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작곡가별 오페라 2

▓ Moore, Douglas (무어) [1893-1969]

정준극 2007. 5. 9. 13:37

베비 도의 발라드


타이틀: The Ballad of Baby Doe.

초연: 1956년 콜로라도주 센트랄 시티

주요배역: 베비 도(호레이스를 사랑한 여인), 호레이스 타보르(콜로라도주 부지사), 오거스타 타보르(타보르부지사의 부인), 체스터 아더(미국대통령)

사전지식: 현대 미국 오페라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의 하나이다. 베이비 도(Baby Doe)라고 하니까 마치 어린 사슴이라고 생각해서 동물에 대한 스토리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여주인공의 이름이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실존했던 사람들이다. 이들에 대한 얘기는 아직도 센트랄 시티에서 알만한 사람이면 다 알고 있는 전설적인 얘기이다. 작곡가 무어의 음악은 단순하다. 그렇다고 순진하리만치 단순하다는 것은 아니다. 무어는 이 오페라에 간혹 미국 민요를 사용했다. 하지만 아리아는 모두 무어의 독창성이 담겨있는 것들이다. 전반적으로 음악은 상당히 보수적이지만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것은 오페라의 다른 요소, 즉 대사나 분위기 때문이다.


줄거리: 콜로라도주 레드빌(Leadville)은 은광으로 이름난 곳이다. 지금은 콜로라도주 부지사가 된 호레이스 타보르(Horace Tabor)는 은광으로 돈을 번 인사이다. 부지사가 되기 전에는 레드빌 시장을 지냈다. 호레이스는 주민들을 위해 이 도시에 오페라 하우스를 건설했다. 호레이스는 친구들과 함께 오페라하우스 앞에서 유쾌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 호레이스의 부인 오거스타(Augusta)는 남편 호레이스의 말투와 행동이 마치 서부 개척시대 카우보이같다고 하면서 제발 무식하게 그러지 말라고 계속 당부하지만 호레이스는 그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연주회의 휴식시간에 호레이스는 몇 번 만났기 때문에 알고 지내는 베이비 도(Baby Doe)를 만난다. 센트랄 시티에 살고 있던 베이비는 가난한 생활이 싫어서 남편을 떠나 레드빌로 온 여인이다. 베이비는 멋있게 살고 싶어서 돈 많은 호레이스에게 일부러 접근했었다. 연주회가 끝나고 베이비를 다시 만난 호레이스는 베이비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베이비가 바라던 대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베이비는 호레이스를 진정으로 사랑하게 된다. 남편이 베이비라는 여자와 놀아난다는 것을 알게된 부인 오거스타는 호레이스에게 지금 은값이 폭락하기 시작하여 위기가 오고 있으므로 제발 베이비는 잊고 정신차려 재산을 지키라고 당부한다. 그리고 베이비를 도시에서 쫒아 내야겠다고 결심한다. 베이비도 유부남 호레이스와의 밀회에 대하여 항상 가책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 떠나려던 터였다. 그러한 때에 호레이스가 베이비에게 부인 오거스타와 이혼하겠으니 제발 떠나지 말아 달라고 간청한다. 남편이 자기와 이혼하겠다는 것을 안 부인 오거스타는 남편의 스캔들을 퍼뜨려 이혼을 막아보려고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얼마후 베이비와 상원의원이 된 호레이스는 와싱톤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체스터 아더(Chester A Arthur)대통령도 결혼식에 참석하여 축하해 준다. 그러나 호레이스는 정상적으로 이혼하지 않은 베이비와의 결혼문제 때문에 스캔들에 시달리게 되고 더구나 의회에서 은화와 함께 금화도 인정하는 새로운 제도의 채택을 막지 못하여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리게 된다.


제2막. 몇 년후 오거스타가 와싱톤에 찾아와 은값이 폭락할테니 콜로라도에 있는 매치레스 광산을 속히 팔아버리라고 경고한다. 매치레스는 호레이스 소유의 광산중에서 가장 돈벌이가 잘되는 광산이다. 이 말을 들은 베이비는 오거스타의 말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남편 호레이스가 은값이 다시 오를테니 기다리자는 말에 남편의 말을 믿기로 한다. 호레이스의 정치생명은 1896년 선거에서 패배함으로서 바닥에 이른다. 베이비의 어머니가 오거스타를 찾아가 옛정을 생각해서 호레이스를 도와 달라고 간청하지만 오거스타는 일언지하에 거절한다. 병들고 지친 몸으로 레드빌로 돌아온 호레이스는 오페라하우스의 무대에서 지난날을 회상하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생각에 잠긴다. 이제 호레이스는 동전 한푼 없는 신세가 되었다. 베이비가 호레이스를 찾아온다. 베이비는 호레이스가 숨을 거둘때 함께 지켜준다. 그리고 호레이스를 파탄으로 몰고간 매치레스광산에 호레이스를 묻는다. 이로서 오페라는 막을 내린다. 그 이후의 얘기는 다음과 같다. 베이비는 그로부터 36년 동안 매치레스광산 입구에 오두막집을 짓고 호레이스에 대한 회상을 머금으며 살았다. 어느 추운 겨울날, 베이비는 허술한 오두막집의 작은 방에서 추위에 못이겨 숨을 거두었다. 베이비는 매치레스광산을 결코 팔지 않았다. 좋은 값으로 사겠다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당장 먹고 살기가 어려워도 팔지 않았다. 언젠가는 은광이 부흥되어 호레이스의 명예가 회복되기를 바랐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