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티엔과 바스티엔느
타이틀: Bastien und Bastienne (Bastien and Bastienne: Bastien et Bastienne). 프랑스의 마리-쥐스탱-베누아트 화바르(Marie-Justin-Benoite Favart)와 아르니 드 게르비유(Harny de Guerville)가 공동으로 쓴 소설 ‘바스티앙과 바시티앙느의 사랑’(Les amours de Bastien et Bastienne)을 프리드리히 빌헬름 봐이스케른(Friedrich Wilhelm Weiskern)이 대본을 만들었다.
초연: 1768년 비엔나의 메스메르(Mesmer)가의 저택 정원
주요배역: 바스티엔, 바스티엔느, 콜라스(마법사)
음악 하이라이트: 목가적인 모티프의 서곡, 콜라스의 아리아
베스트 아리아: Grossen Dank Dir Abzustatten(S), Mein liebster Freund hat mich verlassen(S), Ich geh jetzt auf die Weide(S), Ghe' Du Sagst Mir Eine Fabel(S), Er war mir sonst treu und ergeben(S), Meiner Liebsten Schöne Wangen(T)
사전지식: 모차르트가 12세 소년이었을 때 썼지만 음악만은 대단히 매력적이고 예쁘다. 초연이 귀족 저택의 정원에서 있었듯이 이 오페라는 소규모 정원극장이 제격이다. '바스티엔과 바스티엔느‘는 모차르트의 생전에 공연되지 못했다. ‘바스티앙과 바스티앙느의 사랑’이라는 소설은 쟝-자크 루쏘(Jean-Jacques Rousseau)의 드라마 Le devin du village(마을의 점쟁이)를 기본으로 했다. 아무튼 이 소설은 당시 비엔나에서 몇해동안 인기를 끌었던 것이기 때문에 스토리에 대하여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던 터였다.
줄거리: 양을 치는 아름답고 귀여운 아가씨 바스티엔느(Bastienne)는 역시 목동인 사랑하는 남자친구 바스티엔(Bastien)이 도회지로 일보러 가서 돌아오지 않자 언덕에 앉아 그를 기다리며 그리워하는 노래를 부른다. 그 시간에 바스티엔은 도시의 화려함과 분주함, 그리고 매력적인 여인들의 유혹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바스티엔은 사랑하는 여자친구 바스티엔느를 생각하여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 시골로 발길을 재촉한다. 바스티엔느는 마을의 점쟁이 겸 마법사인 콜라스(Colas) 영감님을 찾아가 아무래도 바스티엔이 바람난 모양이니 이 노릇을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상의한다. 노련한 콜라스의 자문은 간단하다. 나타나거든 쌀쌀맞게 대해서 정신을 바짝 차리고 다른데 한눈팔지 못하도록 하라는 것이었다. 과연 얼마후 바스티엔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마을에 돌아온다. 바스티엔느는 아주 매정할 정도로 쌀쌀맞게 군다. 옷에서 웬 향수냄새가 나느냐는 등의 심술도 부린다. 바스티엔은 생전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던 바스티엔느였는데 갑자기 놀부 마누라 겸 뺑덕어멈 같은 심술을 부리자 어안이 벙벙해질 뿐이었다. 바스티엔은 사실 도시에 나가보니 놀랄 정도로 화려했지만 조용하고 아늑한 시골이 더 좋고 그보다도 바스티엔느가 보고 싶어서 당장 발길을 돌려 돌아왔다고 변명하지만 바스티엔느는 들을척도 하지 않는다. 낙심한 바스티엔은 한때 자살하려는 생각까지 한다. 나중에 서로의 진심을 안 바스티엔과 바스티엔느는 공연히 에너지 낭비하며 신경전 벌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여 화해한다. 두 사람은 행복하다.
여자는 다 그래
타이틀: Così fan Tutte (All Women Are Like That: All Women do the Same). 2막의 오페라 부파. 대본은 역시 로렌쪼 다 폰테(Lorenzo Da Ponte)
초연: 1790년 1월 16일 비엔나 부르크데아터(궁정극장)
주요배역: 휘오르딜리지(나폴리에 살고 있는 훼라라의 귀부인), 도라벨라(휘오르딜리지의 여동생), 줄리엘모(휘오르딜리지를 사랑하는 장교), 페르난도(도라벨라를 사랑하는 장교), 돈 알폰소(노총각 철학자), 데스피나(두 자매의 하녀)
음악 하이라이트: 1막에서 휘오르딜리지의 아리아, 결혼식 캐논, 독토르 메스메(데스피나)를 존경하는 음악, 구글리엘모의 아리아, 페란도의 아리아, 도라벨라와 구글리엘모의 사랑의 듀엣, 휘오르딜리지와 페르난도의 사랑의 듀엣
베스트 아리아: Come scoglio[흔들리지 않는 바위처럼](S), Un'aura amorosa del nostro tesoro[사랑의 산들 바람은](T), Per pieta, ben mio(S), Una donna a quindici anni(S), In uomini, in soldati(S), Donne mie, la fate a tant a tanti[나의 애인이여, 그대들이 하는 일은 너무 엄청나](B), Non siate ritrosi...E voi riidete[그렇게 거부하지 마오](B), Soave sia il vento[부드럽게 부는 바람](트리오)
사전 지식: 변덕스럽고 쓸데없는 일만 저지르며 좀 가벼운듯한 두 여인의 사랑 이력에 대한 코미다. 여성을 조롱하는 듯한 스토리이므로 여성 오페라 팬들은 별로 환영하지 않는 작품이다. 아리아보다는 듀엣, 트리오, 쿼텟 등에 아기자기한 비중을 더 두었다. 대사가 음악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대사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고상한 모차르트의 음악을 망쳐 놓는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그래서 18세기의 대본가들은 모차르트의 스타일을 고려하여 대본을 다시 쓰기도 했다. 오페라 대사를 연극에 적용하여 공연한 일이 있다. 예상한대로 완전 쓰레기였다. 그러고 보면 모차르트는 참으로 천재 작곡가였다.
에피소드: 초연이후 ‘여자는 다 그래’의 계속 공연은 당시 요세프2세 황제의 서거로 영향을 받아 그 시즌에 단 10회의 공연만 허락받았다. ‘여자는 다 그래’는 당시의 도덕기준으로 볼때 부정적인 내용이었다. 그래서 대본을 수없이 손질해야 했다. 처음에는 노골적인 표현도 많았으나 세월이 지나면서 상당히 정화되었다. 그리하여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의 하나가 되었다. 물론 내용은 아직도 비도덕적이지만 모차르트의 아름답고 재치있는 음악이 스토리의 비도덕성을 감싸주며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게 해주었다.
줄거리: 무대는 18세기의 나폴리이다. 두 젊은 장교들이 어떤 예쁘게 생긴 자매와 연애하고 있었다. 줄리엘모(Guiglielmo)는 휘오르딜리지(Fiordiligi)와, 페르난도 (Fernando)는 도라벨라(Dorabella)와 사랑하는 사이이다. 이름들이 애교스럽고 귀엽지만 줄거리를 설명하는 중에 계속해서 이름들을 거론하면 누구라도 혼란스럽게 될 것 같다. 따라서 줄리엘모를 A, 페르난도를 B, 그리고 줄리엘모+휘오르딜리지 커플을 A커플, 페르난도+도라벨라 커플을 B커플이라고 부르는 것이 이해하는데 쉬울 것이다. 다시한번 반복하지만 A커플 (줄리엘모와 언니), B커플 (페르난도와 동생)이다.
남자 A와 B는 풍자적이며 장난끼가 다분한 노총각 알폰소(Alfonso)박사와 점심을 먹고 있다. 이들은 여자의 마음에 대하여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철학자인 알폰소는 ‘여자란 바람과 같아서 자기들 애인이 눈에 보이지 않으면 변덕을 부릴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두 남자는 ‘사랑하는 사이라면 누가 아무리 유혹해도 넘어가지 않으며 진심을 지킨다’는 주장이다. 토론이 끝이 없자 결국 누구의 주장이 맞는지 실험을 통해 가리는 내기를 건다. 두 청년장교는 알폰소의 계략대로 따르기로 한다. 즉, 두 자매에게 자기들은 부대 이동으로 멀리 떠나게 되었다고 이별을 고한후 알바니아 귀족처럼 변장을 하고 다시 나타나 서로 역할을 바꾸어 자매를 유혹한다는 계략이다. 남자 A와 B는 아무리 다른 사람들이 유혹한다고 해도 자기들의 약혼녀 A와 B는 절대로 한눈팔지 않고 ‘굳세어라 금순아!’ 일변도로 나갈 것을 굳게 믿었다. 물론 알폰소는 ‘설마가 사람 잡지!’라면서 세상에 믿지 못할 것은 여자의 마음이란 것을 재삼 강조하였다.
두 남자는 자기들 약혼녀의 송죽과 같은 정절을 확인키로 한다. 두 청년 장교는 알바니아 귀족으로 변장하고 자기의 약혼녀들에게 접근하여 갖은 감언이설로 유혹해 보지만 여자들은 꿈쩍도 하지 않고 요지부동이다. 자매들은 자기들의 약혼자인 줄리엘모와 페르난도를 제외하고 딴 사람을 생각한다는 것은 천지가 개벽되더라고 있을수 없는 일이라고 굳게 다짐한다. 아마 자기들의 진짜 약혼자들이 당장이라도 나타나면 꼼짝 없이 낭패를 당할 것이므로 그런 위험스런 행동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남자들은 알폰소에게 ‘여보셔! 보셨소? 당신 생각이 틀렸오!’라고 하면서 이제 알폰소와의 내기에는 ‘보았노라! 이겼노라!’라고 말한다. 노련한 알폰소는 ‘속단은 금물’이라고 하면서 좀 더 기다려 보라고 한다. 이제 하녀 데스피나(Despina)가 등장할 차례이다. 데스피나 역시 일폰소와 마찬가지로 신랄하기 짝이 없는 인물이다. 자기 주인인 두 아가씨가 평소에 하는 행동거지로 보아 만일 어떤 근사한 딴 사람이 유혹하면 솔솔 넘어갈 것이 분명하다고 믿고 있다. 알폰소의 지원 사격을 요청받는 데스피나는 미약하나마 작전 수행에 기꺼이 열심을 다하기로 약속한바 있다. 더구나 데스피나는 ‘사람이면 다 똑같은 사람이지’라면서 두 귀족 아가씨들이 하릴없이 먹고 놀기만 하는데 대하여 은근히 반감을 가지고 있던 터였다.
제2막. 데스피나는 두 아가씨에게 ‘아이고, 아가씨들의 약혼자들이 멀리 가서 외로우시죠? 헌데 말입니다. 누가 보는 것도 아닌데 저 점잖고 예의 바르며 돈도 많고 멋있는 알바니아 귀족들과 약간이나마 즐거운 한때를 갖는 것도 신상에 좋지 않을까요?’라고 설득한다. 집요한 설득 및 호기심 절반, 바람기 절반으로 인하여 두 아가씨는 알바니아 귀족들과 데이트를 하기로 승낙한다. 두 알바니아 귀족, 즉 두 남자는 각각 파트너를 바꾸어 두 자매를 열심히 유혹한다. 자기들로 말씀드리자면 이미 오래전부터 아가씨를 멀리서나마 바라보며 흠모하는 중에 이제 직접 아름다운 아가씨를 만나게 되었으니 일생의 영광이며 아울러 자손만대에까지 그 영광을 간직코자한다는 내용으로 죽는 시늉까지 하며 구애한다. 이러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구애로 인하여 두 자매는 각기 다른 남자에게 이윽고 자기들도 사랑한다고 말한다. 급기야 남자 A와 여자 B, 남자 B와 여자 A는 결혼까지 약속하게 된다. 남자 A와 B는 어디 갈데까지 가보자고 하면서도 죽을 지경이다. 그토록 믿었던 두 아가씨가 그토록 쉽사리 고무신을 거꾸로 신다니 정말 기가 막힌 노릇이었다.
하녀 데스피나가 공증인으로 변장하여 결혼식을 진행한다. 모두 결혼 서약서에 서명했다. 이렇게 되자 알바니아 귀족으로 변장했던 남자 A와 B는 ‘아니, 이게 아닌데...’하면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잠시 옆방으로 가서 원래 장교 복장을 하고 나타나 여자들을 혼내주기로 한다. 두 아가씨는 방금전에 결혼 서약했던 신랑들인 두 알바니아 귀족들이 잠시 어디 갔다 온다고 해서 그런가보다 하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진짜 약혼자들이 나타나니 비야흐로 혼비백산 지경이다. 남자들은 방금 전 아가씨들이 서명한 결혼 서약서를 들이대면서 해명을 요구한다. 두 아가씨들은 ‘당신들이 있는데 우리가 뭐 어쨌다고요?’라면서 펄쩍 뛰지만 데스피나 및 알폰소가 등장해서 전모를 밝히는 바람에 쪽 팔려 죽을 지경이 된다. 순간적으로 머리가 좋은 이 아가씨들은 겨 ‘아니, 원인제공자가 누군데 우리한테 누명을 씌우시나요? 그나저나 왜 변장하고 난리들이야? 우린 자기들이 변장하고 나타날 때 처음부터 알아 봤다구요! 우리도 자기들 속여 보려고 한번 해 본거야!’였다. 남자 A와 B는 이런 주장에 할 말을 잃었다. 자, 어떻게 되었던 모두 용서! 나중에 과연 페르난도가 도라벨라와 진짜로 결혼했는지, 줄리엘모가 휘오르딜리지와 진짜로 결혼했는지는 오페라에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어서 알지 못한다.
음악감독
타이틀: Der Schauspieldirektor (The Impresario, 음악감독, 무대감독). 1막의 음악을 곁들인 코미디 연극.
