게 달려 있다. 오페라 성공의 또 다른 요인도 있다. 소프라노는 가장 높은 음역의 노래를 부른다. 관중들이 바라는 것은 오페라에서 누가 인간이 낼수 있는 가장 높은 소리를 얼마나 완벽하게 낼수 있느냐는 것이다. 오페라에서는 콘서트와는 달리 분장을 하고 의상을 입으며 연기를 하고 노래를 부른다. 노래를 부르는 중에도 간혹 관중들이 기대하는 아주 높은 음을 내야 한다. 그럴 때에 관중들은 감동의 박수를 보낸다. 이점은 콘트랄토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콘트랄토가 얼마나 낮은 소리를 얼마나 완벽하게 낼수 있느냐는 것이 관심의 초점이다. 여성 성악가로서 인간이 낼수 있는 가장 높은 소리와 가장 낮은 소리를 어떻게 내느냐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고음과 중음, 저음의 영역을 어떻게 완벽하게 자기 것으로 소화하며 예술적으로 표현하느냐는 것이다.

 

소프라노의 음역은 합창단원의 경우 중간 C(C4)로부터 하이 A(A5)까지이다. 그러나 오페라에서는 하이 C(C6: 중간C에서 두 옥타브 높은 소리)까지라고 할수 있다.

 

1.1. 콜로라투라(Coloratura) 소프라노: 만일 푸르른 하늘이 숨을 쉰다면 소프라노는 이 푸른 하늘의 숨결 속에서 밝고 아름답게 지저귀는 종달새와 같다. 소프라노는 가볍고 순수하며 기술적인 음성을 낸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성악 영역이 소프라노이다.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의 소리는 플류트와 같아서 보통 사람들로서는 도전하기 어려운 높은 음도 손쉽게 낼수 있다. 실제로 콜로라투라 소프라노가 플륫과 함께 마치 한쪽이 다른 한쪽을 경쟁이라도 하듯이 듀엣을 부르는 경우가 많다. 가장 유명한 콜로라투라 역할은 도니제티의 ‘람메무어의 루치아’(광란의 장면), 모차르트의 ‘마적’의 '밤의 여왕'을 들수 있다. '밤의 여왕'은 평균적인 C6를 넘어서 D flat 6까지이며 어떤 경우에는 F 6의 음도 스타카토로 간혹 낸다. 가장 유명한 콜로라투라는 미국의 Lily Pons, 호주의 Joan Sutherland, 미국의 Beverly Sills 등이다.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는 리릭 콜로라투라와 드라마틱 콜로라투라로 나눌수 있다.

 

- 리릭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가장 높은 음을 빠르고 경쾌하게 낼수 있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음역은 중간C(C4)로부터 하이F(F6)까지로 보면 된다. '샤무니의 린다'에서 비벌리 실스(Beverly Sills)의 아리아를 들어보면 알수 있다. [베르디의 '리골레토'에서 질다]

- 드라마틱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높은 음역에서 파사지를 자유로 구사할수 있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그러면서 마치 풀 스핀토 또는 드라마틱 소프라노 처럼 고음을 오래 끌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음역은 대체로 중간C(C4)로부터 하이F(F6)까지아다. '밤의 여왕' 역할을 맡은 에다 모저(Edda Moser)의 음성을 들어보면 알수 있다. [모차르트의 '마술피리'에서 밤의 여왕]

                          

   

왼쪽으로부터 릴리 폰스, 조앤 서덜랜드, 비벌리 실스 

                            

1.2. 리릭(Lyric) 소프라노: 소프라노의 전형으로 가장 중요한 소프라노 음역이다. 리릭 소프라노는 대체로 노래를 레가토(Legato)로 부른다. 스무스하고 소절과 소절을 연결해서 부르는 스타일을 말한다. 그리고 음성은 순수하고 아름다워야 한다. 작곡가들이 청순 가련하며 아름답고 젊은 여성을 그리고자하면 리릭 소프라노에 맞는 음악을 만들어 내면 된다. 그래서 대체로 모든 오페라의 여주인공은 리릭 소프라노이다.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의 주인공은 베르디의 춘희에서 비올레타, 푸치니의 라 보엠에서 미미, 구노의 파우스트에서 마르게리테등이다. 가장 유명한 리릭 소프라노는 이탈리아의 Mirella Freni, 미국의 Rene Fleming, 호주의 전설적인 Nellie Melba를 들수 있다. 리릭 소프라노를 굳이 구분하자면 라이트 리릭(Light Lyric)과 풀 리릭(Full Lyric)이 있다. [푸치니의 '라 보엠'에서 미미]

 

- 라이트 리릭 소프라노: 수브레토보다 음량이 더 풍부하다. 그러면서 젊음에 넘치는 사랑스러움이 있다. '마적'에서 파미나 역할을 맡은 루치아 폽(Lucia Popp)이 제격이다.

