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체스코 칠레아
[아를르의 여인]
타이틀: L'Arlesiana (아를레지아나). 전3막. 스토리는 알퐁스 도데(Alphonse Daudet)의 단편 소설집 Lettres de mon moulin에서 빌려온 것이다. 알퐁스 도데는 나중에 이 단편을 ‘아를르의 여인’이라는 제목의 희곡으로 만들었다. 레오폴도 마렌코(Leopold Marenko)라는 대본가가 이 희곡을 오페라 대본으오 만들어 칠레아에게 주었다.
초연: 1897년 밀라노 리릭극장
주요배역: 아를르에서 온 여인, 페데리코(로사의 아들), 비베타(페데리코를 사랑하는 아가씨), 로사 마마이(억척같이 살고있는 여인), 메티피오(마구간 일꾼), 발다싸레(양치기 영감), 린도첸테
베스트 아리아: E' la solita stria del pastore(T. Lamento di Federico), Vieni con me sui monti(Bar), Esser madre e un inforno(MS), Come due tizzi accesi(Bar)
사전지식: 오페라의 제목이 ‘아를르의 여인’으로 되어 있지만 타이틀의 여인은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무대 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리아를 부르는 것도 아니다. 단, 관객들은 제3막에서 이 여인의 비명소리를 몇 번 들을 뿐이다. 사실 무대 뒤에서 아무나 소리 지르면 되는 역할이다. 그 아를르의 여인의 이름이 무엇인지도 언급이 되지 않았다.
에피소드: 이 희곡을 기본으로 비제가 유명한 막간음악인 ‘아를르의 여인’을 작곡하기도 했다.
줄거리: 제1막. 막이 열리면 늙은 양치기 발마싸레(Baldassarre)가 과부 로사 마마이(Rosa Mamai)의 막내아들인 린노첸테(L'Innocente)에게 불쌍한 어린 염소와 굶주린 늑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모습이 보인다. 린노첸테는 이름 그대로 순진한 소년이다. 그러나 약간 정박아이다. 마을에는 집안에 정박아가 있으면 그 집에 복이 굴러 들어온다는 미신적인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그렇지만 가족들은 물론이고 마을 사람들까지 린노첸테를 무시하며 거들떠보지 않는다. 다만 늙은 양치기 발다싸레만이 린노첸테의 친구가 되어 얘기를 나눈다. 발다싸레의 얘기는 그의 베이스 아리아 Come due tizzi accesi에 잘 표현되어 있다. 불쌍한 작은 염소가 굶주린 늑대를 만난다. 작은 염소는 있는 힘을 다하여 늑대와 싸운다. 작은 염소는 죽을힘을 다하여 싸우지만 자기가 이기리라는 희망은 아예 없다. 싸움은 밤새도록 계속된다. 새벽이 되자 작은 염소는 지쳐서 바닥에 쓰러진다. 태양이 올라와 밝고 부드러운 햇빛으로 작은 염소에게 키스하며 그의 눈을 감겨준다(이 스토리는 나중에 ‘페데리코의 탄식’이라는 유명한 아리아에서 다시 소개된다).
억척같이 생활을 꾸려가고 있는 로사 마마이는 큰 아들 페데리코(Federico) 때문에 걱정이다. 아를르에서 왔다는 어떤 여자에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사의 대녀(代女: God-daughter)인 비베타(Vivetta)는 오래전부터 페데리코를 사랑해 왔지만 수줍고 얌전하며 다른 여자들처럼 노골적이지 못해 아직까지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고 있다. 비베타는 페데리코가 아를르에서 온 여자에게 푹 빠져 있다는 얘기를 듣고 무척 실망한다. 잠시후 문제의 페데리코가 삼촌 마르코(Marco)와 함께 기분이 좋아서 집에 들어선다. 마르코 삼촌의 말에 의하면 아를르의 여인의 아버지를 만나보았는데 두 사람의 결혼에 대하여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엄마 로사는 큰 아들 페데리코의 결혼을 승낙하지 않을수 없다고 생각한다. 모두들 즐거운 마음에 포도주를 기울인다. 이때 마구간에서 일하는 메티피오(Metifio)가 로사를 만나고자 청한다. 메티피오는 자기가 그 아를르의 여인의 애인으로 결혼까지 약속한 사이였으나 며칠전 그 집으로부터 결혼 얘기는 없었던 것으로 하자는 통보를 받고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 즉각 알아보니 그 집에서 재산이 많은 페데리코와 결혼시키기 위해 그랬다는 것이며 증거로 편지가 있으니 보라고 한다. 정말 편지를 보니 한 장은 메티피오에게 당장 떠나라는 내용이었고 다른 한 장은 메티피오가 쓴 것으로 내일까지 떠나겠다고 약속하는 답장인데 곧 보낼 것이라고 한다. 엄마 로사는 그 편지들을 아들 페데리코에게 보여준다. 페데리코는 자기가 사랑하는 여인이 자기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고 배신했다고 생각하여 낙담한다.
