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104. Händel, George Frederic (헨델) [1685-1759]-세르세

정준극 2007. 7. 4. 13:36

조지 프리데릭 헨델

 

세르세(크세르크세스)


타이틀: Serse (Xerxes). 전3막의 코믹 오페라. 실비오 스탐피글리아(Silvio Stampiglia)의 희곡 Il Xerse에서 스토리를 가져왔다. 세르세는 페르시아왕의 이름이다. 크세르크세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초연: 1738년 런던 왕립극장

주요배역: 세르세(페르시아왕), 아르사메네(세르세의 동생), 아마스트레(세르세와 정혼한 공주), 아리오다테(대제사장), 로밀다(대제사장의 딸), 아탈란타(로밀다의 여동생), 엘비로(아르사메네의 시종)

음악적 하이라이트: 세르세의 아리아(라르게토)

베스트 아리아: Ombra mai fú[그곳에는 이같은 그늘이 없었도다](MS). Aspida sono...Nè men con l'ombe d'infideltá(S)


옴브라 마이 푸를 부르는 세르세. 드레스덴 오페라


사전지식: 역사가 헤로도토스의 그리스-페르시아 전쟁사에 근거를 두고 역사적 인물인 세르세왕에 대한 스토리를 다루었지만 내용은 다분히 소설이다. 주인공 세르세(세르세스: 크세르크세스)1세는 페르시아의 왕으로서 기원전 485-65년 페르시아를 다스렸던 인물이다. 이야기는 세르세대왕이 그리스를 점령했을 때의 일이다. 장소는 아비도스일 것이다. 세르세왕의 역할은 남성 메조소프라노가 맡도록 되어있고 그의 남동생인 아르사메네도 메조소프라노가 맡도록 되어있다. 세르세와 약혼한 타고르왕국의 아마스트레공주는 콘트랄토이다. 아무튼 여성이 판치는 오페라이다.

에피소드: 헨델의 오페라는 비극적인 요소와 코믹한 요소가 혼합된 경우가 많다. 이 오페라는 유명한 아리아 Ombra mai fú로 시작한다. 세르세가 플라타나스(plane tree)의 그늘을 찬양하며 부르는 아리아이다. 이 아리아는 그후 여러번의 수정을 거쳐 오늘날 헨델의 라르고(Largo)로 더 잘 알려지게 되었다. 런던에서의 초연은 실패였다. 첫 공연 이후 고작 5회의 공연만 가졌을 뿐이었다. 19세기 후반에 이르러 라르고가 인기 상승하자 세르세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게 되었다. 

 

로밀다와 세르세


줄거리: 정원의 한쪽에서 페르시아 왕인 세르세가 신록이 우거진 플라타나스에 대하여 감탄하고 있다. 세르세왕은 나무가 주는 푸른색을 사랑한다. 하지만 나무는 바람이 불어 나뭇잎이 살랑거리는 소리로만 세르세의 사랑에 응답을 한다. 제사장의 아름다운 딸인 로밀다(Romilda)가 정원의 한쪽에서 세르세가 나무를 보고 찬사를 보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재미있다는 듯 부드러운 음성으로 노래를 부른다. 세르세왕은 그 목소리에 매혹되어 로밀다를 사랑하는 마음이 치솟는다. 하지만 로밀다가 사랑하는 사람은 왕의 동생인 아르사메네(Arsamene)이다. 이 사실을 모르는 세르세왕은 동생 아르사메네에게 로밀다와 결혼하고 싶다고 털어 놓는다. 아르사메네는 아연실색한다. 아르사메네는 로밀다를 만나 왕의 속셈을 전하고 조심할 것을 당부한다. 그렇지만 세르세의 여동생 아탈란타(Atalanta)는 내심으로 무척 기뻐한다. 만일 로밀다가 세르세왕과 결혼하게 되면 오래전부터 속으로 사랑해온 아르사메네와 결혼할수 있기 때문이었다. 얼마후, 자기의 동생 아르사메네가 로밀다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 세르세왕은 화가 나서 아르사메네의 궁정 출입을 금지하고 로밀다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다시한번 확실하게 밝힌다. 그러나 세르세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나저나 세르세왕은 타고르 왕국의 왕위 계승자인 아마스트레(Amastre)공주와 약혼까지 했으나 로밀다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되자 공주를 멀리하고 있다. 아마스트레공주는 자기와의 결혼을 앞둔 세르세왕에게 새로운 연인이 생겼다고 믿고 분한 생각에 복수를 생각하며 세르세왕을 만나러 떠난다. 로밀다의 아버지로서 대제사장인 아리오다테(Ariodate)는 세르세왕에게 최근의 전쟁에서 페르시아군이 적을 무찌르고 크게 승리한 것을 보고하고 이것은 태양의 신이 페르시아를 도와주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어 페르시아의 장군들이 수많은 전리품과 포로를 데리고 들어와 세르세왕에게 바친다. 마치 아이다의 개선장면과 흡사하다. 세르세왕은 크게 기뻐하여 대제사장 아리오다테를 치하하고 장차 장인으로서 왕과 동등한 신분으로 대우할 것을 약속한다. 아무튼 이 오페라에는 ‘아’로 시작하는 이름의 사람들이 여러명 등장하므로 여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출연진이 다양하다보니 어차피 스토리 설명도 길어지지 않을수 없으므로 이 점도 양해하여 주기 바란다.

