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117. Janáĉek, Leoš (야나체크) [1854-1928]-예누파

정준극 2007. 7. 4. 13:43

 레오시 야나체크

 

예누파


타이틀: Jenůfa (일명 그녀의 수양딸: Její pastorkyňa: Her Stepdaughter). 3막의 비극. 가브리엘라 브레이쏘바(Gabriela Preissova)의 희곡 Její pastorkyňa(그녀의 수양딸: 진짜 딸이 아니다)를 바탕으로 작곡자 자신이 체코어 대본을 썼다. 예누파는 젊고 순진하며 예쁜 모라비아 아가씨의 이름이다.  

초연: 1904년 브르노 국립극장

주요배역: 부리요브카 할머니(물방앗간 주인), 라카 클레멘(그의 손자), 시테바 부리아(라카 클레멘의 의붓형제), 예누파(브리요브카의 수양딸), 코스텔니에카 부르요브카(부리요브카 할머니의 며느리, 스테바와 라카의 어머니)


군인들이 예누파를 희롱하고 있다.


사전지식:  이 오페라를 완성하기까지는 27년이라는 장구한 세월이 걸렸다.  으스스하고 섬찍하며 비참함이 있지만 해피엔딩의 요소도 있다.

에피소드: 예누파는 프라하국립극장에서의 공연이 거부되었다. 그래서 야나체크가 음악학교를 세워 운영했던 브르노(Brno: 현재는 오스트리아)에서 처음으로 무대에 올릴수 있었다. 프라하가 거부한 것은 내용이 사회정서상 합당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체코어로 프라하에서 첫 공연을 가진 것은 브르노로부터 12년후인 1916년이었다. 이어 독일어로 번역된 공연이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연달아 있게 되었다. 그로부터 예누파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이루어 졌으며 작곡자인 야나체크의 명성도 크게 올라가게 되었다. 예누파의 또 다른 타이틀인 Jeji pastorkyna(진짜 딸이 아니다: Not Her Own Daughter)는 이 오페라의 비극성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다. 오페라에 나오는 사람중 누구의 도덕성이 더 혼란스러운가는 의문의 여지로 남아있다. 스테바인가 스테바의 어머니 겸 예누파의 양어머니인가? 아이를 임신시키고도 결국에는 예누파를 버린 스테바가 나쁜가, 그렇지 않으면 예누파가 낳은 아이를 버리도록 한 스테바의 어머니 겸 예누파의 양어머니인기?

 

예누파를 귀찮게 하는 라카

 

줄거리: 예누파는 스테바(Steva 또는 Syteva)가 어디 있는지 찾고 있다. 스테바는 예누파(Jenufa)의 수양오빠 겸 애인이며 예누파의 뱃속에 있는 아이의 아빠가 된다. 스테바는 예누파의 양어머니인 코스텔니에카 부리요브카(Kostelnieka Buryjovka)의 아들이다. 그러므로 오빠인 스테바가 여동생인 예누파를 어떻게 한 것이다. 코스텔니에카 부리요브카에게는 아들 형제가 있다. 큰 아들은 스테바이며 작은 아들은 라카(Laca)이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라카는 스테바의 이복동생이다. 코스텔니에카는 마을 교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이다. 그만큼 신앙심이 두텁다고 볼수 있다. 좀 모자란듯한 스테바이지만 예누파가 자기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고는 골치가 아파 죽을 지경이다. 스테파는 군대일 때문에 읍내로 간다고 말하고 집을 나섰다. 그렇지만 동네 사람이 전하는 소식에 의하면 스테바는 징집 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군대에 간줄만 알았던 예누파와 예누파의 양어머니 겸 스테바의 어머니인 코스텔니에카는 일단 스테파가 사라지자 않았으므로 기뻐한다. 예누파는 착하고 예쁘지만 스테바는 술만 쳐먹고 바람만 피는 남자이다. 얼마후 읍내에서 술에 취해 돌아온 스테바는 여자 유혹하는 데에는 자기를 따라올 사람이 없다느니 하면서 멋있고 교양이 많은 시장님의 딸도 자기에게 반하여 고민한다는 둥 헛소리만 늘어놓는다. 교회에서 중직을 맡고 있는 코스텔니에카(교회에서 예누파의 대모이기도 함)는 스테바에게 예누파와 결혼해야 한다고 호통을 친다. 다만, 1년동안 술을 마시지 않고 온전한 생활을 하기 전 까지는 예누파와 결혼할 생각을 하지 말라고 말해준다. 물론 스테바는 들은 척도 안한다. 스테바의 이복동생인 라카는 한때 예누파를 죽어라고 쫓아다니며 짝 사랑을 했던 인물이다. 우연히 라카와 예누파가 길에서 마주친다. 라카는 무슨 용심이 생겼는지 질투심에 불타서 예누파를 모욕하고 그것도 모자라 예누파의 얼굴에 칼로 상처를 입힌다. 이런 나쁜 놈이 다 있나?