초연: 1786년, 비엔나 교외의 쇤부른(Schönbrunn) 궁전의 오랑제리극장
주요배역: 프랑크(음악감독 겸 제작자), 아일러(은행가), 버프(나이 많은 배우), 헤르츠(배우), 마담 파일(배우), 마담 크로네(배우), 마담 포겔장(배우), 포겔장(소프라노), 마담 헤르츠(소프라노) 마드모아젤 질버클랑(소프라노)
베스트 아리아: Ich bin die erste Sängerin[내가 최고의 가수](S)
사전지식: 모차르트는 이탈리아 오페라보다 독일 오페라가 우수하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또한 이탈리아 오페라를 경멸하기 위해 독일의 징슈필을 여러편 만들었다. 모차르트 최후의 작품인 Die Zauberflöte(마적)는 대표적인 예이다. 징슈필인 ‘음악감독’은 마적을 만들어 내기 위한 안내자라고 할수 있다. 다만, ‘음악감독’은 하나의 완전한 오페라작품이지만 음악부분은 그다지 많지 않고 대사 위주의 드라마 부분이 상당히 많다. 실제로 이 오페라에는 서곡과 4개의 주요 아리아가 나올 뿐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우리가 보기에는 별로 재미없는 음악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차르트의 천재적인 음악만을 살려서 비슷한 스토리의 전혀 다른 작품으로 공연되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주장에 따르면 모차르트가 ‘음악감독’을 작곡한 것은 당시 모차르트가 직접 경험한 비엔나에서의 극장 생활에 대하여 풍자를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 작품은 당시 프란츠 요셉 황제가 주관한 오페라경연대회에 출품된 작품이다. 뒤이어 공연된 작품은 살리에리의 이탈리아 오페라인 Prima la musica e pol le parole이었다. 일반을 위한 ‘음악감독’ 초연은 4일후 비엔나의 케른트너토르(Kärntnertor)극장에서였다. 오페라의시기는 1786년이며 무대는 잘츠부르크 어떤 극장의 음악감독 겸 제작자의 방이다.
에피소드: 음악감독은 음악적 요소를 거의 단축하고 연극으로서만 공연되는 경우가 있다. 할리우드에서는 스토리가 재미나기 때문에 영화로 만든 일도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이다. 시기는1930년이며 영화감독 겸 제작자인 세이무어 코웬(Seymour Cowen)은 모차르트의 생애를 줄거리로 하는 영화의 배역을 선발코자한다. 당시 할리우드는 ‘말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미쳐있었다. 1930년대 말에 데아나 더빈을 주역으로 하는 음악영화가 물밀듯 쏟아져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건 그렇고 오페라에 대하여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코웬은 모차르트의 부인 콘스탄체를 맡을 완벽한 소프라노 디바를 찾고 있다. 미시즈 하트(Hart)가 첫 번째 디바 후보생으로 등장한다. 미시즈 하트는 자기가 콘스탄체의 역할을 분명히 맡을 것으로 믿고 있다. 미시즈 하트는 코웬과 조수인 버프(Buff)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아주 최선을 다한다. 두 번째 디바 후보생은 미시즈 실버맨(Silverman)이다. 서로 초면인 미시즈 하트와 미시즈 실버맨은 서로 자기가 제일이라고 하며 상대방을 몰아내기 위해 경쟁하듯 노래를 부른다. 여기에 영화감독인 코웬과 어울려 기막힌 트리오를 만들어 낸다. 두 사람중에서 한 사람을 선택해야 하는 코웬은 이들을 잠시 기다리도록 하는데 느닷없이 세 번째 디바 후보생이 나타난다. 아네스 데이(Agnes Day)라는 이름의 소프라노이다. 음악감독은 오하이오 출신의 젊고 예쁘며 순진한 아네스 데이가 마음에 쏙 든다. 결국 아네스 데이가 콘스탄체로 선발된다. 코웬은 갑자기 생각을 바꾸어 미시즈 하트와 미시즈 실버맨도 원래는 계획에도 없는 주연급 조연으로 선발한다. 모두들 만족했다. 이상이 할리우드 음악영화 The Impresario의 대강 줄거리이다.
줄거리: 음악감독 겸 제작자인 프랑크(Frank)는 순회공연 준비로 정신이 없다. 극단에 빌붙어 살고 있는 고참배우 버프(Buff, 높은 직위의 사람이라는 의미)는 순회공연에서 돈을 벌려면 현재 있는 엉터리 남자배우들은 모두 쓸어버리고 대신 예쁘고 재능 있는 여배우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음악감독은 그런 여배우를 뽑으려면 출연료를 많이 주어야 하는데 지금 자금 사정으로서는 어렵다고 하며 고민한다. 그러자 버프는 감독의 친구인 은행가 아일러(Eiler)에게 돈 좀 빌려달라고 하면 될것 아니냐고 아이디어를 낸다. 아일러는 돈을 빌려주는 대신 자기가 추천하는 마담 파일(Pfeil)을 주역배우로 써 달라고 부탁한다. 마담 파일은 어떤 역할이든지 척척 해 낼수 있는 특출한 배우라는 것이다. 그러고 있는 때에 마담 크로네(Krone)라는 여인이 배우로 뽑히기 위해 나타난다. 마담 크로네는 그의 노래를 새들이 따라 부를 정도로 새소리를 잘 낸다는 것이다. 극단의 배우인 헤르츠(Herz)와 그의 부인까지 나서서 마담 크로네를 적극 추천한다. 이어 세 번째 후보자가 나타난다. 젊고 아름다운 마드모아젤 질버클랑(Silberklang: 은쟁반에 옥구슬을 굴리는 것처럼 낭랑하다는 의미)이다. 종달새도 저리가라고 할 정도의 소프라노 겸 배우라는 것이다. 이번에는 극단의 테너 포겔장(Vogelsang: 새가 지저귄다는 의미)이 적극 추천한다. 난처해진 음악감독이 출연료에 대하여 얘기를 꺼내자 세 여인은 서로 자기가 제일이기 때문에 가장 많이 받아야 한다고 다툰다. 음악감독은 재빨리 말다툼을 제지하면서 만일 서로 다투기만 한다면 극단을 해산하겠다고 슬쩍 말한다. 포겔장, 마담 헤르츠가 자기가 추천한 사람이 최고라고 주장한다. 이에 질세라 마드모아젤 질버클랑도 노래 경연에 합세한다. 그 와중에 노련한 버프가 끼어들어 참으로 웃기는 대사로 엉터리 노래를 불러 만좌를 웃음바다로 만든다. 결국 음악감독은 세 사람을 다 선발할 수밖에 없게 된다.
또 다른 버전으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부제목은 The Deluded Bridegroom (속아 넘어간 신랑)이다.
음악감독 프랑크(Frank)는 다음 공연인 ‘피가로의 결혼’을 연습해야 하는데 악보가 오지 않아 초조하다. 드디어 악보가 왔다. 하지만 엉뚱한 악보가 배달되었다. ‘속아 넘어간 신랑’이란 제목의 악보였다. 마침 그때 마담 골든트릴(Goldentrill: 최고의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라는 의미)이 오디션을 받기위해 나타난다. 뒤이어 미쓰 워블웰(Warblewell: 종달새처럼 노래를 잘부른다는 의미)이 나타난다. 이들은 자기들의 오디션 지정곡을 부른다. 하지만 서로 무척 싫어한다. 한편 오페라단은 어쩔수 없이 ‘속아 넘어간 신랑’을 연습하기 시작한다. 그때 오페라단에서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다는 음악원 여학생이 교수의 권유로 오디션에 참가하기 위해 나타난다. 얼마전 음악감독이 음악원 교수에게 훌륭한 소프라노 학생이 있으면 배역을 주겠으니 추천해 달라고 부탁한 일이 있다. 그 여학생은 ‘속아 넘어간 신랑’의 여주인공 유제니아(Eugenia)의 아리아를 기가 막히도록 잘 불렀다.
그러자 역시 오디션을 보기 위해 온 테너가 주인공 돈 아스드루발(Don Asdrubale)의 아리아를 정신이 나갈 정도로 잘 부른다. 여학생은 당장 새로 나타난 테너에게 홀딱 반한다. 음악감독 프랑크는 점점 딜렘마에 빠진다. 세 사람이 부르는 트리오 This is deadful! Tribulation!(끔찍한 일이로다! 참으로 난처하네!)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먼저 온 두 명의 소프라노가 끼어들어 서로 원수처럼 노려보며 당장이라도 싸움을 벌일 태세이다. 오페라단의 노련한 성악가 앙겔(Angel: 천사)이 ‘속아 넘어간 신랑’을 공연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휴전을 선포한다. 음악감독은 얼핏 ‘모차르트는 한 작품에서 반드시 4개 이상의 아리아를 쓴다’는 사실을 생각해 낸다. 그리하여 다시 악보를 살펴보니 ‘카이로 거위’(Cairo Goose)라는 악보가 붙어있는 것을 발견한다. 3명의 소프라노와 한명의 테너를 위한 아리아가 적혀있는 악보였다. 모두 행복할수 있는 악보였다. 여학생과 테너가 살짝 다른 곳으로 가서 오페라중의 러브 씬을 실감있게 연습하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들은 공평한 배역을 받았다고 하면서 음악감독과 함께 기뻐한다.
실제로 ‘속아 넘어간 신랑’은 ‘피가로의 결혼’의 골격이 되는 것으로 나중에 살을 붙여 ‘피가로의 결혼’이 되었다는 설이 있으며 ‘카이로 거위’는 모차르트가 1983년 잘츠부르크에서 처음 공연한 오페라이다. ‘음악감독’과 ‘피가로의 결혼’은 같은 해인 1986년 초연되었다. ‘음악감독’의 서곡은 ‘피가로의 결혼’의 서곡과 특성 및 스케일이 거의 같다. ‘속아 넘어간 신랑’은 완성되지 않는 오페라여서 기록에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스토리는 전해 내려오고 있으며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사랑하는 사이인 유제니아와 돈 아스드루발은 어떤 오해 때문에 서로 헤어진다. 얼마후 유제니아는 아스드루발이 죽은 것으로 알고 보코니오(Bocconio)라고 하는 늙고 어리석지만 돈은 엄청 많은 사람과 결혼하도록 설득 당한다. 이 사실을 안 아스드루발의 하녀 베티나가 보코니오를 놀린다. 한편 유제니아는 약혼자 보코니오의 집에 도착했지만 제대로 영접을 받지 못한다. 아스드루발의 친구인 풀케리오(Pulcherio)가 늙은 신랑과 젊은 신부를 놀려댄다. 그런데 아스드루발은 오해 때문에 유제니아와 헤어진후 어찌 하다가 두명의 여인으로부터 사귀게 되었다. 그중 한 여인은 보코니오와 그렇고 그런 사이였다가 최근에 보코니오를 늙은 주제에 주책까지 없다고 하여 발로 걷어찬 장본인이다. 하지만 보코니오는 실상 그 여자를 오매불망하고 있는 입장이며 말하자면 홧김에 보란듯이 유제니아와 결혼키로 했던 것이다. 마침 유제니아가 그 두여인과 아주 다정한듯 들어오는 아스드루발과 마주친다. 아스드루발은 물론, 보코니오는 소스라치게 당황한다. 그 다음의 얘기는 모차르트가 작곡하지 않아서 모른다.
[모차르트와 라이벌인 안토니오 살리에리(Antonio Salieri)가 1786년에 만든 Prima la musica e poi le parole(음악 먼저, 가사 나중)라는 단막짜리 오페라는 통상 모차르트의 Der Schauspieldirecktor(음악감독)와 동시 공연된다. ‘음악 먼저, 가사 나중’은 극장에서의 막간용(Divertimento)이다. ‘음악감독’과 같은 날인 1786년 2월 7일, 비엔나의 쇤브룬궁전 오랑제리극장에서 초연되었다. 그러나 모차르트의 ‘음악감독’이 순수한 독일 징슈필 스타일인데 반하여 살리에리의 ‘음악 먼저, 가사 나중’은 당시인기를 끌고 있던 쥬세페 사르티(Giuseppe Sarti)의 오페라 줄리오 사비노(Giulio Sabino)의 풍자 스토리를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음악 먼저, 가사 나중’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음악감독 겸 시인인 쥴리오 사비노는 새로운 작품의 음악파트는 완성했으나 가사를 넣지 못했다. 오페라의 프리마 돈나는 가사보다 음악이 먼저라고 주장한다. 코믹 오페라의 배우 겸 가수는 가사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두 사람은 서로 자기가 더 우수하여 사람들의 인기를 더 끌수 있다고 다툰다. 결국 음악감독 겸 시인은 ‘음악 먼저, 가사 나중’이라는 판정을 내린다.
후궁에서의 도주
타이틀: Die Entführung aus dem Serail (The Abduction from the Seraglio; 후궁에서의 도피). 3막의 독일 징슈필. 대본은 원래 고트리브 슈테파니(Gottlieb Stephanie)가 쓴 것을 크리스토프 프리드리히 브레츠너(Christoph Friedrich Bretzner)가 다시 썼다.
초연: 1782년 비엔나 부르크테아터(궁정극장)
주요배역: 콘스탄체(스페인의 귀부인), 벨몬테(스페인의 귀족), 셀림(터키의 파샤), 오스민(파샤궁의 집사), 블론드헨(블론드: 영국인 하녀), 페드리요(벨몬테의 하인: 파샤궁의 정원사)
음악 하이라이트: 오스민의 분노에 넘친 아리아(F장조의 아리아), 오스민의 복수의 노래, 서곡에서의 터키풍 음악, 오스민과 페드리요의 바커스 듀엣, 콘스탄체의 지난날의 사랑에 대한 아리아(B장조 아리아), 콘스탄체의 슬픔의 아리아(G단조 아리아), 콘스탄체의 결심의 아리아(C장조 아리아), 벨몬테의 희망의 아리아, 사랑하는 사람들의 화해의 4중창
베스트 아리아: Ach, ich liebte(S), Durch Zärtlichkeit und Schmeicheln(S), Wer ein Liebchen hat gefunden[사랑하는 여인을 찾은 사람, 오스민의 민요풍 아리아](B), Ha, wie will ich triumphieren[하, 어떻게 승리할것인가](B), Traurigkeit ward mir zum Lose[슬픔은 나의 운명](S), Martern aller Arten[모든 고문](S), Heir soll ich dich denn sehen[여기서 그대를 볼수 있으리](T), O wie angstlich, o wie feurig(오 얼마나 고통스럽고 얼마나 불타는가](T), Im Mohrenland gefangen war ein Madchen hubsch und fein[무어의 땅에서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아가씨가 갇혀있네](T)
사전 지식: 1781년 비엔나에 정착한 모차르트가 비엔나극장에서 최초로 성공을 거둔 오페라. 당시 유행했던 터키 스타일을 무대에 도입하여 관심을 끌었다. 즉, 이국적인 타악기와 피콜로를 도입하였으며 특히 서곡에서 자주 활용하였다. 오페라라기보다는 뮤지컬에 가까운 형태. 독일에서는 이를 Singspiel(징슈필: Sing play)라고 한다. 오페라와 뮤지컬의 차이는 무엇일까? 뮤지컬에서는 대사를 일반 대화로 하는 경우가 많다. 오페라에서는 대화를 하더라도 레시타티브처럼 대개의 경우 음악에 맞추어 한다. 그러므로 이 오페라는 뮤지컬에 가깝다. ‘마적’에서도 마찬가지로 대화를 음악적으로 하지 않고 평상적인 대화로 한다. 오페레타에서는 그러한 평상적 대화가 많다. 중요한 부분에서만 아리아와 중창, 합창이 등장한다. 인질 구출작전 성공의 코미디라고 할수 있다. Serail(Seraglio)은 터키의 왕궁을 말하지만 후궁들이 모여 살고 있는 하렘을 뜻하기도 한다. 원래 같은 제목으로 되어 있는 오페라가 있었으나 모차르트는 스토리만 같을 뿐 완전히 다른 오페라를 작곡하였다. 오스민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출연자중 가장 코믹한 역할이다.
