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작곡가별 오페라 2

▓ Handel, George Frederic (헨델) [1685-1759]

정준극 2007. 5. 9. 13:20

아치스와 갈라테아


타이틀: Acis and Galatea. 마스크 또는 세레나데 형식의 단막이었으나 나중에 2막으로 개작하였다. 오비드(Ovid)의 소설 Metamorphosis (변형)에서 스토리를 가져왔다. 대본은 알렉산더 포프(Alexander Pope), 존 게이(John Gay)등이 공동으로 맡았다. 

초연: 1718년 영국 엣지웨어(Edgware)의 캐논스극장

주요배역: 아치스(시실리의 청년, 목동), 갈라테아(님프, 오페라에서는 아름다운 조각의 여인으로 등장, 시실리 스킬라의 처녀), 데이몬(목동), 코리돈(목동), 폴리페무스(외눈의 거인)

음악적 하이라이트: 애도의 합창, 갈라테아의 비탄의 아리아

베스트 아리아: As when the dove laments[사랑이 탄식할 때](S), Love sounds th'alarm[사랑은 일깨워 주는것](T), Oh, Didst thou know[오, 그대는 아는가](S), O ruddier than the cherry[오, 체리보다 더 불게 물들어서](T)

사전지식: 헨델은 이 오페라를 소오페라(리틀 오페라)라고 불렀다. 헨델은 이 오페라에 초기 이탈리아 칸타타 스타일을 가미하였다. 이 오페라는 그후 내용이 계속 수정되었다. 결국 헨델은 생전에 완성된 이 오페라의 전막이 공연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 당시 관객들은 동시공연의 다른 오페라를 보기위해 되도록 짧은 오페라를 선호했다. 스토리는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황당한 면이 종종 있다. 당시에는 이런 허무맹랑한 스토리가 판을 쳤었다. 오리지널 그리스 신화를 그대로 인용하였으면 그나마 좋을텐데 대본가가 마음대로 스토리를 꾸미는 일이 유행이었다. 관객들은 그저 누가 출연하고 노래를 어떻게 불렀으며 무대 장치는 어느 정도인가에 관심을 두었을 뿐이지 스토리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던것 같다. 그리고 꼭 헨델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지만 작곡가들도 먹고 살기위해 무조건 오페라를 다량생산을 해야 했다. 그러므로 만일 다른 작곡가가 같은 내용으로 이미 작곡한 것이 있다면 중복을 피하기 위하여 스토리를 약간 변형하는 것이 관례였다.

에피소드: 헨델의 ‘아치스와 갈라테아’가 초연된후 꼭 70년후에 모차르트가 헨델의 원작을 편곡하는 형식으로 똑같은 타이틀의 오페라를 발표했다. 이 때 모차르트는 헨델의 음악을 상당히 빌려 사용했다. 아치스와 갈라테아의 노래에서 특히 그러했다. 키클로푸스의 아리아 ‘나는 분노하고 용광로처럼 활활 타오른다. 체리보다 더 붉게 물들어서’에서도 헨델의 아리아를 짐짓 사용했다.


줄거리: 시실리의 스킬라(Scylla)는 바다의 님프들이 사랑하는 아름다운 처녀이다. 그러한 스킬라에게 사랑을 호소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스킬라는 모두 거절하고 갈라테아를 만나기 위해 바다를 향해있는 벼랑의 동굴을 찾아간다. 스킬라는 지금까지 자기가 다른 사람들로부터 얼마나 박해를 받았는지 얘기해줄 생각이다. (☺ 갈라테아: 키프로스 왕 피그말리온이 만든 상아의 처녀 조각상. 피그말리온은 이 조각상을 매우 사랑하여 아프로디테에게 그 조각상에게 생명을 불어 넣어 줄 것을 기원하여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동굴에서 스킬라가 자기에 대한 얘기를 해주자 다 듣고난 여신 갈라테아가 ‘스킬라여! 그대가 받은 핍박은 사람들에 의한 것이므로 마음만 먹으면 물리칠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네레우스(Nereus: 50명의 딸을 가진 바다의 신)의 딸인 나는 아무리 많은 자매들이 나를 지켜주고 있다고 하지만 깊은 바다 속으로 빠지기 전에는 키클로프스(Cyclops 또는 Polyphemus 외눈박이 흉포한  거인)로부터 피할 길이 없었다’라면서 눈물을 흘린다. 스킬라는 갈라테아에게 그의 슬픔을 자세히 얘기해 달라고 부탁한다. 반신반인(半神半人)의 갈라테아가 들려준 얘기는 대략 다음과 같다.


아치스(Acis)는 화우누스(Faunus: 가축과 농경의 수호신)와 나이아드 (Naiad: 물의 요정)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이제 아치스는 열여섯살의 아름다운 청년이다. 그의 아름다운 젊음은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치스의 아버지와 어머니도 그를 무척이나 사랑했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은 나의 사랑에 비하여 아주 적은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나는 그를 사랑했다. 그러나 문제는 흉포한 거인 키클로프스였다. 아치스에 대한 나의 사랑이 강하면 강할수록 키클로프스는 오히려 나의 마음을 차지하려고 열정을 쏟았다. 만일 그대가 나에게 아치스에 대한 나의 사랑과 외눈박이 거인 키클로프스에 대한 나의 증오 중에서 어떤 것이 더 강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둘다 똑 같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흉포한 거인은 숲의 공포이다. 누구도 피할수는 없을 것이다. 키클로프스가 최고의 신 주피터까지 겁내지 않는것을 보면 알수있다. 그런 거인이 사랑에 대한 감정을 지니게 되어 나에게 접근하였던 것이다.


거인은 처음으로 자기의 외모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나에게 호감을 주기 위해 헝클어진 머리를 빗질했고 낫으로 얼굴의 수염을 잘랐다. 잔인한 살육과 흉포함과 피에 대한 굶주림은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나가는 배들도 모두 안전하게 항해를 하게 되었다. 그는 사람들을 죽이며 즐거워하는 대신 바닷가를 걸어 다니며 자기의 커다란 발자국을 남기기를 좋아했다. 피곤하면 동굴에 들어가 조용히 쉬며 지냈다. 거인이 사는 섬에는 바다 쪽으로 벼랑이 있다. 어느날 거인이 벼랑에 앉아 여러개의 파이프로 만든 악기를 들고 언덕들과 바닷물에 메아리가 칠 정도의 큰 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마침 나는 거인과 멀지 않은 바위 뒤에서 사랑하는 아치스를 만나 사랑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그의 노래 때문에 아무런 얘기도 나눌수 없었다. 그의 노래는 나의 아름다움을 지극하게 찬양하는 것이었고 나의 매정함과 잔인함을 한탄하는 것이었다. 노래를 마치자 그는 마치 성난 황소처럼 숲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아치스와 나는 거인을 더 이상 볼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그가 저만치서 우리를 바라보며 ‘두 사람의 데이트는 이것으로 마지막이다’라고 소리쳤다. 그의 목소리는 정말로 천둥치는 소리와 같았다. 그 때문에 시실리 섬의 에트나(Etna)화산이 흔들리기까지 했다.


그는 마치 우리 두 사람을 흔적도 없이 없애버릴 것같은 기세였다. 나는 겨우 정신을 차려 바다에 뛰어 들었다. 바다에 뛰어 들수 없는 아치스는 거인의 반대 방향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아치스는 뛰아가면서 ‘갈라테아! 살려주어요! 아버지, 어머니!’라고 소리쳤다. 거인이 아치스를 뒤 쫓아 가더니 커다란 바위를 들어 아치스에게 던졌다. 비록 바위가 아치스를 맞추지는 못했지만 아치스는 무척 겁에 질려 있었다. 나는 아치스를 위해 무언가 해야 했다. 나는 강의 신인 아치스의 할아버지의 명예를 걸고 그에게 능력을 주기로 했다. 마침내 아치스는 거인의 흉포함으로부터 도피하여 강으로 변하였다 (또 다른 버전에는 샘물로 변했다고 함). 지금도 그 강은 아치스라는 이름을 지니고 있다. 이것이 갈라테아가 스킬라에게 해준 얘기의 전부였다.


