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118. Janáĉek, Leoš (야나체크) [1854-1928]-카타 카바노바

정준극 2007. 7. 4. 13:44

 레오시 야나체크

 

카타 카바노바


타이틀: Kát'a Kabanová (Katya Kabanova). 전 3막. 알렉산더 오스트로브스키(Alexander Ostrovsky)의 희곡 Groza(폭풍)을 바탕으로 작곡자 자신이 대본을 썼다. 원작이 ‘폭풍’이므로 간혹 ‘폭풍의 여인’이라는 타이틀로 무대에 올려지기도 한다.

초연: 1921년 브르노 국립오페라

주요배역: 마르파 이그나테디코즈 카바로프(카바니챠 카바로프: 카타의 시어머니), 티촌 이바니츠 카바노바(마르파의 아들, 카타의 남편), 카테리나 카바노브(카타, 카티아, 티촌의 부인), 바르나바(카바노바 집의 수양 딸), 사벨 프로코피에비 디코즈(부자상인),  보리스 그리고리예비츠 디코즈(디코즈 상인의 조카), 바나 쿠드루야스(디코즈 상점의 사무원), 글라스야(카바노브 집안의 하인), 쿨리긴(바나의 친구) *이름들이 굉장히 어려우므로 요주의!


비엔나 슈타츠오퍼 무대


사전지식: 카타 카바노바는 야나체크의 오페라중 체코 이외의 다른 나라에서 공연된 첫 작품이며 미국과 영국에서 가장 큰 박수를 받은 작품이다.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보통 사람들의 특별한 삶을 그렸다. 카타 카바노바는 여주인공의 이름이다. 결혼전 이름은 마르파(Marfa)였으나 카바노프 집안에 시집와서 카타(카티아: 카테리나) 카바노바(카바노프)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서곡은 카타의 남편 티촌이 멀리 여행가는 모습과 카타의 불행한 사정을 반영하듯 우수에 넘쳐있다.

에피소드: 야나체크는 이 오페라를 젊은 카밀라 스토슬로바(Kamilla Stosslava: Kamila Urválková라고도 함)에게 헌정했다. 야나체크가 말년에 한없이 사랑했던 젊은 여인이었다. 야나체크는 카타 카바노바에서 카밀라를 카타(카티아)의 모델로 삼았다고 한다. 또 다른 설명에 따르면 카밀라를 오페라 Osud(운명: Fate)의 주인공인 밀라 발코바(Mila Válková)의 모델로 삼았다고 한다. 발코바라는 이름은 카밀라의 이름인 우르발코바에서 따왔다고 한다. 


카테리나 카바노바


줄거리: 1860년대 러시아 쿨리노프(Kulinov, Kalinov)마을이다. 무대가 열리면 카바노바 집 밖에 있는 볼가 강변이다. 수염을 길게 기른 부자 상인 디코즈(Dikoj)와 그의 조카 보리스(Boris)가 집에 돌아온다. 디코즈는 보리스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잔소리를 퍼 붓는다. 디코즈는 카바노프 집안의 대가족을 다스리는 안주인인 카바니챠(Kabanicha, 결혼전 이름은 마르파)가 집안에 없는 것을 알고 더 화를 낸다. 보리스는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면서 유산을 디코즈에게 맡기고 아들을 잘 보살펴 달라고 했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디코즈의 집에 와서 장사 일을 도와주면서 지내고 있다. 보리스는 나중에 삼촌에게 맡겨둔 유산을 제대로 찾기 위해 삼촌이 죽으라면 죽는 시늉을 하면서 지낸다. 이 집안에는 바르나바(Varnava, 어떤 설명서에는 Varvara)라는 처녀가 함께 살고 있다. 어릴때 고아가 되어 의지할 곳이 없던 중 디코즈 집안의 양녀로 입양되어 살고 있는 아가씨이다. 바라나바는 디코즈의 장사를 도와주고 있는 바나(Van'a)와 사랑하는 사이다. 카타의 시어머니인 카바니챠가 등장한다. 카바니챠는 아들 티촌(Tichon)이 벌써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는데도 아버지 사업과 집안일을 등한시 한다고 호되게 꾸짖는다. 아들 티촌과 젊은 며느리 카타(Kata)가 카바니챠의 마음을 풀어주려고 노력한다. 카바니챠는 아들 티촌이 며느리 카타의 성질을 살려 주고 있다고 하면서 더 야단을 친다.


카타는 마치 커다란 새장에 갇혀 있는 것 같다.


시어머니는 며느리 카타가 매사에 못마땅하다. 심지어는 다른 남자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것 같다는 등의 심한 말까지 한다. 집안에서 카타는 이 집에 어릴때 양녀로 들어와 지금까지 지내고 있는 바르나바에게 자기가 어릴때 얼마나 자유스럽고 행복하게 지냈는지를 얘기해 준다. 카타는 지금도 어릴때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이 집을 훌쩍 떠나고 싶다는 얘기까지 한다. 그러면서 바르나바에게 요즘 자기 마음에 드는 어떤 좋은 사람이 있다는 비밀 얘기를 하려는데 카타의 남편 티촌이 들어와 어머니 카바니챠의 심부름으로 멀리 카잔이라는 마을에 갔다 오겠다고 말한다. 카타는 남편 없이 시어머니와 함께 있으면 잔소리가 더 심할것 같아 남편에게 가지 않으면 안되는지, 만일 꼭 가야 한다면 함께 가자고 말하지만 티촌은 한마디로 안된다고 거절한다.

