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102. Händel, George Frederic (헨델) [1685-1759]-로델린다

정준극 2007. 7. 4. 13:34

조지 프리데릭 헨델

 

로델린다


타이틀: Rodelinda. 전3막. 안토니오 살비(Antonio Salvi)의 Rodelinda, regina de' Lombaridi(롬바르디의 여왕 로델린다)와 피엘 코르네이유(Pierre Corneiile)의 희곡 Pertharite, roi des Lombards(페르타리트, 롬바르디의 왕)을 바탕으로 니콜라 프란체스코 하임(Nicola Francesco Haym)이 오페라 대본으로 만들었다.

주요배역: 로델린다(롬바르디-밀라노왕국의 왕비), 에두이제(로델린다 왕의 여동생), 그리모알도(대장군), 가리발도(자문관), 베르타리도(페르타리트: 전왕), 우눌포(충신)

베스트 아리아: Ho perduto il caro sposo(S), Ombre piante[나무그늘](S), Lo faro (Contralto), Edurige t'inganni...Di Cupido impiego i vanni(B), Tirannia gli diede(B), Dove sei[어디 있는가?](메일 알토)

사전지식: 로델린다는 롬바르디왕국의 왕비 이름이다. 마치 베르디의 오페라 스토리를 보는 것과 같다. 사랑, 배신, 모반, 용서, 정절이라는 모든 요소가 담겨 있다. 다만, 해피엔딩이란 점이 베르디와 다르다. 이 오페라의 출연진 중에 그리모알도(Grimoaldo)와 가리발도(Garibaldo)가 있다. 우리 입장에서 이름이 비슷하기 때문에 혼동할 수가 있다. 그래서 그리모알도는 ‘대장군’으로, 가리발도는 ‘자문관’으로 부르기로 한다. 또 롬바르디와 밀라노 왕국의 왕으로서 전쟁에 패하여 쫓기는 신세가 된 베르타리도(Bertarido)의 이름도 생각보다 길기 때문에 간혹 전왕(前王)으로 호칭코자 한다.

 

로델린다와 그리말리도

 

줄거리: 롬바르디와 밀라노왕국의 베르타리도(Bertarido)왕은 그리모알도(Grimoaldo)대장군과의 전쟁에서 패하여 추방당한 신세이다. 그러나 왕비 로델린다(Rodelinda)와 왕자 플라비오(Flavio)는 함께 도피하지 못하고 대장군에게 억류되어있다. 대장군은 전쟁에서 승리하면 포상으로 전왕 베르타리도의 여동생 에두이제(Eduige)와 결혼키로 되어있다. 이렇게 하면 밀리노왕국의 왕으로 등극할 때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게 된다는 계산이다. 실은 에두이제와 대장군은 사랑하는 사이이다. 하지만 에두이제는 당장 결혼하지 않겠다고 주장한다. 추방당한 전왕인 오빠가 죽은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애도기간이 지나야 한다는 이유를 내세운다. 멀리 다른 나라에서 몸을 의탁하고 있는 전왕 베르타리도는 밀사를 시켜 조국에 가서 자기가 죽었다는 소문을 내도록 한다. 조국에 돌아가서 사랑하는 왕비와 왕자를 구하려면 자기가 죽은 것처럼 인정을 받아야 은밀히 행동할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전왕이 사망했다는 소식은 왕비와 여동생의 마음을 몹시 슬프게 해준다. 그러자 대장군은 자기가 밀라노왕국의 왕으로 즉위하는데 있어서 전왕의 왕비와 결혼하는 것이 유리한지, 또는 전부터 사랑하고 있는 전왕의 여동생과 결혼하는 것이 좋은지 결정을 못하고 있다. 대장군은 이 문제를 자문관 가리발도(Garibaldo)와 우눌포(Unulfo)와 의논한다. 원로인 우눌포는 아직도 전왕에게 충성심을 가지고 있으며 왕비와 왕자를 은밀히 도와주고 있다. 우눌포는 전왕이 어디엔가 살아있는 것으로 확신한다.

 

'로델린다'의 무대. 메트.


제1막. 대장군은 자문관들과 의논한 결과 전왕의 왕비인 로델린다와 결혼하기로 결정한다. 로델린데는 한마디로 거절한다. 전왕의 여동생 에두이제는 비록 애도기간 중이지만 자기의 마음과 나라의 왕관을 대장군에게 바치겠으니 결혼해 달라고 간청한다. 대장군은 에두이제를 사랑하고는 있지만 자기의 앞날을 위해 그런 제안을 거부한다. 이러한 틈을 이용하여 권력에 눈이 어두운 자문관 가리발도가 에두이제에게 결혼을 제안하고 함께 왕관을 차지하자고 제안한다. 대장군에게 배신당했다고 생각한 에두이제는 자문관에게 은근히 기대를 갖도록 언질을 준다. 드디어 전왕이 비밀리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전왕은 사람들의 눈을 피하여 자기를 위해 만든 묘지에서 충신 우눌포를 만나기로 한다. 마침 왕비가 왕자와 함께 전왕의 묘에 꽃을 놓으려고 나타난다. 전왕은 오매불망하던 가족들을 당장 만나고 싶어 하지만 우눌포는 아직 때가 아니라면서 가로 막는다. 이 때 자문관이 나타나 왕비에게 대장군과 결혼하지 않으면 왕자를 죽이겠다는 최후통첩을 전한다. 왕비는 심한 갈등에 빠진다. 왕비는 왕자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어쩔수 없이 대장군과의 결혼을 승낙한다. 이 모습을 본 전왕은 대장군에 대한 참을수 없는 복수심과 함께 한편으로는 그렇게 믿었던 왕비가 원수인 대장군과 결혼키로 결심한데 대하여 원망하는 마음을 가진다. 충신 우눌포는 기다리면 무슨 방법이 있을 것이라면서 전왕의 마음을 달랜다.

