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작곡가별 오페라 2

▓ Hindemith, Paul (힌데미트) [1895-1963]

정준극 2007. 5. 9. 13:21

카르디약


타이틀: Cardillac. 1926년 3막짜리 완성하였으나 1952년 4막으로 수정. E.T.A. 호프만의 소설 Das Fräulein von Scuderi(스쿠데리의 아가씨)를 기본으로 훼르디난트 리옹(Ferdinand Lion)이 대본을 썼다. 수정본의 대본은 작곡자 자신이 썼다.

초연: 1926년 드레스덴 국립오페라에서 원작 초연. 1952년 취리히 국립극장에서 수정본 초연

주요배역: 카르디약(금세공 장인), 안느(카르디약의 딸), 장교

사전지식: 이 오페라는 이른바 ‘챔버 오페라’로서 예술가와 사회의 관계를 생각게 하는 작품이다. 힌데미트의 후기 오페라인 ‘화가 마티스’의 주제도 예술가와 사회와의 관계를 표현한 것이다. 힌데미트는 카르디약에서 고전적인 수법의 음악을 바탕으로하여 현대적인 감각을 표현하였다. 이같은 기법은 마지막 파트에 나오는 조용한 춤곡인 파싸칼리아(passacaglia)에서 정점을 이룬다. 일반적으로 힌데미트의 작품은 후기낭만주의라고 평가 받고 있다. 오페라의 제목을 카르디약이라고 생각해서 미국 자동차를 연상하면 곤란. 유명한 금 세공인의 이름이다.


줄거리: 17세기의 파리. 이름난 금세공인 카르디약(Cardillac, 또는 카르딜락)은 자기가 만든 작품에 대하여 지나칠 정도의 애착을 가지고 있다. 그는 자기가 만든 금세공품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것이므로 그런 훌륭한 작품들을 다른 사람이 소유하는 것은 참을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마침내 그는 자기의 작품을 사간 사람들을 죽여서라도 물건들을 회수하기로 결심한다. 카르디약에게는 예쁜 딸이 하나있다. 엄마 없이 홀로 키운 딸이라서 카르디약이 무척이나 사랑한다. 안느(Anne)는 우연히 아버지 카르디약의 계획을 알게된다. 안느의 마음은 무척 괴롭다. 바로 그날 애인인 청년 장교가 카르디약으로부터 대단히 정교하게 만든 금팔찌를 하나 샀기 때문이다. 안느는 아버지 카르디약이 그 금팔찌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잘 알고 있다. 안느는 사람들이 카르디약의 예술성을 알아주지 못하고 있는데 대하여 항상 속상해 있던 터였다. 그건 그렇고, 카르디약은 자기가 판 금팔찌를 회수하기 위해 청년 장교를 칼로 찌른다. 하지만 부상만 입힌다. 청년 장교는 설마 사랑하는 안느의 아버지가 그런 말도 안되는 행동을 했을 리가 만무하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카르디약의 금방에 금을 공급해주는 상인을 의심하여 비난한다. 무고한 금취급상인이 오해를 받자 카르디약은 자기가 그 금팔찌를 회수하기 위해 칼로 찔렀다고 고백한다. 사람들은 카르디약의 괴이한 행동을 참지 못하여 그를 무참히 죽인다. 딸이 죽어가는 아버지 카르디약을 붙들고 슬프게 운다. 청년 장교도 자기의 경솔함을 크게 후회한다. 사람들은 위대한 예술가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을 뉘우친다.


개정본에서는 카르디약의 딸 대신에 오페라 가수가 등장하며 청년장교는 금방의 견습공으로 대체되어 있다. 카르디약은 오페라의 주인공이 사용할 금관을 만든다. 마침내 금관이 완성되어 오페라의 여주인공에게 전달된다. 장 밥티스트 륄리의 Phaëton이 공연된다. 오페라 공연중에 오페라가 공연되는 수법이다. 이 점에 있어서는 팔리아치, ‘낙소스의 아리아드네’와 포맷이 같다. 공연이 끝나가 오페라의 여주인공이 금관을 경찰관에게 주어 카르디약에게 돌려주라고 한다. 경찰관이 금관을 탐내어 자기 것으로 챙긴다. 이 사실을 안 카르디약이 금관을 회수하기 위해 경찰관을 죽인다. 경찰관 살해범으로 견습공이 의심을 받는다. 카르디약은 아무 잘못도 없는 견습공이 처형당하도록 그대로 둘수는 없었다. 카르디약은 여차여차해서 자기가 경찰관을 죽였다고 자백한다. 사람들은 카르디약을 고약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죽인다.