- 풀 리릭 소프로나: 라이트 리릭 소프라노보다 좀 더 원숙한 음성의 소프라노이다. 그래서 대규모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뚫고 나갈수 있다. '파우스트'에서 마르게리트 역할을 맡은 키리 테 카나와(Kiri Te Kanawa)의 음성이 그것이다. 스핀토 리릭 소프라노라고도 한다.

 

   

왼쪽으로부터 넬리 멜바, 미렐라 프레니, 르네 플레밍

                    

* 레제로(Leggero)소프라노는 일반 리릭 소프라노에 속하지만 중음이 보다 풍부하며 소리를 낼 때에는 보다 둥글게 내는 소프라노를 말한다. 말하자면 다른 음성들을 포용하는 듯한 소프라노이다. 하이 메조소프라노로서 둥글게 소리를 내는 경우에 레제로라고도 말할수 있다.

 

 리릭-레제로 소프라노는 리릭 소프라노와 레게로 소프라노의 중간 음역을 말한다. 소리를 비교적 둥글게 내기 때문에 감정 표현을 중요하게 여기는 레가토와는 구별되고 있다. 레제로 소프라노는 드라마틱하지 않다. 

                     

1.3. 수브레떼(Soubrettes) 소프라노: 맛있어 보이는 케이크, 감칠맛 나는 유쾌함이 수브레떼의 특징이다. 눈치 빠르고 나긋나긋하며 매력적이기도 한 하녀와 같은 역할이 수브레떼이다. 음역은 중간 C(C4)로부터 하이D(D6)까지로 보면 된다. '피가로의 결혼'에서 수잔나를 맡은 던 업쇼(Dawn Upshaw)의 소리를 들어보면 알수 있다. 휘가로의 결혼에서 수잔나, 코지 판 투테의 데스피나, 돈 조반니의 체를리나가 대표적이다. 체를리나역은 미국의 캐틀린 배틀을 따를 사람이 없다.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에서 수잔나] 

 

 

왼쪽으로부터 캐틀린 배틀, 던 업셔

                                 

1.4. 스핀토(Spinto) 소프라노: 밀어낸다는 뜻의 이탈리아어 스핀게레(Spingere)에서 나온 단어이다. 리리코-스핀토(Lirico-spinto)라고 부르기도 한다. 음역은 중간 C(C4)로부터 하이 D(D6)에 이르기까지 이다. 그러나 이 부류에 속하는 소프라노는 실제로 음을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리릭 소프라노보다 더 밀어붙이는 힘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그리하여 클라이막스에서 무리함이 없이 그러면서도 어느정도의 긴장감으로 소리를 낸다. 스핀토 소프라노는 일반적으로 오래동안 고통을 감수하며 희생당하는 가련한 여인을 표현한다. 가장 오페라적인 작품을 소화할수 있어서 이른바 Diva로 추앙받는 소프라노는 모두 이에 속한다. 푸치니의 오페라 주인공들이 보편적이다. 푸치니의 나비부인, 토스카, 마농 레스코가 이에 속하며, 베르디의 아이다, 일 트로바토레와 ‘운명의 힘’중에서 레오노라가 이에 속한다. 이탈리아의 Renata Tebaldi, 스페인의 Montserrat Caballe, 그리스 출신의 Agnes Balcha, Leontyne Price, Rosa Ponselle, Maria Callas, Renata Tebaldi 등이 대표적이다. [푸치니의 '나비부인'에서 초초상]

 

     

왼쪽으로부터 마리아 칼라스, 몽세라 카바예, 레온타인 프라이스, 로사 폰셀레, 레나타 테발디

                                                    

1.5. 드라마틱 소프라노는 일반적인 드라마틱 소프라노와 바그너 소프라노로 나눌수 있다. 드라마틱 소프라노는 음색이 강력하며 성량이 풍부하고 감성적인 음성으로 풀 오케스트라를 넘어서 노래를 부를수 있다. 반드시 그런것은 아니지만 드라마틱 소프라노는 다른 소프라노에 비하여 저음까지도 충분히 커버할수있다. 음역은 중간 C(C4)로부터 하이D(D6)까지로 보면 된다. '낙소스의 아리아드네'에서 제씨 노만(Jessye Norman)의 아리아가 드라마틱 소프라노의 전형이다. 

