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82. Gluck, Christoph Willibald von (글룩)-오르페오와 유리디스

정준극 2007. 7. 4. 13:24

크리스토프 빌리발트 글룩

 

오르페오와 유리디스


타이틀: Orfeo ed Euridice (Orphee et Eurydice, Orpheus and Eurydice). 전3막. 이탈리아어 대본은 당대의 시인 라니에리 드 칼자비기(Ranieri de Calzabigi)가 썼다.

초연: 1762년 비엔나 부르크데아터

주요배역: 오르페오(오로페우스), 유리디스(유리디체: 오르페오의 부인), 아모레(큐피드)

음악적 하이라이트: 애도의 합창, 오르페오가 부르는 탄식의 노래

베스트 아리아: Che faro senza Euridice[유리디체없이 무얼 하리오](MS), J'ai perdu mon Eurydice(S), L'amour vient au secours(S)

사전지식: 오르페오는 무생물도 감동시켰다는 하프의 명인 오르페우스를 말한다. 무용 장면이 상당히 많이 나오는 오페라이다. 글룩의 개혁 오페라중 첫 번째 것으로 오페라 역사상 첫 히트작이다. 작곡자와 시인이 합작하여 고귀한 고전적 단순함을 지향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글룩은 알체스트(Alceste)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지나친 장식음의 남용을 피하였다. 출연한 성악가들의 공연한 노고를 덜어주기 위해서였다. ‘축복받은 정령들의 춤’은 오케스트라로 편곡되어 세월의 구애 없이 연주회에서 사랑받는 레퍼토리가 되었다. 그보다 앞서 나오는 ‘운명의 여신의 춤’(Dance of the Furies)도 자주 연주되는 곡이다. 가장 감동적인 곡은 유리디체가 두 번째로 죽었을 때 오르페오가 탄식하며 부르는 Che faro senza Euridice(유리디체없이 무얼 하리오)이다.

 

서로를 찾아 헤매고 있는 유리디스와 오르페오. 벅스턴 페스티발


줄거리: 제1막. 유명한 성악가 겸 하프 연주자인 오르페오가 자기 아내 유리디체의 무덤 앞에서 애통하고 있다. 사랑하는 아내의 갑작스런 죽음 때문이다. 이를 본 사랑의 신 아모르(Amor: 오페라에서는 소프라노가 이 역을 맡는다)가 오르페오에게 한가지 제안을 한다. 오르페오를 지하세계로 데려다 줄테니 그 곳에서 아주 기가 막히게 노래를 잘 불러(또는 하프 연주를 기가 막히게 잘 하여) 지하 세계의 지배자(플루토를 말함)를 감동시킨다면 아내 유리디체를 다시 살려서 데려 올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정도라면 걱정 없다. 오르페오라면 세상이 다 알아주는 유명 음악인이기 때문이다. 아모르는 한가지 조건만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설명한다. 지하세계(지옥)에서 아내를 데리고 나올때 뒤따라오는 아내의 얼굴을 쳐다보아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조건이다.

 

지옥의 문


제2막. 오르페오는 지옥의 문에서 복수의 여신들인 휴리스(Furies)를 만난다. 휴리스는 세 자매로 구성된 복수의 트리오이다. 머리칼은 수많은 뱀으로 되어있으며 날개를 달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지독한 휴리스라고 해도 오르페오가 부르는 아름다운 노래에는 당할 재간이 없다. 노래를 듣고난 휴리스는 마음이 편안해져서 깊은 잠에 빠진다. 그리하여 오르페오는 지옥의 문을 무사히 통과한다. 오르페오는 마침내 지하세계의 왕인 플루토로부터 죽은 아내 유리디체를 데리고 나갈수 있는 허락을 받아 유리디체를 인도하여 지옥에서 나온다. 그런데 뒤에서 따라오는 유리디체가 성가실 정도로 여러 가지 질문을 퍼 붓는다. 예를 들면, ‘자기야! 왜 내 얼굴은 쳐다보지 않아?’는 등이다. 오르페오는 아무 소리 말고 그저 자기만을 믿고 따라오라고 말한다. 하지만 유리디체가 또 다시 유치한 바가지성 질문을 한다. ‘자기야, 내가 여기 있는줄 어떻게 알고 왔어? 응?’, ‘자기야! 정말 나 사랑해?’라는 식의 질문이다. 물론 유리디체의 입장에서는 이런 사소한 문제가 아주 중요한 것이지만 오르페오에게는 아모르신과의 약속이 더 중요하다. 그러나 불쌍한 오르페오는 아내 유리디체의 끈질긴 질문 공세에 결국 자기도 모르게 두손을 들고 만다.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려고 뒤에 따라오는 유리디체를 바라보는 순간 유리디체는 그 자리에 쓰러져 죽는다. 후회한들 이미 때는 늦었다. 오르페오는 그야말로 기가 막혀서 넋을 잃고 슬피 운다. 여기까지가 일반적인 오르페오와 유리디체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오리지날 그리스 신화가 약간 변형되기도 한다. 사랑의 신 아모르(Amor)가 유리디체를 살려낸다는 것이다. 이유는? 오르페오의 비탄을 동정하여서, 그리고 오르페오의 음악을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제3막은 가변차선이다.

 

지하세계. 현대적 연출


그 유명한 아리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오르페오는 세상에서 당할 사람이 없는 지존의 가수이다. 그런 가수왕이 부르는 노래이므로 천하제일이어야 한다. 오르페오가 부르는 Que faro senz' Euridice(유리디체 없이 무얼 하리오)는 글룩의 오페라에서 가장 유명한 아리아이다. 역사상 이 아리아를 가장 완벽하게 부른 메조소프라노(또는 콘트랄토)는 캐틀린 훼리어(Kathleen Ferrier)이다. 오르페오가 남성이기 때문에 테너가 맡는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오르페오역할은 여성 알토가 맡는 것이 관례였다. 무엇이 그토록 유명하다는 말인가? 간단한 멜로디이지만 우아함이 풍만하게 넘쳐흐르는 곡이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발. 현대적 연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