 

자유분방한 예누파


제2막. 아기가 태어난다. 스테바의 아들이다. 스테바는 양육비만 내겠다고 하며 예누파와는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못박는다. 못된 스테바는 그 사이에 시장 딸을 유혹하여 약혼까지 했다. 라카가 나타나 예누파의 수양어머니 겸 자기의 계모인 코스텔니에카에게 기왕 스테바가 딴 여자와 약혼하였으니 자기가 예누파와 결혼하겠다고 말한다. 이 소리를 들은 코스텔니에카는 ‘오오, 성모 마리아시여...’라면서 어처구니가 없어한다. 예누파의 그 고운 얼굴에 칼자국을 낸 놈이 이제는 결혼하겠다고 나서니 말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화만 낼 처지도 아니라는 결론을 얻는다. 세상에 누가 사생아가 있는 여자와 결혼하겠다고 나서겠는가? 그나마 라카가 결혼하겠다니 다행이 아닌가? 문제는 새로 태어난 아이를 어떻게 하느냐에 있다. 결국 코스텔니에카는 아기가 죽었다고 소문을 낸다. 코스텔니에카는 그렇게 소문을 낸 이상 아기가 실제로 죽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아기를 강물에 던져 버린다. 착한 예누파를 결혼시키려면 도덕심이고 신앙심이고 무엇이고를 생각할 여지가 없었다. 제3막. 이렇게 하여 라카와 예누파가 결혼식을 올린다. 하지만 마을의 어떤 사람이 강에서 죽은 예누파의 아기를 건져 올리자 사람들은 예누파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돌을 던져 죽이려고 한다. 이때 코스텔니에카가 나타나 모든 잘못은 자기에게 있으니 제발 예누파를 용서해 달라고 간청한다. 사람들이 머뭇거릴 때에 코스텔니에카는 예누파를 도망가도록 한다. 치욕 속에 추방당한 예누파에게 라카가 다가와 손을 내밀고 어쨌든 자기와 함께 살자고 하자 예누파는 감동되어 그를 쫓아간다. 오페라에서 예누파, 라카, 심지어는 스테바까지 점차 성숙되어 가는 반면, 이들의 어머니라는 코스텔니에카는 점점 거짓말을 하며 결국 영아살해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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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또 다른 버전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줄거리: 모라비아의 어떤 마을에서 일어난 가족간에 복잡하게 얽힌 이야기이다. 일찍 세상을 떠난 남편을 대신하여 물방앗간을 경영하고 있는 부리야(Buryja 또는 Buryjakova)할머니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다. 두 아들은 모두 결혼하였으나 부인들이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두 사람 모두 재혼하였다. 이제 두 아들도 죽었으며 재혼한 부인들 중에서 큰 아들의 아내는 죽었고 작은 아들의 아내만이 남아 있다. 부리야 할머니의 큰 아들은 첫 번째 부인에게서 아들 스테바(Steva)를 두었고 두 번째 부인에게서는 라카(Laca)를 두었다. 부리야 할머니의 둘째 아들에게서는 소생이 없었다. 그래서 아직 생존하여 있는 둘째 아들의 두 번째 부인인 코스텔니츠카는 마을에 사는 예누파를 양녀로 삼았다. 사실 코스텔니츠카는 예누파가 세례 받을 때에 대모였었다.