제2막. 페데리코는 밤새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로사와 비베타가 페데리코를 찾아 나선다. 로사는 비베타를 벌써부터 며느리 감으로 생각해왔었다. 로사는 비베타에게 너무 새침해 있지 말고 다른 여자들처럼 애교도 부리고 섹시하게 굴어야 페데리코가 아를르의 여인과 같은 다른 여자에게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 아니냐고 넌지시 말해준다. 비베타는 페데리코를 유혹해보라는 로사의 말을 듣고 당황해서 어찌할줄 모르다가 어디론가 뛰어간다. 페데리코는 그 전날 밤새도록 양떼 틈에 숨어 있었다. 발다싸레가 양떼들 틈에 숨어있는 페데리코를 발견하고 아를르의 여인인가 뭔가는 그만 잊어버리고 어서 산에 올라가 함께 염소떼나 돌보자고 권한다. 페데리코가 내키지 않아 하자 발다싸레는 할수 없다는 듯 먼저 산위로 올라간다. 페데리코는 편지들을 다시 한번 뚫어지게 읽은후 평소에 발다싸레가 얘기해준 작은 염소와 굶주린 늑대를 생각하며 ‘페데리코의 탄식’이라는 아리아를 부른다. 비베타는 페데리코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아무래도 로사가 코치해준 내용들을 실현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페데리코를 만나 과감히 사랑한다고 말하며 페데리코의 가슴을 파고든다. 평소 얌전하던 비베타가 갑자기 이상하게 돌변하자 페데리코는 놀라서 비베타를 밀치며 자기는 이미 아를르의 여인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사랑을 받아들일수 없다고 말한다. 이 말을 들은 비베트는 부끄럽고 창피하고 기가 막혀서 슬프게 운다. 우는 소리를 듣고 로사가 달려온다. 엄마 로사는 비베타를 측은하게 여겨 기어코 아들 페데리코와 결혼시키기로 마음을 굳힌다. 페데리코는 엄마 로사가 자기를 끔찍이 사랑하는 것으로 믿어 감동한다. 페데리코는 자기는 가치있다고 생각되는 여인 한 사람에게만 자기의 이름을 주겠다고(결혼하겠다는 뜻임)말하며 비베타에게 자기의 우울하고 병든 열정을 회복하는 것을 도와 달라고 사뭇 철학적으로 말한다.
제3막. 페데리코와 비베트의 결혼 잔치 준비가 한창이다. 두 사람은 서로 손에 손을 잡고 (실은 포옹하고서) 달빛 아래에서 장래의 행복을 노래한다. 이때 마구간에서 일하는 메티피오가 양치기 영감인 발다싸레를 만나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 끝에 이제 페데리코가 비베타와 결혼하게 되었으니 아를르의 여인에게 다시한번 구혼하겠다고 하면서 그래도 자기의 구혼을 받아 주지 않는다면 강제로 납치해 오겠다고 말한다. 메티피오는 신이 나서 ‘말발굽 소리가 우렁차게 울리는 가운데 가벼운 가운만을 걸친 아를르의 여인을 낚아채고 밤길을 달려가노라! 아를르의 여인이 비명을 지르더라도 멈추지 않고 말을 달려간다!’라면서 마치 팝송처럼 노래를 부른다. 마침 페데리코가 비베타와 함께 산책을 나왔다가 우연히 메티피오의 마지막 얘기를 엿듣는다. 발다싸레는 메티피오에게 아무런 값어치가 없는 한 여인을 위해 인생의 막을내리지 말라고 타이르지만 메피티오는 들을 생각도 하지 않는다. 페데리코가 어둠 속에서 뛰어나와 ‘야, 인간이 그럴수 있냐? 뭐 납치해 오겠다고?’하면서 메티피오와 언쟁을 벌인다. 이 장면에 나오는 4중창은 이 오페라에서 가장 전율을 느끼게 해주는 기막힌 곡이다. 이들의 소란은 로사가 말리는 바람에 겨우 진정된다.
방안에서 로사가 엄마 노릇 하기가 이렇게도 어려운가 하면서 약간의 신세타령을 하고 있을 때 못난 막내아들 린노첸테가 잠에서 깨어 다가오면서 ‘엄마, 이제부터 제가요, 큰 형을 잘 살펴보고 돌봐 줄께요’라고 말한다. 이말을 들은 로사는 놀라며 ‘이 집안에는 이제 더 이상 바보천치가 없다’고 하면서 기뻐한다. 그러면서 로사는 이같은 기쁨 뒤에는 또 무슨 불행한 일이 닥칠것인지 모르겠다면서 불안한 걱정을 한다. 페데리코가 정신 나간 사람처럼 비틀거리면서 들어온다. 페데리코는 평소에 늙은 양치기 발다싸레가 얘기해준 불쌍한 작은 염소와 굶주린 늑대 이야기의 마지막 장면을 생각한다. 페데리코는 불쌍한 아를르의 여인이 늑대와 같은 메티피오에게 납치되어 끌려가면서 ‘살려 주어요!’라고 외치는 소리와 말발굽 구르는 소리가 들리는듯 머리를 감싸 안는다. 페데리코는 로사가 말릴 사이도 없이 집 밖에 있는 높은 창고 꼭대기에 올라가 아무런 주저함도 없이 창문에서 땅 바닥으로 뛰어 내린다. 죽긴 왜 죽나? 진짜 바보는 페데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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