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작곡가별 오페라 2

▓ Shostakovich, Dmitri (쇼스타코비치) [1906-1975]

정준극 2007. 5. 14. 16:20


타이틀: Nos (The Nose). 3막과 에필로그로 구성됨. 니콜라이 고골(Nikolay Gogol)의 단편소설을 작곡자 자신이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대본으로 만들었다.

초연: 1930년 레닌그라드(현재의 생페테르부르크) 말리이(Maliy)오페라극장.

주요배역: 코, 플라토 쿠즈미치 코발요프(대학 사찰관), 이반 야코블레비치(이발사), 프라스코브야 오시포브나(이발사의 아내), 수비대 장교, 이반(코발요프의 하인), 펠라게야 그리고르예브나 포드토치나(참모장교의 미망인), 광고국 직원

사전지식: 1920년대 소비엣-러시아 아방 갸르드(전위)예술에 있어서 진주와 같이 귀중한 작품이다. 쇼스타코비치는 이 오페라를 통하여 형식주의에 얽매인 당시 사회를 신랄하게 비평하였다. 1930년에 초연된 이 오페라는 초연되자마자 대단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하여 16회 연속공연을 기록하게 되었다. 오페라중에는 폴카를 비롯하여 갤롭, 왈츠등의 무곡이 나온다. 이들 무곡들은 고전적 교향곡 형태로 교묘히 융화되어 있어서 전반적으로 전위적인 음악이면서도 고전적인 향기를 잃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 오페라에서의 하일라이트는 신문광고를 읽고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한 8중창이다. 서로 다른 8개의 가사를 동시에 노래로 표현하고 있다. 평론가들은 이 8중창에 대하여 ‘잘 조직된 음악적 혼란을 보여주는 찬란한 곡목’이라고 했다.


줄거리: 대학 사찰관인 코발요브(Kovalyov)가 이발소에서 면도를 하고 있다. 그는 면도를 하면서 어떤 섹시한 아가씨와 야한 모험을 하는 생각을 하며 자못 기분이 좋아 있다. 면도가 끝났다. 사찰관은 자기의 상상이 중지된데 대하여 핏대를 올린다. 그는 이발사에게 이발사의 손이 왜 그렇게 더러우냐고 야단치면서 냄새까지 난다고 욕을 한다. 이발사는 그저 아무런 대꾸도 없이 잠잠코 있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간한다. 저녁에 빵 한덩어리를 사들고 집으로 돌아온 이발사는 빵덩어리 속에 누구 것인지 모르지만 코가 넣어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이발사의 마누라는 어서 버리라고 말한다. 이발사는 밖으로 나와 코를 버리려고 했지만 통 버려지지가 않는다. 한편 집에 들어간 사찰관은 침대에 벌렁 누워서 달콤한 상상을 계속하다가 배가 고파 깨어난다. 사찰관은 그제서야 자기의 코가 없어진 것을 알고 놀란다. 사찰관은 사방으로 찾아보지만 도무지 찾을수 없다. 마침 카잔(Kazan)교회(성당)의 오르간을 만난다. 카잔교회의 오르간은 언제나 다른 사람들의 사정은 생각지도 않고 혼자서 거만을 떨며 소음만 내는 오르간이다. 사찰관은 오르간이 보기 싫지만 어쩔수 없이 겸손하게 인사를 드리고 제발 자기 코를 찾을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간청한다. 하지만 교회 오르간은 일언지하에 그같은 청탁을 무시하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2막에서 사찰관은 코를 찾기 위한 노력으로 신문에 분실물 광고를 내기로 한다. 그러나 광고국 관리들은 그런 광고를 분실물 코너에 게재할수 없다고 거절한다.


