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작곡가별 오페라 2

Wright, Robert (라이트) - Forrest, George (포레스트)

정준극 2007. 5. 21. 16:06

키스멧


타이틀: Kismet (운명). 키스멧은 오페라라기보다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다. 에드워드 놉록크(Edward Knoblock)의 희곡을 대본으로 로버트 라이트(Robert Wright)와 조지 포레스트(George Forrest)가 공동완성한 뮤지컬이다. 러시아의 알렉산더 보로딘의 음악에서 주제를 많이 활용했다. 고대 바그다드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어난 일. 뮤지컬 아라비안나이트이다. 

초연: 1991년 뉴욕 브로드웨이

주요배역: 거지시인 하지, 마르시나, 칼리프, 랄루메

베스트 아리아: Bubbles, Bangles and Beads(S), Stranger in the Paradise(S)

사전지식: 하지(Haji)는 바그다드에서 알만한 사람이면 누구나 다 아는 풍류시인으로 원래 이름은 오마르 카이얌(Omar Khayyam)이다. 그의 시는 위트와 풍자가 넘칠뿐만 아니라 대서사시와 같아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줄거리: 사원의 첨탑에서 기도를 알리는 외침과 함께 바그다드의 아침이 밝아온다. 고참 거지인 하지(Hajj)는 아침이 되자 부지런히 일터로 나간다. 단골로 동냥하는 사원 문턱이 일터이다. 그런데 그 명당자리에 어떤 뻔뻔한 사람이 대신 앉아있는 것이 아닌가? 거지 하지가 ‘실례지만 누구신가요?’라고 묻자 그 사람은 자기가 바로 거지 하지라고 대답하며 진짜 거지 하지를 쫒아버린다. 진짜 거지를 쫓아 낸 사람은 풍류시인이다. 그가 거지 하지의 자리를 빼앗아 앉아 있는 이유는 자완(Jawan: 일종의 군대 사령관)의 부하들에게 납치당하기 위해서이다. 자완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다. 그 아들을 아주 오래전에 어떤 거지가 납치하여 갔다는 것이다. 늙은 자완은 자꾸 잃어버린 아들 생각만 한다. 그러던중  지난밤에 집사장이 자완에게 사원 문 앞에서 동냥하는 거지가 바로 옛날에 아들을 납치해간 그 거지가 틀림없다고 말하는 바람에 아침 일찍 잡아오기로 한 것이다. 그런 내용을 미리 안 풍류시인이 하지 대신에 잡혀가기 위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튼 가짜 하지인 풍류시인이 자완의 집에 잡혀온다. 자완은 풍류시인을 진짜 하지라고 믿고 아들의 행방을 묻는다. 그러면서 자완은 자기는 이미 늙어서 아들만 찾을수 있다면 금은보화라도 아깝지 않다고 말한다. 가짜 하지는 능란한 언변으로 자완을 설득하여 아들을 찾아 주겠다고 약속한다. 유명한 마법사가 아들을 납치해 갔는데 자기가 그 마법사를 잘 알므로 찾아오겠다고 속인 것이다. 가짜 하지는 자완으로부터 아들을 찾아주는 조건으로 금돈 한자루를 받아낸다. 가짜 하지는 이 금을 딸  마르시나(Marsinah)에게 주어 시장에 가서 비단도 사고 목걸이나 귀걸이 같은 악세사리도 맘대로 사도록 한다. 예쁜 마르시나는 신이 나서 시장(바자)에 가서 이것저것 정신없이 쇼핑을 한다. 그때 마침 시장을 지나가던 젊은 왕 칼리프가 마르시나를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한편 자완의 시종장이 시내출장 갔다가 집에 돌아와서 얘기를 들어보니 자완의 부하들이 가짜 하지를 붙잡아 왔을뿐만 아니가 금돈까지 내준것을 알고 화가 치밀어 치안판사(와지르: Wazir)에게 가짜 하지를 체포해 달라고 부탁한다. 젊은 치안판사는 당장 잡상인 및 구걸행위 단속반을 풀어서 결국 가짜 하지를 붙잡아 온다. 약식 재판 결과, 자완을 속인 죄로 오른손을 자르는 선고를 받는다. 참으로 재수 좋게도 젊은 치안판사의 부인인 랄루메(Lalume)가 잘생긴 가짜 하지를 보고 맘에 들어 형벌 집행을 연기토록 한다. 곧이어 늙은 자완이 하인으로부터 가짜 하지를 체포했다는 보고를 받고 치안판사를 찾아온다. 자완은 가짜 하지를 보자마자 ‘아니, 아들을 찾아 주겠다고 하면서 감히 나를 속여? 내가 누군데!’라면서 목청을 높인다. 그런데 늙은 자완(군대 사령관)과 젊은 와지르(치안판사)가 서로 얘기를 나누는 중에 젊은 와지르(치안판사)가 바로 그 납치되었다는 아들인 것으로 밝혀진다. 그러고 보면 가짜 하지가 자완의 아들을 찾아주겠다는 약속을 지체없이 지킨것이나 다름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늙은 자완은 법이 준수되어야 하느니 뭐니 하면서 가짜 하지에 대한 처형을 당장 진행하라고 주장한다.