글린드본 무대

 

제1막. 예누파, 라카, 부리야 할머니는 스테바가 집으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스테바를 사랑하고 있는 예누파는 이미 임신하고 있다. 물론 아무도 임신 사실을 모른다. 오로지 예누파의 양어머니인 코스텔니츠카만이 알고 있다. 스테바는 군대에 징집되는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도시로 갔지만 아직 오지 않아서 걱정이다. 예누파는 어서 속이 스테바와 결혼식을 올리고 싶지만 만일 스테바가 징집되어 간다면 결혼식이 아주 늦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예누파는 결혼식도 하지 않은채 아기를 낳아야 한다. 라카는 오래전부터 예누파를 은근히 사랑해 왔다. 라카는 스테바가 군대에 들어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예누파와 결혼할수도 있다고 믿는다. 방앗간의 일꾼이 스테바가 징집되지 않고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전한다. 부리야 할머니와 예누파는 안도하지만 라카는 공연히 화를 낸다. 얼마후 스테바가 돌아온다. 군인 친구들과 술에 취하여 나타난다. 스테바는 자기가 여자들 사이에서 얼마나 인기가 좋은지를 자랑하며 잘만하면 교양있고 아름다운 시장의 딸 카롤카와 결혼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이 말을 들은 예누파는 걱정이 앞선다.

 

그때 코스텔니츠카가 나와서 스테바에게 다른 생각은 하지 말고 예누파와 결혼해야 한다고 말하며 앞으로는 성실하게 살기고 약속하는 뜻에서 1년동안 술을 입에도 대지 말라고 다짐한다. 코스텔니츠카가 나가자 스테바와 예누파만이 남는다. 예누파는 스테바에게 옛날처럼 자기를 사랑해 달라고 간청한다. 예누파가 임신한 것을 모르는 스테바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듯 건성으로 대답하면서 떠난다. 잠시후 라카가 들어와 예누파에게 스테바와 같은 못된 인간에게 마음을 두지 말라고 하면서 자기의 심정을 알아달라고 간청한다. 예누파가 그럴수 없다고 하자 화가 치민 라카는 무슨 생각이 들었던지 느닷없이 칼을 들어 예누파의 뺨을 긋는다.

 

도이체 오퍼 베를린의 무대


제2막. 한달후 겨울이 닥쳐왔다. 아기가 태어난다. 그렇지만 스테바는 아기를 보러 오지 않고 있다. 예누파의 얼굴에는 아직도 상처가 남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기가 태어나서 행복하다. 코스텔니츠카는 스테바를 찾아가서 예누파와 아기를 책임지라고 다그친다. 스테바는 예누파에게 몰래 돈을 주면 아무도 예누파가 낳은 아기가 자기 아이라는 것을 알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스테바는 라카가 예누파의 얼굴에 칼 자국을 냈을 때 그나마 가지고 있던 예누파에 대한 사랑이 식어졌다고 말한다. 그리고 지금은 예쁜 시장의 딸인 카롤카와 약혼까지 한 사이이기 때문에 예누파에게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고 말한다.