 

리유오페라 무대. 로밀다와 세르세


제2막. 거리의 광장에서 세르세왕에게 버림받은 아마스트레공주가 아르사메네의 하인인 엘비로를 만난다. 아마스트레는 엘비로를 추궁하여 세르세왕이 로밀다와 결혼하려는 계획을 확인한다. 잠시후 로밀다의 동생 아탈란타가 등장한다. 하인 엘비로는 자기가 아르사메네의 하인임을 밝히고 로밀다에게 전할 편지가 있으므로 만나게 해 달라고 부탁한다. 아탈란타는 그 편지를 대신 전달해 주겠다고 하면서 이제 로밀다는 왕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얘기해준다. 하인 엘비로는 로밀다의 배신을 저주한다. 궁전에서 세르세왕은 아탈란타가 읽고 있는 편지를 보자고하여 읽어보니 어떤 사람이 사랑하는 여인에게 간절한 마음을 호소하는 내용이다. 왕은 편지의 필체를 보고 아르세메네가 쓴 것임을 알게 된다. 그러나 아탈란타는 아르사메네가 자기에게 보낸 편지라고 주장하며 서로 사랑하고 있는 사이라고 말한다. 이 얘기를 들은 세르세왕은 동생 아르세메네가 로밀다를 잊고 다른 여인을 사랑한다고 믿고 크게 기뻐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자기의 동생인 아르사메네가 자기와 결혼할 로밀다를 사랑했었다는 생각을 지우지 못한다. 주인 아르마세네를 만난 하인 엘비로는 아탈란타에게서 들은대로 로밀다가 세르세왕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전한다. 아르사메네는 크게 상심한다.

 

로밀다와 세르세


세르세왕이 벌인 대공사인 섬과 육지를 잇는 연육교가 완성된다. 백성들이 세르세왕의 위업을 찬양한다. 왕은 유럽으로 진격하여 대페르시아 제국의 위엄을 떨치겠다는 포부를 털어놓는다. 세르세왕이 낙담해 있는 동생 아르마세네를 만난다. 아르사메네가 로밀다를 잊고 아탈란타를 사랑하고 있다고 믿는 세르세왕은 아르사메네에 대하여 이제 더 이상 노여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누구든지 사랑하는 여인이 있으면 결혼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하며 아탈란타와 결혼하라고 권한다. 이 말을 들은 아르사메네는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은 오직 로밀다라고 선언하며 무슨 일이 있든지 로밀다와 결혼하겠다고 말한다. 세르세왕과 약혼했던 아마스트레공주가 드디어 왕을 만난다. 용감한 전사이기도 한 공주는 세르세왕을 위해 전쟁에 참가했다가 부상당했던 일을 상기시키며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왕이 고무신을 거꾸로 신고 다닌다는데 정말이냐고 다그쳐 묻는다. 마침 로밀다가 나타나자 세르세왕은 공주에게 바로 이 여인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로밀다에게 다시한번 결혼해 줄것을 간청한다. 순간적으로 격분한 아마스트레 공주가 ‘이 배반자!’라고 소리치며 칼을 빼어 왕을 죽이려하나 근위병들에게 체포당한다. 그러나 로밀다가 대제사장만이 지니고 있는 면죄부를 근위병들에게 보이고 아르사메네를 풀어주라고 명령한다.

