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51. Corigliano, John (코릴리아노) [1938- ]-베르사이유의 유령

정준극 2007. 7. 4. 13:05

존 코릴리아노

                            

베르사이유의 유령


타이틀: The Ghosts of Versailles. 전2막. 피엘-오귀스땡 캬론 드 보마르셰의 드라마 La mere coupable을 기본으로 윌리엄 호프만(William Hofmann)이 대본을 썼다.

초연: 1991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

주요배역: 마리 앙뚜아네트(지난날의 프랑스의 영광: S), 루이 14세(B), 보마르셰(Bar), 피가로(Bar), 알마비바 백작(T), 로지나(S), 레온(로지나와 케루비노의 아들: T), 플로레스틴(알마비바 백작의 딸: S), 케루비노(MS), 술라이만 파샤(B), 영국대사, 이집트인 바이올리니스트 사미라, 애국자 베기어쓰

베스트 아리아: They wish they will kill me(T), Diplomat, acrobat, teacher of etiquette(T)

사전지식: 오페라 중에 오페라가 나오는 것은 I Pagliacci 또는 Adriane auf Naxos과 흡사하다. '베르사이유의 유령'은 보마르셰 원작의 제1편 ‘세빌리아의 이발사’(로시니)와 제2편 ‘피가로의 결혼’(모차르트)에 이은 제3편이라고 보면 이해가 쉽다. 하지만 스토리는 변형되어있다.

 

1991년 메트로폴리탄 공연. 프롤로그


줄거리: 전2막이지만 스토리가 복잡하므로 비교적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제1막. 오페라가 시작되면 베르사이유궁전의 오페라극장에 루이16세의 유령이 도착한다. 루이 16세는 어떤 평민이 왕비인 마리 앙뚜아네뜨를 사랑하고 있지만 자기는 이미 유령이기 때문에 상관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루이왕은 요즘 따분하고 지루하므로 오늘 공연하는 보마르셰의 새로운 오페라가 재미났으면 좋겠다고 희망한다. 한편, 보마르셰는 멋있는 모자를 쓴 우아한 왕비에게 사랑을 호소하지만 왕비는 자기가 과거에 길로틴에 처형당한 끔찍한 기억을 상기하면서 보마르셰에게 자기를 단념하라고 말한다. 보마르셰는 잠시후 공연될 자기의 새로운 오페라 ‘안토니아(마리 앙뚜아네뜨)를 위한 피가로’(A Figaro for Antonia)의 공연을 보면 자기의 마음을 이해할 것이라고 말한다. 오페라속의 오페라의 프롤로그이다. 피가로가 빚쟁이와 여러명 남자들의 추격을 따돌리며 무대에 등장한다. 남자들이 피가로를 잡으려는 것은 피가로가 돈 조반니(Don Giovanni) 뺨치게 자기들의 딸들과 아내들을 농락했기 때문이다. 겨우 숨을 돌린 피가로는 지난날의 모험과 현재의 생활을 설명하는 아리아를 부른다. Diplomat, acrobat, teacher of etiquette..(외교관, 곡예사, 에티켓 선생)이다. 어떤 경우에는 외교관이 되었다가 곡예사도 되고 또 어떤 경우에는 에티켓 선생도 되었다는 얘기이다. 오페라를 관람하고 있던 귀족 유령들은 피가로의 아리아가 기교가 훌륭하고 재미있다고 하면서 박수를 친다. 오페라 속의 오페라가 정식으로 시작되기 전에 보마르셰가 무대 위에 나타나 왕비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만 가질수 있다면 과거 역사를 변경할수 있으며 프랑스혁명을 중지시킬 수 있고 더구나 왕비의 단두대 처형을 막을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이아몬드 목걸이에 대하여는 이미 본 블로그의 마리 앙뚜아네트 편에서 별도로 설명하였다.) 이어 화려한 전주곡으로 드디어 오페라가 시작된다.

 

마리 앙뚜아네트의 처형

 

오페라 속의 오페라의 무대는 1793년, 파리 소재 터키대사관이다. 파티에서 스페인대사인 알마비바(Almaviva)백작이 영국대사에게 왕비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사라고 제안한다. 영국대사가 바짝 흥미를 보인다. 이때 관중석에 있는 루이왕이 보마르셰에게 오페라를 중지하라고 소리친다. 그러나 그 소리를 듣지 못한 극작가가 출연진 하나하나를 무대로 나오라고 하며 소개한다. 알마비바백작, 그의 하인인 피가로와 피가로와 결혼한 수잔나, 백작부인인 로지나, 로지나와 케루비노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레온(Leon), 알마비바백작의 딸로서 레온을 사랑하는 플로레스틴(Florestine)이 소개된다. 알마비바백작은 극작가의 소개 때문에 무대 위에서 백작부인인 로지나의 아들로 레온이란 청년이 있다는 것과 더구나 그 청년이 부인인 로지나가 케루비노와 부정을 저질러서 태어난 것을 비로소 알게 된다. 백작은 화가 치밀어 어찌할줄 모른다. 더구나 딸 플로레스틴이 레온과 결혼하고 싶어하는 것을 알자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와 딸 플로레스틴을 귀족들이 싫어하는 혁명주의자 베기어쓰(Begearss)의 하인인 시골뜨기 빌헬름과 결혼시키겠다고 약속한다. 여기까지는 서막이고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마리 앙뚜아네트

 

