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마법의 주문
타이틀: L'Enfant et les sortileges (The Child and the Magic Spells). 1막의 환상적 오페라. 라벨이 1917-1925년간에 걸쳐 완성한 작품. 대본은 당시 유명한 대본가인 콜레트(Colette)가 썼다.
초연: 1925년 몬테 칼로 오페라극장
주요배역: 어린이(메조소프라노), 어머니, 중국의 도자기 컵, 불/공주/나이팅게일, 암고양이/수고양이, 잠자리, 박쥐, 올빼미, 다람쥐, 목동, 안락의자, 할아버지의 옛 시계, 차 주전자, 개구리/숫자, 나무
사전지식: 단막의 오페라이지만 대규모 오케스트라, 일반합창단, 어린이합창단, 각각의 배역을 맡은 8명의 솔리스트가 출연한다. 캐스트의 규모와 환상적인 무대 세팅이어서 자주 공연되지는 못하고 있다. 라벨은 전편을 통하여 간결한 라이트모티브(Leitmotiv)를 사용하고 있으며 멜로디를 강조하기 위해 오케스트라가 멜로디 파트를 계속적으로 연주토록했다. 또한 이 작품은 당시 미국에서 대두된 거슈인 스타일의 오페라와 미국식 오페레타(뮤지컬)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현란한 기악 파트는 얼핏 고전적이어서 눈길을 끈다. 몬테 칼로에서의 초연은 성공적이었으나 파리에서는 인기를 끌지 못했다. 당시 평론가들은 음악이 바그너의 음악을 모방한 것이라는 논란까지 받았다. 그러나 프랑시스 플랑크와 그의 동료들인 이른비 Les Six는 이 작품이 대단히 인상적이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특히 고양이 2중창인 Duo miaulé가 인상적이었다는 평을 받았다.
에피소드: 1차대전 기간중 파리 오페라극장의 감독인 자크 루셰(Jacques Rouché)는 대본가 콜레트여사에게 동화 발레에 대한 대본을 써 달라고 부탁했다. 콜레트는 Divertissements pour ma fille(나의 딸을 위한 막간 발레작품)이라는 제목으로 대본을 완성했다. 그후 콜레트는 자기의 대본에 음악을 넣을 작곡가로서 라벨을 선택했다. 전쟁중인 1916년 콜레트는 대본을 군복무중인 라벨에게 보냈다. 하지만 대본은 분실되었다. 이듬해 다시 대본을 받은 라벨은 그때로부터 시간 나는 대로 음악을 만들어 1924년에야 완성을 했다. 너무 오랜 기간이 걸렸기 때문에 콜레트여사는 자기의 대본이 오페라로 만들어 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나중에 왜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렸느냐고 묻자 라벨은 ‘나에게는 딸이 없어요!’라고 농담으로 대답했다고 한다. 아무튼 오페라가 완성되자 콜레트여사는 매우 기뻐하여 당장 몬테 칼로극장에서의 공연을 주선했다고 한다.
줄거리: 내용은 의외로 간단하다. 말 안 듣고 못된 행동만 하는 아이가 이날도 그릇을 깨트리고 애완용 동물들을 못살게 굴고 있다. 엄마가 말리지만 소용이 없다. 마침내 가구들이 살아 움직여 못된 아이를 혼내주기 시작한다. 정원의 나무와 개구리 같은 작은 동물들도 모두 가담한다. 아이는 ‘엄마’라고 소리치지만 엄마는 ‘또 무슨 못된 짓을 하고 있구나!’라며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마침 다람쥐 한 마리가 어쩌다가 다친다. 아이는 다친 다람쥐를 보살펴 준다. 동물들은 이같은 아이의 행동을 보고 혼내주는 일을 중지하고 아이를 방으로 안전하게 데려다 준다 <퍼레이드 참고 요망>.
스페인의 시간
타이틀: L'Heure espagnole (The Spanish Hour). 1막의 코미디 뮤지칼(Comédie musicale). 볼레로(Volero)로 유명한 모리스 라벨의 첫 오페라 작품. 대본은 프랑크 노엥(Franc Nohain)이 썼다.
초연: 1911년 파리의 오페라 코믹극장. 이어 1919년 런던 코벤트 가든에서 공연되었고 이듬해에는 뉴욕 렉싱튼극장에서 공연되어 관심을 끌었다.
