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의 기념상/비엔나의 천사들

조각에 나타난 천사의 모습 2

정준극 2015. 11. 18. 08:46

조각에 나타난 천사의 모습 2

 

자연사박물관과 미술사박물관의 천사들

자연사박물관(Naturhistorisches Museum)과 미술사박물관(Kunsthistorisches Museum)은 합스부르크의 프란츠 요제프 1세 황제가 링 슈트라쎄를 조성하면서 완성시킨 아름답고 웅장한 건물들이다. 1865년에 완성되었다. 여러 천사들의 모습이 조각으로 남아 있다. 더러는 높은 곳에 있기 때문에 생전가야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고 지내지만 사진으로는 약간이나마 감상할수 있다. 천사들은 대체로 면류관 또는 화환을 높이 들고 있다. 합스부르크의 영광을 상징한 것이다. 두 건물의 양식은 역사주의로서 같다. 그래서 천사들의 조각들도 거의 같은 모습이다. 대단하다.

 

자연사박물관의 천사들

자연사박물관의 천사

자연사박물관의 천사들 디테일

미술사박물관의 천사들. 실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에로스와 사이케이다.

미술사박물관의 천사들

미술사박물관의 천사들

 

부르크테아터 건물상단의 천사들. 머리장식들을 요란하게  했다.

부르크테아터 건물 상단의 천사들

 

비엔나악우회(Gesellschaft der Musikfreunde in Wien: Wiener Musikverein)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비엔나신년음악회가 열린다. 비엔나악우회는 1812년, 나폴레옹이 모스크바에서 후퇴한 그 해에 비엔나에서 처음으로 결성되었다. 요제프 존라이트너(Joseph Sonnleitner)라는 사람이 주도하여 설립했다. 비엔나 악우회는 1831년까지 1구 투흐라우벤 12번지의 건물에 연주회장을 마련하고 연주회를 가졌다. 7백석 규모의 연주회장이었다. 그후 1863년에 프란츠 요제프 황제의 링 슈트라쎄 건설계획에 따라 비엔나 역사주의 양식으로 빈강(Wien Fluss)이 흐르는 뷔덴의 현 위치에 악우회 건물을 마련하게 되었다. 악우회의 천사들은 여성의 모습들이다. 그리스 영향을 받아서인듯하다. 날개만 없다면 그리스 여신인줄로 알겠다.

 

비엔나 악우회 포탈의 천사상

비엔나 악우회 포털의 천사상

 

1구 부르크가르텐에 있는 모차르트 기념상의 옆면에 아기 천사들의 조각이 있다. 기뻐 찬양하는 모습들이다.

 

슈베르트링의 뒤편 길에 있는 베토벤플라츠의 베토벤 기념상은 교과서에도 나오는 유명한 조각작품이다. 하단에 천사들이 있다. 어른 천사 두 명이 있고 그 아래에는 아기천사들이 있다. 아기들 중에서 날개가 있는 아기가 천사이며 날개가 없는 아기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푸토들이다. 푸토는 큐비드와 같은 어린아이를 말한다. 어른 천사의 경우, 교회건물에서는 남성인지 여성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모습으로 만들어서 세우는 것이 보통이지만 일반 건물에서는 거의 모두 여성처럼 만들어서 세워 놓았다. 베토벤기념상의 한쪽에 있는 천사는 대천사의 모습이지만 다른쪽에 있는 인물은 천사가 아니라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메테우스이다. 불을 훔쳐서 인간에게 전해주었다는 신이다. 그가 날개를 달고 있어서 천사처럼 보인다. 아래쪽에 있는 어린 아이들은 천사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에로스(큐피드)와 제우스이다. 제우스가 어린 아이의 모습이다. 한 손에 번개를 들고 있다. 에로스는 비파를 켜고 있다.

 

기념상 뒤편의 조각. 백조가 있고 푸토가 연극 가면을 들고 있다. 오른쪽 어른이 프로메테우스이다.