에피소드: 이 오페라의 여주인공은 예쁜 콘스탄체(Constanze)이다. 모차르트가 이 오페라를 작곡할 즈음, 그는 실제로 콘스탄체라고 하는 예쁘고 귀여운 아가씨와 사랑에 빠졌다. 하숙집 둘째 딸이었다. 모차르트는 이 오페라가 성공을 거둔지 후 얼마 후 그 아가씨와 결혼했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모차르트의 부인 콘스탄체이다.
줄거리: 1500년대의 터키가 배경이다. 스페인에서 온 젊은 귀족 벨몬테(Belmonte)가 셀림(Selim)의 저택 앞을 두리번거리고 있다. 셀림은 터키의 파샤(Pasha)로서 총독이다. 파샤는 벨몬테의 아름다운 여친 콘스탄체(Constanze)와 콘스탄체의 하녀 블론드헨(Blondchen), 그리고 심지어 벨몬트의 하인 페드리요(Pedrillo)까지 납치해 갔다. 하렘의 매니저인 오스민(Osmin)은 블론드헨을 무척 좋아하게 되었다. 하인 페드리요 역시 블론드헨을 사랑하지만 잡혀온 주제에 속만 앓고 있다. 페드리요는 잡혀 와서 정원사 일을 맡고 있다. 오스민은 라이발 페드리요를 이 트집 저 트집 잡아 못 살게 군다. 마침내 우리의 영웅 벨몬테가 하인 페드리요와 접선하는데 성공한다. 페드리요는 파샤가 콘스탄체 아가씨와 계속 함께 다니고 있어서 접근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그럴수록 벨몬테는 사랑하는 콘스탄체를 어서 속히 구출하고 싶은 심정이다. 파샤와 콘스탄체가 어디 놀러 갔다가 보트를 타고 돌아온다. 사람들은 두 사람이야말로 환상적인 콤비라고 하면서 환호한다. 이 모습을 본 벨몬테는 속히 상하지만 어쩔수 없다. 벨몬테로서는 무엇보다 궁전으로 들어가는 일이 사급한 과제였다. 벨몬테의 아리아 O wie angstlich, o wie feurig는 콘스탄체에게 접근조차하지 못하고 있는 자기의 안타까운 심정을 잘 나타낸 곡이다. 그러나 어디에나 길은 있는 법! 페드리요가 파샤에게 벨몬테를 촉망받는 건축가라고 속여 궁전의 임시직으로 위촉이 되어 일단 궁전에 들어가는데 성공한다.
제2막. 하녀 블론드헨은 자기를 귀찮게 쫓아다니는 오스민에게 제발 그만 따라 다니라면서 정색하여 핀잔을 준다. 콘스탄체도 파샤에게 혼자 있고 싶으니 제발 관심 좀 꺼 달라고 부탁한다. 파샤는 콘스탄체와 함께 있지 못하게 되어 슬픈 심정이다. 파샤는 괴로운 심정에 Martern aller Arten(끝없는 고문)이라는 아리아를 부른다. 드디어 벨몬테가 콘스탄체를 만난다. 하인 페드리요는 그중 머리가 좋다고 인정을 받아 네사람의 탈출을 기획하는 일을 맡는다. 네 사람은 이제는 탈출한다는 생각에 흥분되어 잠을 이루지 못한다. 4중창이 재미있고 아름답다. 1단계 작전으로 페드리요가 덩치 큰 오스민에게 술을 잔뜩 먹여 녹초를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 2단계, 3단계...착착 진행된다. 제3막. 밤중에 페드리요가 먼저 궁전 담에 사다리를 놓고 탈출하려는데 그만 경비병에게 붙잡히고 만다. 이어 벨몬테와 콘스탄체도 붙잡힌다. 오스민이 술에서 깨어나 화가 치밀어 경비병을 모두 동원하여 붙잡은 것이다. 파샤 앞에 끌려온 콘스탄체가 제발 풀어 달라고 간청한다. 벨몬테는 자기 아버지가 엄청난 부자이므로 돈을 많이 줄테니 석방시켜 달라고 말한다. 아이쿠! 아버지 얘기는 하지 말았어야 했을 것을! 파샤의 오랜 원수이기 때문이었다. 죽음에서 피할수 없는 두 사람은 ‘이 무슨 운명인가?’(Welch' ein Geschick!)라는 듀엣을 부른다. 참으로 천우신조! 파샤의 마음이 움직인다. 모두 풀어주라고 선포한다. 와! 모두 행복했다. 오스민만 제외하고! 하렘 관리 소홀로 벌을 받았다. 터키 사람, 좋은 사람! 6.25 전쟁 때 군대를 보내준 나라 사람!!
마적 (마술피리)
타이틀: Die Zauberflöte (마적: 마술피리: The Magic Flute). 전2막의 징슈필. 대본은 엠마누엘 쉬카네더(Emanual Schikaneder)가 썼다. ‘요술피리’라고 번역하는 경우도 있다.
초연: ·1791년 비엔나 테아터 안 데어 빈(Theater an der Wien)
주요배역: 자라스트로(태양신전의 고승), 타미노(자바의 왕자), 밤의 여왕, 파미나(밤의 여왕의 딸), 세명의 부인(밤의 여왕의 시녀들), 세명의 어린이, 모노스타토스(무어인), 파파게노(새잡이), 파파게나
음악 하이라이트: 서곡의 주제 음악, 마술피리를 들고 부르는 타미노의 아리아, 파파게노의 벨음악, 파파게노의 팬파이프 음악, 실망한 파미나의 아리아(G단조), 자라스트로의 아리아, 고통받고 있는 어머니로서 밤의 여왕의 아리아(B장조), 복수를 다짐하는 밤의 여왕의 아리아(D단조), 승려들의 합창
베스트 아리아: Der Hölle Rache[지옥의 분노, 마음에 불타고](S), Dies Bildnis ist bezaubernd schön[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T), Ach, ich fühl's[아, 사라진것을 느낄수있네](S), Der Vogelfänger bin ich ja[나는야, 새잡이](B), Ein Mädchen oder Weibchen[자그마한 아가씨, 그렇지 않으면 귀여운 아내를](B), In diesen heil'gen Hallen(T), O Isis und Osiris[오이시스와 오시리스신이여](B), Bei Männern welche Liebe fühlen[사랑을 느끼는 모두들](T+S), O zittre nicht[오 흔들리지 말아요](S)
사전 지식: 2막짜리의 동화를 기본으로 한 코믹하기도 하고 장엄하기도 한 오페라. 너무나 음악이 훌륭하기 때문에 음악사 연구가, 또는 다른 작곡가들은 이 오페라를 들을 때마다 땅을 치며 감탄하기가 일쑤였다. 더구나 모차르트가 이 오페라를 짧은 시일안에 별로 힘들이지도 않고 작곡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감탄사를 연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음악은 이렇게 훌륭하지만 줄거리는 도무지 말도 안 되는 넌센스이며 그렇지 않으면 무슨 비밀 결사 조직을 위한 거대한 음모라고 생각되는 것이다. 아무도 이 오페라의 내용이 던져주는 의미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에피소드: 모차르트의 생애 마지막 오페라. 당시 비밀 결사조직인 프리메이슨(Freemason)의 의식음악과 이 조직의 이상을 표현한 음악이라는 평을 받았다. 이러한 점은 서곡에서 분명하게 들어난다. 장엄한 종교의식적 화음을 트럼본을 이용해 표현한 것은 좋은 예이다.
에피소드: 모차르트와 친구 쉬카네더(Schikaneder)는 모두 당시 비밀결사 조직인 프리메이슨(Freemason)의 멤버였다고 한다. 프리메이슨은 오늘날 비밀스런 남자들만의 모임인 엘크스(Elks)클럽과 같은 조직이다. 다만, 당시 지나친 왕권주의에 반대하고 새로운 사회를 지향하고 있었다는 점이 오늘날의 일반 사회봉사클럽들과는 다르다. 이 오페라에는 기괴하고 별난 주인공들, 넌센스 같은 상징물(예를 들면 피리, 방울, 마술의 칼 등), 독특하고 괴상한 의식이 나온다. 이런 것을 볼 때 모차르트가 비밀 결사인 프리메이슨을 위해 작곡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밤의 여왕을 등장시켜 고승들의 왕국을 파괴하려 한 것은 당시 마리아 테레자여제가 프레메이슨을 타파하려고 했던 것과 의미가 같다는 해석도 있다. 또 한 가지 이 오페라에 대한 에피소드는 모차르트가 프리메이슨에 대한 비밀을 너무 많이 퍼트리고 다녔기 때문에 프리메이슨이 조직을 위해 그를 독살했다는 것이다. 아무려나 모차르트는 너무나 젊은 나이인 35세에 죽었다.
줄거리: 제1막. 배경은 고대 이집트. 그런데 무대는 황량한 사막이 아니라 울창한 숲이다. 타미나(Tamina)왕자가 큰 뱀에게 쫓겨 위험한 때에 검은 옷을 입은 세명의 여인들이 나타나 ‘지지배배~~’노래하면서 가볍게 큰 뱀을 처치해 준다. ‘밤의 여왕’의 시녀들이다. 그나저나 타미나를 저 동남아의 자바의 왕자라고 붙인 것은 아무래도 이해하기가 힘들지만 동화같은 얘기이므로 크게 관계할 일이 아니다. 이어 새털로 장식한 옷을 입어 자기의 직업이 새잡이임을 노골적으로 표현한 파파게노(Papageno)가 노래 부르고 춤을 추며 지나가다가 뱀 때문에 기절했다가 깨어난 타미나 왕자를 만난다. 파파게노는 ‘밤의 여왕’을 위해 새를 잡으러 다니는 사람이다. 파파게노는 왕자가 깨어나자 자기가 뱀을 죽였으니 고맙게 생각하라며 거짓말을 한다. 그러자 ‘밤의 여왕’의 세 시녀가 나타나 거짓말 한 파파게노의 입에 자물쇠를 채워 더 이상 헛소리를 하지 못하도록 벌을 주고 타미나 왕자에게는 ‘저, 혹시 이런 사람 본적 없으신가요?’라면서 어떤 여인의 초상화를 보여준다. 아무튼 이 오페라의 내용은 동화에서 따온 것이므로 엉뚱한 일들이 아무런 부담 없이 수시로 일어나지만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니다. 그 초상화의 주인공은 ‘밤의 여왕’의 딸인 아름다운 파미나(Pamina)공주이다. 공주는 무조건 다 예뻐야 한다는 대단히 정상적인 주장이 여기에서도 통한다.
아니나 다를까 왕자도 역시 남자인지라 공주의 초상화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진다. 그렇지 않으면 왕자가 아닐 것이다. 여기에 다 짐작하는 대로 공주는 무슨 어려운 일에 부딪혀 있다. 고승 자라스트로(Sarastro)라는 사람에게 붙잡혀 있다는 것이다. 왜 붙잡혀 있는지 그 이유는 모른다. 다만, 여왕의 시녀들이 왕자에게 공주를 구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그 큰 뱀까지 쉽게 처치한 세 시녀들이 어찌하여 직접 공주를 구하지 않고 신통력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왕자에게 공주를 구해 달라고 부탁했는지 의문을 가질 필요는 없다. 동화이기 때문이다. 급기야 ‘밤의 여왕’이 등장하여 왕자에게 공주를 구출해 달라고 부탁하면서 그러면 공주는 그대의 것임을 강조한다. 이때 ‘밤의 여왕’이 부르는 아리아는 아마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아리아중의 하나일 것이다. ‘밤의 여왕’은 왕자에게 공주 구출을 부탁하면서 금으로 만든 마술피리를 건네준다. 그리고 새잡이 파파게노에게는 은방울 악기를 주며 왕자를 도와 공주 구출에 성공하면 별도의 상을 주겠다고 말한다. 입에 물린 자물쇠를 풀어주었음은 물론이다. 순진하기만 한 타미노왕자와 새나 잡는 파파게노가 그런 큰 작전을 수행하리라고 믿는 밤의 여왕의 심정인들 오죽하랴!
장면은 바뀌어 고승 자라스트로의 궁전이다. 고승의 못된 하인 모노스타토스(Monostatos)가 공주를 다른 곳으로 데리고 가려 한다. 무어인인 모노스타토스는 은근히 예쁜 파미나공주에게 흑심을 품고 있다. 새잡이 파파게노가 갑자기 나타나 모노스타토스를 겁주어 쫓아 버린 후 공주에게 이제 잠시후면 왕자가 와서 구해 줄테니 기다리라고 말한다. 왜 직접 구출해서 도망가지 못하고 잠시 기다리라고 하는 것은 또 무슨 작전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한편 타미노왕자는 사원의 승려들로부터 자라스트로고승은 결코 나쁜 사람이 아니며 대신 ‘밤의 여왕’이 약간 나쁜 사람이라는 설명을 듣는다. 때를 맞추어 고승 자라스트로가 입장하고 모든 승려 등등은 합창으로 그를 환영한다. 타미노왕자가 자라스트로 승려대장에게 ‘그대의 하인 모노스타토스가 파미나 공주를 욕보이려 했으니 어쩔 것인가?’라고 묻자 고승은 당장 모노스타토스를 불러 큰 벌을 준다. 그런후에 자라스트로 고승은 왕자와 공주를 시련의 대사원으로 데려가 두 사람이 과연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치더라고 행복할 만큼 서로 사랑하는지 시험토록 한다.