 

바그너 소프라노는 독일 드라마틱(German dramatic) 소프라노라고도 부른다. 뿔이 달린 투구를 쓰고 방패와 창을 들고 있는 강인하고 영웅적인 모습의 여성 역할이 이에 속한다. 오페라의 세계에서 진정으로 강타를 날릴수 있는 영역이다. 이들은 체력적으로도 탁월하므로 다른 소프라노 보다 몇 시간을 더 무대에 있어도 변함이 없다. 바그너 오페라의 프리마 돈나가 이들이다. 스웨덴의 Birgit Nielsson, 노르웨이의 Kirsten Flagstad 등이 대표적이다.

 

 

왼쪽으로부터 비르기트 닐쓴, 키르스텐 플라그슈타드

                                   

1. 6 중간(Intermediate) 소프라노라는 것도 있다. 프랑스 소프라노에서 많이 볼수 있다. 두가존(Digazon) 소프라노 또는 팔콘(Falcon)소프라노를 말한다. 소프라노와 메조소프라노의 중간에 해당하는 소프라노라고 보면 된다. 두가존 소프라노는 어두운 음색의 수브레토이며 팔콘 소프라노는 어두운 음색의 드라마틱 소프라노이다. 이러한 발성법을 개발한 프랑스 성악가들의 이름을 따서 붙인 명칭이다.
 

2. 메조소프라노

메조라는 말은 이탈리아어에서 ‘중간’이란 뜻이다. 소프라노와 콘트랄토의 중간 음역이다.

                               

2.1. 리릭(Lyric) 메조소프라노: 원래는 청년 남자 역할을 맡아 하기가 십상이다. 오페라에서는 바지역할(Trouser Roles)이라고 알려져 있다. 사춘기를 갓 지난 남성의 역할도 이에 속한다. '카르멘'에서 카르멘, '피가로의 결혼'에서 케루비노, '장미의 기사'에서 옥타비안, '라 체레넨톨라에서 안젤리카'가 대표적이다. 대표적 리릭 메조로는 Christa Ludwig, Frederika von Stade를 들수 있다.

 

 

 왼쪽부터 크리스타 루드비히, 프레데리카 폰 슈타데

 

2.2 드라마틱(Dramatic) 메조소프라노: 유혹적인 여인, 독살스런 여인, 마녀와 같은 여인의 역할이 이에 속한다. 그러나 안정적이고 다정한 역할을 맡아하는 경우도 많다. 비제의 카르멘, 구노의 삼손과 델릴라에서 블레셋 여인 델릴라, 베르디의 일트로바토레에서 집시노파 아주체나, 베르디의 돈 카를로에서 에볼리 공주, 아이다에서 암네리스공주가 대표적이다. Agnes Baltsa, Fiorenza Cossotto, Grace Bumby, Marilyn Horne, Deborah Zajic이 대표적 드라마틱 메조이다.

 

     

 왼쪽으로부터 아그네스 발차, 피오렌차 코소토, 그레이스 범브리, 매릴린 혼
                                

2. 3 콜로라투라 메조소프라노: 콜라라투라 소프라노의 성악적 특성에 있어서는 거의 같다. 하지만 되도록이면 보다 낮은 음역에 도전해야 한다. 메조소프라노의 음성은 일반적으로 소프라노에 비하여 보다 완숙하며 풍성해야 한다.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로지나]

 

[앨토]

원래 Alto는 높다는 뜻이다. 소프라노 이외의 음역에서는 높은 음역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중간 음역, 또는 그보다 낮은 음역의 소프라노와 같이 취급한다. 그러므로 오페라 무대에서는 Alto 대신에 Contralto를 캐스팅한다. Bass 중에서도 가장 낮은 음역을 지닌 것을 Contrabass 하는 것처럼 Alto에서는 Contralto가 있다. 앨토는 4부 합창에서 소프라노 아래의 소리를 내는 여성 파트를 말하며 오페라에서는 앨토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메조소프라노 또는 콘트랄토를 캐스팅한다.