아그리피나


타이틀: Agrippina. 전3막의 음악을 위한 드라마. 빈센조 그리마니(Vincenzo Grimani)가 대분을 썼다.

초연: 1709년 베니스 성조반니 그리소스토모극장

주요배역: 클라우디우스(클라우디오, 로마 황제), 아그리피나(왕비, 네로의 어머니), 네로(네로네, 아그리피나의 전남편 소생 아들), 팔란테(팔라스, 아그리피나의 추종자), 나르치소(나르시서스, 아그리피나의 추종자), 포페아(포피아, 매력적인 젊은 여인), 오토(오토네, 군사령관, 클라우디오황제의 후임 지명자), 주노(지우노네), 레스부스(클라우디오 황제의 충복)

베스트 아리아: Bel piacere(A), Col raggio placido (B), Bella Britannia vinta...Cade il mondo(B)

사전지식: 헨델이 불과 24세때에 작곡한 그의 초기 오페라(당시에는 음악을 위한 드라마라고 불렀음) 중 하나로서 헨델이 이탈리아 스타일에 상당히 동화되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네로의 어머니 아그리피나에 대한 이야기이다. 무슨 연유인지 오랜 기간동안 이 오페라는 공연되지 않고 잊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당히 빈번하게 공연되고 있다. 시기는 기원전 약 50년. 무대는 로마이다.

에피소드: 1709년 베니스에서의 초연은 대성공이었다. 베니스의 시민들은 헨델을 비바 일 카로 사쏘네(Viva il aro Sassone: 사랑하는 색손인 만세)라고 소리치며 환호했다. 이 오페라에서도 헨델은 자가의 초기 오페라에 나오는 음악을 상당수 사용했다. 특히 함부르크에 있을 때 함께 지냈던 라인하르트 카이저(Reinhard Keiser)의 오페라와 거의 비슷한 주제를 사용했다.


줄거리: 클라우디우스(Claudius)황제가 영국에서 익사했다고 알려지자 왕비 아그리피나(Agrippina)는 전남편의 자식인 네로(Nero)를 다음 황제로 삼을 계략을 꾸민다. 아그리피나는 우선 모략꾼인 팔라스(Pallas)와 나르시서스(Narcissus)의 도움을 받고자 한다. 두 사람이 모두 자기를 죽어라고 좋아하고 있음을 안 아그리피나는 자기를 도와주면 사랑을 주겠다고 각각 따로 약속한다. 잠시후 아그리피나는 공회당 앞에서 클라우디우스의 죽음을 발표한다. 그러자 모략꾼들이 계획대로 네로를 황제로 추대하자고 소리친다. 그러나 잠시후 황제의 충복인 레스부스(Lesbus)가 등장하여 황제가 살아있다고 전하자 아그리피나의 계획에는 차질이 생긴다. 황제를 영웅적으로 구한 오토 군사령관이 공회당에 들어와 황제를 구한 공로로 황제가 자기에게 황제 자리를 넘겨주겠음을 약속했다고 밝힌다. 아그리피나는 아들 네로에게 황제 자리를 주기위해 다른 계략을 세운다. 오토가 포페아라고 하는 아름다운 여인을 사랑하고 있음을 이용하려는 것이다. 아그리피나는 남편인 클라우디우스도 포페아를 은근히 원하는 것을 알고 포페아에게 오토가 권력을 위해 포페아를 황제에게 양보했다고 말해준다. 그러면서 황제의 마음을 잡아서 오토에게 왕권을 주지 못하게 하여 복수하라고 부추긴다. 이들의 계략은 성공을 거둔다. 로마로 돌아온 황제는 오토를 반역자라고 인정하여 후계자로 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기로 마음먹는다.


제2막. 모략꾼인 팔라스와 나르시서스는 아그리피나에게 속을 줄을 알고 서로 손을 잡는다. 한편 오토는 클라우디우스에게 약속대로 황제 자리를 넘겨 달라고 요청한다. 그러나 아그리피나와 포페아의 얘기를 들은 황제는 오토를 반역자라고 하며 쫓아버린다. 오토는 황제의 목숨을 구한 자기가 어느 누구로부터도 동정을 받지 못하자 낙심한다. 오토의 슬픔을 보고 포페아는 그가 무고하다는 생각을 한다. 포페아는 모든 것이 아그리피나의 모략인 것을 알고 아그리피나에게 복수할 것을 다짐한다. 한편 아그리피나는 자기의 계략이 또 다시 실패한 것을 알고 나르시서스를 설득하여 오토를 암살해줄 것을 부탁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황제에게 오토가 황제 자리를 넘겨주지 않기 때문에 반란을 일으킬지도 모르니 어서 속히 네로를 후계자로 선포하라고 다그친다. 귀가 상당히 얇은 황제는 아그리피나의 부탁을 들어주면 아그리피나가 자기와 포페아의 관계를 눈감아 줄것으로 생각하여 네로에게 황제 자리를 넘겨주겠다고 약속한다.


제3막. 아그리피나는 계속하여 오토를 궁지에 몰아넣은 계략을 세운다. 감히 왕비를 넘보았다는 누명을 씌운다는 것이다. 아그리피나는 오토를 자기 방으로 불러 무슨 일을 의논하는 척하다가 네로가 들어오자 오토에게 짐짓 숨으라고 한다. 한편 클라우디우스는 포페아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 오토를 처벌키로 했다고 말한다. 포페아는 자기를 클라우디우스로부터 떨어지게 하려는 사람은 오토가 아니라 네로라고 밝힌다. 포페아는 네로도 은근히 자기에게 야욕을 갖고 있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참에 네로까지 곤경에 빠트릴 생각이었다. 마침 네로가 포페아를 찾아오자 포페아는 황제에게 숨어서 지켜 보라고 한다. 네로가 포페아에게 추근거리자 이를 본 황제가 참지 못하고 나타나 네로에게 못된 놈이라고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며 쫓아 버린다.


모두들 포페아의 방에서 나가자 이번에는 오토가 찾아와 포페아에 대한 진정한 사랑을 다시한번 약속한다. 포페아는 오토를 믿는다. 한편 아그리피나의 음모에 휘말렸다고 생각한 모략꾼 팔라스와 나르시서스는 황제를 찾아가 아그리피나의 음모를 고변한다. 하지만 황제는 아그리피나가 그럴리 없다고 하면서 오히려 감싼다. 이때 아그리피나가 나타나 어서 속히 네로에게 황제의 자리를 넘기라고 강요하자 그제서야 황제는 모든 것이 아그리피나의 음모인 것을 깨닫고 아그리피나를 몹시 비난한다. 아그리피나도 당하고만 있을수 없으므로 황제가 포페아에 대하여 야욕을 갖고 있음을 비난하면서 포페아는 오토가 사랑하는 여인임을 말해준다. 그 소리를 들은 황제는 무슨 생각에서인지 모든 사람에게 오토를 다음 황제로 임명하며 네로와 포페아의 결혼을 선언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이 말에 불만을 갖자 황제는 생각을 바꾸어 어쩔수 없이 네로를 다음 황제로 임명하여 포페아와 오토의 결혼을 승인한다. 오토는 비록 황제자리는 차지하지 못했지만 포페아와 결혼할수 있게 되어 기쁨에 넘친다. 이 모든 것을 지켜본 주노(Juno)가 포페아와 오토의 결혼을 축하한다.



알치나


타이틀: Alcina. 전3막(또는 3막). 루도비코 아리오스토(Ludovico Ariosto)의 대서사시 Orlando Furioso(분노의 올란도)에서 스토리를 빌려왔으며 대본은 리카르도 브로스키(Riccardo Broschi)의 L'isola di Alina(알치나의 이졸라)에서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대본을 쓴 사람은 미상

초연: 1735년 런던 코벤트 가든

주요배역: 알치나(마법사), 모르가나(알치나의 여동생), 루지에로(기사), 브라다만테(루지에로를 연인, 남장한 리키아르도), 오론테(알치나군 사령관), 멜리쏘(브라다만테의 호위),  오베르토(젊은 귀족)

베스트 아리아: Ah, mio cor(S), Tornami a vagheggiar[꿈꾸러 돌아오라](S), Credete al mio dolore(S), Verdi prati[푸른 초원](T)

사전지식: 샬레마뉴 대제가 이슬람과 대치하고 있던 당시가 무대이다. 비극적 오페라인 알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펙터클하며 화려한 댄스가 등장한다. 런던 초연은 대성공이었으며 그후 다른 곳에서의 공연때마나 헨델이 음악을 손질하여 완성해 나갔다. 그리하여 헨델의 오페라중 가장 인기있는 작품으로 남게 되었다. 