사찰관의 하인인 이반(Ivan)은 주인이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데도 관심도 없고 도와줄 생각도 하지 않는다. 사찰관은 세태가 어떤 것인지 알것 같은 느낌이다. 3막에서는 마침내 경찰이 동원된다. 경찰은 코를 주인에게 찾아주는 일보다 코가 시내를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특히 시외로 나가는 역마차 정거장 주변에서의 감시는 엄중하다. 한떼의 여행자들이 역마차를 타러 몰려온다. 역마차가 막 떠나려는데 코가 나타나 떠나는 역마차에 매달린다. 이통에 말들이 놀라서 정거장 주변에서는 때아닌 소란이 벌어진다. 경찰들과 주위 사람들은 코가 도둑놈인줄 알고 코를 세워놓고 몰매를 때린다. 매를 맞자 코가 제모습을 찾아 작아진다. 경비대의 어떤 장교가 코를 집어 자기의 손수건에 싸서 임자인 사찰관에게 준다. 그러나 코는 사찰관의 얼굴에 붙어 있기를 거부한다. 의사가 등장하지만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 사찰관은 자기 얼굴에서 코를 훔쳐간 장본인으로 자기 참모의 미망인을 의심한다. 사찰관은 그 집 딸과 결혼코자 하는데 미망인이 적극 반대하고 있어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사찰관은 고소장을 만들어 미망인을 고소하지만 미망인은 혐의를 단연코 부인한다. 한편 온동리 시민들은 사찰관의 코가 자유롭게 걸어 다닌다는 소문을 듣고 진짜 그런지 알아보려고 구름떼처럼 몰려든다. 하도 사람들이 많이 몰려와서 경찰로서는 질서 유지가 안되어 소방서까지 동원된다. 하지만 걸어다닌다는 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에필로그에서는 어느날 아침, 사찰관이 일어나보니 코가 정상적으로 자기 얼굴에 붙어 있음을 알게 된다. 잠시후 사찰관은 이발소에 가서 면도를 한다. 사찰관은 면도를 하면서 야한 상상을 하고 있다. 면도가 끝나자 사찰관은 이발사의 손에서 못된 냄새가 난다고 야단을 친다. 이발소에서 나온 사찰관은 언재나 그렇듯 네브스키(Nevsky)공원을 산책하며 아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여자들에게 치근덕거린다. 일반적으로 사찰관은 자기의 생활에 대하여 만족하며 즐기고 있다.


므첸스크구의 맥베스 부인


타이틀: Katerina Izmaylova (Ledi Makbed Mtsenskogo uyesda: Lady Macbeth of Mtsensk District). 전4막. 니콜라이 레스코브(Nikolay Leskov)의 단편을 작곡자 지신과 알렉산터 프레이스(Alexander Preys)가 공동으로 대본을 썼다.

초연: 1934년에 작곡되었으나 몇차례 수정되어 1963년 최종 수정본이 모스크바의 스타니슬라브스키-네미로비치-단첸코(Stanislavsky-Nemirovich-Danchenko)음악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주요배역: 치노비 보리소비치(상인), 카테리나(치노비의 부인), 세르게이(상점 종업원)

베스트 아리아: The foal hastens after the filly (S)

사전지식: 제목에 맥베스라는 이름이 나오지만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다만, 주인공 카테리나가 맥베스 부인처럼 악랄한 여인이기 때문에 그런 제목을 붙인것 같다. 쇼스타코비치기 1930년에 작곡한 것으로 전4막이지만 2막으로 줄여 공연된다.

에피소드: 이 작품이 구소련에서 선보이자 스탈린 당국은 공연금지령을 내렸다. 병리적인 자연주의와 에로티즘이 가미되어 있으며 공산 사회주의의 적인 브르조아적 발상이 담겨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스탈린도 서민들의 치정극인 이 오페라를 보고나서 이것은 음악이 아니라 혼돈이라고 비판했다. 관영 신문은 스탈린의 코멘트를 즉각 보도하였다. 그리하여 이 오페라는 스탈린이 죽은지 10년후인 1963년에야 겨우 수정본이 다시 무대에 오를수 있었다. 스탈린 당시 쇼스타코비치는 자기의 작품을 알아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비판으로 신작활동을 억제하려는 소련 공산당에 환멸을 느끼고 한 때 자살까지 하려 했다. 그러나 참고 견뎠으며 교향곡 제5번으로 재기하였다.


줄거리: 카테리나 이스마일로바(Katerina Ismailova)는 사랑 없는 결혼 생활도 따분하고 사는 것도 싫증나서 무척 지루해 하고 있다. 게다가 시아버지인 보리스 이스마일로바(Boris Ismailova)는 틈만 나면 카테리나에게 아들도 낳지 못했다고 하면서 불평이다. 보리스는 귀여운 손자를 안고 다니는 것이 평생소원이다. 카테리나는 자기가 남편을 진짜 사랑한다면 왜 아이를 낳지 않겠느냐고 말을 하려다가 참는다. 어느날, 시아버지는 방을 나가면서 카테리나에게 아직도 방안에 쥐약을 놓지 않고 무얼 했느냐면서 책망한다. 카테리나는 쥐약을 시아버지 입에 처넣고 싶은 심정이다. 잠시후 시아버지는 외출했다가 돌아온 아들 치노비(Zinovy)를 카테리나에게 들여보내어 둘이서 침대에 누워 잠이나 자라고 할 참이었다. 마침 심부름꾼이 와서 저 건너 농장의 댐이 무너져 곧 수리하지 않으면 큰일 나겠다고 전한다. 치노비가 댐을 수리하고 오겠다고 자청한다. 떠나기 전에 치노비는 세르게이(Sergei)라는 건장하고 젊은 청년을 데리고 와서 오늘부터 상점에서 일할 일꾼이라고 소개한다. 부엌에 있는 아줌마들은 세르게이를 보고 지난번에 어떤 집에서 일할 때에 주인마님과 눈이 맞아 바람을 피우는 바람에 쫓겨난 사람이라고 수근 거린다.