 

플라비오와 함께. 메트

 

제2막. 자문관은 에두이제의 태도에서 그가 아직도 대장군을 사랑하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대장군이 나타난다. 왕비 로델린다는 대장군과 결혼하겠지만 다만 한가지 조건이 있다고 말한다. 대장군이 자기가 보는 앞에서 직접 왕자를 죽여야 한다는 조건이다. 로델린데의 계략은 맞아 들어가는 것 같았다. 대장군은 차마 자기와 결혼하려고 하는 여인의 어린 아들을 그의 눈앞에서 죽일수 없었다. 대장군은 왕비의 용기와 정절에 깊이 감동하면서 한편으로는 이런 훌륭한 여인이야말로 새로 탄생하는 왕국이 필요로 하는 왕비라고 생각한다. 물론 대장군은 에두이제에 대한 감정을 잊을수 없었다. 모두들 퇴장하고 자문관과 우눌포만이 남는다. 자문관은 ‘권력이란 어떤 대가를 치루더라도 장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눌포는 이제는 왕비와 전왕이 만나야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왕궁 마굿간을 거닐던 에두이제가 우연히 전왕을 만난다. 에두이제는 전왕이 무사히 살아있다는데 대해 기쁨에 넘친다. 에두이제는 전왕이 걱정하는 대로 왕비의 정절에 변화가 있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하면서 전왕의 오해를 풀어 준다. 이 때 우눌포가 왕비를 데리고 온다. 드디어 전왕과 왕비가 극적으로 만난다. 그러나 이 무슨 연유인지? 때를 맞추듯 대장군이 병사들과 함께 나타나 전왕을 체포하여 옥에 가둔다. 전왕은 곧 처형당할 운명이다.

 

감옥의 로델린다. 르네 플레밍. 메트


제3막. 에두이제와 우눌포가 전왕의 탈출시킬 계획을 세운다. 에두이제가 하인을 시켜 음식물에 단검을 넣어 전왕에게 보낸다. 단검을 받아든 전왕은 어둠 속에서 감옥으로 들어오는 사람을 간수라고 생각하고 칼로 찌른다. 실은 우눌포였다. 우눌포는 전왕을 이끌고 비밀 통로로 왕궁 밖으로 빠져나갈 계획이었다. 왕궁 밖의 숲속에는 에두이제가 왕비와 왕자와 함께 기다리고 있도록 되어있다. 우눌포는 비록 부상을 입었으나 전왕을 구출하기 위해 자기가 입고 있던 옷을 벗어 입히고 어서 비밀 통로를 통해 빠져 나가라고 권한다. 아무도 없는 감옥에 왕비가 에두이제와 함께 들어선다. 에두이제는 왕비가 직접 전왕을 구출해야 한다고 주장하여 어쩔수 없이 감옥으로 데리고 온 것이다. 텅빈 감옥에서 왕비는 피묻은 전왕의 옷을 발견한다. 실은 우눌포와 옷을 바꾸어 입는 바람에 전왕의 옷에도 우눌포의 피가 묻었던 것이다. 그러나 왕비는 전왕이 대장군의 잔혹함으로 처형당했다고 믿고 정신을 잃는다. 전왕의 무덤을 찾아온 대장군은 자기의 지나친 잔혹함과 죄의식으로 괴로워한다. 지친 대장군이 무덤 앞에서 잠이 든다. 그 때 자문관이 대장군을 암살하려고 찾아와 잠들어 있는 대장군의 가슴에 칼을 꽂으려 한다. 마침 전왕이 왕비와 왕자를 만나기 위해 무덤에 왔다가 자문관의 행동을 보고 칼을 빼어 들어 자문관을 죽인다. 전왕은 자기가 왜 하필이면 원수인 대장군의 목숨을 구하게 되었는지 모른다고 하면서 후회한다. 전왕의 행동과 왕비의 한결같은 정절에 감동한 대장군은 전왕에게 굴복하고 모든 권세를 되돌려 준다. 대장군은 왕자를 롬바르디와 밀라노 왕국의 새로운 왕으로 선포한다. 대장군은 에두이제에게 용서를 구하며 자기의 사랑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한다. 모두들 환호하며 새로 왕위에 오른 왕자에게 충성을 맹세한다.

 

베르타리도(안드레아 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