에로스와 제우스

 

 1구 호에르 마르크트의 길 한 가운데에 커다란 조각 분소가 있다. 명칭은 결혼분수(Vermählungsbrunnen)이다. 결혼하는 사람은 마리아와 목수 요셉이다. 주례를 보는 사람은 궁정사제(Hofpriester)이지만 유대땅 나사렛 마을의 제사장 같은 느낌이다. 이 분수가 세워진 데에는 사연이 있다.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인 레오폴드 1세의 첫째 아들인 요제프는 1702년에 프랑스가 차지하고 있는 란다우 요새를 공략하기 위해 출전하였다. 아버지 레오폴드 1세는 아들 요제프의 무사귀환을 기원하여서 돈을 내겠으니 무엇이든지 좋으니까 종교적인 기념물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얼마후 요제프는 무사히 귀환했다. 그러나 레오폴드 1세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1705년에 세상을 떠났다. 두 아들이 아버지의 약속을 지키기로 했다. 큰아들 요제프와 둘째 아들 레오폴드 요제프가 돈을 내어서 호에르 마르크트에 마리아와 요제프의 결혼을 기념하는 분수를 세우기로 했다. 유명한 요한 베른하르트 피셔 폰 에얼라흐가 제작했다. 처음에는 목재로 만들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남과 함께 목재가 손상되는 바람에 1732년 새로 석재와 철재로 다시 제작했다. 이탈리아 베니스 출신의 안토니오 코라디니가 제작했다. 세상에 수많은 종교적인 기념물 중에서 마리아와 요셉의 결혼식 장면을 조각으로 만든 것은 비엔나 이외에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결혼식장은 네개의 기둥이 받치고 있는 캐노피 형태로 되어 있다. 네 기둥은 각각 천사들이 옹위하고 있다. 천사들은 대개 손에 월계관을 들고 있다. 요셉은 지팡이를 들고 있는데 지팡이 상단은 백합꽃으로 장식되어 있다. 백합은 순결을 상징한다. 동정녀 마리아를 의미한다.

 

호에르 마르크트에 있는 결혼분수. 네 기둥을 천사들이 옹위하고 있다.

 

누구든지 가장 근접해서 볼수 있는 천사상은 칼스키르헤(칼교회)에 있다. 아래 사진에서 볼수 있듯이 칼교회의 정면 양쪽에 아름답고도 장엄한 천사상이 있다. 두 천사 모두 십자가를 들고 있다. 칼교회는 1713년 비엔나에 페스트가 창궐할 때에 칼 6세 신성로마제국 황제가 슈테판대성당에서 역병이 물러나기를 기원하여서 자기의 이름과 같은 성자에게 봉헌하는 교회를 짓겠다고 서약하여서 성사되었다. 설계는 당대의 건축가인 요한 베른하르트 피셔 폰 에얼라흐에게 맡겼으나 얼마후 그가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그의 아들인 요제프 에마누엘 피셔 폰 에얼라흐가 건축공사를 이어받았다. 건설공사는 1737년에 마무리되었다. 교회의 이름은 칼 황제와 같은 이름의 성자로서 역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어서 치유의 은사를 보인 이탈리아 밀라노의 칼 보로메오(Charles Borromeo: 1538-1584) 대주교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 교회 앞에 세운 장대한 기둥은 로마에 있는 트라얀 황제의 기둥을 본따서 만든 것이다.

 

칼스키르헤 입구의 두 천사

왼쪽의 천사

 오른쪽의 천사

마리에 테레지아 여제의 아버지인 칼 6세(샤를르 6세)에 의해 세워진 칼스키르헤

 

아래 사진들은 1구 봘너슈트라쎄(Wallnerstrasse) 6번지에 있는 예전 팔레 팔피의 벽면에 부조로서 설치되어 있는 천사들의 모습이다. 그런데 실은 그리스 신화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아서 아폴로, 제우스, 아르테미스와 같은 신들의 모습으로 비유해서 그려놓았다. 아기 천사들은 케루빔이라기 보다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요정(Genien) 또는 푸토(Putten)라고 한다. 아무튼 일반적인 건물에 천사들의 모습을 만들어 설치한 경우가 많이 있지만 팔레 팔피처럼 여러 신들의 모습을 천사로서 비유하여 표현한 경우는 별로 없기 때문에 소개한다.

 

지니와 푸토. 가운데는 제우스신을 의미한다.

농업의 신

학문의

전쟁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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