주요배역: 토르케마다(시계장이), 콘셉시온(그의 부인), 라미로(노새몰이꾼), 곤잘베(시인), 돈 이니고 코메즈(은행가)
사전지식: 어머니가 스페인 계통인 라벨은 이 오페라에서 그가 어려서부터 익숙해 있던 스페인 음악을 바탕으로 사용했다. 과연 여러군데에서 스페인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라벨의 아버지는 스위스 계통이었다. 오페라에서 시계가 재깍재깍 움직이는 소리를 도입한 것은 부계의 영향을 받아서인듯 싶다. 라벨은 ‘스페인의 시간’을 이탈리아의 오페라 부파에 비유하였다. 오페라 부파는 위트가 있고 우아하며 오케스트라의 음악이 멋있는 음악극이다.
줄거리: 시기는 18세기, 무대는 스페인의 고도 톨레도이다. 토르케마다(Torquemada)라는 얼빠진 시계장이의 또 하나 역할은 마을의 공동시계를 보살피는 것이다. 바로 오늘이 그날이다. 토르케마다가 하루 종일 밖에 나가 있어야 하는 날이기 때문에 이 날은 그의 아내 콘셉시온(Concepcion)에게 있어서 노마크 챤스로 애인들과 정사를 벌일수 있는 날이다. 시계장이가 집을 나가려는데 노새몰이꾼인 라미로(Ramiro)가 자기 시계를 고치기 위해 온다. 콘셉시온은 이 반갑지 않은 손님 때문에 신경질이 난다. 그런데 가관인 것은 시계장이가 나가면서 노새몰이꾼 라미로에게 자기가 돌아올 때까지 가게에서 기다리라고 말한 것이다. 속이 상한 콘셉시온은 이 반갑지 않은 손님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곰곰이 생각한다. 라미로는 가만히 앉아 있기가 심심해서 가게 한쪽에 있는 무겁고 커다란 벽시계를 콘셉시온의 방으로 옮겨다 주겠다고 자청한다. 라미로는 토르케마다가 이 시계를 옮기려 했지만 힘이 부족해서 못했던 것을 잘 알고 있다.
라미로가 큰 시계를 방으로 옮기는데 콘셉시온의 애인인 곤잘베(Gonzalve)가 나타난다. 곤잘베는 자기보다 먼저 누가 와서 있는 것을 알고는 가게 한쪽에 있는 커다란 벽시계 안에 숨는다. 라미로는 큰 벽시계를 옮겨야 하는데 다른 것을 잘못 옮긴 것을 알고는 바로 그 곤잘베가 숨어있는 벽시계를 다시 콘셉시온의 방으로 힘들게 옮겨 놓는다. 바로 이때에 은행가 이니고(Inigo)가 가게로 들어서며 이어 바람둥이 같은 청년이 들어온다. 이들은 들어오자마자 마치 약속이라도 한듯 차례로 큰 괘종시계 속에 숨는다. 먼저 온 사람이 콘셉시온과 즐기고 나오면 괘종시계 속에 숨어 있던 다음 사람이 나가서 즐거운 시간을 갖는 시간차 데이트인 것이다. 콘셉시온은 라미로가 그 무거운 벽시계를 옮기는 것을 보고 정신이 팔려서 애인들이 벽시계 속에 숨어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 못한다. 콘셉시온이 라미로에게 ‘아유, 어쩜! 참 힘도 좋으시네요. 어쩜!’이라고 칭찬하자 라미로는 공연히 기가 나서 다른 방에 있는 무거운 물건도 옮겨 주겠다고 나선다. 라미로가 콘셉시온과 함께 방에 있는 때에 시계장이가 가게로 돌아온다. 시계장이는 벽시계 속 두 명의 바람둥이들이 낙담해서 기운 없이 숨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아직 차례가 되지 않았나? 처음 온 친구가 너무 시간을 끄는구먼!’이라고 중얼거린다. 콘셉시온과 라미로가 웃으면서 방에서 나오자 남편은 ‘어, 벽시계는 두 개 뿐인데 이 사람은 또 무엇이지? 예비시계인가?’라면서 의아해 한다. 오페라는 샴페인처럼 반짝이는 5중창으로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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