제2막. 타미노 왕자는 첫 번째 시험을 통과한다. 여자에게 말을 하지 않는 시험이었다. 파미나 공주에게 내준 시험은 모노스타토스로부터 교묘하게 도피하는 내용이었다. 아무튼 별 시험이 다 있다. 한편 새잡이 파파게노는 늙고 못 생긴 할머니를 배필로 맞아하는 시험이었다. 파파게나이다. 나중에 파파게나는 방년 18세의 똘똘하고 아리따운 아가씨로 본래의 모습을 나타낸다. 왕자의 두 번째 시험인은 불과 물의 시험도 통과했다. 마지막 시험은 공주와 함께 깊은 동굴속에 들어갔다가 밖을 찾아 나오는 것이었다. 왕자는 ‘밤의 여왕’이 준 마술 피리를 불어서 동굴 시험도 무사히 합격한다. 고승 자라스트로는 탬(Tam)과 팸(Pam)이 모든 시험에 합격한 것을 축하해준다. 면허장 수여식은 생략. 이밖에도 황당한 내용의 다른 얘기r 여럿 있지만 전체 줄거리 이해에 별 도움이 안되기 때문에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황당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무척 재미있는 동화이다. 그러나 줄거리 보다는 음악이 너무 아기자기 아름답기 때문에 마적에 대한 매력을 마다할수 없다.
☼ 마술 피리와 프리메이슨의 관계
모차르트는 비록 30대 중반이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서구 문화의 변화를 위해 끼친 영향은 실로 위대하다고 말할수 있다. 모차르트를 모차르트로 만들어준 요소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그가 천재였다는 점이다. 현대 정신 분석 전문가에 의하면 모차르트의 IQ는 185였다고 한다. IQ가 보통 140 이상만 되어도 천재로 인정하는 것을 생각할 때 모차르트야 말로 정말로 천재라고 말하지 않을수 없다. 그 같은 천재성으로 수많은 작품을 창작하였으며 그 작품들이 서구 문화의 발전적 변화에 끼친 기여는 일일이 열거할수 없을 정도이다. 두 번째로 그는 신동이었다. 모차르트는 겨우 여섯 살 때에 피아노, 바이올린, 오르간의 완벽한 연주자였다. 뿐만 아니라 무슨 곡이든지 한번 듣고서는 곧바로 재현하는 능력이 있었으며 즉흥적인 연주에도 뛰어났다. 그가 여섯 살 때에 작곡한 다섯 개의 피아노곡은 지금까지도 자주 연주되는 작품들이다. 셋째로 아버지로부터 말할수 없이 엄격한 교육을 받았다는 것이다. 다른 아이들의 경우에는 상상도 못할 조기교육이었다.
오페라 '마적‘은 1791년 9월말에 초연되었다.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나기 불과 두 달 전이었다. ’마적‘을 작곡할 때에 모차르트는 세명의 '프리메이슨’(Freemason) 형제들의 도움을 받았다. 그 중 한명이 ‘엠마누엘 쉬카네더’(Emanuel Schickeneder)였다. 쉬카데너는 비엔나 교외에 극장을 가지고 있었으며 모차르트에게 이 극장을 위한 오페라를 작곡해 달라고 부탁했다. 당시에 프리메이슨은 오스트리아에서 위협을 받고 있었다. 그래서 이 오페라는 프리메이슨의 단결과 이상을 표현해야 했다. 숙명적인 운명에 도전하는 것, 이성에 따라 미덕을 쌓는 것과 같은 자유사상을 표현하여 프리메이슨의 존재가치를 은연중에 내보여야 했다. 이밖에도 ‘마적’이 표현해야할 사항은 한 가지 더 있었다. 여자들이 프리메이슨에 정식으로 가입하려는 의도를 막아야 했다. 당시에 여자들은 ‘여성프리메이슨’ 가입의식을 별도로 가지고 있었지만 남성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원조 프리메이슨에 가입하고 싶어 했다. 그러면서도 자기들만의 비밀을 더욱 굳게 지키려고 했다. 그래서 모차르트와 그의 동지들은 ‘마적’을 통해서 자기들의 친목과 미덕을 더욱 과시코자 했으며 한편으로는 여자들이 똑같은 신분으로 프리메이슨에 가입코자 하는 것을 은근히 조소해야 했다.
‘마적’의 서곡은 프리메이슨이 암호로 사용하고 있는 E 플랫으로 되어 있다. 이를 프리메이슨 조(Key)라고 한다. 서곡은 다섯 개의 강력한 화음으로 시작한다. 그런 후에는 불규칙하게 변하는 이교도적, 어찌 생각하면 신성을 모독하는 것과 같은 소리로 이어진다. 서곡은 9개의 화음으로 연결되다가 다시 불규칙한 파트로 이어진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은 처음과 같은 3개의 강렬한 화음으로 끝난다. 서곡이 끝나면 연극의 주인공인 타미노(Tamino)가 들어온다.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사냥옷과 같은 의상이다. 어쨌든 타미노는 신비한 동방에서 온 사람으로 되어있다. 활을 들고 있지만 화살은 가지고 있지 않다. 말하자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 있다는 뜻이다. 커다란 뱀에게 쫓기고 있다. 유혹을 의미한다. 뱀에 쫓기던 타미노가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뱀 또는 용은 프리메이슨을 탄압하는 기득권층을 말한다. 타미노는 죽은것처럼 보인다. 베일을 쓴 세명의 부인이 구해준다. 베일을 썼기 때문에 빛을 볼수 없다. 은으로 만든 창을 들고 있다. 은은 여성적인 금속이며 남성의 금속인 금에 비하여 열등하다. 세 부인은 타미노라는 남성을 서로 차지하려고 다툰다. 남성 전유의 프리메이슨에 들어오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그러나 결국 포기하고 자기들이 섬기는 밤의 여왕에게 가서 타미노가 자기들이 하기 어려운 일을 도울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밤의 여왕은 당시 유럽에 세력을 떨치고 있던 합스부르크 가문, 특히 마리아 테레자 여제를 뜻한다. 모차르트를 비롯한 동료 프리메이슨들이 당시의 사회와 여성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수있다.
돈 조반니
타이틀: Don Giovanni (Il Don Giovai: Don Juan: Lord John). 전2막의 오페라 부파(Dramma giocoso). 대본은 역시 로렌쪼 다 폰테(Lorenzo Da Ponte)이다. 원작은 17세기 스페인의 극작가 티르소 다 몰리나(Tirso Da Molina).
초연: 1787년 프라하 국립극장. 1788년에 비엔나에서 수정본 초연(돈 오타비오의 아리아 Dalla suo pace등을 추가).
주요배역: 돈 조반니(방탕한 귀족), 콤멘다토레(늙은 귀족), 돈나 안나(콤멘다토레의 딸), 돈 오타비오(돈나 안나의 약혼자), 돈나 엘비라(부르고스의 귀부인), 레포렐로(돈 조반니의 하인), 마제토(농부), 체를리나(마제토의 약혼녀)
음악 하이라이트: 가짜니가(Gazzaniga)-돈 조반니의 건배의 테노리아(Tenoria), 돈 오타비오의 아리아, 돈 조반니의 샴페인 아리아, 돈 조반니의 세레나데, 레포렐로의 카탈로그의 아리아, 돈나 안나와 돈 오타비오가 복수를 다짐하는 듀엣, 체를리나의 아리아(1막과 3막), 돈 조반이와 체를리나의 못이룬 사랑에 대한 듀엣, 1막에서의 엘비라의 아리아, 미뉴에트, 농부들의 랜들러
베스트 아리아: Il mio tesoro[나의 보물](T), Dalla sua pace[그녀의 평화](T), Allara rinforzo...Or sal chi'l'onore[내 명예를 빼앗으려 한 자](S), Non mi dir(S), Ah, fuggi il traditor(S), Mi tradi quell'alma ingrata(S), La ci darem la mano[나와 결혼해 주시오, 사랑하는 이여](T), Batti, batti, o bel Masetto[때려줘요, 때려 줘요, 사랑하는 마제토](S), Vedrai, carino(S), Ah, pieta, signori miei(S), Madamina! il catalogo e questo[마님, 이것이 문제의 그 명단입지요](B), Deh, vieni alla finestra[창가로 나와 주시오](B), Finch'han dal vino[와인을 마시도록 놓아두시오](B), Or sai chi l'onore[당신은 분명히 알고 있지요](S)
사전 지식: 어떤 형태의 오페라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작품. 한편으로는 웃기는 파트가 많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죄 값을 혹독하게 받은 희대의 호색한, 살인자, 섹스 편집증 환자에 대한 얘기이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성격의 여러 사람이 동시에 거로 다른 멜로디로 중창을 부르는 것은 모차르트만이 만들어 낼수 있는 독특함이다.
에피소드: 로렌쪼 다 폰테는 17세기 스페인의 극작가 티르소 다 몰리나(Tirso da Molina)가 쓴 희대의 바람둥이 돈 후안(Don Juan)에 대한 희곡을 기본으로 오페라 대본을 작성했다. 그런데 당시에 이미 몰리나의 희곡을 바탕으로 주세페 가짜니가(Giuseppe Gazzaniga)라는 사람이 돈 조반니라 똑같은 제목의 오페라를 작곡하여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가 프라하에서 초연되던 같은 해에 베니스에서 무대에 올린 일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가짜니가의 돈 조반니는 가짜처럼 취급받았고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만이 찬사를 받게 되었다. 모차르트는 원래 제목을 Il dissoluto punito(처벌 받은 난봉꾼)으로 생각했으나 너무 노골적인 것 같아서 Il Don Giovanni로 고쳤다.
이탈리아어로 된 오페라 제목을 살펴보면 주인공들의 호칭이 대개 Don으로 되어있다. Don은 요즘의 Mr와 같은 뜻이다. 당시에는 귀족에게만 사용하던 호칭이다 (Donna는 귀족부인에게만 사용하던 호칭). 그러고 보면 못된 사람들은 모두 귀족? 저명한 음악 평론가 아서 슈나벨(Arthur Schnabel)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아리아는 특이하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아주 쉽고 전문가들에게는 아주 어렵다.’라고 말한바 있다. 그가 대표적으로 든 예는 돈 조반니에서 돈 오타비오가 부르는 Il mio tesoro intanto(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라는 아리아였다. 오페라 돈 조반니는 서곡부터 대단히 신랄하다. 석상 콤멘다토레가 복수를 하기위해 조반니에게 뚜벅뚜벅 다가오는 소리까지 들을수 있다. 한편, 돈 조반니의 주제 멜로디인 La ci darem la mano(나와 결혼해 주시오, 사랑하는 이여)는 모든 오페라 아리아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으로 베토벤, 쇼팽, 리스트가 변주곡으로 만들 정도이다.
줄거리. 돈 조반니의 하인 레포렐로(Leporello)는 희대의 호색한이며 섹스머신인 주인을 모시게 되어 한심하다는 생각에 한탄 겸 불평을 털어 놓고 있다. 돈 조반니는 어떤 여인의 치마 자락을 쫓아서 그 집으로 들어갔으며 레포렐로는 집 밖에서 주인을 기다리며 망을 보고 있는 중이다. 갑자기 돈 조반니가 그 집에서 황급히 도망쳐 나온다. 뒤 쫓는 여인은 돈나 안나(Donna Anna)이다. 돈 조반니는 돈나 안나를 강제로 능욕하려다가 돈나 안나의 아버지 콤멘다토레(Commendatore: 퇴역장군?)에게 발각되어 뜻을 이루지 못하고 도망쳐 나오는 참이었다. 돈나 안나의 아버지가 ‘이런 죽일 놈!’이라고 하면서 돈 조반니와 결투를 벌인다. 하지만 ‘내가 누군데’라는 돈 조반니에게 그만 죽임을 당하고 만다. 돈나 안나의 약혼자 돈 오타비오(Ottavio)가 돈나 안나를 위로하며 대신 복수해 주겠다고 다짐한다. 돈나 안나와 돈 오타비오는 희생자 제1번과 제2번이다. (이제부터는 이름의 앞에 돈(Don)이나 돈나(Donna)라는 존칭을 생략하겠다.) 그런데 그런 끔찍한 살인사건이 일어났는데 경찰에는 어찌하여 신고도 하지 않았는지?
조반니는 새로운 섹스 상대자를 찾아다니다가 우연히 길모퉁이에서 슬프게 울고 있는 어떤 미모의 여인을 발견한다. 엘비라(Donna Elvira)이다. 그런데 엘비라는 언젠가 조반니가 하룻밤을 재미로 보낸 후 언제 보았냐는 듯 발로 차버린 여인이었다. 희생자 제3번. 조반니는 그런 엘비라인줄 모르고 다시 유혹의 손길을 뻗히려가가 엘비라가 ‘아니, 이거 누구야? 조반니아냐?’하면서 일어나서 붙잡으려하자 깜짝 놀라 줄행랑을 친다. 뒤 따라 왔던 하인 레포렐로는 엘비라와 안면이 있기에 위로하면서 ‘마님, 우리 주인 조반니로 말씀 드리자면 지금까지 관계를 가진 여자가 이탈리아에서 640명, 독일에서 231명, 프랑스에서 100명, 터키에서 91명, 그리고 스페인에서 1,003명이라고 털어 놓으면서 원래 그런 인간이니 이제 그만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내용의 유명한 ‘카탈로그의 노래’를 부른다 (조반니의 나이가 22세라고 하니 그렇다면 사춘기 이후, 매 주말마다 평균 3.9명의 여인과 동침했다는 계산이니 실상을 파악하기 힘들다).
마을에서는 결혼식 축하 잔치가 한창이다. 대단히 섹시하고 귀엽게 생긴 체를리나(Cerlina)와 순박한 시골 양반 마제토(Masetto)의 결혼이다. 정력이 남달리 왕성한 조반니가 체를리나를 그냥 지나쳐 버릴 리가 없다. 조반니는 체를리나를 제외한 피로연 참석자 모두를 자기 저택으로 초대하여 즐겁게 지내라고 한다. 체를리나로부터 마제토를 분리하자는 기초 작전이다. 조반니는 의도한 대로 체를리나 유혹 작전에 성공한다. 체를리나는 조반니가 ‘손에 손잡고’ 행복하게 지내자고 달콤하게 유혹하는 바람에 넘어간 것이다. 희생예정자 제4번이다. 조반니와 체를리나 두 사람은 이제 떨어질 수 없는 한 쌍의 원앙처럼 희희낙락이다. 이때 희생자 제3번인 엘비라가 가면을 쓰고 나타나 체를리나에게 이 못된 젊은이를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설상가상으로 희생자 제1번 안나와 제2번 오타비오 역시 가면을 쓰고 나타나 조반니 저 놈을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조반니는 ‘어찌하여 오늘 일진이 이러한가?’라는 노래를 부르며 도망가기에 여념이 없다. 조반니를 잡지 못한 안나는 자기가 겪었던 그 무서운 밤을 회상하면서 이 오페라에서 가장 쇼킹하고 부르기 힘든 대단히 극적인 레시타티브를 부른다. ‘그가 다가왔어요. 그리고는 나를 껴안았어요. 몸부림을 치며 빠져 나가려 하자 그는 나를 더 꽉 조였어요. 있는 힘을 다해 소리를 질렀죠. 하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어요. 그는 한 손으로 내 입을 막고 다른 한 손으로는 내 몸을 세게 조이기 시작했어요. 아, 이젠 어쩔 수 없이 당하는구나 라고 생각 했어요’라는 내용이다. 안나의 기억하기도 싫은 경험담이었다. 한편, 멋모르고 조반니의 침실까지 따라갔던 체를리나가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온다. 조반니가 너무 조급하게 욕심을 채우려고 했던 것이고 당황한 체를리나가 그때서야 정신을 차리고 ‘아이고, 난 오늘 밤에 마제토와 결혼할 몸인데! 이게 아닌데!’라면서 놀래서 도망쳐 나온 것이다. 안나, 엘비라, 오타비오는 가면을 벗고 파티 참석자들에게 조반니의 악행을 준열하게 설명해준다.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친다.