혁명주의자 베기어쓰가 하인 빌헬름을 데리고 알마비바백작을 만나러 찾아온다. 베기어쓰는 알마비바에게 터키 대사관의 파티에서 왕비의 목걸이를 팔아넘길 계획인 것을 알지만 그것은 정부의 재산이므로 팔지 말고 돌려주라고 주장한다. 이 얘기를 피가로가 엿듣는다. 백작부인인 로지나가 들어와 백작에게 레온도 자식이니 제발 용서하고 받아들이라고 하지만 백작은 일언지하에 거절한다. 오페라는 잠시 과거 회상장면으로 전환된다. 로지나와 케루비노가 만나 사랑의 듀엣을 부른다. 이 듀엣에 보마르셰와 앙뚜아네뜨 왕비가 합세하여 사중창이 된다. 루이왕은 무대에서도 보마르셰가 왕비에게 관심을 기울이자 무대로 뛰어 올라가 보마르셰와 결투를 펼쳐 칼부림을 벌인다. 물론 루이왕은 이미 유령이기 때문에 칼에 찔려도 아무런 흔적이 없다. 무대 위의 객석에서 오페라 속의 오페라를 구경하던 귀족들도 칼을 빼어들어 서로 찌르며 즐거워한다. 모두 유령이다. 장면은 바뀌어 터키대사관이다. 알마비바백작은 로지나와 수잔나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목걸이를 팔 생각이다. 베기어쓰와 그의 하인 빌헬름은 목걸이를 환수하러 나타난다. 그때 매혹적인 터키의 가수 사미라(Samira)가 들어오는 바람에 목걸이는 아직 영국대사의 손으로 넘어가지 않고 백작이 그대로 가지고 있게 된다. 사미라가 노래를 시작한다. 피가로는 춤추는 여인으로 변장하여 파티장에 들어온다. 피가로는 백작의 혼을 빼놓은후 목걸이를 훔치는데 성공하여 줄행랑을 친다.

 

마리 앙뚜아네트 왕비와 두 자녀


제2막. 오페라 속의 오페라는 계속된다. 무대 위의 객석에 있는 유령들은 보마르셰가 처음에 말한대로 역사를 변경할수 있는지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피가로가 돌아온다. 피가로는 원래 보마르셰의 각본에 있는 대로 목걸이를 왕비에게 되돌려주어야 하지만 생각을 바꾸어 목걸이를 팔아서 그 돈으로 백작과 가족의 외국 도피자금으로 쓰자고 주장한다. 혁명주의자들이 세력을 잡게 되면 귀족인 백작과 백작부인은 아주 곤란한 입장이 될수있기 때문이다. 목걸이를 팔아 백작 가족들을 돕자는 소리를 들은 보마르셰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면서 화를 내며 무대에 올라와 오페라를 중지시킨다. 한편, 베어기스는 거리에서 한 떼의 여자들에게 그날밤 알마비바 백작 집에서 열릴 무도회를 공격하자고 선동한다. 장면은 바뀌어 화려한 백작 저택의 무도회장이다. 플로레스틴은 기본이 몹시 좋지 않다. 왜냐하면 아버지 알마비바 백작이 레온을 무도회장에서 쫓아냈기 때문이다. 플로레스틴과 레온은 서로 은밀히 만나 사랑의 듀엣을 부른다. 로지나는 백작에게 저 두 사람을 결혼시키자고 다시한번 간청한다. 백작이 어떤 결정을 내리려고 하는데 갑자기 베어기쓰가 빌헬름을 비롯한 한 무리의 혁명주의자들과 함께 백작의 집안으로 쳐들어와 백작에게 목걸이를 내놓으라고 요청한다. 피가로가 백작을 구원하기 위해 목걸이를 베어기쓰에게 내어준다. 그러나 베어기쓰는 이번에는 플로레스틴과 결혼하겠다고 주장한다. 알마비바백작이 이같은 베어기쓰의 요청을 거절하자 베어기쓰는 알마비바백작의 모든 가족을 감금하도록 명령한다. 보마르셰와 피가로만이 간신히 도망친다.

 


혁명주의자들은 알마비바백작 가족들을 앙뚜아네뜨가 지내던 방의 옆방에 던져 넣고 문을 잠근다. 방에 갇힌 백작의 가족들은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화해한다. 피가로와 보마르셰가 백작 가족을 구출하기 위해 등장한다. 그런데 왕비방의 열쇠는 빌헬름만이 가지고 있다. 수잔나의 코치를 받은 로지나가 아프다고 속여 바보 하인 빌헬름을 방으로 들어오게 한후 덮쳐서 열쇠를 슬쩍 빼앗는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도 수포로 돌아간다. 마침 베어기쓰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베어기쓰는 하인 빌헬름의 바보같은 행동을 야단치고 다른 부하들에게 명령하여 빌헬름을 가두도록 한다. 이때 피가로가 나타나 방에있는 모든 혁명주의자들에게 베어기쓰가 왕비의 목걸이를 손에 넣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쓸 생각은 하지 않고 자기 몫으로 챙기려한다고 폭로한다. 분노한 혁명주의자들이 베어기쓰를 끌고 간다. 이제 목걸이와 왕비방의 열쇠는 보마르셰의 손에 들어오게 되었다. 앙뚜아네뜨는 보마르셰에게 더 이상 과거를 다시 만들려고 하지 말라고 말한다. 과거를 바꾸어 놓는다면 현재 보마르셰가 왕비를 사랑하는 것을 부인하게 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제 알바비바백작의 가족들은 모두 미국으로 도망가고 보마르셰와 왕비의 유령은 다시한번 자기들의 처형장면을 구경한후 극장을 떠난다. 두 유령은 천국에서 결합한다.

 

군중들에 둘러싸여 있는 마리 앙뚜아네트. 세인트 루이스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