줄거리: 사랑하는 루지에로(Ruggiero)를 찾아 나선 브라다만테(Bradamante)와 친구인 멜리쏘(Melisso)는 배가 파선되는 바람에 표류하다가 어떤 섬에 도착한다. 브라다만테는 험하고 먼 뱃길을 가야하기 때문에 남동생 리키아르도(Ricciardo)의 옷을 입고 마치 남자처럼 활동했다. 브라다만테가 도착한 섬은 마법사 알치나(Alcina)의 영역이다. 곳곳에 기화요초가 만발하여 환상적인 아름다움이 넘쳐있는 곳이다. 알치나는 잘못해서 이 섬에 표류해온 남자들을 마법을 써서 꽃이나 짐승으로 만들거나 노예로 만들어 온 마법사이다. 해안에 떠밀려 온 브라다만테는 알치나의 여동생 모르가나(Morgana)의 영접을 받는다. 모르가나는 한눈에 브라다만테가 여자인줄을 모르고 그를 사랑하게 된다. 모르가나는 브라다만테/리키아르도의 일행들이 지치고 굶주린 것을 보고 알치나가 살고 있는 곳으로 데려간다. 브라다만테는 알치나의 집에서 뜻밖에 사랑하는 루지에로를 만난다. 그러나 루지에로는 알치나의 마법에 의해 알치나의 사랑의 노예가 되어있었다. 더구나 루지에로는 마법때문에 과거를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감격에 넘친 브라다만테가 루지에로의 손을 잡지만 누군지 도무지 알지 못한다.


한편 알치나의 장군인 오론테(Oronte)는 모르가나를 사랑한다. 하지만 모르가나는 해변에서 브라다만테를 처음 만날때부터 브라다만테를 사랑하고 있다. 모르가나는 브라다만테가 남장을 하고 있어서 남자인 리키아르도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루지에로는 지금까지 자기를 사랑하던 알치나가 갑자기 마음을 바꾸어 새로 나타난 브라다만테에게 특별한 호감을 가지고 있자 속이 상한다. 루지에로는 브라다만테가 자기의 애인이었던 사실을 아직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브라다만테를 기억하지 못하는 루지에로는 알치나에게 마법을 써서 브라다만테를 동물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다. 이 사실을 안 모르가나가 브라다만테(리키아르도)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조심하라고 당부한다. 브라다만테와 함께 조난당하여 온 멜리쏘는 사실 마법을 어느정도 사용할수 있는 능력이 있다. 멜리쏘는 루지에로의 옛날 가정교사인 아틀란테(Atlante)로 변하여 루지에로 앞에 나타난다. 루지에로는 어렴풋이 그를 기억한다. 멜리쏘(아틀란테)는 알치나가 사람들을 사로잡아 꽃이나 동물로 만들고 노예로 부려먹는다고 설명해준다. 루지에로는 그때서야 알치나가 얼마나 나쁜 여자인지를 알게 된다. 멜리쏘(아틀란테)는 루지에로에게 브라다만테가 그를 찾아서 이곳까지 왔다는 사실을 얘기해 주고 함께 어서 도망가라고 말해준다. 드디어 정신을 차린 루지에로는 남자라고 생각했던 리키아르도가 사실은 사랑하는 브라다만테인 것을 알아보고 감격적으로 재결합한다. 두 사람은 힘을 합하여 알치나를 물리칠 계획을 의논한다. 이 얘기를 모르가나가 엿듣고 언니 알치나에게 말해준다.


제2막. 알치나는 마법으로 정령들을 불러내어 루지에로가 떠나지 못하도록 막으라고 지시한다. 그러나 정령들은 알치나의 못된 짓을 깨닫고 말을 듣지 않는다. 알치나는 자기의 힘이 약해진것을 알게되어 두려워한다. 알치나는 루지에로를 만나 제발 떠나지 말아 달라고 간청한다. 하지만 브라다만테를 깊이 사랑하는 루지에로는 알치나의 간청을 단호하게 거절한다. 알치나는 부하 장군이 오론토에게 군사들을 이끌고 도망중인 루지에로와 브라다만테를 잡아 오라고 명령한다. 멜리쏘가 루지에로에게 고르곤(Gorgon: 머리가 뱀처럼 생겼으며 그를 보는 사람들은 모두 돌로 변한다는 그리스 신화의 괴물을 물리칠수 있는 방패)방패와 날개 달린 말을 주고 마법의 군대와 대적하도록 한다. 오론토의 군대는 크게 패배한다. 오론토는 돌아와서 알치나에게 완전히 패배하였음을 보고하자 알치나는 자기의 비통한 운명을 한탄한다. 알치나는 모든 상황이 불리하게 바뀌자 모르가나와 함께 루지에로에게 자비를 구한다. 하지만 루지에로는 이들이 더 이상 마법을 쓰지 못하도록 마법의 원천이 항아리를 부수어버리고 멀리 쫓아 버린다. 꽃과 동물과 나무로 변해있던 알치나의 희생자들이 모두 소생하여 기뻐한다. 이들은 사랑의 승리를 높이 찬양한다.


줄리오 세자레


타이틀: Giulio Cesare (Julius Caesar). 또는 Giulio Cesare in Egitto (Julius Caesar in Egypt라고도 함). 전3막. 쟈코모 프란체스코 부싸니(Giocomo Francesco Bussani)의 초기 대본을 기본으로 니콜라 F. 하임(Nicola F. Haym)이 다시 대본을 썼다.

초연: 1724년 런던 왕립극장

주요배역: 쥴리오 세자레(줄리어스 시저), 코르넬리아(적장 폼페아의 아내), 세스토(섹스투스, 적장 폼페아의 아들), 아킬라(아킬라스, 이집트군 대장), 클레오파트라(이집트의 여왕), 톨로메오(크톨레비, 클레오파트라의 남동생, 이집트의 왕), 니레노(니레누스, 클레오파트라와 프톨레미의 시종), 큐리오(로마 집정관)

음악적 하이라이트: 세자레의 사냥의 아리아, 클레오파트라의 탄식, 섹스투스의 복수의 아리아, 코르넬리아와 섹스투스의 듀엣

베스트 아리아: Da tempeste il legno infranto(S), Piangeró la sorte mia[나의 운명을 위해 눈물을 흘리리](S), V'adore, pulille[그대를 숭배하리](S), Aure, deh, per pieta[자비속에, 아, 미풍이 불도다](Male Alto)

사전지식: 주인공 역할은 통상 여성이 맡아한다. 원래 카스트라토를 위해 작곡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시저와 클레오파트라 얘기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헨델의 이 오페라는 당시에 무척 성공하였지만 오늘날에는 별로 공연되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성악가들이 연주하기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시저..’에는 3명의 카스트라토 가수가 출연토록 되어있다. 그런 어려움 때문에 헨델은 음악을 여러번 고쳐썼다. 그래서 남성 알토역인 니레누스(니레네, 클레오파트라와 프톨레미의 측근)은 테너로 바꾸었으며 섹스투스도 원래는 소프라이만 테너로 바꾸었다.


