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작곡가별 오페라 2

Zemlinksy, Alexander (von) (쳄린시키) [1871-1942}

정준극 2007. 5. 21. 16:07

칸다울레스왕


타이틀: King Candaules (Der König Kandaules). 전3막. 앙드레 지드의 희곡 Le roi Candaule(캔다울의 왕)을 프란츠 블라이(Franz Blei)가 독일어로 번역한 것을 바탕으로 작곡자 자신이 대본을 썼다.

초연: 1996년 함부르크 국립오페라극장

주요배역: 캔다울레스왕, 가이게스(어부), 니씨아(왕비)

사전지식: 비엔나에서 태어나 비엔나에서 활동했던 쳄린스키는 부인(쇤베르크의 여동생 마틸다)이 유태계라는 이유 때문에 나치로부터 강제 추방을 당하여 겨우 미국으로 망명할수 있었다. 비엔나에서 그는 구스타프 말러의 뒤를 이어 비엔나궁정오페라(현 국립오페라극장)의 상임지휘자로 활동했었으나 이 또한 모함을 받아 물러나야 했다. 쳄린스키가 미국으로 이민갔을 때에는 ‘캔다울레스왕’의 오케스트레이션이 반밖에 완성되지 못했다. 미국에서 오케스트라 파트를 완성한 쳄린스키는 이 오페라를 뉴욕에서 무대에 올리고 싶어했다. 그러나 2막에서의 침대장면, 왕비 니씨아의 누드장면등이 문제가 되어 공연이 거부되었다. 비록 이 오페라는 미국이 아닌 독일에서 초연되었지만 현대 오페라 연혁에 있어서 알반 베르크의 룰루와 보체크, 아놀드 쇤베르크의 ‘모세와 아론’과 함께 20세기를 대표하는 현대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쳄린스키가 내세운 이 오페라의 주제는 자아상실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자아발견이다.


줄거리: 무대는 리디아(Lydia)라는 상상속의 나라이다. 고풍스러운 세팅으로 보아 중세로 볼수 있다. 리디아의 부자 왕인 칸다울레스(Candaules)는 친구들을 초청하여 파티를 연다. 왕은 왕비 니씨아(Nyssia)에게 파티에 참석토록 권면한다(마치 구약성경 에스더에 나오는 아하수에로왕이 와스디왕비를 잔치에 참서토록 권한 것과 같다). 이에 니씨아왕비는 처음으로 베일을 벗고 대중 앞에 나타난다. 모두들 니씨아왕비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는다. 어부 가이게스(Gyges)가 바다에서 고기를 잡는중 어떤 생선에서 마법의 반지를 발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왕은 어부 가이게스를 왕궁으로 들어오도록 한다. 하지만 가이게스는 왕궁에 대하여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는다. 칸다울레스왕이 여러 손님들과 함께 직접 가이게스를 찾아 간다. 왕은 어부에게 재물과 명예와 권력을 줄테니 반지를 달라고 설득해 보았지만 역시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는중 가이게스는 마법의 반지를 통해 그의 부인 트라이두(Trydo)가 다른 남자와 불륜을 저지르는 장면을 본다. 몹시 화가 치민 가이게스는 반지의 힘으로 부인을 나타나게 하여 여러 손님들 앞에서 부인을 쳐서 죽인다. 칸다울레스왕은 그러한 가이게스에게 ‘와, 대단한 사람이네!’라면서 매력을 느낀다. 그리고 정식으로 왕궁으로 초청을 한다.


2막. 칸다울레스왕은 이제까지 자기의 모든 행운을 여러 친구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한다. 여기에는 그의 아름다운 왕비인 니씨아도 포함된다. 왕은 가이게스에게 마법의 반지로서 자기의 모습을 보이지 않게 하여 니씨아왕비의 누드 모습을 불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한다. 아무리 왕이고 남편이지만 왕비의 벗은 모습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왕은 아름다운 왕비를 잃는다. 왜냐하면 그날 밤, 왕비가 가이게스를 남편인 왕으로 오해하여 둘이서 하루밤을 보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유명한 누드 장면과 베드 씬이 나온다. 3막. 가이게스는 왕비 앞에 자기의 원래 모습으로 나타난다. 가이게스는 왕비와 하룻밤을 지냈으므로 죽음을 각오하고 있다. 그러나 왕비는 가이게스에게 욕심많고 음탕한 남편 칸다울레스를 죽여 달라고 간청한다. 왕비는 지금까지 왕으로부터 사람 대접을 받지 못하고 지내왔다고 하며 더 이상 왕의 못된 스캔들을 보아 줄수 없다고 말한다. 가이게스는 마법의 반지의 힘을 빌어 칸다울레스왕을 처치한다. 이제 가이게스가 새로운 왕이 되었다. 새로운 왕은 왕비 니씨아에게 베일을 다시 쓰라고 요청한다. 이에 대하여 왕비는 ‘칸다울레스가 벌써 조각조각 찢어 버렸다’고 대답하며 왕의 요청을 거절한다. 그것이 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