화가 마티스


타이틀: Mathis der Maler (Matthias the Painter). 전7장의 대작. 작곡자 자신이 대본을 썼다.

초연: 1938년 취리히 국립극장

주요배역: 알브레헤트 폰 브란덴부르크(마인츠의 추기경), 마티스(추기경에게 봉사하는 화가), 로렌츠 폰 폼머스펠덴(마인츠의 수석사제), 볼프강 카피토(추기경의 자문관), 리딩거(마인츠의 부유한 시민), 한스 슈발브(농민 지도자), 우르술라(슈발브의 딸), 레지나(슈발브의 딸), 헬펜슈타인(백작부인)

음악 하이라이트: 세천사의 노래

베스트 아리아: Niemand hat mir gesagt(S)

사전지식: 힌데미트는 이 오페라의 주인공을 르네상스 시대에 독일에서 활동하였던 실존 인물인 Matthias Grünewald (1470-1528)를 염두에 두었다. 마티아스의 그림에는 중세의 신비적인 분위기가 담겨있으며 그림에 나오는 인물들은 20세기 초에 살았던 여러 사람들을 예언적이고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마티아스는 당시의 보조리한 사회를 개혁하려던 사람이었다. 힌데미트도 개혁주의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마티아스가 그 시대에 억압받던 사회를 그림으로 표현하였듯이 힌데미트의 삶도 그와 같았다. 힌데미트는 특히 나치가 사회를 장악하자 저항적이고도 개혁적인 활동을 본격화 했다. 오늘날 이 오페라는 거의 공연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힌데미트가 이 오페라의 발췌하여 작곡한 ‘화가 마티아스 교향곡’은 예술가오 k사회의 관계를 표현한 것으로 전후 폭넓은 인기를 끌고 있다.

에피소드: 마티스가 환상중에 본 사항은 사치(백작부인), 거지-창녀-순교자(우르술라), 전사(슈발브), 상인(폼머스펠덴)등이다. 나치는 힌데미트의 오페라의 공연을 금지했다. 특히 비밀경찰의 헤르만 괴링(Hermann Göring)은 앞장서서 핍박을 가했다. 결과 베를린 슈타츠오퍼와 베를린필의 명지휘자인 푸르트뱅글러(Furtwängler)가 사표를 던졌고 힌데미트는 이민을 결심하게 되었다.


줄거리: 화가 마티스는 수도원 제단을 위한 작품을 그리기에 정열을 다하고 있다. 사람들은 어떤 작품이 탄생될지에 대하여 무한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어느날, 농민 봉기 운동을 하다가 부상을 당한 농민지도자 슈발브(Schwalb)와 그의 딸 레지나(Regina)가 군인들의 추격을 피하여 수도원으로 찾아든다. 딸 레지나는 군인들에게 봉변을 당한듯 초라하고 불쌍한 모습이다. 마티스는 레지나에게 무한한 동정심을 갖는다. 슈발브는 마티스의 성당제단의 그림 작업을 둘러보고 현실을 도외시한 예술은 필요없는 것이라고 비난한다. 마티스는 농민들이 당한 고통, 특히 레지나가 당한 불행을 보고 이들의 투쟁에 함께 참여키로 결심한다. 마티스를 사랑하는 우르술라(Ursula)는 처음에 마티스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였으나 예수께서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해 이 세상에 오셨다는 믿음을 가지고 마티스의 운동에 동참한다. 농민들은 세력을 규합하여 당국에 대항하지만 당국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참패를 당한다. 농민들을 불쌍히 여긴 마인츠의 추기경 브란덴부르크대주교가 여러모로 도와주지만 오히려 당국의 제제를 받아 난처한 입장이 된다. 당국은 마티스의 작품에 대하여도 시비를 걸지만 추기경의 보호로 작품 활동은 계속된다. 마티스는 오직 그림에만 전념한다. 그의 작품 활동은 마치 신의 계시를 받은듯 맹렬하다. 마티스는 억압받는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추기경을 성바울의 모습으로 그린다. 예술성보다는 환상중에 본 비전에 따라 그림을 그린다. 그림이 완성되기 직전에 레지나가 숨을 거둔다. 마티스는 마지막으로 레지나의 영혼을 그림에 담는다. 마침내 성전 제단의 그림이 완성된다. 모두들 하늘이 비전을 표현한 그의 그림에 충격을 받는다.