줄거리: 시저가 폼페이(Pompey)의 추격을 받아 이집트에 겨우 도착한다. 이집트에는 폼페이의 미인부인인 코르넬리아(Cornelia)와 아들 섹스투스(Sextus)가 있다. 이들은 시저에게 더 이상 전투를 하지 말고 화해하라고 간청한다. 그때 이집트의 왕인 프톨레미(Ptolemy: 톨레미)가 폼페이의 목을 들고 와서 시저에게 인사를 드린다. 이집트군 대장인 아킬라(아킬라스: Achillas)가 전투에서 폼페어의 목을 잘랐다는 것이다. 시저는 코넬리아의 간청이 생각나서 반갑지가 않다. 남편 폼페이가 죽은 것을 알게된 미시즈 폼페이(코르넬리아)는 한 많은 세상을 비관하며 자살을 기도하지만 로마 집정관으로 코넬리아를 은근히 사모하는 큐리오(Curio)의 만류로 뜻을 이루지 못한다. 폼페이의 아들 섹스투는 시저에 대한 복수를 다짐한다. 한편, 클레오파트라는 시저를 잘 활용하여 동생 프톨레미를 왕좌에서 밀어내고 자기가 이집트의 여왕이 될 계획을 꾸민다. 미망인이 된 아름다운 코르넬리아를 보고 사랑에 빠지지 않을 사람은 없다. 아킬라 대장도 예외가 될수 없다. 이집트의 왕이 아킬라에게 은밀한 제안을 한다. ‘시저를 암살하라. 그리하면 코르넬리아와 결혼할수 있다’는 내용이다. 아킬라와 부하들이 시저를 급습하자 시저는 발코니에서 바다로 뛰어 들어 겨우 목숨을 건진다. 클레오파트라는 체포되어 감옥에 갇힌다. 그러나 얼마후 시저가 돌아와 클레오파트라를 구출한다. 시저가 죽었다고 생각한 아킬라는 이집트 왕에게 이제 코르넬리아와 결혼하게 해 달라고 요청한다. 문제는 이집트왕 자신도이 어느새 코르넬리아를 원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코르넬리아를 내줄 리가 없었다. 한편, 권력에 굶주려 있는 클레오파트라는 자기를 추종하는 이집트 군대를 이끌고 로마군대와 싸운다. 하지만 클레오파트라는 로마군대에게 패배한다. 아직도 복수를 다지고 있는 코르넬리아의 아들 세스토는 전장에서 부상을 입고 죽어가는 아킬라스 대장을 만난다. 자기가 저지른 모든 일을 뉘우친 아킬라스는 세스토에게 이집트 전군을 지휘할수 있는 대장의 반지를 건네준다. 이 반지를 시저가 차지한다. 시저는 병사들을 지휘하여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 세스토는 자기 어머니를 넘본 음흉스러운 이집트왕을 단칼에 죽인다. 클레오파트라가 여왕이 된다. 이윽고 클레오파트라와 시저의 밀월 시대가 열린다. *처음 대본에는 섹스투스가 프톨레미를 공격하여 죽인다고 되어 있으며 시저가 클레오파트라를 이집트의 여왕으로 만들어주고 로마황제의 볼모가 되게 한다고 되어있다.



리날도


타이틀: Rinaldo. 전3막. 대본은 헨델과 콤비인 쟈코모 로씨(Giacomo Rossi)가 맡았다.

초연: 1711년 런던 왕립극장

주요배역: 고프레도(십자군의 장군), 알미레나(고프레도의 딸, 리날도의 약혼자), 리날도(십자군의 영웅), 듀스타지오(고프레도의 동생), 아르간테(예루살렘의 사라센왕, 아르미나의 연인), 아르미다(마법의 여인, 다마스커스여왕)

음악적 하이라이트: 리날도의 아리아, 아르미다의 아리아

베스트 아리아: Lascia ch'io pianga[나를 울게 하소서](S), Cara sposa[사랑하는 나의 당신](T)

사전지식: 헨델의 오페라중에서 오늘날에도 가장 자주 공연되는 작품이다. Rinaldo에 대한 스토리는 여러 명의 작곡가들이 오페라로 만들만큼 잘 알려진 내용이다. 그 중에서 글룩의 아르미다(Armida)가 가장 유명하다. 로시니도 아르미다라는 타이틀의 오페라를 작곡했다. 로시니의 작품의 공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일곱명의 테너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로시니의 아르미다중에서 소프라노 아리아인 Of love to the sweet empire는 연주회의 레퍼토리로 자주 올라오는 곡이다. 하이든의 Armide도 잘 알려진 작품이다. 프랑스 오페라의 아버지라고 하는 륄리도 아르미드(Armide)라는 타이틀로 오페라를 작곡했다. 다만 헨델은 자기의 오페라에 아르미데(Armide)라는 타이틀 대신에 리날도(Rinaldo)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1711년에 작곡된 Rinaldo는 1984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공연됨으로서 세계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스토리가 하이든이나 글룩, 또는 로시니의 것과 다를바 없지만 뉴욕에서 공연된 Rinaldo는 스토리를 약간  수정하여 베르디 스타일로 만들었다. 아르미다이건 리날도이건 모두 십자군 전쟁과 관련된 스토리이다.

에피소드: 리날도는 비극이 아니라 해피엔딩의 오페라이지만 최근 뉴욕 시티 오페라에서 공연되었을 때에는 섬뜩할 정도의 무대가 마련되었었다. 특히 아르미다가 하프시코드를 연주할 때 불길이 무대를 압도하는 장면은 괴기 영화와 같다. 2백여년 전에 그런 장면을 어떻게 연출했는지는 대단히 궁금한 일이다. 


줄거리: 십자군의 사령관인 고드프라이(Godfrey: 또는 고프레도 Goffredo)는 대장군 리날도(Rinaldo)가 사라센 왕 아르간테(Argante)가 점령하고 있는 성지 예루살렘을 탈환하면 자기의 딸 알미레나(Almirena)와 결혼토록 하겠다고 약속한다. 십자군의 대규모 공격이 준비되고 있자 사라센 왕 아르간테는 3일간의 휴전을 요청한다. 한편 아르간테 왕은 자기의 정부인 아르미다(Armida)에게 십자군을 파멸시킬수 있도록 도움을 청한다. 아르미다는 다마스커스의 여왕으로 마법사이다. 아르미다가 도착하여 아르간테 왕에게 만일 리날도 장군을 십자군과 분리시켜 놓으면 승리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준다. 장면은 바뀌어 어느 골짜기이다. 리날도와 알미레나가 영원히 변치 말자는 등등의 얘기를 나누며 서로 사랑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이때 아르미다가 나타나 알미레나를 납치한다. 리날도가 죽을 힘을 다하여 저항했지만 아르미다에게는 당할 수가 없었다. 알미레나가 납치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고드프라이와 그의 동생 유스타지오(Eustazio)가 달려온다. 이들은 아르미다를 격파하기 위해서 산속에서 은둔생활을 하고 있는 마법사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다고 얘기한다. 리날도는 골짜기를 휘몰아치는 폭풍에게 자기를 도와 달라고 간청한다.


제2막. 리날도와 고드프라이가 은둔자 마법사를 찾으러 떠난다. 이 사실을 안 아르미다가 사이렌(요정)을 보내어 리날도를 유혹하도록 한다. 사이렌은 리날도에게 알미레나를 만나려면 자기를 따라오라고 한다. 고드프라이와 유스타지오가 말렸지만 리날도는 알미레나를 만나기 위한 일념으로 사이렌을 따라간다. 사이렌은 라날도를 보트에 태워 어디론가 떠난다. 장면은 바뀌어 아르미다의 매혹에 넘친 정원이다. 정원에서 알미레나가 자기가 납치되어온 것을 한탄한다. 사라센 왕 아르간테가 알미레나의 미모를 탐내어 사랑을 호소하며 접근하지만 알미레나는 제발 그러지 말라고 간곡히 부탁한다. 아르간테는 알미레나를 아무도 알지 못하는 지하의 감옥에 넣는다. 아르미다는 라날도를 아무 탈없이 데려온 것을 기뻐하며 그에게 향응을 대접하며 끝내는 자기 자신을 그에게 맡긴다. 리날도가 아르미다를 거절하자 아르미다는 리날도가 사랑하는 알미레나의 모습으로 변하여 접근한다. 리날도는 처음에 알미레나로 변한 아르미다에게 현혹되지만 곧이어 알미레나는 이럴 여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완강히 물리친다. 이제 아르미다는 리날도에 대한 욕망을 이루지 못하자 분노에 쌓인다. 잠시후 사라센 왕 아르간테가 나타나자 이번에도 아르미다가 알미레나의 모습으로 변하여 아르간테 왕으로부터 알미레나가 진짜 갇혀있는 곳을 알아낸다. 아르미다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 알미레나를 만난다. 아르미다는 십자군과 사라센군의 휴전이 끝났음을 말하고 리날도에게 복수하겠다고 선언한다.


