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 여인
타이틀: La Juive (The Jewish Girl, The Jewess). 전4막. 유명한 유제느 스크라이브(Eugene Scribe)가 대본을 썼다. 유태 여인은 엘리아제의 딸 라헬을 말함.
주요배역: 엘리아자(유태인 금세공업자), 라헬(엘리아자의 딸), 사무엘(레오폴드 왕자), 드 브로니(추기경, 콘스탄스 종교회 의장), 유도시에(황제의 조카딸, 공주), 루지에로(콘스탄스시 교구신부)
음악적 하이라이트: 엘레아자의 아리아
베스트 아리아: Si la rigueur et la vengeance[가혹함과 복수속에서](Bar), Il va venir[그는 오리라](S), Vous qui du Dieu vivant outrager la puissance, soyez maudits[살아계신 하나님의 권세를 부정하는 너는 저주를 받으리](B), Rachel! quand du Seigneur la grâce tutélaire[라헬, 주께서 은혜로 구원하실 때](T)
사전지식: 성서의 이야기를 다룬 오페라로는 ‘모세와 아론’ ‘나부코’ ‘삼손과 데릴라’ 등이 있지만 성경이외의 유태 여인의 얘기를 주제로 한 오페라는 이것이 유일할 것이다. 하기야 세계에서 유태인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나라가 프랑스인 것을 생각하면 프랑스에서 유태인을 주제로 한 오페라가 먼저 나온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다. 15세기 초반, 기독교가 유대교를 극렬하게 배척하던 당시의 이야기이다. 무대는 스위스와 독일 국경에 있는 콘스탄스 호수 (독일어로는 Bodensee)의 마을이다.
에피소드: 오페라 ‘유태 여인’는 알레비의 첫 그랜드 오페라로서 그의 이름을 오페라 역사에 길이 남기게 한 작품이다. 오페라는 교회에서 De Teum을 소리 높여 찬양하는 소리와 교회밖에서 군중들이 엘레아자에 대하여 중얼거리는 소리가 묘하게 배합되면서 시작된다. 오페라는 삶에 대한 유혹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자기를 희생하더라도 신앙을 지켜야 한다는 거룩한 명제 등이 반복하듯 표현되어 보는 사람들의 판단을 촉구하고 있다.
줄거리: 제1막. 1414년. 신성로마제국의 지기스문트(Sigismund)황제가 종교회의를 소집했다. 종교개혁자 얀 후스(Jan Hus)를 물리친 승리를 자축하기 위한 모임이다. (☻ 사실 이 오페라의 도입부에서 로마 가톨릭과 종교개혁 얘기를 하는 것은 나중에 나올 기독교와 유태교와의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이다.) 마을 사람들이 테 데움(Te Deum, 환희의 찬양)을 부르며 주일을 찬양한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이같은 성일에 일하는 사람이 있어서 놀란다. 유태인 엘레아자(Eléazar)였다. 금세공업자인 유태인 엘레아자는 기독교사회에 살고 있으면서도 아직까지 기독교 법을 따르지 않고 유태인 전통을 따르고 있다. 예전에 그의 아들이 기독교법에 도전하여 화형당한 일도 있을 정도이다. 엘레아자는 전에 살던 마을에서 이 마을로 이사 온 피난민이다. 콘스탄스시의 교구장(가톨릭으로 보면 본당 신부, 주임 사제)인 루지에로(Ruggiero)가 성일을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엘레아자를 체포하려하자 콘스탄스 종교회의 의장인 드 브로니(De Brogni)추기경이 이를 말린다. 드 브로니추기경은 옛날 로마에서 살 때부터 엘리아자를 잘 알고 지낸 일이 있다. 드 브로니는 로마에 있을 때 시의회 의원이었다. 결혼하여 딸 하나를 두고 단란하게 살았었는데 얼마후 집에 불이 나서 아내와 딸을 잃은 슬픈 사연이 있다. 당시 드 브로니는 새로운 법에 따라 유대인 엘레아자를 추방했었다. 이런 어려운 과거가 있는 드 브로니 추기경은 용서를 베풀라는 철학을 가지고 신도들을 인도하여왔으며 이날도 교구 신부인 루지에로가 엘레아자를 체포하려 하자 ‘유태인을 관용으로 대하면 기독교로 개종시키는데 도움이 될것’이라면서 말린 것이다.