 

야나체크의 마지막 위대한 사랑인 카밀라 슈퇴쓸로바(Kamila Stoesslova)의 모습을 카타 카바노바에서 찾을수 있다.


제2막. 집안에서 여자들이 수를 놓고 있다. 카타와 바르나바가 무슨 얘기인지 소곤거린다. 시어머니는 며느리 카타에게 남편은 집을 떠나 먼 곳에 가서 고생하고 있는데 뭐가 그리 즐거우냐면서 면박을 준다. 시어머니가 방을 나가자 바르나바는 카타에게 열쇠 하나를 보이면서 정원의 담장을 열고 강변쪽으로 사람들의 왕래가 없는 곳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바나(Van'a)와 은밀히 만나고 있다고 하면서 카타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자기처럼 정원의 담장 문을 열고 들어가 아무도 없는 그 곳에서 만나라고 넌지시 얘기해준다. 카타는 주저하다가 바르나바가 건네주는 열쇠를 받아 쥐고 보리스를 만나야겠다고 생각한다. 카타가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은 유산 때문에 디코즈 삼촌 집에 와서 일하고 있는 보리스였다. 이윽고 어둠이 깃들자 카타는 집 밖으로 나선다. 카타는 보리스에게 미리 쪽지를 보내어 저녁에 정원에서 만나자고 연락했었다. 카타가 정원의 외진 곳으로 들어선다. 그곳엔 이미 바르나바를 만나기 위해 바나가 와서 즐거운듯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다. 조금 후 보리스가 나타난다. 바나는 보리스까지 이곳을 어떻게 알고 왔는지 놀란다. 잠시후 카타가 정원을 통하여 강둑으로 나온다. 보리스는 카타와 둘만 있게 되자 오래전부터 카타를 사랑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카타는 처음에 당황하여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주저하지만 자기의 울적하고 갇혀있는 듯한 답답한 심정을 폭발이라도 하려는 듯 보리스를 포옹하며 키스를 나눈다. 이들의 사이를 직접 눈으로 보아 알게된 바르나바는 카타에게 늙은 시어머니 카바니챠가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조심하라고 말해준다.

 

시애틀 무대


제3막. 폭풍이 몰아쳐 온다. 강변에 나갔던 디코즈와 바나는 비바람을 피하여 어떤 낡은 집으로 들어간다. 다른 사람들도 들어와 있다. 바나는 디코즈에게 자기가 최근 피뢰침을 발명 했는데 잘만하면 큰 장사가 될것이라고 얘기해준다. 디코즈는 무슨 이따위 막대기로 번개를 막을수 있느냐면서 천둥번개는 하나님이 내리시는 벌이라고 말한다. 비가 그치자 모두들 돌아간다. 보리스는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 바르나바를 만난다. 바르나바는 카타의 남편 티촌이 방금 돌아왔다고 전한다. 카타는 시어머니와 말다툼을 했는지 기분이 몹시 상해있다. 사람들이 모이자 카타는 용기를 내어 보리스를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그러자 시어머니는 카타가 남편이 없는 틈을 이용하여 보리스와 시시덕거리며 지냈다고 말하며 분을 사기지 못하는 듯한 표정이다. 저녁이 된다. 이제 폭풍은 완전히 그쳤다. 티촌이 강둑에서 카타를 미친듯 찾고 있다. 카타와 보리스가 저녁에 강둑에서 만난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한편, 바나와 바르나바는 더 이상 카바노바 집에 있기가 싫어서 모스크바로 떠나 자기들만의 삶을 살기로 결정한다. 강변에서 카타를 찾던 사람들이 사라지자 숨어있던 카타가 나타난다.

 

류블리아나 무대


카타는 자기가 보리스를 사랑한다고 공연히 말해서 자기의 얼굴에 먹칠을 했음은 물론이고 보리스의 입장도 난처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하여 몹시 걱정이다. 사실, 카타의 지나온 생활은 고통 그 자체였다. 나이 많은 무능한 남편, 자기를 못잡아 먹어서 안달하는 시어머니, 날이면 날마다 술이나 퍼 마시는 시아버지...모두 싫었다. 그리고 마침내 자기를 사랑해 주는 사람을 만난 것이다. 그때 보리스가 나타난다. 두 사람은 포옹을 하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해 한다. 보리스는 삼촌 디코즈가 자기를 다른 마을로 보내기로 했다고 얘기해준다. 보리스는 자기야 다른 마을로 떠나면 되지만 카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한다. 카타의 마음은 방황한다. 그러나 카타는 보리스와 이별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작별을 고한다. 보리스가 마지못해 떠나간다. 카타는 봄이면 꽃이 피고 가을이면 낙엽이 떨어지는 자기의 무덤을 생각한다. 그리고 강물에 몸을 던진다. 멀리서 카타가 물에 뛰어드는 모습을 본 어떤 사람이 ‘사람 살려!’라고 소리친다. 이 소리를 듣고 남편 티촌이 달려온다. 시어머니와 디코즈도 따라온다. 티촌은 ‘이 바보야! 왜 죽을려고 해!’라면서 정신이 없다. 사람들이 보트를 타고 강물을 휘저으며 카타를 찾는다. 디코즈가 카타의 시신을 안고 강가에서 올라온다. 티촌이 울부짖으며 카타의 몸에 쓰러진다. 시어머니는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시체를 찾느라고 수고했다고 태연히 말한다.

 

 카타의 죽음. 홀랜드 파크 무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