 

스테바가 나가자 이번에는 라카가 들어온다. 라카는 아직도 예누파가 낳은 아이에 대한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 코스텔니츠카가 라카에게 사실을 얘기해 주자 라카는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람의 아이를 낳은 예누파를 책임질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코스텔니츠카는 라카조차 불쌍한 예누파와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 생각이 들자 얼떨결에 아기는 이미 죽었다고 말한다. 라카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가자 코스텔니츠카는 자기가 했던 거짓말을 진짜로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한다. 코스텔니츠카는 예누파 잠들어 있는 사이에 아기를 숄에 싸서 들고 집을 나선다. 한참후 집에 돌아온 코스텔니츠카는 잠에서 깨어난 예누파에게 예누파가 잠들어 있는 사이에 아기가 죽었다고 말한다. 예누파의 슬픔은 말할수 없지만 몰래 아기를 낳은 형편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다. 한편, 예누파의 아기가 죽었다는 말을 들은 라카는 다시 예누파를 찾아와 위로하며 자기와 함께 살자고 말한다. 코스텔니츠카는 라카가 예누파에게 다정하게 구는 것을 보자 자기가 아기를 죽인 것이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브뤼셀의 라 모네 무대


제3막. 겨울이 가고 봄이 찾아왔다. 라카와 예누파가 결혼하는 날이다. 지금까지는 아무런 문제도 없어 보인다. 다만, 코스텔니츠카는 어쩐지 불안한 심정이다. 스테바와 카롤카도 라카와 예누파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찾아온다. 마을 처녀들이 결혼 노래를 부른다. 그때 밖에서 비명 소리가 들린다. 물방아 부근의 얼음이 녹고 있는 강에서 아기의 시체를 찾았다는 것이다. 예누파는 순간적으로 그 아기가 자기의 아기임에 틀림없다고 말한다. 예누파는 그동안 잊고 지냈던 아기의 죽음이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여 죄책감에 어찌할줄 모른다. 마을 사람들은 예누파가 아기를 죽인 것이 분명하므로 죄의 값을 치루어야 한다고 소리 지른다. 그때 코스텔니츠카가 앞으로 나와서 아기를 죽인 것은 자기라고 밝힌다. 코스텔니츠카로부터 모든 얘기를 들은 예누파는 비록 아기를 죽였지만 자기를 위해 그랬다는 것을 알고 코스텔니츠카를 용서하는 마음이 생긴다. 사람들이 코스텔니츠카를 유치장으로 끌고 간다. 이제 남아 있는 사람은 예누파와 라카만 뿐이다.


절망중인 예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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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버전입니다. 내용은 크게 다를바가 없습니다. 다만, 한 두 군데 상황이 다를 뿐이라고나 할까요?

 

제1막. 예누파는 마을의 작은 집에서 수양어머니인 코스텔니츠카와 함께 살고 있는 젊은 여자다. 예누파는 핸섬한 스테바를 사랑하고 있다. 스테바는 제재소를 경영하고 있다. 에누파는 스테바의 아이를 임신하였다. 오페라가 막이 오르면 예누파가 제재소 옆에서 군대 징집 때문에 도시에 간 스테바가 돌아오기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예누파는 스테바와 곧 결혼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만일 군대에 징집된다면 결혼식은 늦어질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자기의 임신 사실이 알려지게 되어 걱정이다. 제재소 부근에서 서성거리고 있는 사람이 있다. 스테바의 이복동생인 루카이다. 루카는 형인 스테바처럼 핸섬하게 생기지는 않았지만 오래전부터 예누파에게 마음을 두고 있다.

 

제재소의 일꾼 책임자가 나타나 스테바가 징집되지 않았다는 소식을 전한다. 이 말에 예누파는 안심을 한다. 드디어 잠시후 스테바가 나타난다. 스테바는 여러명의 젊은 여자들을 포함하여 친구들과 함께 술에 취하여 나타나자 기분이 몹시 상한다. 젊은이들의 왁자지껄한 소란은 코스텔니츠카나 나타나자 잠잠해 진다. 코스텔니츠카는 신앙심도 깊을뿐더러 여장부처럼 완고하여서 누구도 섣불리 그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코스텔니츠카는 젊은이들을 꾸짖으며 어서 돌아가라고 한다. 그리고 스테바에게는 술이나 퍼먹는 주정꾼에게는 예누파를 줄수 없다고 하며 만일 예누파와 결혼하고 싶거든 앞으로 1년동안 술이라고는 입에도 대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한다.

