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80. Gluck, Christoph Willibald von (글룩) [1714-1787]-얼리드 이피제니

정준극 2007. 7. 4. 13:23

크리스토프 빌리발트 글룩

 

얼리드의 이피제니(아울리스의 이피제니아)


타이틀: Iphigénie en Aulide (Iphigenia in Aulis). 3막의 비극. 유리피데스(Euripides)의 희곡을 기본으로 하여 마리 르블랑 루예(Marie Leblanc Roullet)가 오페라 대본으로 만들었다. 글룩의 또 다른 작품으로 타우리데의 이피게니아가 있음을 유의하기 바람.

초연: 1774년 (미국독립의 해) 파리 오페라극장

주요배역: 아가멤논(미케네의 왕), 클리템네스트레(클리템네스트라, 아가멤논왕의 왕비), 이피제니(이피제니아, 미케네의 공주), 아킬레(아킬레스, 그리스의 영웅), 파트로클레(파트로클루스, 아킬레스의 친구), 아르카스(아가멤논 근위대장)

 

제물이 되어야 할 이피제니

 

사전지식: 아울리드(Aulide: 얼리드) 또는 아울리스(Aulis)는 고대 그리스의 항구로서 그리스 함대가 트로이를 점령키 위해 출항한 곳이다. 이피제니(Iphigénie 또는 Iphigenia)는 그리스함대의 사령관인 미케네왕 아가멤논의 큰 딸이다. 어느날 아가멤논이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Artemis: 또는 다이아나)가 애지중지하는 사슴을 쏘아 죽인 일이 벌어졌다. 아가멤논은 그리스함대의 출항전, 아르테미스의 노염을 진정키 위해 이피제니를 희생물로 바치고자 한다. 이 오페라는 아가멤논이 사냥하던 중 아르테미스의 사슴을 쏘아 죽이는 사건으로부터 시작된다. 서곡은 종교적 의무감과 아버지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피제니의 심정을 표현한 것이다. 서곡의 음악은 1막의 디베르티스망(Divertissement, 막간의 짧은 발레 또는 기악곡)에서도 다시 등장한다. 2막의 디베르티스망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아울리스에 도착한 이피제니를 환영하는 내용이다. 3막의 디베르티스망은 그리스의 영웅 아킬레스의 용맹을 찬양하는 것이다. 3막은 이 오페라의 초연때에 있었으나 그후 글룩이 수정하여 요즘에는 전2막으로 공연되고 있다. 글룩은 이 오페라로서 국제적인 오페라 스타일을 완성했다. 당시 파리의 오페라계는 수사학적인 프랑스 스타일과 서정적인 이탈리아 스타일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다. 글룩의 이 오페라는 두 스타일을 융합한 작품이다. 이로서 오래동안 지속되었던 논쟁의 종지부를 찍게 해주었다.

에피소드: 이 오페라는 글룩이 파리에 머물면서 작곡한 일곱편의 오페라중 첫 번째이다. 이 오페라는 당시 황태자비인 합스부르크의 마리 앙뚜아네트(Marie Antoinette)의 지지를 받아 무대에 올려졌다. 마리 앙뚜아네트는 비엔나에서 글룩으로부터 음악을 배운 일이 있다.

 

이피제니와 아킬레스

 

줄거리: 그리스함대의 사령관은 미케네(Mycenae)왕 아가멤논(Agamemnon)은 사냥중에 아르미테스(Armites: 다이아나)가 애지중지하는 사슴을 쏘아 죽인 일이 있기 때문에 아르미테스의 노염을 산다. 아가멤논이 출전하기 전에 신탁이 전해진다. 그의 딸을 희생물로 제사지내야 트로이까지 순풍으로 항해할수 있다는 것이다. 신의 지시를 거슬릴수 없는 아가멤논은 니케아에 있는 딸 이피제니에게 사람을 보내어 아울리드에서 출전 전에 그리스 용사 아킬레스와 결혼식을 치루기로 했으니 어서 오라고 한다. 이피제니는 어머니인 클리템네스트라(Clytemnestra)와 함께 가겠다는 전갈을 보낸다. 어머니와 함께 온다는 소리에 아가멤논왕의 입장은 난처하게 된다. 다 아는 대로 아가멤논은 이피제니의 어머니인 클리템네스트라왕비와 짜고 이피제니의 아버지인 왕을 죽이고 대신 왕위에 올랐으며 또한 형수인 클리템네스트라왕비와 결혼까지 하였다. 아무리 그런 사이라고 해도 어머니 몰래 딸을 희생물로 제사지내겠다는 것을 찬성할 어머니가 어디 있겠는가? 아가멤논은 이피제니가 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다시 사자를 보내 ‘아킬레스가 이미 다른 여자와 불륜의 관계를 맺고 있어서 결혼은 안된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이피제니는 이미 집을 떠나서 아울리드에 도착한다.

 

이피제니와 아킬레스. 메트로폴리탄


이피제니공주는 아울리드에서 영웅 아킬레스가 만난다. 아킬레스가 불륜에 휩싸여 있다는 등의 소문은 당장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다. 더구나 아가멤논의 호위대장인 아르카스(Arcas)가 두 사람에게 아가멤논의 의도를 얘기해주며 그리스를 위해 이해하여 달라고 부탁하자 두 사람은 깊은 딜렘마에 빠진다. 조국 그리스를 위해 이피제니를 희생할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사랑을 위해 조국의 위기를 모른채 해야 할지 난감한 입장이다. 한편, 그리스 병사들은 출전을 앞두고 어서 속히 이피제니를 제물로 바치라고 주장한다. 물론 아킬레스와 그의 측근 병사들은 이피제니를 죽이는 일을 반대하지만 중과부적이다. 신전에서 막 이피제니를 제물로 바치려는 때에 신전의 고승인 칼챠스(Calchas)가 새로운 신탁이 있었다고 외치며 이피제니를 제물로 삼는 것을 중지 시킨다(글룩의 수정본에는 아르미테스여신이 등장하여 중지시키는 것으로 되어있다). 이로서 해피엔딩.


해피엔딩. 현대적연출. 라이프치히 오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