3. 콘트랄토: 심연에서 우러나오는 풍부하면서도 대단히 어두운 소리이다. 어쩌면 남성과 같은 음역의 소리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으로서 콘트랄토는 희귀한 존재이다. 하녀, 어머니, 할머니 역할. 대체로 아주 마음씨 좋은 역할을 맡는다. 가면무도회에서의 울리카, 바그너의 링 사이클에서 에르다 여신, 벤자민 브리튼의 루크레티아의 능욕(The rape of Lucretia)에서 루크레티아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어떤 경우, 카운터 테너가 되기 이전의 소년 소리, 즉 카스트라티(castrati)를 위해 작곡된 작품에 등장하기도 한다. 가장 위대한 콘트랄토로는 Marian Anderson, Kathleen Ferrier, Ernestine Schumann-Helnk을 들수 있다.

 

   

왼쪽부터 마리안 앤더슨, 어네스트 슈만-하인크, 캐틀린 페리어                                       


4. 테너

테너는 소프라노의 상대역이다. 오페라에서 테너의 힘차고 열정적인 하이 C 음은 모든 무대를 압도하는 성악 최대의 진수이다. 파바로티의 별명이 하이 C인것은 테너만이 누릴수 있는 영광이다.

                    

4.1. 리릭 테너: 모차르트의 오페라, 또는 프랑스 오페라의 남자 주인공들이 리릭 테너의 전형이다.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에서 돈 오타비오, 구노의 '파우스트', 마스네의 '베르테르', 도니제티의 '람메무어의 루치아'에서 에드가르도, '라 트라비아타'의 알프레도, '라 보엠'의 로돌포 가 이들이다. 역사상 가장 최고의 리릭 테너는 루치아노 파바로티(Luciano Pavarotti)이다. 스페인의 호세 카레라스(Jose Carreras)도 세계적인 리릭 테너이다. 존 매코맥(John McCormack), 베냐미노 질리(Beniamino Gigli), 독일의 프리츠 분더리히(Fritz Wunderlich)도 한 시대를 풍미한 리릭 테너이다.

 

       

왼쪽으로부터 베냐미노 질리, 프리츠 분더리히, 존 매코맥, 루치아노 파바로티, 호세 카레라스

                                    

4.2. 스핀토(Spinto) 테너: 리릭 테너가 아닌 대부분의 테너는 드라미틱이다. 그러나 오페라에서는 드라마틱 보다는 더 웅장하며 윤기있고 강력하며 풍성한 음역을 요구한다. 그러므로 스핀토 소프라노와 마찬가지로 스핀토 테너가 오페라의 주인공으로서 무대에 서게 된다. 일 트로바토레의 만리코, 아이다의 라다메스, 토스카의 카바라도시, 팔리아치의 카니오, 카르멘의 돈 호세가 전형이다. 리릭 테너에 비하여 보다 영웅적인 주인공들이다. 역사상 최고의 테너인 엔리코 카루스(Enrico Caruso)를 비롯하여 프랑코 코렐리(Franco Corelli), 리챠드 터커(Richard Tucker), 카를로 베르곤치(Carlo Bergonzi), 플라시도 도밍고(Placido Domingo)가 이에 속한다.

 

       

왼쪽부터  엔리코 카루소, 리챠드 터커, 카를로 베르곤치, 프랑코 코렐리, 플라시도 도밍고

                                   

4.3. 영웅적 테너 (헬덴 테너): 독일적 드라마틱 테너를 말한다. 주로 바그너의 악극 주인공이 이에 속한다. '파르지팔'의 파르지팔이 대표적이다. 독일 드라마틱 소프라노의 상대역이다. 로리츠 멜키오프(Lauritz Melchior), 욘 비커스(Jon Vickers)는 오랫동안 바그너 무대를 제압했던 헬덴 테너이다. 아직까지 ‘로리츠 멜키오르’나 ‘욘 빅커스’만한 테너가 탄생하지 않았다.