 

모두들 나가고 무대에는 스테바와 예누파만이 남아 있다. 스테바는 마을의 예쁜 여자들은 모두 자기의 수중에 있다고 허풍을 치며 예누파에게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스테바가 자리를 뜨자 라카가 들어온다. 라카는 예누파에게 스테바가 예누파에게 머물러 있는 것은 예누파가 예쁘게 생겼다는 이유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라카는 주머니에서 칼을 날카로운 칼을 꺼내어 이 칼로 예누파의 예쁜 뺨에 상처를 낸다면 아마 스테바는 당장이라도 예누파를 버릴것이라며 비웃는다. 그러다가 갑자기 라카가 예누파에게 키스를 하려한다. 예누파가 그러지 못하도록 라카와 다툴 때 잘못하여서 라카가 손에 쥐고 있던 칼이 예누파의 얼굴을 긋는다. 예누파의 얼굴에서 피가 흐르자 제재소에 있던 일꾼들이 예누파를 돕기 위해 몰려든다. 제재소의 일꾼 책임자는 라카가 일부러 예누파의 얼굴에 상처를 냈다고 하면서 라카를 비난한다.

 

제2막. 몇 달이 지났다. 예누파는 코스텔니츠카의 오두막집에서 꼼짝하지 않고 있다. 예누파가 남자 아이를 낳는다. 코스텔니츠카는 마을 사람들에게 예누파가 멀리 비엔나에 가서 없다고 말한다. 코스텔니츠카는 지쳐있는 예누파에게 잠자는 약을 먹고 푹 자도록 한다. 예누파는 정신모르고 며칠이나 잠에 빠진다. 코스텔니츠카는 이 사태를 어찌해야 할지 심각하게 생각한다. 코스텔니츠카는 아이만 없다면 모든 일이 평상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1주일이 지나도 아이는 죽을 기미가 없다. 마침 스테바가 코스텔니츠카를 찾아온다. 코스텔니츠카는 스테바에게 어서 예누파와 결혼하라고 간청한다. 스테바는 예누파의 얼굴에 큰 상처가 났기 때문에 이제 예누파에 대한 관심이 사라졌다고 말하며 자기는 이미 시장의 딸인 카롤카와 약혼하였다고 말한다. 코스텔니츠카는 스테바에게 예누파가 아이를 낳다는 얘기를 해주며 그러니 책임을 지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스테바는 아이를 아예 들여다보지도 않고 뛰다시피 집을 나간다.

 

이제 코스텔니츠카는 정신을 차리지 못할 지경이 된다. 어떻게 하면 예누파가 처녀로서 알아주게 될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마을에서 떳떳하게 지낼수 있을까? 문제는 아이다. 코스텔니츠카는 아이를 죽여서 스테바의 발아래에 던져버리는 환상까지 본다. 그때 라카가 찾아온다. 라카는 예누파의 얼굴에 상처를 낸 것을 후회하고 예누파에게 결혼해 달라고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라카는 현재 예누파가 처하여 있는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한다. 코스텔니츠카는 만일 라카가 진정으로 예누파를 사랑하여 결혼하고 싶다면 그의 마음을 테스트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라카에게 모든 얘기를 해준다. 코스텔니츠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카가 예누파를 사랑하여 결혼하겠다고 나선 줄로 믿었다. 그렇지만 라카는 무슨 수로 스테바의 아이를 받아들이겠느냐고 하면서 안색을 바꾼다. 그 말에 당황한 코스텔니츠카는 아이가 죽었다고 말한다. 아이만 없으면 모든 일이 잘 될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무대는 코스텔니츠카의 장면과 예누파의 장면으로 나뉘어 보여준다.