 

하렘에서

 

가짜 하지에 대한 처형은 점심시간 때문에 오후로 연기된다. 그 사이를 이용하여 치안판사의 부인 랄루메가 가짜 하지를 탈출시킨다. 집에 돌아온 가짜 하지는 딸 마르시나가 미지의 연인과 오후에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기다리고 있는 것을 알고 딸의 행복을 위해 자기가 할 일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간한다. 그때 느닷없이 칼리프가 나타난다. 가짜 하지는 잘못하다가 딸이 칼리프의 눈에 띠어 하렘에 들어가게 되면 미지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 하는 괴로운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르므로 딸의 안전을 위해 숨도록 한다. 칼리프는 마르시나가 약속을 지키지 않자 기분이 상하여 궁전으로 돌아간다. 한편, 가짜 하지 때문에 재산이 엄청 많은 아버지를 찾게 되어 기분이 최고로 좋은 치안판사는 가짜 하지에게 보상할 방법을 생각하다가 가짜 하지를 사원의 지도자 이맘(Imam)으로 임명하고 딸 마르시나는 칼리프의 하렘을 관장하는 책임자로 취직을 시켜준다. 종교 지도자인 이맘은 어느 여인이든지 맘대로 만나 맘대로 함께 있을 수가 있다. 그러므로 가짜 하지로서는 약간 바람기가 있지만 매력적으로 생긴 랄루메를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마르시나는 마르시나대로 칼리프의 궁전에 들어가면 사랑하는 칼리프를 자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렘의 책임을 맡는다. 그런데 실은 치안판사가 이렇게 선심을 쓰는 것은 마르시나를 두 번째 부인으로 삼고 싶기 때문이다.

 

 잉글리쉬 내셔널 오페라 무대


장면은 바뀌어 칼리프의 궁전이다. 칼리프의 신부를 선발하는 면접시험이 진행된다. 아름다운 여인들이 저마다 요염하게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면서 면접을 보고있다. 하렘의 여인으로서 마르시나도 면접시험에 나가서 멋있게 춤을 추지만 칼리프는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 칼리프는 마르시나가 요염하게 춤을 추며 나타나자 처음에 놀랬지만 자기와의 약속을 저버린것을 아주 못마땅하게 생각하여 일부러 관심없는 척 하고 있다. 칼리프의 1차 신부면접에서 떨어진 여인들을 장관들이 선택하여 와이프를 삼아도 된다. 치안판사는 예쁜 마르시나에게 자기와 결혼할 것을 강요한다. 이 사실을 안 가짜 하지는 딸 마르시나가 엉뚱한 사람의 세컨드가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사로잡여 치안판사를 물리칠 계략을 꾸민다. 가짜 하지는 치안판사에게 궁전 안의 연못 물위에 접시가 하나 떠 있으며 그 접시에 칼리프의 신부가 될 사람의 이름이 적혀있으니 우선 마르시나의 이름이 적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한 후에 없으면 두 번째 와이프로 삼는 것이 타당하다고 속인다. 치안판사가 연못으로 가서 접시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려고 물에 들어가자 가짜 하지는 그를 영원히 물에서 살아나오지 못하도록 한다. 가짜 하지가 칼리프에게 사실은 여차여차하여 마르시나가 약속을 지키지 못하였으며 치안판사가 마르시나에게 흑심을 품고 있어서 조용하게 했다고 설명해 주자 그제서야 칼리프의 마음이 풀려 마르시나를 환영한다. 그렇게 하여 풍류시인 오마르 카이얌의 딸 마르시나는 칼리프의 부인이 된다. 한편 가짜 하지는 자기를 좋아하는 치안판사의 미망인 랄루메를 그날 밤으로 데리고 바그다드를 떠나 사막의 오아시스로 가서 산다. 하지는 랄루메에게 남편을 잃은 슬픔에서 벗어나는 길은 죽어라고 열심히 일하는 것 밖에 없다고 하면서 일만 시킨다. 그리고 자기는 대추야자나 먹으면서 편하게 지낸다.


영화 키스멧. 하워드 킬과 앤 블라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