 

 

왼쪽으로부터 로리츠 멜키오르, 욘 비커스

                           

4.4. 카운터(Counter) 테너: 여성의 목소리와 같은 테너를 말한다. 대체로 Castrati를 위해 작곡한 오페라에 출연한다. 초기에는 여성의 무대 공연이 금지되었기 때문에 여성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했고 남성을 여성화하여 대역을 삼았다. 그런 오페라를 공연하려면 역시 원래대로 카운터 테너를 활용함이 제격이다. 남성의 기본적으로 낮은 음역을 활용하기보다는 고음에서의 파열을 피하기 위해 Falsetto (假聲이라고 할수 있음) 보이스를 사용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여자 같은 소리이지만  어떤 카운터 테너는 억센 남성적 영웅(Macho)과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한다. 미국의 데이비드 다니엘스(David Daniels)는 카운터 테너이지만 가장 정상의 콘디션에서 강력한 남성적인 테너의 소리를 내어 찬사를 받았다.

 

데이비드 다니엘스


4. 5 굳이 한 부류를 더 하자면 코믹 테너이다. 모차르트의 '마술피리'에서 모나스타토스이다.         

                                                                 

5. 바리톤

중간 음역의 남성 음역이다. 테너와 베이스의 중간 음역이다.

                  

5. 1 리릭 바리톤(Lyric): 감미롭고 매력적인 남성 중간 음역이다. 라 보엠의 마르첼로, 로미오와 줄리엣의 머큐시오, 돈 파스쿠알레의 말라테스타 처럼 위트가 있는 역할, 세빌리아 이발사의 휘가로, 라 체네렌톨라의 단디니, 그리고 코지 판 투테의 귤리에모, '마술피리'의 파파게노와 같은 명랑하고 생기를 주는 역할을 맡는다. 대표적 리릭 바리톤으로는 독일의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Dietrich-Fisher Diskau), 헤르만 프라이(Herman Prey)를  들수 있다.

 

 

디트리히-휘셔 디스카우와 헤르만 프라이

                                   

5.2. 이탈리안 드라마틱(Dramatic) 바리톤: 베르디 바리톤이라고도 한다. 트로바토레의 루나백작, 리골렛토, 팔리아치의 토니오, 토스카의 스코르피아처럼 사악하거나 음흉하고 간교한 인물들에게 맡겨지는 역할이다. 소프라노와 테너를 제치고 주역으로서 활동할수 있는 음역이다. 그래서 오페라 제작자들이 가장 공들여서 찾는 대상이다. 최고의 이탈리안 드라마틱 바리톤으로서는 Titta Ruffo를 들수 있다. 요즘에는 이탈리안 드라마틱 바리톤을 찾아보기 어렵다. 지금까지 티타 루포(Titta Ruffo)를 능가할 만한 드라마틱 바리톤을 찾아 볼수 없다.

 

 티타 루포

                         

5.3. 독일 드라마틱 바리톤: 영웅적 바리톤이라고도 한다. 바그너의 링사이클에서 신들의 왕인 보탄(Wotan)이 대표적이다. 한스 호터(Hans Hotter),  제임스 모리스(James Morris)가 독일 드라마틱 바리톤이다. 신의 음성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왼쪽으로부터 한스 호터, 제임스 모리스

                                                      

5.4. 베이스 바리톤: 오페라 세계에서 남성중에서도 남성적인 음역. 바리톤의 멀리 울리는 음량에 베이스의 깊이를 지닌 음역이다. 그러므로 성악에서 가장 아름답고 중심적인 역할을 맡아 히게 된다. 베이스 바리톤은 희극적인 면도 다분히 지니고 있다. 모차르트는 베이스 바리톤의 진수를 보여주는 두명의 주인공을 창조하였다. 돈 조반니(Don Giovanni)와 피가로(Figaro)이다. 영국 웨일스 출신의 브린 터플(Bryn Terfel)은 금세기에서 가장 유명한 베이스 바리톤으로 꼽히고 있다. 베이스 바리톤도 리릭 베이스 바리톤과 드라마틱 베이스 바리톤으로 나눌수 있다. 리릭 베이스 바리톤의 대표적인 역할은 '휘델리오'에서 돈 피짜로이며 드라마틱 베이스 바리톤의 대표적인 역할은 '토스카'에서 스카르피아이다.