 

코스텔니츠카는 양심과 싸우고 있다. 마침내 코스텔니츠카는 아이를 하나님께 돌려보내야 한다고 확신한다. 코스텔니츠카는 아기를 커다란 숄로 싸서 물방앗간 옆의 얼어붙은 강으로 달려간다. 코스텔니츠카는 ‘봄이 와서 얼음이 떠내려가면 아무도 찾을수 없을 거야!’라고 생각한다. 무대의 한 쪽에서는 잠들어 있던 예누파가 깨어난다. 하지만 아직도 약에 취하여 있는 듯한 모습이다. 예누파는 주위에 아기도 없고 수양어머니인 코스텔니츠카도 없자 놀라고 겁에 질려서 어쩔 줄을 모른다. 예누파는 이상한 예감 속에 무릎을 꿇고 성모마리아에게 아기를 찾아 달라고 간구한다. 예누파가 기도를 마쳤을 때 코스텔니츠카가 강에서 돌아온다. 코스텔니츠카는 예누파에게 예누파가 며칠 동안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으며 그 사이에 아기가 죽었다고 말한다. 예누파는 너무 놀라서 비통한 심정이 된다. 그리고 갑자기 한없는 고독이 엄습해 옴을 느낀다. 그런 모습을 본 코스텔니츠카는 예누파에게 스테바가 다른 여자와 결혼하게 되었다는 얘기를 해 준다. 그리고 루카의 사랑을 받아들이라고 사정을 한다.

 

루카가 청혼을 하기 위해 오자 예누파는 자기의 삶이 여기서 끝이 난다고 생각한다. 그런 예누파를 이제 누가 원할 것인가? 그나마 루카가 원하고 있는 것이다. 코스텔니츠카는 하나님께서 자기의 간구를 들어주셨다고 생각하여 기쁜 마음으로 루카와 예누파를 축복한다. 겨울의 찬바람에 세차게 몰아 불어 창문이 마루바닥으로 떨어져 유리가 깨진다. 이 모습을 본 코스텔니츠카는 ‘얼음처럼 차가운 죽음의 손이 나의 마음을 찢어 놓는구나’라며 불길한 징조라고 생각한다.

 

제3막. 그로부터 두 달이나 지난다. 드디어 라카와 예누파의 결혼식 날이 다가왔다. 마을 사람들이 코스텔니츠카의 집으로 모여든다. 시장과 시장부인도 도착한다. 시장의 딸 카롤카와 그와 약혼한 스테바도 찾아온다. 마을 처녀들이 꽃을 들고 축하의 노래를 부른다. 부리야 할머니가 신랑신부에게 축복의 말을 한다. 다음은 코스텔니츠카의 차례이다. 그때 야르노라는 소년이 울며 뛰어 들어오면서 방앗간 근처의 강에서 어떤 아기의 시체를 발견했다고 소리친다. 예누파는 아기를 싸맨 숄을 보고 그 아기가 자기의 아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예누파가 아기를 낳아 죽였다고 믿고 손가락질을 하며 벌을 받아야 한다고 얘기한다. 그때 코스텔니츠카가 앞으로 나와 ‘내가 예누파의 아기를 죽였소’라고 고백한다. 코스텔니츠카는 ‘내가 예누파에게 약을 먹여 잠에 빠지게 하고 아이를 데리고 나가 강의 얼음 구멍으로 밀어 넣었소. 그러니 예누파는 아무런 잘못도 없소. 예누파에게 자비를!’이라고 말한다. 예누파는 수양어머니인 코스텔니츠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코스텔니츠카를 감옥으로 끌고 간다. 예누파는 마음으로부터 코스텔니츠카를 용서한다. 결혼식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고 무대에는 예누파와 라카만이 남는다. 예누파는 라카도 자기를 떠날 것으로 생각하며 마음이 슬프지만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한다. 예누파는 라카에게 ‘나같은 비참한 인생의 여자는 당신과 어울릴수 없어요’라고 말한다. 그러자 라카는 어떤 일이 있어도 예누파와 함께 있겠다고 다짐한다. 그 말을 듣자 예누파는 지금 자기가 느끼고 있는 사랑은 곧 하나님께서 자기들에게 마침내 미소를 보내신 것이라고 생각한다.


리유 오페라 무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