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작곡가별 오페라 2

▓ Hérold, Louis Joseph Ferdinand (에롤드) [1791-1833]

정준극 2007. 5. 9. 13:21

잠파


타이틀: Zampa. 전3막의 오페라 코믹. 에롤드의 대표작이다.멜레스비유(Melesville)가 대본을 썼다. 잠파는 부카니어해적단의 두목 이름이다.

초연: 1831년 파리 오페라 코믹극장

주요배역: 루가노백작(시실리의 명망 높은 인물), 카밀라(루가백작의 딸), 알폰소(카밀라와 사랑하는 사이), 잠파(해적두목), 알비나의 동상 

전지식: 에롤드의 오페라중 가장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그러나 초연이후 계속적인 환영을 받았지만 세월이 지남과 함께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졌다. 오늘날에는 연주회에서 잠파의 서곡이 연주될 정도가 되었다. 서곡은 금관악기의 역할이 뛰어난 훌륭한 곡이다.


줄거리: 시기는 19세기 초, 무대는 시실리이다. 명망 높은 루가노(Lugano)백작의 아름다운 딸 카밀라(Camilla)는 시실리군 장교인 알폰소(Alfonso)와 사랑하는 사이이다. 카밀라와 알폰소는 모든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으며 결혼식을 올린다. 결혼식날, 하객들이 모여들지만 어찌된 일인지 신랑 알폰소와 카밀라의 아버지 루가노백작의 모습은 정작 보이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 유명한 악덕 해적인 부카니어(Buccaneer: 18세기에 지중해로부터 아메리카 대륙의 스페인 영토 연안에 이르기까지 온 대양을 휩쓴 해적)가 시실리의 해변에 나타났다는 얘기를 꺼낸다. 이 소리를 들은 카밀라는 왜그런지 불안감에 휩싸인다. 카밀라는 언젠가 알폰소로부터 부카니어 해적의 두목인 잠파가 시실리 출신으로 아는 사람이라는 얘기를 들은 일이 있기 때문이다. 카밀라의 친구들이 카밀라에게 잠파(Zampa)가 이미 시실리 군인들에게 잡혀 총살형에 처하게 될것이라는 소식을 얘기해주며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고 위로한다. 그러나 그런 위로도 잠시뿐, 곧 이어 잠파가 감옥에서 탈출했으며 더구나 알폰소와 그의 아버지 루가노백작을 인질로 데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카밀라는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결혼식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모두 황급하게 자리를 뜬다. 잠시후 잠파가 부하들을 이끌고 마치 개선장군처럼 루가노백작의 성에 나타난다. 잠파는 카밀라가 자기와 결혼하고 루가노백작의 모든 재산을 자기에게 넘기지 않으면 알폰소와 루가노백작을 죽이겠다고 선언한다. 놀람과 두려움에 휩싸인 카밀라가 잠파에게 자비를 구하지만 잠파는 냉소만 터트린다. 그러면서 잠파는 루가노백작이 자기와 연통했다는 모략을 받아 시실리총독으로부터 지위와 재산을 박탈당했다는 얘기를 해준다. 카밀라는 아무것도 할수 없이 무력해진 자기 자신을 인식하고 비탄에 빠진다. 성안의 홀에는 아름다운 어떤 여인의 동상이 서있다. 알비나(Albina)의 동상이다. 지금은 해적 두목인 된 잠파를 사랑했던 여인이었으나 잠파로부터 버림을 받은 가련한 여인이다. 알비나의 동상을 본 잠파는 마치 모욕이라도 하듯 동상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며 자기는 이제 카밀라와 결혼할 것이므로 더 이상 알비나를 기억할 필요도 없다고 말하며 비웃음을 보낸다. 그러자 동상은 손을 들어 마치 잠파를 저주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제2막. 해적들이 사로잡은 알폰소를 성으로 끌고 온다. 한편 도망간 잠파를 잡기 위해 총독의 병사들이 들어선다. 잠파는 자기의 부하가 너무 적어 중과부적이므로 병사들과의 싸움을 포기한다. 병사들이 잠파를 다시 체포하려고 할때 잠파가 주머니에서 서류 한 장을 꺼내어 보여준다. 지사의 서명이 들어있는 사면장이다. 사면장에는 만일 잠파가 터키군을 몰아내는 전쟁에 참가한다면 그의 죄를 사면해 준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잠파는 터키와의 전쟁에 참가하겠다고 선언한다. 한편, 카밀라는 잠파가 자기와 결혼코자 하는 마음을 버리지 않자 수녀원에 들어가 평생을 지낼 생각을 한다. 그러나 카밀라가 잠파와 결혼하지 않으면 알폰소의 생명이 위험하게 될것이라는 소리를 들은 카밀라는 어쩔수 없이 잠파와 결혼하겠다고 힘없이 말한다. 이에 잠파는 자기가 실은 알폰소와 피를 나눈 형인 몬자(Monza)백작임을 밝힌다. 제3막. 카밀라는 성당의 제단앞에서 피난처를 구한다. 그러나 카밀라를 데려가기 위해 이곳까지 따라온 잠파가 거룩한 성당임에도 불구하고 거칠게 카밀라를 끌고 나간다. 이 때 마치 살아있는 사람처럼 알비나 동상이 나타나 잠파를 붙잡아 바다로 끌고가 빠트린다. 결국 잠파는 바다에 빠져 익사한다. 알폰소와 카밀라는 이제 자유가 되어 다시 만난다. 루가노백작에게 씌워졌던 모든 음모는 거짓임이 밝혀져 백작은 지위와 재산을 다시 회복하게 되었다는 소식이 들어온다. 카밀라와 알폰소는 바닷가에서 루가노백작을 기다리고 있는 중에 바다에서 알비나 동상이 솟아올라와 두 사람을 축복한다. 옛날 사람들은 이런 허무맹랑한 스토리의 오페라를 보고서도 좋아했으니 당시의 수준이 어떤지 알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