엘레아자에게는 라헬(Rachel)이라고 하는 아름다운 딸이 있다. 며칠전 이 마을에 찾아온 화가 사무엘(Samuel)이란 청년이 라헬을 보고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 사무엘은 황제의 아들 레오폴드 왕자로서 얼마전 전투에서 얀 후스파를 물리친 군 사령관이기도 하다. 그는 알버트를 비롯한 참모들에게 절대로 자기의 신분을 밝히지 말라고 지시하고 잠시 동안이나마 마을에서 이름을 숨기고 지내고 싶다고 말한다. 마을 사람들이 물러가자 사무엘(레오폴드 왕자)은 라헬의 창문 밖에서 세레나데를 부른다. 라헬은 사무엘에게 내일 저녁 자기 집에 와서 유월절(Passover) 저녁을 같이 들자고 초청한다. 라헬은 사무엘이 정말 누구인지 모르고 있다.
제2막. 사무엘이 엘레아자의 집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유월절 축하에 참여하고 있다. 음식을 먹기 전에 엘레아자는 만일 우리들 중에 반역자가 있다면 징벌로 다스려 달라고 기도한다 (이런 내용의 기도는 그저 유태인의 관례적인 기도문에 불과하므로 크게 신경쓸 내용이 아니다). 이어서 유월절 무교병(누룩을 넣지 않은 떡)을 나누는 순서가 되어 엘레아자가 떡을 떼어 주지만 사무엘은 먹지 않고 바닥에 슬며시 버린다. 이 모습을 라헬이 얼핏 본다.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유도시에(Eudoxie)공주이다. 공주는 사무엘(레오폴드)의 아내이다. 공주는 전쟁에서 승리하고 얼마후면 돌아올 남편 레오폴드에게 주려고 한다면서 고급 금목걸이를 주문한다. 공주는 레오폴드(사무엘)가 얼굴을 가리고 있어서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하고 돌아간다. 사무엘(레오폴드)은 오랜만에 보는 아내를 속이고 라헬을 사랑하고 있는 자기의 마음을 뉘우친다. 라헬을 만난 사무엘은 급기야 자기가 기독교인이라고 밝힌다. 라헬은 어느 유태 여자든지 기독교인을 사랑하면 죽음을 면치 못한다고 말하면서 크게 한탄한다. 사무엘은 라헬을 위험에 빠트릴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라헬을 사랑하는 마음은 진심이라고 털어 놓는다. 사랑의 포로가 된 라헬은 사무엘과 함께 멀리 도망치려 하지만 엘레아자가 이 사실을 알게 된다. 엘레아자는 아직도 사무엘의 누구인지 모른채 사무엘에게 친절을 배신으로 갚는다고 하면서 비난한다. 하지만 만일 사무엘이 사랑하는 딸을 위해서 유대교를 받아들인다면 용서를 하고 두 사람의 행복을 축복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무엘(레오폴드)은 유태 여인과 결혼할수 없는 자기의 신세를 알고 그같은 제안을 거절한다. 자기의 제안에 거절을 당한 엘레아자는 사무엘(레오폴드)에게 저주가 임하기를 여호와께 기도한다.