제3막. 고드프라이와 유스타지오가 마침내 은둔자 마법사를 만난다. 마법사는 리날도와 알미레나가 아르미다의 궁성에 잡혀 있다고 말해준다. 고드프라이와 유스타지오는 군대를 동원하여 아르미다의 궁성을 공격했으나 아르미다의 마법의 힘으로 패배한다. 이에 은둔자 마법사는  아르미다의 궁성에 들어가 리날도와 알미레나를 구해 내는데 도움이 되는 마법의 지팡이를 준다. 한편, 아르미다의 정원에서 아르미다는 알미레나를 칼로 찔러 죽이려한다. 리날도가 칼을 빼어 저지하려 하지만 오히려 칼을 빼앗긴다. 마침내 고드프라이와 유스타지오가 마법의 지팡이 덕분에 아르미다의 정원에 까지 들어온다. 이르미다가 복수의 여신들 (Furies)를 불러 이들을 퇴치해 달라고 간곡히 청원한다. 하지만 마법의 지팡이가 아르미다의 정원을 성지 예루살렘으로 변화시킨다. 아르미다가 다시한번 알미레나를 해치려고 하지만 이번에는 라날도 충분히 제지한다. 아르미다와 사라센 왕 아르간테가 힘을 합쳐 십자군의 공격에 대항한다. 하지만 전투는리날도가 이끄는 십자군의 승리로 끝난다. 아르미다와 아르간테는 사로잡힌다. 리날도와 알미레나는 재회의 기쁨을 나눈다. 끝으로 아르미다와 아르간테는 기독교로 개종한다.



오를란다


타이틀: Orlanda. 전3막. 카를로 시기스몬도 카페체(Carlo Sigismondo Capece)의 대본에서 발췌함

초연: 1733년 런던 왕립극장(King's Theatre)

주요배역: 오를란도(기사), 안젤리카(카타이의 여왕), 메도로(아프리카의 왕자: 카타이여왕의 연인), 도린다(양치는 소녀), 조로아스트로(마법사), 이사벨라(공주)


줄거리: 기사 오를란도는 사랑과 영예사이에서 방황한다. 오를란도는 카타이의 여왕 안젤리카를 사랑하게 되지만 기사로서 아프리카의 여왕을 사랑함은 영예를 손상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마법사 조로아스트로(Zoroastro)는 사랑보다 영예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어느날 오를란도는 위기에 처한 이사벨라(Isabella)공주를 구출한다. 사람들은 오를란다와 이사벨라공주와의 결합을 예견하며 축하한다. 하지만 카타이(Cathay)의 여왕 안젤리카(Angelica)에 대한 오를란도의 사랑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아프리카의 왕자 메도로(Medoro)도 안젤리카여왕을 깊이 사랑한다. 그러한 메도로를 사랑하는 여인이 또 하나 있다. 양치기 소녀인 도린다(Dorinda)이다. 도린다는 메도로를 구원의 기사로 생각한다. 아무튼 오를란도와 메도로왕자는 라이발 관계이다. 마법사 조로아스트로는 오를란도와 메도로가 서로 만나지 않도록 노력한다. 만나면 결투를 하게 될지도 모르는 위기의 상황이 오기 때문이다. 양치는 소녀 도린다는 오를란도가 안젤리카를 사랑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도린다는 이로서 메도로왕자가 자기에게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 2막에서 조로아스트로는 모든 난국을 피하기 위해 사랑에 눈이 멀어 지혜마저 잃고 실성한 오를란도를 데리고 잠시 멀리 떠난다. 3막에서는 거의 실성한 오를란도가 양치는 소녀 도린다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오를란도는 도린다가 비너스여신의 화신인줄로 믿는다. 이에 조로아스트로가 모든 교통정리를 맡아 한다. 안젤리카여왕과 메도로왕자가 결합하며 오를란도는 제정신을 찾는다. 해피엔딩. 이사벨라는 어찌 되었고 양치는 소녀 도린다는 어찌 되었는지 모른다.



로델린다


타이틀: Rodelinda. 전3막. 안토니오 살비(Antonio Salvi)의 Rodelinda, regina de' Lombaridi(롬바르디의 여왕 로델린다)와 피엘 코르네이유(Pierre Corneiile)의 희곡 Pertharite, roi des Lombards(페르타리트, 롬바르디의 왕)을 바탕으로 니콜라 프란체스코 하임(Nicola Francesco Haym)이 오페라 대본으로 만들었다.

주요배역: 로델린다(롬바르디-밀라노왕국의 왕비), 에두이제(로델린다 왕의 여동생), 그리모알도(대장군), 가리발도(자문관), 베르타리도(페르타리트: 전왕), 우눌포(충신)

베스트 아리아: Ho perduto il caro sposo(S), Ombre piante[나무그늘](S), Lo faro (Contralto), Edurige t'inganni...Di Cupido impiego i vanni(B), Tirannia gli diede(B), Dove sei[어디 있는가?](메일 알토)

사전지식: 로델린다는 롬바르디왕국의 왕비 이름이다. 마치 베르디의 오페라 스토리를 보는 것과 같다. 사랑, 배신, 모반, 용서, 정절이라는 모든 요소가 담겨 있다. 다만, 해피엔딩이란 점이 베르디와 다르다. 이 오페라의 출연진 중에 그리모알도(Grimoaldo)와 가리발도(Garibaldo)가 있다. 우리 입장에서 이름이 비슷하기 때문에 혼동할 수가 있다. 그래서 그리모알도는 ‘대장군’으로, 가리발도는 ‘자문관’으로 부르기로 한다. 또 롬바르디와 밀라노 왕국의 왕으로서 전쟁에 패하여 쫓기는 신세가 된 베르타리도(Bertarido)의 이름도 생각보다 길기 때문에 간혹 전왕(前王)으로 호칭코자 한다.


줄거리: 롬바르디와 밀라노왕국의 베르타리도(Bertarido)왕은 그리모알도(Grimoaldo)대장군과의 전쟁에서 패하여 추방당한 신세이다. 그러나 왕비 로델린다(Rodelinda)와 왕자 플라비오(Flavio)는 함께 도피하지 못하고 대장군에게 억류되어있다. 대장군은 전쟁에서 승리하면 포상으로 전왕 베르타리도의 여동생 에두이제(Eduige)와 결혼키로 되어있다. 이렇게 하면 밀리노왕국의 왕으로 등극할 때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게 된다는 계산이다. 실은 에두이제와 대장군은 사랑하는 사이이다. 하지만 에두이제는 당장 결혼하지 않겠다고 주장한다. 추방당한 전왕인 오빠가 죽은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애도기간이 지나야 한다는 이유를 내세운다. 멀리 다른 나라에서 몸을 의탁하고 있는 전왕 베르타리도는 밀사를 시켜 조국에 가서 자기가 죽었다는 소문을 내도록 한다. 조국에 돌아가서 사랑하는 왕비와 왕자를 구하려면 자기가 죽은 것처럼 인정을 받아야 은밀히 행동할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전왕이 사망했다는 소식은 왕비와 여동생의 마음을 몹시 슬프게 해준다. 그러자 대장군은 자기가 밀라노왕국의 왕으로 즉위하는데 있어서 전왕의 왕비와 결혼하는 것이 유리한지, 또는 전부터 사랑하고 있는 전왕의 여동생과 결혼하는 것이 좋은지 결정을 못하고 있다. 대장군은 이 문제를 자문관 가리발도(Garibaldo)와 우눌포(Unulfo)와 의논한다. 원로인 우눌포는 아직도 전왕에게 충성심을 가지고 있으며 왕비와 왕자를 은밀히 도와주고 있다. 우눌포는 전왕이 어디엔가 살아있는 것으로 확신한다.