제2막. 도망가기에 여념이 없는 조반니는 그 와중에서도 한가지 꾀를 낸다. 하인과 자기의 옷을 바꾸어 입고 혼란 작전을 펴기로 한 것이다. 성난 마을 사람들이 총과 무기를 들고 조반니를 추격해 온다. 하인으로 변장한 조반니가 ‘저쪽으로 그 나쁜 놈이 갔어요!’라면서 마을 사람들에게 엉뚱한 방향을 가르쳐 준다. 마제토는 비교적 뚱뚱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 뒤쳐져 나타났다. 마제토는 조반니에게 총을 뺏기고 흠뻑 두들겨 맞는다. 마제토는 희생자 제5번이다. 이윽고 조반니와 하인 레포렐로가 도망에 성공한다. 그리하여 둘이서 만난 곳이 묘지였다. 그런데 묘지에 있는 어떤 석상이 느닷없이 움직이면서 말을 하기 시작한다. ‘나를 죽인 놈에게 하늘의 복수를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노라!’는 것이었다. 조반니가 죽인 안나의 아버지 콤멘타토레였다. 돈 조반니는 ‘야, 뭐 이런 석상이 다 있어!’라고 생각하고 크게 웃으면서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저녁이나 먹으면서 하자’고 그 석상을 만찬에 초대한다. 조반니가 자기 저택에서 저녁밥을 먹고 있는데 문제의 석상이 어느새 그곳까지 쫓아와 조반니에게 뚜벅뚜벅 다가온다. 마치 마지막 희생자를 찾아오듯! 무대에는 망령들이 뛰쳐나와 노래하며 춤을 춘다. 무대 한 가운데에는 불이 활활 타오르는 커다란 구덩이가 입을 벌리고 있다. 어둠속에서 그림자만 보이는 악마들이 조반니를 끌어당겨 구덩이에 밀쳐 넣으려고 한다. 조반니가 소리친다. ‘심장이 터질 것 같다. 뱃속의 내장들이 삐져나오는 것 같다. 이 고통, 공포, 절망....악~’ 돈 조반니는 이제 지옥에서 고통 중에 살아야 한다. 이 마지막 장면은 그후 19세기 까지 공연에서 삭제되기도 했다. 너무 무섭고 으스스해서였다. 대신에 모든 희생자들이 무대 앞에 나와서 나쁜 일을 한 사람은 결국 이런 벌을 받는다는 도덕적인 해설을 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도메네오, 크레테의 왕
타이틀: Idomeneo, Rè di Creta (Idomeneo, King of Crete). 3막의 비극. 모차르트가 1780년과 1781년에 걸쳐 잘츠부르크와 뮌헨에서 작곡하였다. 죠반니 바티스타(Giovanni Battista)가 대본을 썼다.
초연: 1781년 뮌헨 레지덴츠테아터(Residenztheater)
주요배역: 이도메네오(이도메네우스, 크레테의 왕), 이다만테(이다만테스, 이도메네오의 아들), 일리아(트로이의 프리암왕의 딸), 엘렛트라(아르고스의 아가멤논왕의 딸), 아르바체(아르바체스, 이도메네오왕의 시종)
음악 하이라이트: 이다만테의 고독한 아리아(3막, 4중창으로 발전)
베스트 아리아: Non temer, amato bene[무서워 마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여](T, 남성소프라노), Zeffiretti lusinghieri[상쾌한 미풍](S), D'Oreste, d'Ajace(오레스테스의, 아작스의)(S), Four del mar[바다를 떠나서](T), Torna la pace[평화가 돌아오다](T), Vedrommi intorno[나의 주위를 살펴보리라](T)
사전지식: 모차르트의 오페라 중에서 가장 고귀하며 영웅적인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고전적 opera seria의 전형이다. 무대는 트로이 전쟁 이후의 크레테 왕국이며 이도메네오는 크레테(크레타)의 왕이다. 모차르트는 이 오페라에서 목관악기(클라리넷)를 최고로 활용하였다. 오페라 서곡의 주제는 오페라 전편에 걸쳐 또다시 반영되어 있다. 초연 당시의 뮌헨오케스트라는 멀리 만하임(Mannheim)에서 선제후를 따라 뮌헨으로 온 사람들로 구성되었다. 만하임의 오케스트라는 대규모의 현과 강력한 목관이 특징이었다. 그 같은 전통이 뮌헨으로 이전되었으며 이도메네오에서 처음으로 만하임 스타일의 연주가 소개된 것이다. 이도메네오 1막에 나오는 해신 넵튠 음성은 나중에 돈 조반니에서 석상(콤멘다토레)의 음성으로 다시 표현되었다. 이도메네오가 부르는 Vedrommi intorno도 해신 넵튠에 대한 두려움을 노래한 것이다.
줄거리: 제1막. 크레테의 왕 이도메네오(Idomeneo)는 트로이 전쟁에서 싸우느라고 오래 동안 떠나 있다가 겨우 왕궁으로 돌아가기 위해 배를 탄다. 전쟁에서 그가 귀환에 앞서서 크레테로 보낸 포로 중에는 트로이의 왕 프리암(Priam)의 딸 일리아(Ilia)도 포함되어 있다. 일리아는 트로이의 함락을 비분탄식하면서도 원수인 이도메네오의 아들 이다만테(Idamante)를 사랑하고 있는 자신을 생각하고 갈등에 싸인다. 문제는 엘렛트라(Elettra)라고 하는 아가씨도 이다만테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다. 엘렛트라가 누군가 하면 아가멤논의 딸이다. 한편, 이도메네오의 아들 이다만테는 아버지의 무사귀환과 전쟁에서의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트로이 포로들을 석방한다. 축하 분위기도 잠시뿐, 이도메네오 왕이 탄 배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엘렛트라는 이도메네오 왕이 돌아오지 않을 경우, 이다만테와 일리아가 곧 결혼하게 될것 같아 걱정이다. 왕위를 한시라도 비어 놓을수는 없기 때문이다. 바다에서 심한 풍랑을 만난 이도메네오는 해신 넵튠에게 풍랑에서 구해주면 육지에 도착하여 처음 만나는 사람을 희생물로 바치겠다고 약속한다. 그리하여 해신의 보호아래 무사히 크레테에 도착한 아도메네오 왕이 처음 만난 사람은 바로 사랑하는 아들 이다만테였다. 백성들은 해신 넵튠의 도움으로 왕이 무사히 귀환했다고 환호하지만 정작 이도메네오의 마음은 미치도록 괴롭기만 하다.
제2막. 이도메네오는 왕궁의 원로에게 어떻게 해야 이 난관을 피해 갈수 있을지 자문을 구한다. 원로는 아들 이다만테를 당장 멀리 귀양 보내고 다른 희생물을 찾아 드리면 된다고 자문한다. 왕은 이다만테를 엘렛트라 공주와 함께 고향으로 보내기로 한다. 엘렛트라는 모든 일이 잘 풀리는 것 같아 기쁜 마음이다. 한편, 이도메네오왕은 트로이의 공주 일리아가 이다만테를 사랑하고 있음을 알고는 적국의 공주인 일리아를 희생물로 드리기로 작정한다. 사람들이 시돈 항구에서 이다만테 왕자와 엘렛트라 공주를 환송키 위해 몰려있다. 순간 바다 깊은 곳에서 소용돌이와 함께 커다란 뱀이 솟아올라와 보이는 대로 파괴하며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한다. 해신 넵튠이 분노하여 보낸 뱀이었다. 이도메네오는 자기가 해신 넵튠을 속인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자기 자신을 희생물로 바치기로 결심한다.
제3막. 이다만테는 바다의 뱀과 싸울 결심을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왜 자기 아버지가 자기를 엘렛트라와 함께 멀리 보내려고 하는지 모르고 있다. 바다로부터 공포가 엄습하자 넵튠 신전의 고승이 이도메네오 왕에게 넵튠과 약속한 희생물이 누구인지 밝히라고 재촉한다. 왕이 자기 아들 이다만테라고 밝히자 모두들 크게 놀라고 두려워한다. 모두들 신전에 모여 앞으로의 일을 걱정하고 있다. 이 때 이다만테가 뱀을 처치하고 들어선다. 이다만테는 아버지의 괴롬을 알고는 자기가 넵튠을 위한 희생물이 되겠다고 나선다. 신전에서의 제사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 일리아가 뛰어 들어와 자기가 이다만테 대신에 희생되겠으니 이다만테 왕자는 제발 살도록 해 달라고 간청한다. 순간, 넵튠의 음성이 울려 퍼진다. 이도메네오왕은 속히 왕위를 아들 이다만테에게 물려주고 일리아와 이다만테를 결혼시키라는 소리였다. 모두들 해신 넵튠의 자비를 찬양한다. 솔직히 엘렛트라만은 즐겁지 않았다.
티토의 자비 (티투스)
타이틀: La Clemenza di Tito. 또는 Titus라고 부름. (The Clemency of Titus. 티토의 자비). 전2막의 Opera seria. 원래 메타스타시오(Metastasio)라는 제목으로 써놓았던 오페라 대본에 기본을 두고 카테리노 마쫄라(Caterino Mazzola)가 썼다.
초연: 1791년 9월 6일 프라하 국립극장
주요배역: 비텔리아(비텔리우스황제의 딸), 섹스투스(세스토: 티투스의 친구이며 충복: 비텔리아를 사랑함), 티투스(티토: 로마 황제), 세르빌라(세스토의 누이,:안니오를 사랑함), 안니오(세스토의 친구: 세르빌라를 사랑함), 푸블리우스(티투스황제의 충복)
음악 하이라이트: 티토와 백성들의 합창
베스트 아리아: S'altro che lacrime(S), Torna Tito(S), Parto, parto[나는 간다, 나는 간다](남성 소프라노), Non piu di fiori[더 이상 꽃은 필요 없어요](S)
사전지식: 모차르트가 마지막으로 작곡한 오페라이다. 일반적으로는 ‘마적’이 마지막으로 쓴 오페라인 것처럼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 ‘마적’은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난 해인 1791년 초부터 작곡에 들어간 것이며 ‘티토의 자비’는 같은해 8월에 작곡하여 3주만에 끝낸 작품이다. 다만, ‘티투스’는 프라하에서 1791년 9월 첫주에 초연되었으나 ‘마적’은 그보다 몇 주 늦은 9월 말에 비엔나에서 초연되었을 뿐이었다. 아무튼 ‘티토의 자비’는 모차르트의 마지막 오페라라는 의미가 있다.
1790년, 합스부르크의 마리아 테레자의 아들로 신성로마 제국의 황제였던 요셉2세가 비엔나에서 세상을 떠나자 그의 뒤를 이은 레오폴드 2세는 보헤미아의 왕으로서 자기의 대관식을 제국의 각 지역에서 갖고 싶어 했다. 첫 번째는 프랑크푸르트에서였다. 이 대관식에서 모차르트는 유명한 피아노협주곡 ‘대관식’을 연주했다. 다음번 대관식은 이듬해에 프라하로 예정되어 있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작곡된 것이 ‘티토의 자비’였다. 황제의 위엄과 관용을 보여주는 대단히 적합한 작품이었다. 오페라 ‘마적’을 작곡해야 하는 한편, 진혼곡(Requiem)도 완성해야하는 긴박한 입장에서 모차르트는 ‘티토의 자비’를 단 3주만에 완성했다.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일이었다. ‘티토의 자비’는 레오폴도2세의 프라하 대관식에 맞추어서 1791년 9월 6일 역사적인 초연을 가졌다. 저명한 음악평론가이기도 한 치넨도르프(Zinendorf)백작은 모차르트의 오페라에 대하여 ‘돈 조반니는 지루했지만 코지 판 투테는 매력적이었다. 피가로는 재미있었지만 왜 그런지 울적했다. 마적은 아기자기하여 지루하지 않았지만 티토의 자비는 지루했다. 하지만 스펙터클한 것은 물론 대단히 아름다운 오페라였다’고 평했다. 서곡은 콘서트에서 자주 연주되고 있으며 아리아들도 별도로 레퍼토리로 연주되는 경우가 많다. 아리아에서 클라리넷 오블리가토는 황홀할 정도이다.
에피소드: 레오폴드2세의 왕비인 마리아 루이자는 웬일인지 모차르트의 오페라를 미워하여서 티투스에 대하여도 Porcheria tedesca(독일 돼지처럼 지저분한이란 뜻)이라고 공공연하게 비난했다. 마리아 루이자는 음악이 형편없어서 관중들 대부분이 공연도중 잠을 잤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오페라는 시간이 지날수록 진가를 발휘하여 인기를 끌게 되었다.
줄거리: 공의를 행하지 못했던 비텔리우스 로마황제는 친구인 티투스에게 황제의 자리를 찬탈당하고 살해되었다. 티투스는 새로운 제국을 위해 과감하게 일어선 것이다. 비텔리우스의 딸 비텔리아(Vitellia)는 새로 황제가 된 티투스(티토)와 결혼하는 것이 아버지의 원수를 갚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황제와 가장 가까이 있어야 복수할 기회가 쉽게 생긴다는 이유 때문이다. 원래 티투스황제는 유대왕의 딸 베레니체(Verenice)와 결혼키로 되어있다. 그러므로 비텔리아로서는 서둘러야할 입장이다. 비텔리아는 세상떠난 아버지의 친구이며 충복이었던 섹스투스(Sextus)에게 황제 제거 계획을 털어 놓으며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섹스투스는 아버지의 친구이기도 했지만 비텔리아를 깊이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다. 섹스투스와 티투스황제는 오랜 친구사이이기도 했다. 공의를 시행하기 위해 황제에 오른 티투스를 살해하는 엄청난 일이어서 무척 고민하던 섹스투스는 비텔리아에 대한 사랑으로 이윽고 그 계획에 참여한다. 섹스투스의 친구인 아니우스(Annius)는 섹스투스에게 황제가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유대왕의 딸과의 결혼 약속을 취소하고 그를 유대나라로 되돌려 보냈다는 소식을 전한다. 당장 조급하게 일을 진행하지 않아도 된 비텔리아는 황제 암살을 당분간 연기한다. 섹스투스의 여동생 세르빌라(Servilla)는 섹스투스의 친구 아니우스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다. 하지만 이 결혼에는 황제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 섹스투스는 황제에게 이들의 결혼허락을 곧 요청할 생각이다. 섹스투스와 아니우스는 서로의 진실한 우정을 다짐한다.