제3막. 궁전에서 유도시에공주는 남편 레오폴드가 내일이면 전쟁터에서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하며 잔치를 준비토록 한다. 공주가 엘레아자에게 금목걸이를 주문했던 것도 이 날을 위해서였다. 라헬은 ‘노느니 염불한다’는 생각으로 집에서 가만히 있는 것 보다는 왕궁에서 이것저것 배우며 견문을 넓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여 왕궁의 계약직으로 취직한다. 라헬은 공주의 하녀로 일하게 된다. 마침내 왕궁으로 당당하게 귀환한 레오폴드는 라헬이 자기 부인의 하녀로 있는 것을 보고 놀라지만 내색을 할 수는 없었다. 곧이어 레오폴드를 위한 잔치가 한창이다. 그때 엘레아자가 금목걸이를 가지고 들어온다. 공주가 그 목걸이를 레오폴드에게 주려할 때 옆에 있던 라헬이 레오폴드를 알아보고 놀란 심정에 ‘사무엘!’이라고 소리친다. 모든 사실을 알아차린 라헬은 레오폴드에게 유대인이 정성스럽게 만든 물건을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외친다. 왕자가 유태 여인과 연애하였음이 드러나자 남은 것은 두 사람의 죽음뿐이다. 종교재판관인 드 브로니 추기경은 레오폴도가 아무런 변명이나 항변도 하지 않자 기독교인도 하나님의 법을 어겼고 유태인도 여호와의 율법을 어겼다고 비난한다.
제4막. 라헬을 만난 공주는 당신만이 자기 남편을 구해 줄수 있다고 하면서 레오폴드를 살려 달라고 간청한다. 라헬은 유태인도 기독교인들처럼 관용을 베풀수 있다고 대답하며 어떻게 해주겠다는 얘기는 하지 않는다. 공주는 라헬이 자기의 간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고 돌아간다. 예전부터 라헬을 알고 지낸 드 브로니 추기경은 라헬에게 목숨을 건지기 위한 유일한 길은 유태교 신앙을 거부하는 것뿐이라고 종용하지만 라헬은 여호와 하나님의 계명을 거역할수 없다고 단호하게 잘라 말한다. 라헬을 안타깝게 생각한 드 브로니 추기경은 엘레아자를 만나 라헬의 마음을 돌려 보라고 권해본다. 하지만 엘레아자 역시 똑같은 대답이다. 그러면서 엘레아자는 드 브로니에게 그 옛날 로마의 집에 불이 났던 일을 상기시켜주며 어느 그 어린 딸은 어느 유태인이 구해서 지금까지 잘 보호하고 있다고 얘기를 처음으로 해 준다. 유태인이 당신 딸을 구했으니 당신도 유태인의 딸을 구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얘기였다. 놀란 드 브로니는 자기의 딸이 지금 어디 있는지 가르쳐 달라고 애원한다. 그러나 엘레아자는 아직은 말할 때가 아니라며 대답하지 않는다. 드 브로니가 크게 낙담하며 떠나자 엘레아자는 그 옛날 어린 라헬이 자기의 마음속에 들어와 행복을 주었던 일을 회상하며 눈물을 흘린다. 그 때 밖에서 사람들이 ‘유태인을 불태워 죽여라!’는 소리를 지르며 마치 폭도처럼 몰려온다. 엘레아자는 ‘기독교도들아, 우리의 피를 원하는가? 하지만 라헬이 피를 흘리게 할 수는 없다!’고 외친다. 엘레아자는 여호와께 이 고난을 이겨 나갈 빛을 보여 달라고 기도한다.
제5막. 콘스탄스 사람들이 이교도의 처형을 구경하기 위해 모여 있다. 교구신부는 종교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엘레아자와 라헬만을 처형키로 한다. 종교재판소는 레오폴드 왕자에 대하여 과거의 공적을 생각하여 추방키로 했음을 발표한다. 엘레아자는 기독교도들의 위선과 허구를 소리 높여 비웃는다. 라헬은 아버지 엘레아자에게 자기의 증언으로 레오폴드가 목숨을 건지게 되었다는 사실을 비로소 밝힌다. 그리고 기독교도들에게 자기를 위해 우는 모습을 결코 보여주지 말아 달라고 당부한다. 형리가 다가오자 엘레아자는 마지막으로 딸 라헬에게 기독교를 믿겠다는 단 한마디만 하라고 간청하지만 라헬은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흔든다. 이 때 드 브로니 추기경이 달려와 엘레아자에게 로마 집에서 불이 난 후 자기 딸이 어떻게 되었느냐고 애원하며 묻는다. 사람들이 어서 라헬을 처형하라고 소리치자 형리가 라헬을 끓는 가마 속에 집어 던진다. 그 때 엘레아자가 드 브로니에게 ‘보아라! 저기 당신의 딸이 있다!’고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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