제1막. 대장군은 자문관들과 의논한 결과 전왕의 왕비인 로델린다와 결혼하기로 결정한다. 로델린데는 한마디로 거절한다. 전왕의 여동생 에두이제는 비록 애도기간 중이지만 자기의 마음과 나라의 왕관을 대장군에게 바치겠으니 결혼해 달라고 간청한다. 대장군은 에두이제를 사랑하고는 있지만 자기의 앞날을 위해 그런 제안을 거부한다. 이러한 틈을 이용하여 권력에 눈이 어두운 자문관 가리발도가 에두이제에게 결혼을 제안하고 함께 왕관을 차지하자고 제안한다. 대장군에게 배신당했다고 생각한 에두이제는 자문관에게 은근히 기대를 갖도록 언질을 준다. 드디어 전왕이 비밀리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전왕은 사람들의 눈을 피하여 자기를 위해 만든 묘지에서 충신 우눌포를 만나기로 한다. 마침 왕비가 왕자와 함께 전왕의 묘에 꽃을 놓으려고 나타난다. 전왕은 오매불망하던 가족들을 당장 만나고 싶어 하지만 우눌포는 아직 때가 아니라면서 가로 막는다. 이 때 자문관이 나타나 왕비에게 대장군과 결혼하지 않으면 왕자를 죽이겠다는 최후통첩을 전한다. 왕비는 심한 갈등에 빠진다. 왕비는 왕자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어쩔수 없이 대장군과의 결혼을 승낙한다. 이 모습을 본 전왕은 대장군에 대한 참을수 없는 복수심과 함께 한편으로는 그렇게 믿었던 왕비가 원수인 대장군과 결혼키로 결심한데 대하여 원망하는 마음을 가진다. 충신 우눌포는 기다리면 무슨 방법이 있을 것이라면서 전왕의 마음을 달랜다.


제2막. 자문관은 에두이제의 태도에서 그가 아직도 대장군을 사랑하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대장군이 나타난다. 왕비 로델린다는 대장군과 결혼하겠지만 다만 한가지 조건이 있다고 말한다. 대장군이 자기가 보는 앞에서 직접 왕자를 죽여야 한다는 조건이다. 로델린데의 계략은 맞아 들어가는 것 같았다. 대장군은 차마 자기와 결혼하려고 하는 여인의 어린 아들을 그의 눈앞에서 죽일수 없었다. 대장군은 왕비의 용기와 정절에 깊이 감동하면서 한편으로는 이런 훌륭한 여인이야말로 새로 탄생하는 왕국이 필요로 하는 왕비라고 생각한다. 물론 대장군은 에두이제에 대한 감정을 잊을수 없었다. 모두들 퇴장하고 자문관과 우눌포만이 남는다. 자문관은 ‘권력이란 어떤 대가를 치루더라도 장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눌포는 이제는 왕비와 전왕이 만나야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왕궁 마굿간을 거닐던 에두이제가 우연히 전왕을 만난다. 에두이제는 전왕이 무사히 살아있다는데 대해 기쁨에 넘친다. 에두이제는 전왕이 걱정하는 대로 왕비의 정절에 변화가 있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하면서 전왕의 오해를 풀어 준다. 이 때 우눌포가 왕비를 데리고 온다. 드디어 전왕과 왕비가 극적으로 만난다. 그러나 이 무슨 연유인지? 때를 맞추듯 대장군이 병사들과 함께 나타나 전왕을 체포하여 옥에 가둔다. 전왕은 곧 처형당할 운명이다.


제3막. 에두이제와 우눌포가 전왕의 탈출시킬 계획을 세운다. 에두이제가 하인을 시켜 음식물에 단검을 넣어 전왕에게 보낸다. 단검을 받아든 전왕은 어둠 속에서 감옥으로 들어오는 사람을 간수라고 생각하고 칼로 찌른다. 실은 우눌포였다. 우눌포는 전왕을 이끌고 비밀 통로로 왕궁 밖으로 빠져나갈 계획이었다. 왕궁 밖의 숲속에는 에두이제가 왕비와 왕자와 함께 기다리고 있도록 되어있다. 우눌포는 비록 부상을 입었으나 전왕을 구출하기 위해 자기가 입고 있던 옷을 벗어 입히고 어서 비밀 통로를 통해 빠져 나가라고 권한다. 아무도 없는 감옥에 왕비가 에두이제와 함께 들어선다. 에두이제는 왕비가 직접 전왕을 구출해야 한다고 주장하여 어쩔수 없이 감옥으로 데리고 온 것이다. 텅빈 감옥에서 왕비는 피묻은 전왕의 옷을 발견한다. 실은 우눌포와 옷을 바꾸어 입는 바람에 전왕의 옷에도 우눌포의 피가 묻었던 것이다. 그러나 왕비는 전왕이 대장군의 잔혹함으로 처형당했다고 믿고 정신을 잃는다. 전왕의 무덤을 찾아온 대장군은 자기의 지나친 잔혹함과 죄의식으로 괴로워한다. 지친 대장군이 무덤 앞에서 잠이 든다. 그 때 자문관이 대장군을 암살하려고 찾아와 잠들어 있는 대장군의 가슴에 칼을 꽂으려 한다. 마침 전왕이 왕비와 왕자를 만나기 위해 무덤에 왔다가 자문관의 행동을 보고 칼을 빼어 들어 자문관을 죽인다. 전왕은 자기가 왜 하필이면 원수인 대장군의 목숨을 구하게 되었는지 모른다고 하면서 후회한다. 전왕의 행동과 왕비의 한결같은 정절에 감동한 대장군은 전왕에게 굴복하고 모든 권세를 되돌려 준다. 대장군은 왕자를 롬바르디와 밀라노 왕국의 새로운 왕으로 선포한다. 대장군은 에두이제에게 용서를 구하며 자기의 사랑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한다. 모두들 환호하며 새로 왕위에 오른 왕자에게 충성을 맹세한다.



세멜레


타이틀: Semele. 전3막. 오비드(Ovid)의 대서사시 Matamorphoses(변형)를 바탕으로 윌리엄 콘그레브(William Congreve)가 대본을 썼다.

초연: 1744년 런던 코벤트 가든

주요배역: 카드무스(테베의 왕), 세멜레(카드무스의 딸, 테베의 공주), 이노(세멜레의 여동생), 아타마스(보이오티아의 왕자), 주피터, 주노(주피터의 아내), 아이리스(메신저, 주노의 측근) 솜누스(잠의 신), 아폴로

베스트 아리아: Where're you walk[어디로 가는가](T), Leave me, loathsome light[나를 내버려두오, 지긋지긋한 빛아](B), Hence, Iris, hence away[이제로부터, 아이리스, 이제로부터 가라](C), O sleep, why dost thou leave me[오 잠이여, 어찌하여 나를 내버려 두는가](S)

사전지식: 세멜레라는 제목의 오페라는 1907년 초연된 존 에클스(John Eccles)의 오페라와 헨델의 것이 있다. 원래 대본가인 콘그레브는 존 에클스와 협동하여 1706년에 있을 런던 왕립극장(Queen's Theater)의 개관을 위해 세멜레를 오페라로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당시 이탈리아 오페라가 런던의 오페라계를 주도하고 있었으므로 영국산 오페라는 들어설 자리가 만만치 않아 포기할수 밖에 없었다. 두 오페라에서 다른 점이 있다면 헨델의 세멜레는 원래 콘서트를 위한 오라토리오였으나 나중에 오페라 스타일로 변경된 것이다. 헨델의 세멜레는 1774년 초연되었으므로 존 에클스의 세멜레보다 약 40년후의 일이다. 두 세멜레의 대본은 공교롭게도 윌리엄 콘그레브가 오비드의 서사시를 기본으로하여 대본을 쓴 것을 사용하였다. 


