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50. Copland, Aaron [코플란드: 1900-1990]- 텐더 랜드

정준극 2007. 7. 3. 17:35

 아론 코플란드

 

[텐더 랜드]


타이틀: The Tender Land (연약한 대지).

초연: 1954년 뉴욕 시립오페라극장

주요배역: 로리(철없는 아가씨), 마틴(떠돌이 일꾼), 탑(떠돌이 일꾼), 스플린터스(우편배달부), 마 모쓰(로리의 어머니)

베스트 아리아: Quiet, quiet...I'm gettin' tired of travell' through(T), Dayabreak will come in such short time(T)

사전지식: 20세기 사실주의 작품. 미국의 농촌 사회를 면밀한 분석으로 그린 작품이다. 이 오페라에는 미국 전통의 무곡(스퀘어 댄스)등이 나와 어려웠던 시절의 향수를 달래준다. 작곡은 코플란드가 했지만 공연은 리챠드 로저스와 오스카 햄머슈타인이 했다. ‘연약한 대지’는 코플란드의 두번째 오페라이다. 첫 오페라인 ‘제2의 허리케인’(The Second Hurricane)에 비하여 더욱 성숙되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젊은 성악인들을 위해 작곡한 이 오페라에는 코플란드의 황금시기에 내놓은 최고의 음악들이 담겨있다. 이 오페라에 나오는 아리아는 오늘날에도 연주회의 레퍼토리로 사랑받고 있으며 특히 제1막 마지막에 나오는 합창곡 ‘삶의 약속’(The Promise of Living)은 널리 알려진 곡이다.

에피소드: 코플란드는 제임스 에이기(James Agee)의 영화 Let Us Now Praise Famous Men를 보고 이 오페라 작곡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로리 졸업축하파티

 

줄거리: 제1막. 어린 베스(Beth)가 농장집 앞에서 인형을 가지고 놀고 있다. 한가롭고 평화로운 농촌 모습이다. 우편배달부 스플린터스(Splinters)씨가 소포 하나를 가져온다. 베스의 큰 언니인 로리(Laurie)의 졸업식 가운이다. 내일이면 로리가 이 집안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첫 식구가 된다. 저녁에 로리의 집에서는 로리의 졸업 축하 파티가 계획되어 있다. 로리의 엄마(Ma Moss)는 우편배달부 스플린터스씨에게도 파티에 오라고 초청한다. 스플린터스씨는 마을에 웬 뜨내기 젊은이 두 사람이 나타나 마을 처녀들을 강간하고 도망갔다는 소식을 전해주며 은근히 조심하라고 다짐한다. 로리는 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린 소녀 시절이 휘딱 지나고 지금은 어느덧 완전히 숙녀가 된 것같은 기분이어서 어정쩡한 기분이다. 엄마와 할머니는 우편배달부로부터 끔찍한 소식을 듣고 로리가 철없이 지내지 않도록 무던히도 잔소리를 해 대지만 로리는 이제 그 잔소리가 듣기 싫다. 떠돌이 마틴(Martin)과 탑(Top)이 나타난다. 이들은 로리를 보자 가볍게 인사를 건넨다. 로리는 어쩐지 이 청년들이 마음에 든다. 로리는 할머니에게 이 두 사람을 밭농사 수확때까지 고용하자고 말한다. 할머니는 아무래도 우편배달부의 말이 찜찜해서 신원도 알수 없는 사람을 일꾼으로 쓸수 없다고 야단이지만 이 집안에서 유일하게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로리가 고용하자고 주장하는 바람에 그렇게 한다. 로리는 두 사람을 그날 저녁의 졸업 축하 파티에 오라고 한다. 탑은 마틴에게 파티장에서 할머니에게 술을 자꾸 마시게 하여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하고 그 사이에 로리와 친해질 기회를 갖도록 하자고 음모를 꾸민다.

 

로리의 졸업을 축하하는 파티

                                  

제2막. 파티에서 할머니가 로리의 졸업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건배한다. 다른 사람들은 즐겁게 춤을 춘다. 할머니 옆에 있던 탑이 할머니에게 자꾸 술을 권한다. 로리의 엄마는 아무래도 두 젊은이가 미덥지 않아 스플린터스씨에게 마을에 가서 보안관을 불러와 달라고 부탁한다. 드디어 할머니가 술에 취해 잠이 든다. 기회라고 생각한 마틴이 로리와 춤을 춘다. 두 사람은 서로 홀딱 반한다. 두 사람은 호젓한 베란다로 나와 키스를 한다. 그러나 이 달콤한 키스는 마침 정신을 차리고 나온 할머니에게 발각되어 호되게 야단을 맞는다. 엄마는 이 젊은이들이 마을에 나타나 마을처녀들을 강간한 바로 그놈들이라고 몰아붙인다. 사람들은 당장이라도 두 젊은이를 요절낼 기세다. 이때 마을에 갔던 우편배달부 스플린터스가 돌아온다. 그는 보안관이 강간범 두 놈을 이미 잡았고 그 놈들도 자기의 죄를 자백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민망해진 엄마와 할머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래도 미덥지 않아 두 젊은이에게 내일 아침 일찍 이 집에서 떠나라고 말한다.

 

마틴과 로리는 서로 좋아한다.

 

제3막. 그날밤 마틴과 로리가 아무도 몰래 밖에서 만난다. 로리는 마틴이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함께 가겠다고 약속한다. 로리는 내일 아침 집을 떠날 때 가지고 갈 짐을 싸겠다고 하며 집으로 들어간다. 그 모습을 본 마틴은 생각에 잠긴다. 로리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순진한 아가씨를 유혹하여 멀리 도망간다는 것은 아무래도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바로 그때 탑이 나타나 로리가 마틴과 함께 절대로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며 만일 떠난다고 해도 겨우 하루가 지나면 분명히 모든 것을 후회하고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한다. 마틴과 탑은 그대로 떠난다. 새벽이 되어 집을 뛰쳐나온 로리가 마틴을 찾지만 아무도 없다. 로리는 자기가 속을 것을 깨닫는다. 로리는 그까짓 졸업식에 참석하느니 차라리 어디든지 아무데나 무작정 떠나기로 결심한다. 엄마는 어린 딸 베스를 바라보며 새삼스레 베스에게 관심을 가져 주지 못했던 것을 생각한다. 막이 내릴때 베스가 제1막 처음 장면에서 보여주었던 것처럼 집 앞에서 인형을 가지고 놀고 있다. 연약한 대지는 로리 자신이었는지도 모른다.

 

로리의 집에서의 파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