 

세르세에 사라 코너리. 로열 오페라 하우스


제3막. 서로 변심했다고 오해하고 있었던 아르사메네와 로밀다는 아탈란타가 그동안 두 사람을 속여 왔다고 털어 놓는 바람에 화해를 하고 다시한번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아탈란타는 ‘에라, 이 세상에 어디 남자가 아르사메네 한 사람뿐이냐?’라고 생각하고 다른 애인을 구하겠다고 말한다. 이렇듯 아탈란타는 마음을 정리했지만 세르세왕은 그렇지 못했다. 로밀다에게 계속 결혼하자고 압력을 준다. 왕의 집요함에 너무 항거만 했다가는 뜻밖의 불행을 당할수도 있다고 생각한 로밀다는 만일 대제사장인 아버지가 명령하면 신의 뜻으로 알고 복종하겠다고 말한다. 이 얘기를 들은 아르사메네는 로밀다에게 어떻게 그럴수 있냐고 비난한다. 로밀다는 아르사메네에게 자기가 세르세왕과 결혼할수도 있다고 말한 것은 죽음을 택하겠다는 말이라고 얘기해 준다. 세르세왕이 로밀다의 아버지에게 로밀다와의 결혼을 승낙해 달라고 요청한다. 로밀다의 아버지 아리오다테는 아르사메네가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왕의 위대함을 생각하고 결혼 요청을 승낙한다. 아르사메네와 사랑하고 있는 사이인 것을 잘 알고 있는 아버지가 설마 세르세왕과의 결혼을 승낙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로밀다는 아르사메네만이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결연히 말하며 아르사메네에게 키스를 한다. 이 모습을 본 세르세왕은 격노하여 아르사메네를 당장 처형하라고 명령하고 그 자리를 떠난다. 아마스트레 공주가 로밀다를 돕고 싶은 마음이 들어 자기가 지니고 있던 편지를 세르세왕에게 갖다 주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기를 배신한 사람을 사랑하는 자기의 처지를 한탄한다.

 

베를린 코미셰 오퍼의 결혼식 장면


태양의 신전이다. 아르사메네와 로밀다가 손잡고 들어선다. 죽음을 앞두고 태양의 신 앞에서 결혼식을 올리겠다는 마음이다. 로밀다의 아버지 아리오다테가 들어와 세르세왕이 두 사람의 결혼을 승낙했다고 거짓으로 전한다. 두 사람은 기쁨에 눈물을 흘리며 결혼 예식을 마친다. 그때 세르세왕이 등장한다. 로밀다와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신전에 온것이다. 세르세왕은 두 사람이 이미 결혼식을 끝냈다는 소리를 듣고 대노한다. 그때 로밀다가 아마스트레 공주가 준 편지를 내보인다. 사랑을 맹세한 사람이 배신하면 어떤 벌을 받아도 좋다는 내용의 편지이다. 세르세왕은 바로 그렇다라고 말하고 로밀다야말로 아버지의 명령대로 자기와 결혼하겠다고 해 놓고 배신한것은 용서할수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세르세왕은 아르사메네에게 칼을 건네주며 로밀다는 처형하라고 명령한다. 이 때 아마스트레공주가 나타나 그 편지는 예전에 세르세왕이 자기에게 써 준것이라고 하며 자기와의 사랑을 배반한 세르세왕이야 말로 처형되어야 할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왕은 자기의 잘못을 깨닫고 뉘우친다. 왕은 아르사메네와 로밀다에게 용서를 구하고 두 사람의 행복을 기원한다. 그리고 아마스트레 공주와전에 했던 사랑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대제국의 왕이 해야할 일이라고 선포한다. 모두들 사랑과 명예의 결합에 환호를 보낸다.


세르세의 사라 코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