 

브린 터플


5. 5. 굳이 한 부류를 더 한다면 카발리에 바리톤(Cavalier Bar.)이다. '돈 조반니'에서 돈 조반니를 그렇게 분류할수 있다.


6. 베이스

인간이 낼 수 있는 가장 저음부의 소리를 내는 음역이다. 마치 깊이를 알수 없는 심연의 동굴에서 반향되어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듯한 소리이다.


6. 2 리릭 베이스: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야서 돈 바실리오의 역할이 대표적인 리릭 베이스이다.

                                         

6.2. 드라마틱 베이스: 신부, 악마, 절대군주의 역할을 주로 담당한다. 보이토의 메피스토펠레(Mefistotele) 와 구노의 파우스트(Faust), 돈 카를로스에서 펠리페, 무소르크스키의 보리스 고두노프가 대표적이다. 최고의 드라마틱 베이스는 러시아의 표도르 샬리아핀(Feodor Chaliapin)을 들수 있다. 아직 이만한 드라마틱 베이스가 나오지 못했다. 다음으로 보리스 크리스토프(Boris Christoff), 알렉산더 키프니스(Alexander Kipnis), 니콜라이 기아우로프(Nicolai Ghiaurov)를 내세울수 있다.

 

   

왼쪽으로부터 표도르 샬리아핀, 보리스 크리스토프, 알렉산더 키프니스, 니콜라이 기아우로프

                               

6.2. 이탈리아 바쏘 (basso profondo 또는 basso cantante): 베르디의 오페라나 벨 칸토 오페라의 주인공들이 이에 속한다.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 중에서 둘카마라, 돈 파스쿠알레와 같은 베이스를 말한다. 프랑스 출신의 페르낭 안소(Fernand Ansseau)는 대표적이다.

 

 페르낭 안소

                           

6.3. 슈바르츠(Schwarz) 바쓰: 독일의 무겁고 음울한 베이스를 말한다. 러시아 오페라의 베이스도 마찬가지이다. 주로 악마 또는 인생의 고난을 모두 겪은 노인의 역할을 맡아 한다. 베버의 마탄의 사수에서 자미엘을 연상하면 된다. 티토 고비(Tito Gobbi), 로버트 로이드(Rober Lloyd)는 전형적이다.

 

 티토 고비


6. 4 굳이 한 부류를 더 나눈다면 바소 프로푼도(Basso Profundo)이다. 베르디의 '리골레토'에서 스파라푸칠레가 바소 프로푼다에 속한다.

[요약표]

 

 

음역

 구분

 대표적 성악가

 1

Sop.

1.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 리릭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 드라미탁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2. 리릭(서정적)소프라노

   - 라이트 리릭 소프라노

   - 풀 리릭 소프라노

3. 드라마틱 (극적) 소프라노

   - 드라마틱 소프라노

   - 바그너 소프라노

4. 수브레토 소프라노

5. 스핀토 소프라노

6. 프랑스 스타일 소프라노 (Dugazon 또는 Falcon)

 

Beverly Sills

Eda Moser

 

Lucia Popp

Kiri Te Kanawa

 

Jessye Norman

Birgit Nielsson

Dawn Upshaw

Leontyne Price

 

 

 2

Mezzo Sop.

1. 리릭(서정적) 메조

2. 드라마틱(극적) 메조

Frederica von Stade

Fiorenza Cosotto

 3

 Alt. 

1. 콘트랄토

Marian Anderson

 4

Ten.

1. 리릭 테너

2. 스핀토 테너

3. 독일 헬덴 테너

4. 카운터 테너

Luciano Pavarotti...

Enrico Caruso...

Jon Vickers

David Daniels

 5

Bar.

1. 리릭 바리톤

2. 이탈리안 드라마틱 바리톤

3. 독일 드라마틱 바리톤

4. 베이스 바리톤

Dietrich-Fischer Dieskau

Titta Ruffo

Hans Hotter

Bryn Terfel

 6

Bass

1. 드라마틱 베이스

2. 이탈리안 바쏘 부파

3. 독일 슈바르츠 바쓰

Feodor Chaliapin

Cesto Bruscantini

Tito Gobb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