줄거리: 주노의 신전에서 테베왕 카드무스(Cadmus: 페니키아의 왕자로서 용을 퇴치하여 테베를 건설하고 알파벳을 그리스에 전한 인물)의 아름다운 딸 세멜레와 보이오티아(고대 아테네 북서지방의 왕국. 오늘날 코린트만 동북쪽의 지방 Voiotia)의 아타마스(Athamas)왕자와의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세멜레는 비밀리에 신중의 신인 주피터(Jupiter)를 사랑하고 있다. 세멜레는 주피터에게 생각지도 않은 다른 사람과 결혼하게 되었으니 ‘이 일을 어찌하오리까?’라면서 도움을 청한다. 세멜레의 동생 이노(Ino)역시 가슴이 답답하다. 실은 언니와 결혼하기로 내정된 아타마스왕자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멜레의 한탄을 들은 주피터는 천둥번개를 보내 결혼식의 진행을 대단히 어렵게 만든다.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게 된 아타마스에게 이노가 다가와 오레전부터 그를 깊이 사랑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아타마스도 생각이 같았던지 두 사람은 의기투합하여 멀리 도망가기로 한다. 이노와 아타마스가 신전에서 도망친후 갑자기 하늘에서 커다란 독수리가 나타나 세멜레를 납치해 간다. 주피터가 세멜레를 납치해간 것이다. 카드무스왕은 제신의 왕인 주피터가 한 일이라서 오히려 기쁘게 생각한다. 세멜레는 주피터가 마련해준 궁전에서 주피터의 새로운 애인으로 즐겁고 기쁘게 지낸다.


제2막. 이리스(Iris: 무지개의 여신, 메신저)가 주노(Juno: 주피터의 부인. 결혼의 여신)에게 세멜레라는 여자가 주피터의 각별한 보호아래 그의 궁전에 눌러 앉아 있는데 실은 주피터의 정부라고 얘기해준다. 화가 치민 주노는 솜누스(Somnus: 잠의 신)에게 도움을 청하여 세멜레를 혼내주기로 한다. 주피터의 궁전에서는 세멜레가 외출한 애인 주피터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주피터가 들어오자 세멜레는 아무래도 신들만 사는 세계에서 주피터와 그냥 애인 관계로 있기에는 양심상 편안치 않으니 여신으로 만들어 달라고 간청한다. 세멜레가 영원한 생명을 가진 여신이 되겠다는 것을 원치 않는 주피터는 세멜레를 멀리하기 시작한다. 한편 주피터는 자기가 세멜레에게 좀 지나쳤다고 생각하여 세멜레를 위로하는 의미에서 세멜레의 여동생 이노를 사람세상으로부터 주피터의 궁전으로 올라오도록 청한다. 주피터가 여동생을 초청했다는 얘기를 들은 세멜레는 불안한 심정이 어느 정도 가라앉는다. 이노가 도착하자 두 자매는 우주를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며 즐거워한다.


제3막. 주노와 이리스가 솜누수를 만나기 위해 그가 살고 있는 동굴을 찾아간다. 그때까지도 잠자고 있던 솜누스는 겨우 잠에서 깨어나 세멜레를 혼내 달라는 주노의 청을 들어주겠다고 선선히 대답한다. 단, 보상으로 님프 한명을 달라고 조건을 내세운다. 솜누스는 주노에게 세멜레의 궁전을 지키고 있는 용을 통과할수 있는 마법의 지팡이까지 준다. 주노는 세멜레의 여동생 이노로 가장하여 세멜레를 만난다. 세멜레는 이노로 가장한 주노에게 주피터의 사랑을 어떻게 하면 독차지 할수 있겠느냐고 묻는다. 주노는 만일 주피터의 사랑을 완전히 독차지 하려면 그가 가지고 있는 신들의 제왕으로서의 최고의 능력을 볼수 있으면 된다고 설명해준다. 잠시후 주피터가 등장한다. 주피터는 그동안 아름다운 세멜레에게 무관심하게 대하여 준것을 후회한다. 동시에 주피터는 세멜레를 갈망하는 뜨거운 마음이 다시금 치솟는다. 주피터는 세멜레에게 사랑을 나누자고 말한다. 그러나 세멜레는 주피터가 자기와 사랑을 나눈 후에 다시 무관심해질 것을 두려워하여 주노가 말한대로 제신의 제왕으로서 최고의 능력을 보여 달라고 청한다. 주피터는 놀라면서 만일 자기의 최고능력을 보여준다면 세멜레가 위험에 처할수도 있다고 하면서 거절한다. 세멜레는 앵돌아져서 ‘당신! 나 사랑한다는 것 맞아?’라면서 얼굴을 돌린다. 그러나 주피터는 어서 사랑을 나누고 싶은 생각에 세멜레의 부탁을 들어주겠다고 약속한다.  주피터의 초자연적인 힘으로 불길을 내뿜자 세멜레는 그 화염 때문에 산화한다. 주피터는 세멜레와의 결합으로 새로운 신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선언한다. 재로 변한 세멜레로부터 포도주의 신 바커스가 태어난 것이다. 사람들은 술의 신이 생긴데 대하여 기뻐하며 축하한다. 그리고 세상에 다시 내려간 이노는 사랑하는 아타마스와 정식으로 결혼한다. 



세르세


타이틀: Serse (Xerxes). 전3막의 코믹 오페라. 실비오 스탐피글리아(Silvio Stampiglia)의 희곡 Il Xerse에서 스토리를 가져왔다. 세르세는 페르시아왕의 이름이다. 크세르크세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초연: 1738년 런던 왕립극장

주요배역: 세르세(페르시아왕), 아르사메네(세르세의 동생), 아마스트레(세르세와 정혼한 공주), 아리오다테(대제사장), 로밀다(대제사장의 딸), 아탈란타(로밀다의 여동생), 엘비로(아르사메네의 시종)

음악적 하이라이트: 세르세의 아리아(라르게토)

베스트 아리아: Ombra mai fú[그곳에는 이같은 그늘이 없었도다](MS). Aspida sono...Nè men con l'ombe d'infideltá(S)

사전지식: 역사가 헤로도토스의 그리스-페르시아 전쟁사에 근거를 두고 역사적 인물인 세르세왕에 대한 스토리를 다루었지만 내용은 다분히 소설이다. 주인공 세르세(세르세스)1세는 페르시아의 왕으로서 기원전 485-65년 페르시아를 다스렸던 인물이다. 이야기는 세르세대왕이 그리스를 점령했을 때의 일이다. 장소는 아비도스일 것이다. 세르세왕의 역할은 남성 메조소프라노가 맡도록 되어있고 그의 남동생인 아르사메네도 메조소프라노가 맡도록 되어있다. 세르세와 약혼한 타고르왕국의 아마스트레공주는 콘트랄토이다. 아무튼 여성이 판치는 오페라이다.

에피소드: 헨델의 오페라는 비극적인 요소와 코믹한 요소가 혼합된 경우가 많다. 이 오페라는 유명한 아리아 Ombra mai fú로 시작한다. 세르세가 플라타나스(plane tree)의 그늘을 찬양하며 부르는 아리아이다. 이 아리아는 그후 여러번의 수정을 거쳐 오늘날 헨델의 라르고(Largo)로 더 잘 알려지게 되었다. 런던에서의 초연은 실패였다. 첫 공연 이후 고작 5회의 공연만 가졌을 뿐이었다. 19세기 후반에 이르러 라르고가 인기 상승하자 세르세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게 되었다. 