티투스황제는 유대왕의 딸과의 결혼을 취소한다고 정식으로 발표하고 대신 섹스투스의 여동생 세르빌라와 결혼하겠다고 발표한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 격으로 깜짝 놀란 섹스투스가 이의를 제기하려 하자 아니우스는 자기의 감정을 감춘채 섹스투스를 말린다. 황제에게 대항하는 것은 너무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아니우스는 세르빌라의 행복을 위해 자기가 희생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섹스투스의 마음 한 구석에는 황제에 대한 증오심이 일어나고 있다. 한편, 세르빌라는 황제가 자기와 결혼하겠다는 소식을 듣고 깊은 실망에 빠진다. 비텔리아는 또 다시 황제 제거 계획을 연기한다. 티투스황제에게 충성하는 푸블리우스(Publius)가 반역 음모자 리스트를 황제에게 바친다. 황제는 그들도 전황제인 비텔리우스에게는 충성스런 신하들이었으므로 관용으로 대하겠다고 말한다. 그 때 세르빌라가 황제에게 나타나 자기는 아니우스를 사랑하므로 황제와 결혼할수 없다고 밝힌다. 세르빌라의 용기에 감탄한 황제는 두 사람의 행복을 위해 세르빌라와 결혼하겠다는 계획을 취소한다. 황제는 이 나라에 정직한 풍조가 있어야 하며 누구든지 자기의 소신을 분명하게 밝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텔리아는 섹스투스에게 황제 암살 음모를 적극 진행키로 했다고 하며 황제의 궁전에 불을 지르고 혼란중에 황제를 살해하도록 지시한다. 사랑하는 비텔리아의 명령을 거부할수 없는 섹스투스는 티투스를 없애기 위해 다른 반역 음모자들을 만나러 간다. 이렇듯 음모가 진행되고 있는 때에 황제의 칙령이 다시 내려진다. 비텔리아를 왕비로 삼겠다는 것이다. 비텔리아가 처음에 원하던 일이었다. 그러므로 당장 티투스황제를 살해해야하는 이유가 없어졌다. 그러나 섹스투스의 행동을 중지시키기에는 이미 늦었다. 섹스투스의 지시를 받은 반역 음모자들이 이미 왕궁에 불을 질렀기 때문이다. 이제 섹스투스는 자기가 맡은 일을 해야만 했다. 섹스투스는 황제를 칼로 찌른다. 날이 밝자 로마에는 평화와 공의의 황제가 반역자들에게 살해당했다는 소식이 퍼진다.
제2막. 티투스황제는 상처만 입었을 뿐 죽지 않았다. 이번 사건에 섹스투스가 깊이 연루되었다는 증거를 확보한 황제는 섹스투스를 체포한다. 섹스투스는 쇠사슬에 묶여 끌려가기 전에 비텔리아와 가슴 아픈 이별을 고한다. 비텔리아는 자기 때문에 사랑하는 섹스투스가 죄를 뒤집어쓴데 대하여 깊이 후회한다. 하지만 황제를 암살하려던 것이 잘못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티투스황제는 절친했던 친구 섹스투스가 자기를 배반했다는 사실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 황제는 섹스투스가 무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섹스투스가 원로원의 재판에서 자기의 범행을 모두 고백했기 때문에 이제 남은 것은 황제의 최후 판결뿐이다. 황제는 섹스투스에게 마지막으로 자신을 항변하라고 말한다. 만일 섹스투스가 한순간 실수로 인한 잘못을 뉘우치고 농촌으로 내려가 평범한 삶을 살겠다면 사면해줄 생각이다. 황제는 섹스투스의 얼굴에서 자기와의 끊을수 없는 우정을 읽는다. 섹스투스는 자기의 죄과를 다시한번 주장하며 어서 죽는 것만이 소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비텔리아를 보호하기 위해 자기의 배후에는 아무도 없다고 강조한다. 섹스투스의 지나친 고집에 분노한 황제는 끝내 사형을 선고한다. 황제는 관용과 자비를 원칙으로 삼고 정치를 펼쳐 나가야하는 입장에서 먼저 자기의 오랜 친구부터 처형해야 한다는 사실에 갈등을 겪는다. 황제는 마침내 자기가 서명했던 사형선고장을 찢어 버린다. 그리고 황제의 직위에서 사임하겠다고 생각한다. 푸블리우스는 황제가 법을 수호할 능력이 없으면 제국의 앞날이 혼란해 질것이므로 반역자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주장한다. 황제는 섹스투스 문제를 푸블리우스에게 맡긴다. 섹스투스의 여동생 세르빌라와 친구 아니우스는 비텔리아를 만나 섹스투스를 살릴 방도를 강구해 달라고 부탁한다. 비텔리아가 황제의 부인이 될 것이므로 황제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는 것이다. 비텔리아는 황제를 제거하고 왕관을 차지해야겠다는 자기의 야망이 허상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자기의 야망을 채우기 위해 한 사람의 고귀한 생명을 담보로 할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 비텔리아는 자기의 야망과 고뇌에 찬 이별을 한다. 비텔리아는 비틀거리면서 황제를 찾아가 자기의 모든 죄를 고백하고 자비를 구한다. 황제는 비텔리아마저 자기를 배신했었다는 사실에 당황하지만 모든 정황을 듣고 나서 관용을 베풀기로 결정한다. 황제는 섹스투스, 비텔리아, 그리고 반역 음모에 참여했던 모든 사람을 용서한다고 발표한다. 로마 시민들이 황제의 관용을 찬양한다. 하지만 섹스투스는 자기가 살아있는 한 자기 자신을 용서하지 못할 것을 알고 있다.
사랑의 정원사
타이틀: La finta giardiniera (The Pretended Garden-Girl; 사랑의 정원사, 가짜 정원사 소녀). 전3막. 대본을 누가 썼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초연: 1774년 (미국이 독립을 선언한 해) 잘츠부르크
주요배역: 라미로(아르민다의 구혼자), 돈 안키세(레고네로의 시장: 집정관), 아르민다(밀라노의 귀부인: 시장의 조카), 산드리나(실은 비올란테 오네스티 후작부인: 가짜 정원사), 로베르토(비올란테후작부인의 시종: 정원사 나르도로 변장), 세르페타(시장의 시녀)
베스트 아리아: Noi donne poverine(S), Una voce sento al core(S), Crudeli, fermate(S), Ah dal pianto(S), Che belta, Che leggiardia(T), Care pupille(T), Ah non partir...Gia divento freddo(T), Con un vezzo all'Italiana(B)
사전지식: 원래 타이틀의 의미는 ‘변장한 여정원사’이다. finta 라는 단어의 의미는 교활하다는 뜻이지만 주인공의 행동을 교활하다고 까지 할수 없으므로 ‘사랑의 정원사’ 또는 ‘사랑스런 정원사’라고 부르고 있다. ‘사랑의 정원사’는 모차르트가 18세 때에 작곡한 것이다. 이탈리아어 대본이었다. 이듬해, 모차르트는 독일어 대본을 마련했다. Die verstellte Gärtnerin이라는 타이틀이었다. 이탈리아어 버전보다 레시타티브와 일부 아리아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는 작품이다. 독일어 버전은 1775년 뮌헨에서 초연되었다. 그러므로 ‘사랑의 정원사’는 엄밀히 두 종류가 있다고 말할수 있다. 독일어 버전은 징슈필로 분류된다.
줄거리: 시기는 중세이며 무대는 이탈리아 북부 자유도시인 라고네로(Lagonero)이다. 독일어 버전에는 독일의 슈바르첸제(Schwarzensee)가 무대로 설정되어있다. 돈 안키세(Don Anchise)는 라고네로의 집정관이다. 이탈리아어 버전에서는 돈 안키세가 시장으로 되어있다. 시장 돈 안키세의 조카인 아름답지만 성질은 고약한 편인 아르민다(Arminda)는 착실한 돈 라미로(Don Ramiro)와 결혼하기로 약속한 사이다. 하지만 아르민다는 어느날 벨휘오레(Belfiore)라는 젊은 백작을 만난후 그와 결혼해야 겠다고 마음먹고 돈 라미로를 나 몰라라 한다. 삼촌인 안키세 시장도 그 계획에 일조한다. 그런데 백작이란 사람은 비올란테(Violante)라는 젊고 아름다운 후작부인과 약혼까지 했던 일이 있다. 아르민다는 백작이 아직도 다른 여자를 사랑하고 있어서 자기에게는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고 믿어서 질투심으로 캄캄한 밤에 자객처럼 백작을 살해하려 하지만 다행히 미수로 돌아간다. 어두운 밤이라서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중에 아르민다는 도망간다. 시장 영감만이 자기 조카 아르민다의 행동을 알고 있다. 한편, 백작을 깊이 사랑하는 비올란테후작부인은 백작이 시장의 조카딸인 아르민다와의 일을 감시할 겸 사랑하는 백작을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보기 위해 백작이 머물고 있는 시장의 저택에 산드리나(Sandrina)라는 이름의 정원사로 위장 취업한다. 비올란테의 하인 로베르토(Roberto)도 주인아씨를 따라 정원사 보조원 일을 한다. 홀아비인 시장영감은 새로 들어온 여정원사가 예쁘장하므로 눈독을 들인다. 시장은 산드리나의 호감을 얻기 위해 자기에게 은근히 눈웃음을 던지고 있는 하녀 세르페타(Serpetta)를 내보낸다. 시장영감이 산드리나(비올란테)에게 접근하자 산드리나(비올란테)가 보통 여인이던가? 공연히 쪽 팔리게 무안만 당한다. 이번에는 비올란테의 하인 로베르토가 세르페타에게 마음을 두고 수작을 걸지만 이 역시 당연히 딱지를 맞는다. 하녀 신분이지만 세르페타는 돈 많은 돈 안키세 시장영감에게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아르민다는 정원사 산드리나가 누구인지 모르고 자기와 벨휘오레백작이 결혼할 계획이라는 얘기를 자세히 해준다. 백작 역시 기본적으로 돈 후안 기질이 있어서 예쁜 여정원사가 있는 것을 보고 마음이 동하여 접근하지만 어쩐지 전에 자기와 약혼했던 일이 있는 비올란테인것 같다고 생각되어 찜찜하다. 산드리나는 자기가 비올란테의 친구라고 둘러댄다.
제2막. 정원사는 원래대로 기사 라미로와 아르민다가 원대복귀토록 해주는 것이 백작의 마음을 돌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후작부인 산드리나(비올란테)의 주선으로 라미로와 아르민다가 만난다. 두 사람은 서로 성실치 못했다고 주장하며 다툰다. 하지만 내심으로는 서로를 잊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때 정원사가 등장하여 벨휘오레백작이 약혼했던 여인을 버리고 다른 여자에게 기웃거리는 못된 인물이라고 하면서 백작을 비난한다. 아르민다가 그럴리 없다고 하면서 반박한다. (☺모차르트 오페라의 특징은 마치 그의 천재성을 입증이나 하듯 스토리가 혼란하게 얽히고 등장인물도 복잡하지만 결국 한가닥으로 결말을 보는 것이다. 청소년 모차르트는 이 오페라에서 이미 그런 기질을 충실하게 보여주었다.) 아르민다가 정원사(사드리나)에게 ‘그럼 당신은 백작님과 어떤 관계이신가요?’라고 묻자 정원사는 그저 백작이 옛날에 약혼했던 비올란테라는 여인의 친구라고만 대답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아르민다와 백작과의 결혼식이 진행된다. 그때 아르민다와 결혼을 약속했었던 라미로가 편지 한통을 백작에게 전해준다. 백작을 해치려 했던 사람이 주위에 있으니 찾아보라는 내용이다. 이 때 산드리나가 등장하여 자기가 비올란테임을 밝힌다.
제3막. 아무튼 한바탕 소동때문에 시장영감과 아르민다는 영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 아르민다는 신랑 앞에서 창피하기도 하고 잘못하다가는 감옥에 갈것 같아서 그저 아무 생각없이 숲속으로 도망친다. 모두들 아르민다를 찾으러 숲을 헤매지만 헛수고를 한다. 밤이 깊어 할수 없이 모두들 일단 집에 돌아오지만 라미로만이 횃불을 들고 끝까지 찾는다. 마침내 라미로가 아르민다를 찾아 데리고 온다. 다음날 모든 것이 정리된다. 백작과 산드리나, 라미로와 아르민다가 다시 결합한다. 여기에 로베르토와 세르페타도 결합한다. 세르페타는 산드리나처럼 성실한 여인이 되겠다고 약속한다. 시장이 이들 모두에게 축복을 내린다. 아무튼 주역들의 가짜 역할 때문에 대단히 복잡한 드라마이다.
피가로의 결혼
타이틀: Le Nozze di Figaro (The Marriage of Figaro). 전4막의 오페라 부파. 피에르-오거스탱 보마르셰의 La folle journée(미친 날) 또는 Le mariage de Figaro(피가로의 결혼)라는 희곡을 바탕으로 귀재 로렌조 다 폰테(Lorenzo Da Ponte)가 대본을 썼다. Figaro는 피가로라고 발음하기 보다는 휘가로라고 하는 것이 더 가까운 발음이다. 우리말 사전에는 피가로라고 적혀있다.