오늘의 뉴스


타이틀: Neues vom Tage (News of the Day: Nività del giorno). 마르셀루스 쉬퍼(Marcellus Schiffer)가 대본을 썼다.

초연: 1929년 베를린 크롤오페라극장. 수정본은 1954년 나폴리 산카를로극장.

주요배역: 라우라, 에두아르드, 핸섬한 헤르 헤르만, 호텔 매니저, 공증인

사전지식: 이 작품은 이른바 토피칼 오페라(Topical Opera)라고 부른다. 어떤 주제를 정하고 이에 대한 이야기를 발전시켜 나가는 수법이다. 이 오페라의 주제는 언론의 막강한 세력과 결혼생활 때문에 사랑이 구속당한다는 것이다. 이 오페라는 잘 다듬어지고 위트에 넘친 대사와 재미있는 음악으로 구성되어 있다.

에피소드: 1929년 베를린의 전설적인 크롤(Kroll)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될 때에 히틀러가 관람한 일이 있다. 히틀러는 주역인 소프라노가 완전히 옷을 벗고 욕조에 들어가는 장면을 보고 기겁을 하게 놀랬다고 한다. 이후 이 오페라는 베를린에서 공연이 어렵게 되었고 전쟁이 끝난 한참후에야 내용을 수정하여 이탈리아에서 또 다른 초연을 가졌다.


줄거리: 라우아(Laura)와 에두아르드(Eduard)는 자기들의 결혼생활이 무미건조한 것으로 인식하고 이혼키로 합의한다. 결혼이라는 굴레에서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사는 것일뿐 사랑을 찾아 볼수 없다는 생각이다. 부인 라우라는 한시바삐 이혼하고 결혼의 속박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모든 이혼수속을 수행할 사람으로서 핸섬한 헤르 헤르만(Herr Hermann)을 고용한다. 에두아르드는 라우라와 헤르 헤르만이 마치 한쌍의 비둘기처럼 서로 머리를 맞대고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곧 이혼하여 남남이 된다는 자기의 역할을 잊고 헤르 헤르만을 공격하여 피해를 입힌다. 생각건대 핸섬한 헤르 헤르만이 아름다운 라우라에게 청혼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사실 곧 이혼할 처지이므로 누가 청혼을 한다고 해도 에두아르드가 관여할 문제는 아니었다. 아무튼 공연히 피해를 입은 헤르 헤르만은 두 사람을 상대로 명예훼손죄로 고소한다. 신문에서 이 사실을 알고 대서특필한다. 신문은 도장만 찍으면 이혼할 사람이 아내가 누구와 무슨 얘기를 하든 무슨 상관이 있느냐면서 에두아르드를 비난한다. 그러나 또 다른 신문은 정식으로 도장을 찍지 않았으므로 비록 이혼할 계획이지만 아직은 정당한 부부이므로 남편이 질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보도한다. 그러자 먼저번 신문은 도장은 찍지 않았지만 이미 이혼하기로 합의했으므로 사실상 이혼한 상태라고 주장한다. 이 주장을 받아서 다른 신문은 법치국가에서는 무엇이든지 법에 따라야 하므로 아직 정식으로 이혼 수속을 밟지 않고 법원의 허락을 받지 않았으므로 부부의 관계가 유지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어느덧 두 사람에 대한 사항은 ‘오늘의 뉴스’로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된다. 오랜 검토 끝에(실은 신문들의 오랜 논쟁 끝에) 법원이 내린 판결은 상처를 입은 헤르 헤르만에게 위자료를 주라는 것이다. 문제는 위자료가 엄청나다는 것이다. 두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지불할 능력이 안된다. 법원은 두 사람이 결혼한후 돈을 벌기위해 함께 일했던 일을 다시 시작해서 돈을 벌어 갚으라고 지시한다. 두 사람은 결혼후 영화와 연극에도 출연했고 캬바레에서 노래도 불렀으며 서커스에서도 함께 일한 적이 있다. 두 사람은 함께 일했던 일을 다시 시작한다. 영화와 연극에도 함께 출연하여 돈을 벌고 캬바레에서 노래를 불러 돈을 번다. 그러는 사이에 두 사람은 진정한 사랑을 느끼고 서로 화해한다. 그러나 법원의 명령은 두 사람이 과거에 했던 일을 그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 다투는 일도 해야한다. 그래서 두 사람은 전과 똑같은 생활을 반복하며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