줄거리: 정원의 한쪽에서 페르시아 왕인 세르세가 신록이 우거진 플라타나스에 대하여 감탄하고 있다. 세르세왕은 나무가 주는 푸른색을 사랑한다. 하지만 나무는 바람이 불어 나뭇잎이 살랑거리는 소리로만 세르세의 사랑에 응답을 한다. 제사장의 아름다운 딸인 로밀다(Romilda)가 정원의 한쪽에서 세르세가 나무를 보고 찬사를 보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재미있다는 듯 부드러운 음성으로 노래를 부른다. 세르세왕은 그 목소리에 매혹되어 로밀다를 사랑하는 마음이 치솟는다. 하지만 로밀다가 사랑하는 사람은 왕의 동생인 아르사메네(Arsamene)이다. 이 사실을 모르는 세르세왕은 동생 아르사메네에게 로밀다와 결혼하고 싶다고 털어 놓는다. 아르사메네는 아연실색한다. 아르사메네는 로밀다를 만나 왕의 속셈을 전하고 조심할 것을 당부한다. 그렇지만 세르세의 여동생 아탈란타(Atalanta)는 내심으로 무척 기뻐한다. 만일 로밀다가 세르세왕과 결혼하게 되면 오래전부터 속으로 사랑해온 아르사메네와 결혼할수 있기 때문이었다. 얼마후, 자기의 동생 아르사메네가 로밀다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 세르세왕은 화가 나서 아르사메네의 궁정 출입을 금지하고 로밀다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다시한번 확실하게 밝힌다. 그러나 세르세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나저나 세르세왕은 타고르 왕국의 왕위 계승자인 아마스트레(Amastre)공주와 약혼까지 했으나 로밀다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되자 공주를 멀리하고 있다. 아마스트레공주는 자기와의 결혼을 앞둔 세르세왕에게 새로운 연인이 생겼다고 믿고 분한 생각에 복수를 생각하며 세르세왕을 만나러 떠난다. 로밀다의 아버지로서 대제사장인 아리오다테(Ariodate)는 세르세왕에게 최근의 전쟁에서 페르시아군이 적을 무찌르고 크게 승리한 것을 보고하고 이것은 태양의 신이 페르시아를 도와주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어 페르시아의 장군들이 수많은 전리품과 포로를 데리고 들어와 세르세왕에게 바친다. 마치 아이다의 개선장면과 흡사하다. 세르세왕은 크게 기뻐하여 대제사장 아리오다테를 치하하고 장차 장인으로서 왕과 동등한 신분으로 대우할 것을 약속한다. 아무튼 이 오페라에는 ‘아’로 시작하는 이름의 사람들이 여러명 등장하므로 여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출연진이 다양하다보니 어차피 스토리 설명도 길어지지 않을수 없으므로 이 점도 양해하여 주기 바란다.


제2막. 거리의 광장에서 세르세왕에게 버림받은 아마스트레공주가 아르사메네의 하인인 엘비로를 만난다. 아마스트레는 엘비로를 추궁하여 세르세왕이 로밀다와 결혼하려는 계획을 확인한다. 잠시후 로밀다의 동생 아탈란타가 등장한다. 하인 엘비로는 자기가 아르사메네의 하인임을 밝히고 로밀다에게 전할 편지가 있으므로 만나게 해 달라고 부탁한다. 아탈란타는 그 편지를 대신 전달해 주겠다고 하면서 이제 로밀다는 왕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얘기해준다. 하인 엘비로는 로밀다의 배신을 저주한다. 궁전에서 세르세왕은 아탈란타가 읽고 있는 편지를 보자고하여 읽어보니 어떤 사람이 사랑하는 여인에게 간절한 마음을 호소하는 내용이다. 왕은 편지의 필체를 보고 아르세메네가 쓴 것임을 알게 된다. 그러나 아탈란타는 아르사메네가 자기에게 보낸 편지라고 주장하며 서로 사랑하고 있는 사이라고 말한다. 이 얘기를 들은 세르세왕은 동생 아르세메네가 로밀다를 잊고 다른 여인을 사랑한다고 믿고 크게 기뻐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자기의 동생인 아르사메네가 자기와 결혼할 로밀다를 사랑했었다는 생각을 지우지 못한다. 주인 아르마세네를 만난 하인 엘비로는 아탈란타에게서 들은대로 로밀다가 세르세왕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전한다. 아르사메네는 크게 상심한다.


세르세왕이 벌인 대공사인 섬과 육지를 잇는 연육교가 완성된다. 백성들이 세르세왕의 위업을 찬양한다. 왕은 유럽으로 진격하여 대페르시아 제국의 위엄을 떨치겠다는 포부를 털어놓는다. 세르세왕이 낙담해 있는 동생 아르마세네를 만난다. 아르사메네가 로밀다를 잊고 아탈란타를 사랑하고 있다고 믿는 세르세왕은 아르사메네에 대하여 이제 더 이상 노여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누구든지 사랑하는 여인이 있으면 결혼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하며 아탈란타와 결혼하라고 권한다. 이 말을 들은 아르사메네는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은 오직 로밀다라고 선언하며 무슨 일이 있든지 로밀다와 결혼하겠다고 말한다. 세르세왕과 약혼했던 아마스트레공주가 드디어 왕을 만난다. 용감한 전사이기도 한 공주는 세르세왕을 위해 전쟁에 참가했다가 부상당했던 일을 상기시키며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왕이 고무신을 거꾸로 신고 다닌다는데 정말이냐고 다그쳐 묻는다. 마침 로밀다가 나타나자 세르세왕은 공주에게 바로 이 여인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로밀다에게 다시한번 결혼해 줄것을 간청한다. 순간적으로 격분한 아마스트레 공주가 ‘이 배반자!’라고 소리치며 칼을 빼어 왕을 죽이려하나 근위병들에게 체포당한다. 그러나 로밀다가 대제사장만이 지니고 있는 면죄부를 근위병들에게 보이고 아르사메네를 풀어주라고 명령한다.


제3막. 서로 변심했다고 오해하고 있었던 아르사메네와 로밀다는 아탈란타가 그동안 두 사람을 속여 왔다고 털어 놓는 바람에 화해를 하고 다시한번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아탈란타는 ‘에라, 이 세상에 어디 남자가 아르사메네 한 사람뿐이냐?’라고 생각하고 다른 애인을 구하겠다고 말한다. 이렇듯 아탈란타는 마음을 정리했지만 세르세왕은 그렇지 못했다. 로밀다에게 계속 결혼하자고 압력을 준다. 왕의 집요함에 너무 항거만 했다가는 뜻밖의 불행을 당할수도 있다고 생각한 로밀다는 만일 대제사장인 아버지가 명령하면 신의 뜻으로 알고 복종하겠다고 말한다. 이 얘기를 들은 아르사메네는 로밀다에게 어떻게 그럴수 있냐고 비난한다. 로밀다는 아르사메네에게 자기가 세르세왕과 결혼할수도 있다고 말한 것은 죽음을 택하겠다는 말이라고 얘기해 준다. 세르세왕이 로밀다의 아버지에게 로밀다와의 결혼을 승낙해 달라고 요청한다. 로밀다의 아버지 아리오다테는 아르사메네가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왕의 위대함을 생각하고 결혼 요청을 승낙한다. 아르사메네와 사랑하고 있는 사이인 것을 잘 알고 있는 아버지가 설마 세르세왕과의 결혼을 승낙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로밀다는 아르사메네만이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결연히 말하며 아르사메네에게 키스를 한다. 이 모습을 본 세르세왕은 격노하여 아르사메네를 당장 처형하라고 명령하고 그 자리를 떠난다. 아마스트레 공주가 로밀다를 돕고 싶은 마음이 들어 자기가 지니고 있던 편지를 세르세왕에게 갖다 주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기를 배신한 사람을 사랑하는 자기의 처지를 한탄한다.


태양의 신전이다. 아르사메네와 로밀다가 손잡고 들어선다. 죽음을 앞두고 태양의 신 앞에서 결혼식을 올리겠다는 마음이다. 로밀다의 아버지 아리오다테가 들어와 세르세왕이 두 사람의 결혼을 승낙했다고 거짓으로 전한다. 두 사람은 기쁨에 눈물을 흘리며 결혼 예식을 마친다. 그때 세르세왕이 등장한다. 로밀다와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신전에 온것이다. 세르세왕은 두 사람이 이미 결혼식을 끝냈다는 소리를 듣고 대노한다. 그때 로밀다가 아마스트레 공주가 준 편지를 내보인다. 사랑을 맹세한 사람이 배신하면 어떤 벌을 받아도 좋다는 내용의 편지이다. 세르세왕은 바로 그렇다라고 말하고 로밀다야말로 아버지의 명령대로 자기와 결혼하겠다고 해 놓고 배신한것은 용서할수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세르세왕은 아르사메네에게 칼을 건네주며 로밀다는 처형하라고 명령한다. 이 때 아마스트레공주가 나타나 그 편지는 예전에 세르세왕이 자기에게 써 준것이라고 하며 자기와의 사랑을 배반한 세르세왕이야 말로 처형되어야 할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왕은 자기의 잘못을 깨닫고 뉘우친다. 왕은 아르사메네와 로밀다에게 용서를 구하고 두 사람의 행복을 기원한다. 그리고 아마스트레 공주와전에 했던 사랑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대제국의 왕이 해야할 일이라고 선포한다. 모두들 사랑과 명예의 결합에 환호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