초연: 1786년 5월 1일 비엔나 부르그테아터(Burgtheater)
주요배역: 알마비바 백작, 백작부인(로지나), 수잔나(백작부인의 하녀), 피가로(백작의 시종 겸 이발사), 케루비노(백작부인의 사환), 바로톨로(세빌리아의 의사), 마르첼리나(백작저택의 가정부), 돈 바질리오(음악선생), 돈 쿠르지오(공증인), 안토니오(정원사, 수잔나의 삼촌), 바르바리나(안토니오의 딸)
음악 하이라이트: 피가로의 카바티나, 백작의 카바티나, 케루비노의 아리에타, 백작부인의 카바티나, 피가로가 복수를 다짐하는 아리아, 3막에서 백작부인의 아리아, 수잔나의 장미의 아리아
베스트 아리아: Porgi, amor[사랑이여, 나에게 위로를](S), Dove sono[그리운 시절은 가고](S), La vendetta[복수](B), Voi, che sapete[사랑이 무엇인지 아는 당신](S), Non piu andrai farfallone amoroso[더 이상 날지 못하리, 바람기로 물든 나비야](Bar), Se vuol ballare, signor contino[당신이 춤을 주고 싶다면, 백작 나리](Bar), Sull' aria(S+MS) 이밖에도 수없이 많다.
사전 지식: 4막짜리라서 지루한 느낌이 든다고 생각되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재미있고 아름답다. 여러 사람들이 얽히고설키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단 하나! 사랑이다. 모차르트가 아니면 해 낼수 없는 복잡함 중에서의 단순함이다. 역사상 최고 오페라로 선정되었다. 가장 많이 공연되고 가장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작품. 남장 여자, 여장 남자가 나오는가 하면 섹시한 하녀, 정력이 넘쳐나는 주인 나리, 그리고 친자 확인 소동이 펼쳐지는 떠들썩한 익살극. 스페인 세빌리아 인근, 알마비바(Almaviva)백작의 저택이 무대이다. 세빌리아는 수없이 많은 오페라의 무대이기도 하다. 롯시니의 히트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가 전편이며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이 후편이다. 그러므로 출연진이 같다. 알마비바 백작, 백작부인 로지나, 음악교사 바질리오, 돈만 아는 늙은 바르톨로, 그리고 백작의 이발사 겸 조수로서 신랄한 위트를 겸비한 피가로가 그들이다.
에피소드: 로씨니는 ‘피가로의 결혼’을 보고나서 ‘내가 젊었을 때 모차르트는 나의 경외로운 존경의 대상이었다. 내가 원숙한 경지에 이르렀다고 생각되었을 때 모차르트는 나에게 절망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제 내가 늙게 되니 그는 나를 위로해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줄거리: 피가로는 곧 백작부인의 하녀인 수잔나(Susanna)와 결혼할 예정이다. 막이 오르면 피가로가 신혼방에 새로 들여 놓을 침대의 치수를 재고 있다. 수잔나는 자기들의 신혼 방이 백작의 침실과 가까운데 대하여 좀 꺼림직하게 생각하고 있다. 알다시피 희대의 바람둥이 겸 호색한 알마비바 백작은 아름다운 아가씨 로지나(Rosina)와의 결혼에 골인하고 나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듯 했지만 요즘에는 권태기애 들어선 것 같다. 이 중년 부부는 정신적인 사랑만 할뿐, 서로 말도 제대로 하지 않고 지내고 있다. 이런 입장에서 백작은 다음번 정복 대상으로 하녀인 수잔나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당시에는 귀족이면 하녀 정도는 자기 소유로 만드는데 별로 어려움이 없었다. 낌새를 알아차린 피가로는 복수를 계획한다. 복수라고 해서 칼을 들고 결투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크게 골탕을 먹여서 정신을 차리게 하자는 것이다. 피가로의 아리아 ‘백작 나리, 춤을 추시겠다면 기타를 연주해 드리지요’(Se vuol ballare, signore Contino, il chitarrino le suonero)는 ‘어디 두고 보자!’는 피가로의 결심을 반영해 주는 노래이다.
백작 때문에 마음이 무거운 피가로에게 생각지도 않았던 문제가 발생한다. 중년을 넘어 할머니 대열에 들어가도 될 만한 백작 저택의 고참 가정부 마르첼리나(Marcellina)가 피가로와의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무슨 사연이 있기에 그런가? 피가로는 어찌하다가 마르첼리나의 돈을 빌려 쓴일이 있다. 마르첼리나는 비열한 변호사 바르톨로(Bartolo)와 은밀히 모의해서 만일 피가로가 돈을 제때에 갚지 않으면 무슨 일이든지 원하는 대로 하겠다는 서약을 받도록 한다. 예를 들어 돈을 빌려준 마르첼리나와의 결혼도 불사하겠다는 서약이었다. 바로톨로로 말하자면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로지나에게 눈독을 들였다가 피가로가 깽판을 놓는 바람에 망신만 당한 전력이 있다. 그러므로 마르첼리나가 ‘피가로 잡기’ 제안을 했을 때 만사 제쳐 놓고 협조에 협조를 다짐했던 터였다. 마르첼리나는 피가로에게 돈을 갚지 못했으니 무슨 일이든지 하겠다고 서약한대로 자기와 결혼해 달라고 주장한다. 요즘 부쩍 등이 가렵고 허리가 시려서 잠을 못 잔다는 말과 함께.
이제 케루비노(Cherubino)가 등장할 차례이다. 다른 귀족집의 자제로서 알마비바 백작 집에 교육생으로 파견되어 잔심부름을 하며 일을 배우고 있는 케루비노는 얼마전 정원사의 딸 바르바리나(Barbarina)를 유혹하다가 걸려서 백작 집에서 쫓겨났던 일이 있다. 케루비노는 그저 예쁜 여자만 보면 ‘사모님, 사모합니다!’를 노래처럼 부르는 미소년이다. 오페라에서는 메조소프라노가 케루비노역을 맡는다. 케루비노는 수잔나에게도 연애 감정을 품었다가 피가로가 따끔하게 혼 내주는 바람에 일찌감치 포기했고 요즘에는 미모와 교양과 고독을 겸비한 백작부인에게 접근하려고 안달하고 있는 처지이다. 백작 집에서 쫓겨난 케루비노는 백작집 만한 직장도 없다고 생각해서 수잔나와 피가로에게 복직을 부탁하러 왔다가 수잔나의 방에 들어왔던 것이다. 수잔나가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백작이 갑자기 수잔나 방에 들어온다. 케루비노는 얼른 숨는다. 백작은 분명히 여기서 케루비노 놈의 소리를 들었는데 어디 있느냐고 하면서 당장이라도 잡아 낼 것처럼 야단이다. 수잔나의 기지로 케루비노는 겨우 들키지 않고 도망갈 수 있었다. 이어 피가로가 마을 사람들과 합창을 하며 들어선다. 너그러우신 백작께서 케루비노를 어여삐 여기사 다시 불러 일자리를 주신데 대하여 깊이 감사하며 백작님의 건강하심을 기원한다는 합창이다. 백작은 할수 없이 케루비노를 복직하되 집에 두면 곤란하니까 자기가 이끄는 연대의 장교로 임명해서 멀리 보낸다고 말한다. 이때 부르는 피가로의 아리아가 ‘더 이상 날지 못하리, 바람기로 물든 나비야!’이다. 살리에리가 프란츠 요셉황제를 위해 만든 피아노 소품 행진곡의 주제를 모차르트가 편곡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 테마음악이 ‘더 이상 날지 못하리...’에 다시 등장한다.
제2막은 백작부인의 신세한탄 아리아로부터 시작된다. 백작부인은 어쩌다가 저런 천하의 바람둥이 겸 2중생활자와 결혼했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한숨을 짓는다. 이런 백작부인에게 피가로가 묘안을 제시한다. 백작부인이 어떤 다른 남자와 사귀는 것처럼 보이게 하면 질투심이 생겨 백작 부인에게 다시 돌아오게 되고 그렇게 되면 백작이 수잔나에게 더 이상 추군 거리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실천 방안으로서 우선 케루비노에게 수잔나 옷을 입혀 놓고 백작이 자기 발로 접근토록 해서 노골적으로 추군 대는 현장을 덮침으로서 약점을 잡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케루비노가 또 도망가는 바람에 케루비노를 앞세우려는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이런 와중에서 의기양양한 마르첼리나가 변호사 바로톨로와 함께 백작을 찾아와 피가로가 돈을 갚지 않으니 약속을 이행하도록 판결을 내려 달라고 요청한다. 백작, 백작 부인, 피가로, 수잔나, 마르첼리나, 바로톨로, 여기에 반쯤 취해있는 정원사 영감 까지 합동해서 일대 중창을 부른다. 모차르트 특유의 중창 수법이다.
제3막. 피가로의 빚 문제 때문에 걱정이 태산 같은 수잔나는 피가로에게 백작과 한번 데이트 해주고 그 대가로 유리한 판결을 내려 주도록 부탁하면 어떻겠느냐고 얘기한다. 장래의 남편을 위해서 ‘그 정도쯤 못하랴’는 생각에서였다. 피가로는 말도 안되는 소리 그만하라고 하며 관심도 기울이지 않는다. 백작은 수잔나와 백작 부인, 여기에 피가로까지 가세하여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생각하며 ‘요것들이 감히...’라는 생각과 함께 우선 피가로의 기를 꺾기 위해 원고 마르첼리나에게 승소 판결을 내려주었다. 피가로는 늙은 아줌마 마르첼리나와 결혼해야 한다는 판결이었다. 너무나 황당한 판결에 피가로는 미칠 지경이 됐다. 억울하고 속상해서 그 자리에서 팔을 걷어 부치고 기왕에 마르첼리나 및 바르톨로를 때려눕힐 기세였다. 아, 그런데 피가로의 팔에 새겨진 문신을 보고 마르첼리나가 기절초풍을 한다. 오래전 잃어버렸던 아들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당연히 마르첼리나와의 결혼 판결은 무효! 피가로는 ‘가든 작전’을 계속 추진키로 작정한다. 아직도 백작의 사랑을 잊지 못하고 있는 백작부인은 신혼 시절을 그리워하며 저 유명한 아리아 Dove sono를 부른다. ‘달콤하고 즐거웠던 그 순간들은 이제 어디로?’라는 내용의 아리아이다. 백작부인과 수잔나는 백작에게 보낼 편지를 쓴다. 두 사람이 부르는 노래가 ‘편지의 2중창’ Sull' aira이다. 당초 계획대로 수잔나가 백작에게 만나자고 하는 편지이다. 얼마 후, 수잔나와 피가로의 결혼식이 시작되었다. 축하 무드가 무르익는 중에 수잔나가 백작 부인과 함께 쓴 편지를 백작에게 슬쩍 건네준다.
제4막. 피가로는 방금 전, 수잔나가 백작에게 은밀히 전해준 편지가 진짜인줄로 알았다. 피가로는 결혼식까지 치루고 있는 마당에 백작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넘어간 수잔나를 생각하고 다시한번 복수를 다짐한다. 피가로는 현장을 잡기로 결심한다. 백작과 수잔나의 데이트 약속 장소인 가든으로 몰래 숨어들어가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사실을 약삭빠른 수잔나가 눈치 채지 못할 리가 없었다. 슬쩍 장난기가 발동했다. 백작과의 썸딩이 진짜인 것처럼 연기하기로 한 것이다. 이제 다음 단계 작전대로 백작부인과 수잔나가 서로 옷을 바꾸어 입었다. 수잔나로 변장한 백작 부인이 백작과의 만남의 장소로 갔다. 백작은 캄캄한 밤중이어서 얼굴을 알아 볼 수는 없지만 하여튼 옷 입은 것을 보니 분명히 수잔나이므로 평소 실력을 다 해 온갖 감언이설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저만치 어두운 곳에서는 실물 수잔나가 백작부인의 모습을 하고 하회가 어떻게 되는지 기다리고 있다. 마침, 케루비노가 지나가다가 모습은 좀 이상했지만 아무튼 평소 복장의 백작부인이 홀로 서 있는 것을 보고 원래의 나비와 같은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열심을 다해 ‘아이고, 사모하는 사모님!’이라면서 자기의 심정을 알아 달라고 호소하기 시작한다. 가짜 백작부인인 수잔나는 케루비노의 구애를 받고 있자니 우스워서 죽을 지경이다. 한편, 아무것도 모르는 피가로가 우연히 정원을 지나가다가 저 구석에서 백작이란 작자가 자기의 수잔나를 유혹하기 위해 엄청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보고 참지 못해 당장 뛰쳐나가 요절을 내려다가 그것보다는 백작부인에게 신고하여 차제에 가정파탄을 유도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런데 좀더 자세히 보니 백작부인이 아니라 수잔나가 아니던가? 한편 백작도 수잔나가 아니라 실은 자기 와이프에게 영원히 사랑하느니 뭐니 했던 것을 생각하고는 창피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해서 죽을 맛이다. 이제로부터는 와이프에게 꽉 쥐어 지내게 되었으니 속상했던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변명 한마디 할수 없는 처지였다. 모든 사실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와, 잘 되었네!’ 라면서 합창을 부른다. 백작은 이번 사건에 가담한 모든 사람들을 엄중 문책하겠다고 겉으로는 방방 떴지만 백작부인이 전원 사면을 선포함으로서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폰토의 왕 미트리다테
타이틀: Mitridate, re di Ponto (Mithridates, King of Pontus). 전3막. 음악을 위한 드라마(Dramma per musica). 라시느(Racine)의 미트리다테를 기본으로 이탈리아인인 빗토리오 아메데오 샤냐-산티(Vittorio Amedeo Cigna-Santi)가 대본을 썼다.