다른 사람들은 정원에서 일하고 있는데 카테리나와 세르게이는 서로 눈이 맞아 방안에서 레슬링 연습을 한다면서 서로 붙잡고 시시덕거리는 것이 말도 아니다. 둘이서 붙잡고 딩굴고 있는 때에 시아버지가 들어온다. 무안한 세르게이는 방에서 바삐 나간다. 시아버지는 카테리나에게 촛불을 공연히 낭비하고 있다고 잔소리를 하지만 세르게이와의 일에 대하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며느리가 점잖지 못한 행동을 한 사실을 아들이 알게 되면 집을 지키는 자기에게도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시아버지가 방에서 나가자 카테리나는 옷을 훌훌 벗어 던지고 자유스러운 생활을 부러워하는 노래를 부른다. 밤이 깊어 세르게이가 다시 카테리나를 찾아온다. 두 사람은 마치 옛날부터 애인사이인듯 포옹을 하며 사랑을 나눈다.


제2막. 보리스는 세르게이가 며느리 카테리나와 2층의 창문에서 남들이 보던 말던 공공연히 키스하는 모습을 목격한다. 참지 못한 보리스가  2층에서 빗물 홈통을 타고 내려오는 세르게이를 잡아 웃옷을 벗기고 기둥에 묶은 후 매질을 한다. 보리스는 며느리 카테리나를 불러다가 이 광경을 보도록 한다. 카테리나가 보다 못하여 비명을 지른다. 한참 매질을 한후 보리스는 세르게이를 창고에 가두도록 한다. 한편 멀리 가있는 아들에게도 집안에서 무슨 문제가 생겼으니 속히 돌아오라는 전갈을 보낸다.


시아버지가 미워서 죽을 지경인 카테리나는 시아버지를 죽일 생각으로 버섯에 독을 넣어 시아버지에게 먹으라고 준다. 독을 먹은 시아버지는 목이 타서 방바닥을 구르면서 물을 달라고 애원하지만 카테리나는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시아버지는 아무리해도 당장 죽을것 같다고 생각하여 죽기전에 마지막 고해성사를 하고 싶으니 성당에서 신부님을 데려와 달라고 부탁한다. 카테리나는 이 부탁도 들어주지 않고 방문을 걸어 잠그고 나간다. 아무도 돌보지 않는 방에서 혼자 죽으라는 생각에서였다. 마침 일꾼들이 시아버지를 찾으러 왔다가 문이 잠겨 있자 문을 부수고 들어간다. 일꾼들이 신부를 데려온다. 시아버지는 신부에게 자기를 독살한 사람이 며느리 카테리나라고 말한다. 하지만 신부는 카테리나가 시아버지의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보리스의 말을 믿지 않는다.


세르게이는 카테리나에게 만일 남편 치노비가 돌아오면 자기들의 사랑은 끝장을 볼것이니 무슨 방도를 강구하자고 부추긴다. 세르게이는 자기가 카테리나의 남편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버젓이 카테리나와 치노비가 쓰는 침대에 누워 잠이 든다. 카테리나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하고 있을 때 시아버지 보리스의 망령이 나타난다. 카테리나가 놀라서 소리치는 바람에 잠들었던 세르게이가 깨어난다. 카테리나가 말을 더듬으면서 ‘망령! 망령!’이라고 손짓하지만 세르게이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세르게이는 카테리나가 무슨 소리를 다시 들을 때까지 깨어 있겠다고 한다. 하지만 졸음을 이기지 못하여 꾸벅거린다. 잠시후 남편 치노비가 들어오는 기척이 난다. 세르게이는 얼른 커튼 뒤로 숨는다. 치노비는 카테리나에게 무슨 일을 하며 지냈는지, 왜 침대는 두 사람이 잘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는지 등을 묻는다. 그러다가 침대 위에서 남자의 벨트를 발견한다. 치노비는 이제 모든 스캔들을 알게 되었다고 소리치면서 가죽 벨트를 집어 들어 카테리나를 때리기 시작한다. 커튼 뒤에 숨어있던 세르게이가 뛰쳐나와 치노비를 가로 막는다. 치노비는 건장한 세르게이를 당할 수가 없어서 창문 쪽으로 피신한다. 그러나 카테리나가 쫓아가서 남편 치노비를 움직이지 못하게 붙잡자 세르게이가 달려가서 목을 졸라 죽인다. 사악한 두 사람은 치노비의 시체를 지하실에 가져가서 우묵한 곳에 파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