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33. Britten, Benjamin (브리튼) [1913-1976]-알버트 헤링

정준극 2007. 7. 3. 17:16

 벤자민 브리튼

 

[알버트 헤링]


타이틀: Albert Herring. 전3막. 기 드 모파쌍(Guy de Maupassant)의 소설 Le rosier de Madame Husson(마담 허쓴의 장미숲)을 기본으로 에릭 크로지에(Eric Crozier)가 대본을 썼다.

초연: 1946년 런던 글린드본극장

주요배역: 알버트 헤링(야채가게 점원), 미시즈 헤링(알버트의 어머니), 레이디 빌로우(나이 많은 귀족부인), 시드(푸줏간 소년), 낸시(빵집 점원), 플로렌스 파이크(레이디 빌로우스의 하녀), 미쓰 워드워스(교장선생), 미스터 게지(교구 목사), 미스터 업홀드(시장), 미스터 버드(경찰서장)

사전지식: 브리튼의 두 번째 챔버 오페라인 알버트 헤링의 스코어는 기지에 넘쳐있으며 한편으로는 풍자와 해학을 암시해주고 있다. 곡중에 간혹 영국 아이들의 전래 동요스타일의 삽입한 것도 흥미를 더해주는 일이다. 마지막 장면의 신중한 음악은 마치 알버트의 죽음을 예견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브리튼의 오페라 작품세계에서 빼놓을수 없는 중심은 순진함의 파괴이다. 그러나 알버트 헤링에서는 오히려 가볍게 처리하여 코믹함을 잃지 않았다.

 

마을의 메이 퀸 선발대회 심사위원들

 

에피소드: 벤자민 브리튼은 이 오페라를 새로 결성된 영국오페라그룹과 새로 시작한 알데버그(Aldeburg)음악제를 위해 작곡했다. 1947년이다. 이 그룹은 현대 영국 오페라의 발전을 위해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브리튼은 그 전해에(1946년) 내놓은 The Rape of Lucretia(루크레티아의 능욕)이 비극인 것을 감안하여 코믹 오페라의 작곡을 생각하고 있던중 이 오페라를 작곡하게 되었다. ‘루크레티아의 능욕’과 ‘알버트 헤링’은 모두 실내 오페라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다. 실내 오페라 (Chamber Opera)에서는 악기의 수를 최소한으로 하고 합창도 없으며 웬만한 무대장치나 소품도 필요 없다. ‘알버트 헤링’은 ‘피터 그라임스’, ‘루크레티아의 능욕’과 함께 브리튼의 초기 3대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브리튼의 초기 작품에서부터 후기 작품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주제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개인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메이 퀸 선발대회

 

줄거리: 제1막. 시기는 1900년의 어느 초여름이며 장소는 서포크(Suffolk)에 있는 록스포드(Loxford)라는 가공의 어떤 시장 거리이다. 자기 자신이 도덕심이 강하다고 믿고 있어서 다른 사람들의 도덕심까지 수호키로 스스로 나선 나이 많은 록스포드지방 서포크 마을의 귀족 부인네인  레이디 빌로우스(Lady Billows)는 마을의 메이퀸을 선발하기 위한 일 때문에 분주하고 초조하다. 여자 교장 선생님인 미쓰 워드워스(Miss Wordsworth), 시장인 미스터 업홀드(Mr Uphold), 경찰서장 미스터 버드(Mr Budd), 교구목사님인 미스터 게지(Mr Gedge)로 구성된 마을 유지들이 5월의 여왕 후보자를 심사하기 위해 레이디 빌로우스의 집에 모인다. 이들은 각 후보자의 적격 여부를 엄중하게 가린다. 레이디 빌로우스의 조수인 플로렌스(Florence)가 각 후보자에 대하여 은밀히 관찰했던 내용을 설명한다. 후보자중 단 한 명도 여왕이라고 부를 만큼 완전한 여자가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해도 마땅한 여왕을 선발하기가 어려워지자 이들은 아예 메이퀸을 포기하고 메이 킹을 선발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다. 의기투합한 이들 메이퀸 심사위원들은 메이킹으로 알버트 헤링(Albert Herring)을 만장일치로 선정한다.  알버트는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착하고 부지런하게 살고 있다. 알버트는 어머니의  말이라면 절대 복종하는 모범 청년이다. 푸줏간집 심부름 소년인 시드(Cid)가 여자친구 낸시(Nancy)와 함께 구멍가게에 갔다가 알버트를 만난다. 예쁜 처녀 낸시를 본 알버트는 공연히 어쩔줄 모르면서 불편해 한다. 그만큼 알버트는 순진하다. 낸시는 ‘무슨 저런 남자도 다 있냐? 엄마 치마폭에서 꼼짝도 못하네!’라면서 알버트를 비웃는다.

 

메이 퀸 선발대회 현대적 연출

 

제2막. 메이데이 축제가 한창이다. 알버트가 메이킹에 선발되어 왕관을 쓰고 단상에 오른다. 장난을 좋아하는 알버트의 친구들이 평소 술이라고는 입에도 대지 않는 알버트에게 레모네이드에 럼주를 넣어 자꾸 마시라고 권한다. 알버트는 메이킹 연설을 하는 도중 럼주 때문에 계속 딸꾹질을 하지만 친구들이 주는대로 받아 마신다. 그날 저녁, 집에 돌아온 알버트는 난생 처음으로 럼주를 들이켜서 기분이 좋은데다가  자기가 생각하기에도 메이 킹 수락 연설을 아주 잘한 것 같아서 마음이 들떠 있다. 알버트는 창밖에서 시드와  낸시가 시시덕거리는 소리를 듣는다. 시드와 낸시는 알버트가 자기 어머니의 앞치마 끈에 꽁꽁 매어져 있다고 하며 키득거린다. 이 소리를 들은 알버트는 사람들에게 자기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며 어머니의 치마폭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밖으로 나갈까 말까? 알버트는 동전을 던져 밖으로 나가기로 결정한다. 잠시후 알버트의 어머니가 들어온다. 어머니는 알버트가 보이지 않자 아마 자기 방에서 잠이 들었겠지라고 생각한다.

 

낸시와 시드가 서로 좋아하는 것을 본 알버트는 실망한다.

 

제3막. 다음날 오후가 되었는데도 알버트는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 사람들은 무슨 사고가 생겨 죽었는지 모른다고 생각하며 어머니를 위로한다. 하지만 사람들의 생각을 뒤엎으며 알버트가 나타난다. 밤새도록 술집에서 진탕 마시고 놀다가 들어오는 길이다. 단정하던 옷차림은 수세미가 되어 더럽다. 생전 술이라고는 입에도 대지 않던 알버트가 술 냄새를 풀풀 풍기며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나타나자 사람들은 ‘저게 무슨 메이 킹이냐?’라면서 수군거린다. 어머니가 알버트를 야단치자 알버트는 어머니에게 대들면서 ‘제발 잔소리 좀 하지 말아요!’라고 소리친다. 이런 태도를 보고 마을 사람들이 어머니보다 더 놀란다. 그러나 알버트는 자기가 이 구멍가게의 주인인 것으로 생각하며 우쭐거리는 심정이다.

 

알버트가 마을 사람들에게 우쭐하려고 대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