초연: 1770년 밀라노의 Teatro Regio Ducal
주요배역: 미트리다테(미트리다테스: 폰투스의 왕), 아스파시아(미트리다테의 약혼녀), 화르나체(파르나체스: 미트리다테의 아들), 시파레(시파레스: 미트리다테의 아들), 마르치오(마르키우스: 로마의 집정관), 이스메네(화르나체와 약혼한 파르티아공주)
베스트 아리아: Lungi da te, mio bene[사랑하는 이여, 그대로부터 떨어져서], Va, l'error mio palesa[가거라, 나의 잘못이 분명하다](Male Alto), Son reo: l'error confesso[잘못은 나에게, 나의 실수를 인정합니다](Male Alto), Al destin, che la minaccia(S), Nel sen mi palpita(S), Nel grave tormento(S), Ah ben ne fui presaga(S), Se di regnar(T)
사전지식: 이탈리아의 무대에 올려진 모차르트의 3개 오페라중 하나이다. 신동 모차르트가 14세때 작곡한 초기 오페라이다. 아마 모차르트는 당시에 이미 이탈리아의 오페라 세리아에 대하여 완전히 마스터한것 같다. 아무튼 이 오페라는 젊은 모차르트가 자기의 천부적인 음악적 재능을 마음껏 펼쳐 보인 것이다. 기원전 약 100년에 살았던 폰토(Ponto: Pontus)의 왕 미트리다테(Mitridate: Mithridates)에 대한 얘기이다. 미트리다테왕은 아나톨리아 지방(지금의 터키)에서 로마제국에 대항한 가장 위험스런 존재였다. 그의 왕국은 흑해 연안을 중심으로 넓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는 로마제국에 항전하는 세력을 규합하여 로마제국이 점령한 그리스의 여러 도시국가와 아시아 지역을 해방시켰다. 기원전 88년 미트리다테왕은 그리스의 광활한 지역과 소아시아 지역을 통합하여 대아르메니아(Armenia Major)제국의 대왕이 되었다. 그러나 로마제국은 3년에 걸친 미트리다테와의 전쟁을 통하여 로마제국의 동쪽을 지배하려는 미트리다테의 야심찬 계획을 말살했다. 이 오페라는 미트리다테왕 시기의 말년 (BC 63), 크리미아 반도의 항구 도시인 님피아(Nymphea: Nymphaeum)에서 일어난 얘기이다. 미트리다테는 세 번째로 로마제국의 군대에 패하여 이곳 크리미아의 항구까지 도피하게 되었다. 미트리다테왕은 약혼자 아스파시아(Aspasia)를 폰토(Ponto: Pontus)에 남아있는 두 왕자에게 보호하라고 당부하고 전쟁으로 떠났었다. 두 아들의 이름은 화르나체(Farnace: Pharnaces)와 시파레(Sifare: Xiphares)이다. 이야기는 그 이후부터이다. 화르나체에 대한 스토리는 안토니오 비발디가 별도의 훌륭한 오페라로 작곡했다.
에피소드: 프랑스 고전주의 극작가인 쟝 밥티스트 라신느(Jean Baptiste Racine: 1639-99)의 희곡 미트라다테를 오페라로 만든 것은 무려 18편이나 된다. 알렛산드로 스칼라티(Alessandro Scarlatti)가 1707년에 오페라로 작곡한 것이 처음이다. 그러나 모차르트의 ‘폰토의 왕 미트라다테’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모차르트의 미트라다테가 처음 밀라노에서 공연되려 할때 반대가 많았었다. 14세밖에 되지 않은 소년의 작품을 레지오 두칼극장의 무대에 올린다는 것은 체면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상 웬만한 오페라에 대하여는 비판만 일삼던 시민들은 모차르트의 미트라다테에 대하여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당시 어느 작품보다도 훌륭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서곡은 이탈리아의 전통적인 신포니아 스타일에 따른 3악장으로 구성되어있다. 사피레왕자가 사랑하는 아스파시아와 조국 폰토를 떠나려고 작별을 고할 때 부르는 아리아인 Lungi da te, mio bene는 심금을 울리는 아름다운 곡이다.
줄거리: 화르나체와 시파레는 부왕인 미트리다테가 로마군과의 전쟁에서 전사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두 형제는 정치적 문제에 있어서 서로 크게 대립하여 있다. 화르나체는 로마와 연줄이 있고 동생 사피레는 그리스와 손잡고 있다. 폰토의 총독은 동생 시파레에게 충성을 맹세하며 그리스편에 서 있다. 그러나 실제로 두 형제의 대립은 아스파시아(Aspasia)를 똑같이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비롯되고 있다. 아스파시아는 부왕 미트리다테와 결혼키로 되어 있는 아름다운 여인이다. 아스파시아는 시파레에게 형 화르나체가 지나치게 강제적으로 자기에게 접근하고 있다면서 보호해줄 것을 간청한다. 시파레는 아스파시아에 대한 자기의 감정에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 장면은 바뀌어 폰토의 왕궁이다. 화르나체는 아스파시아에게 자기와 결혼하여 퐅노의 왕비가 될것을 강요한다. 아스파시아가 거절하자 화르나체는 힘으로 위협하지만 시파레가 아스파시아를 방어해 준다. 총독 아르바테(Arbate: Arbates)가 들어와 미트리다테왕이 생존하여 계시며 지금 왕궁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전한다. 총독은 두 형제가 즉시 다툼을 중지하고 부왕을 맞이할 준비를 하라고 당부한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아스파시아는 시파레에게 작별을 고해야하는 자기의 기구한 운명을 한탄한다.
두 형제는 아스파시아에 대한 자기들의 사랑을 부왕 앞에서는 내색하지 않기로 약속한다. 화르나체는 아스파시오를 차지하려던 자기의 계획이 틀어지게 되자 로마의 호민관이며 군사령관인 마르치오(Marzio)에게 연통하여 함께 힘을 합하여 미트리다테왕을 몰아내자는 음모를 꾸민다. 미트리다테왕과 동맹국 파르티아왕의 딸 이스메네(Ismene)공주가 해안에 도착한다. 미트리다테왕은 비록 로마군에게 패배하였으나 아직도 로마의 세력을 몰아낼 희망을 가지고 있다. 미트리다테왕은 큰 아들 화르나체에게 파르티아(Parthia)의 이스메네(Ismene)동주와 결혼하여 로마군을 몰아내는데 힘을 합치도록 하자고 말한다. 사실 이스메네 주와 화르나체는 오래전부터 결혼얘기가 있었던 터였다. 이스메네공주는 화르나체를 사랑하지만 자기들의 앞날에 대하여는 어쩐지 불안한 심정이다. 미트리다테왕에게 충성스러운 총독 아르바테는 미트리다테왕에게 큰 아들 화르나체가 아스파시아에게 노골적으로 결혼하자고 강요하고 있어서 큰일이라고 전해준다. 분노한 미트리다테왕은 우선 아스파시아로부터 진실을 알아보기로 하고 사실이면 화르나체를 엄벌하겠다고 맹서한다.
제2막. 화르나체는 이스메네공주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 실망과 분노에 넘친 이스메네가 미트리다테왕에게 얘기하겠다고 위협하자 화르나체는 신분을 생각해서 그러지 않는 것이 신상에 좋을 것이라고 오히려 이스메네를 위협한다. 미트리다테왕은 이스메네에게 화르나체는 자기의 행동에 대하여 대가를 치루어야 한다고 말해준다. 미트리다테왕은 이스메네에게 더 훌륭한 아들인 시파레와 결혼할것을 권유한다. 한편 미트리다테왕이 아스파시아에게 곧 결혼하자고 얘기하자 아스파시아는 즉각적인 대답을 주저한다. 이에 미트리다테왕은 아스파시아가 화르나체와 부정한 관계에 있음이 틀림없다고 믿는다. 미트리다테왕은 시파레를 불러 화르나체를 제거하라고 지시한다. 아스파시아는 시파레와 단 둘이 있게 되자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아스파시아는 나이 많은 미트리다테왕과의 결혼은 자기의 인생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두 사람은 명예를 위해 서로 헤어지기로 약속한다. 아스파시아는 사랑과 의무사이에서 갈등한다. 미트리다테왕은 아무래도 화르나체가 로마군과 내통하여 음모를 꾸미는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미트리다테왕이 로마군을 공격하기로 결정하자 화르나체는 이를 반대하며 평화조약을 맺는 것이 좋을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소리를 들은 미트리다테왕은 화르나체의 반역 음모를 확신한다.
이때 로마군 사령관 겸 집정관인 마르치오(Marzio, Marcius)가 찾아와 평화를 제안한다. 미트리다테왕은 휴전이란 있을수 없다고 말하며 로마군과 내통했다고 생각되는 화르나체를 체포토록한다. 미트리다테왕이 화르나체를 처형하려 하자 이스메네공주는 아들을 처형하면 병사들의 사기가 동요될 것이니 제발 노여움을 풀라고 간청한다. 화르나체는 반역음모를 인정하고 대신 동생 시파레가 미트리다테왕에 대한 아스파시아의 사랑을 훔치려 한다고 비난한다. 미트리다테왕은 설마하면서도 아들 시파레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못한다. 미트리다테왕은 시파레에게 자기가 곧 아스파시아를 만나 결혼 얘기를 다시한번 할테니 숨어서 지켜보라고 명령한다. 아스파시아를 만난 미트리다테왕은 자기는 너무 늙었으므로 자기의 두 아들중 하나와 결혼하라고 주장한다. 아스파시아는 처음에는 완강히 거부하다가 결국은 시파레를 사랑하고 있으며 시파레도 자기를 사랑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잠시후 아스파시아는 자기가 미트리다테왕의 함정에 빠진것을 깨닫는다. 미트리다테왕은 아스파시아와 아들 시파레에게 복수할것을 다짐한다. 아스파시아와 시파레는 절망중에 함께 죽기를 바란다.
제3막. 이스메네공주가 미트리다테왕에게 화르나체와 아스파시아를 용서해줄것을 간청한다. 이스메네는 비록 화르나체에게 거절당했지만 아직도 그를 사랑하고 있다. 총독 아르바테가 들어와 방금 로마군이 상륙했다고 보고한다. 미트리다테왕은 출전하기 전에 아스파시아를 불러 자기가 보는 앞에서 죽음을 택하라고 말한다. 아스파시아는 죽음을 택함으로서 평화를 얻을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스파시아가 독약을 마시려는 순간, 시파레가 들어온다. 감옥에 갇혀있는 시파레를 이스메네공주가 풀어준 것이다. 시파레도 죽음으로서 위안을 찾고자 한다. 그러나 지금은 아버지편에 서서 조국을 위해 싸울때인 것을 생각한다. 한편 로마군에게 억류되어있던 화르나체는 사령관 마르치오의 배려로 풀려난다. 마르치오사령관은 만일 화르나체가 로마군을 위해 공적을 세운다면 왕관을 쓰도록 해주겠다고 제안한다. 그러나 화르나체는 명예로운 행동을 하기로 결심한다. 아버지를 도와 로마군과 싸우기로 마음먹는다.
드디어 전투가 시작된다. 미트리다테왕은 패색이 짙어지자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결심한다. 그전에 미트리다테왕은 시파레의 충성을 깨닫고 그를 용서한다. 미트리다테왕은 아스파시아를 불러 시파레와 결혼할것을 승낙하고 축복을 내린다. 이때 이스메네공주가 나타나 화르나체가 로마군의 선박에 불을 질러 결국 로마군이 퇴각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미트리다테왕은 화르나체의 애국심을 높이 찬양하고 그를 용서한다. 화르나체는 이스메네공주의 한결같은 사랑에 감격하여 그의 발아래 무릎을 꿇고 그 동안 자기의 잘못을 용서해 달라고 빈다. 사피레와 아스파시아, 화르나체와 이스메네, 그리고 총독인 아르바테는 로마군을 영원히 물리칠 때까지 힘을 합칠것을 다짐한다. 늙은 미트리다테왕의 눈에서 눈물이 하염없이 흐른다.
자이데
타이틀: Zaide. 전2막. 프란츠 요셉 세바스티안(Franz Joseph Sebastian)의 소설 Das Serail(후궁의 하렘)을 요한 안드레아스 샤흐트너(Johann Andreas Schachtner)가 대본으로 만들었다.
초연: 1780년 잘츠부르크. 1866년 프랑크푸르트에서 수정대본 초연.
주요배역: 자이데(하렘의 여인), 고마츠(터키군의 포로), 졸리만(술탄), 알라짐(술탄궁의 노예), 오스민(술탄궁의 노예)
베스트 아리아: Ruhe sanft, mein holdes Leben[부드럽게 자거라, 사랑하는 그대여](S), Tiger! wetze nur die Klauen(S), Wer hungrig bei der Tafel sitzt(B)
사전지식: 모차르트의 초기 오페라 중에서 마지막 작품이다. 독일적 징슈필이다. 모차르트는 이 오페라를 미완성으로 놓아두었었다. 자이데라는 오페라가 있다는 것은 모차르트 사후 75년만에 악보를 발견함으로서 알게되었다. 1780년에 쓴 자이데는 모차르트가 자이데로부터 2년후에 비엔나에서 완성한 Entführung aus dem Serail(후궁에서의 도주)의 선임자가 아닌가 싶다. 내용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다만, ‘후궁에서의 도주’에는 터키풍의 음악이 간혹 삽입되어 있지만 자이데에는 모조품 터키음악은 나오지 않는다. 아마 모차르트가 자이데를 완성했다면 터키풍을 넣었을지도 모른다.
줄거리: 제1막. 고마츠(Gomatz)는 터키군에 포로로 잡혀 술탄 졸리만(Soliman)의 궁전에서 노예로 지내야 한다. 고마츠는 어쩌다가 신세가 이렇게 되었는지 한탄한다. 고마츠의 유일한 위로는 자이데(Zaide)이다. 아름다운 자이데를 한번 본 순간부터 사랑에 빠진다. 막강한 권력의 술탄도 자이데를 마음속으로 원하고 있다. 하지만 자이데는 감히 술탄의 요청을 거절한다. 술탄은 체면이 약간 말이 아니게 되어 속상하지만 그렇다고 자이데의 목을 칠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고마츠를 만난 자이데는 자기도 그를 처음본 순간부터 애정을 느꼈노라고 고백한다. 두 사람은 모두 유럽에서 온것을 알고 어서 이곳에서 도망가는 길 밖에 없다고 의견의 일치를 본다. 두 사람은 술탄의 노예 중의 한 사람으로 평소 고마츠의 용감함과 자이데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있는 알라짐(Allazim)을 설득하여 탈출 계획을 진행한다. 알라짐은 이들에게 터키 옷과 배 한척을 마련해 준다. 드디어 세사람은 배를 타고 바다로 향한다.
제2막. 자기가 총애하던 여자노예가 도망갔다는 소식을 들은 술탄은 자기가 직접 나서서 붙잡아 오겠다고 선언한다. 술탄에게 잡혀 있는 오스민(Osmin)은 술탄에게 잘보여 노예 신분에서 벗어나기 위해 역시 노예인 알라짐이 이들 발칙한 노예들의 탈출을 도왔다고 고변한다. 술탄의 분노는 한참 높아진다. 도망자들은 불행하게도 경비병들에게 붙잡혀 술탄 앞에 끌려온다. 자이데가 고마츠를 사랑하고 있는 것을 안 술탄은 세 사람 모두를 사형에 처하도록 한다. 이때 알라짐이 앞에 나와 자기가 터키군의 해군이었을 때 어떤 터키전함이 해적들에게 나포되어 모두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 자기가 나서서 터키전함을 구출하고 포로로 잡혀있던 사람들의 목숨을 구해준 얘기를 한다. 술탄은 그 옛날 자기의 목숨을 구해준 사람이 다름아닌 알라짐인 것을 깨닫고 자기의 불찰을 용서해 달라고 하며 고마츠와 자이데까지 풀어주어 행복한 자유를 준다.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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