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136. Marschner, Heinrich August (마르슈너) [1795-1861]-뱀파이어

정준극 2007. 7. 4. 13:56
 

 하인리히 마르슈너

 

뱀파이어

 

타이틀: Der Vampyr (The Vampire: 흡혈귀). 전2막의 대낭만적 오페라. 존 폴리도리(John Polidori)와 바이런의 Fragment of a Nove(소설 단편집)에서 스토리를 가져와 빌헬름 아우구스트 볼브뤼크(Wilhelm August Wohlbrueck)가 대본을 썼다. 

초연: 1828년 라이프치히 국립극장

주요배역: 러드븐(마스든경, 뱀파이어), 말위나 데이브넌트(말비나, 마을의 예쁜 처녀), 에드가 오브리(말위나를 사랑하는 청년), 쟌드(버클리경의 딸), 엠마(말위나의 하녀), 말위나의 아버지

베스트 아리아: An jenem Tag(S), Ha, wie das grauenvolle Bild(T), Ha! Welche Lust[하, 얼마나 기쁜가](T)

사전지식: 뱀파이어 얘기는 세계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지만 이번에는 독일 작곡가에 의한 스코틀랜드 뱀파이어 얘기이다. 뱀파이어가 어떤 존재인지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이해를 돕기 위해 오페라에 설명된 내용을 소개하면 ‘비인간인 악마(마귀)로 인간의 피를 빨아 먹음으로서 생존한다’고 되어있다. 뱀파이어라고 해서 뱀을 파는 사람으로 오해하면 안될 것임.

에피소드: 마르슈너의 뱀파이어는 독일에서 TV 연속물로 방연된 일이 있다. 보는 사람마다 베버의 ‘마탄의 사수’와 비슷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뱀파이어인 러드븐이 부상에서 깨어나는 으스스한 달밤의 장면은 ‘마탄의 사수’에 나오는 늑대의 골짜기 장면과 흡사하다. 베버의 아가테와 마르슈터의 말위나(말비나)도 비교대상이다.

 

베를린 코미셰 오퍼의 무대


줄거리: 제1막. 악마에게 자기 영혼을 팔은 러드븐(Ruthven, 루트벤)경이 뱀파이어이다. 뱀파이어는 세명의 젊은 아가씨를 악마에게 희생물로 바쳐야 한다. 그래야 1년 후에 악마와의 계약이 끝난다. 첫 대상자는 존 버클리경(Sir John Berkley)의 딸인 잔드(Janthe, 얀테)이다. 뱀파이어는 아무것도 모르는 이 아가씨를 사랑한다고 속여 결혼을 약속하고 산속 동굴의 자기 비밀처소로 유인해 온다. 뱀파이어는 이 아가씨의 심장을 칼로 찌르고 솟구쳐 나오는 피를 빨아 마신다. 마침 이때 아가씨의 아버지가 딸이 실종된 것을 알고 수색하던중 수상한 동굴이 있어서 들어가 보니 이미 사랑하는 딸은 죽어있었고 뱀파이어가 딸의 피를 빨아 먹고 있다. 분노한 아버지는 뱀파이어를 칼로 찔러 죽이고 절망가운데 집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뱀파이어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죽지 않았다. 그러나 그대로 있으면 죽을 운명이다. 이 때 마침 에드가 오브리(Edgar Aubry)라는 청년이 우연히 동굴안에서 무슨 소리가 나길애 들어왔다가 거의 죽기 직전에 있는 뱀파이어를 발견한다. 뱀파이어가 살수있는 방법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동굴에서 나와 숲속으로 가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길이고 또하나는 즉시 다른 젊은 여자의 피를 빨아 먹는 것이다.

 

잔트(얀테)를 사랑하는 뱀파이어. 코블렌츠 극장


뱀파이어는 오브리 청년에게 제발 자기를 숲속으로 데려가 달라고 부탁한다. 그가 뱀파이어인 것을 안 오브리는 그 자리에서 도망가고 싶었으나 차마 죽어가는 사람을 그냥 두고 갈수가 없어서 숲속으로 데려간다. 뱀파이어는 오브리에게 ‘아이구 형씨! 고맙기는 한데 말이야,  만일 다른 사람들한테 나를 만났다는 얘기를 한마디라도 하면 말이야 악마의 무서운 저주가 형씨한테 옮겨 갈테니 조심하슈’라고 말한다. 오브리는 악마의 저주가 자기에게 옮겨오면 큰일이므로 비밀을 지키겠다고 약속한다. 얼마후 뱀파이어는 완전 회복을 한다. 그리고 두 번째 희생자를 물색하기 시작한다. 오브리에게는 말위나(Malwina: 말비나, Malvina)라고 하는 사랑하는 아가씨가 있다. 이쯤되면 뱀파이어의 두 번째 대상이 누구인지 모두 짐작할 것이다. 이 아가씨의 아버지는 오브리가 자기 집에서 몇 년 동안 일하는 조건으로 딸과의 결혼을 약속한바있다. 하지만 지금은 오리발을 내놓고 있다. 이웃에 새로 이사온 마스든(Marsden, 마르스덴)경과 자기 딸을 결혼시킬 속셈이다. 아버지는 마스든경이 돈도 많아 보이고 아주 점잖은 것같아 마음에 들어서 죽을 지경이다. 딸 말위나는 아버지에게 오브리와의 약속을 지켜달라고 애원하지만 아버지는 일언지하에 거절하며 오브리와의 계약서를 찢어 버린다.

 

뱀파이어의 접근

 

아버지는 약혼을 서두르기 위해 이웃집 마스든경을 곧 오도록 한다. 마스든경은 기다렸다는 듯 단숨에 나타난다. 마스든경을 본 오브리는 놀라움을 금할수 없다. 바로 뱀파이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뱀파이어를 만났다든지 안다든지 하는 얘기를 입 밖에 내면 악마의 저주가 자기에게 옮겨 온다는 말을 생각하고 무서워서 얘기를 못한채 그저 냉가슴만 알고 있다. 뱀파이어는 자기의 계획을 은밀히 진행시킨다. 뱀파이어는 말위나를 죽여 신선한 피를 빨아먹기 전에 두번째 아가씨를 물색해 놓아야 했다. 악마와 약속한 시간이 점점 다가오기 때문에 서둘러야 했다. 마침 말위나 아가씨의 하녀로 있는 엠마(Emma)라는 아가씨가 구미에 당긴다. 뱀파이어는 엠마에게 ‘야, 아가씬 왜 그렇게 예쁘냐? 이번에 아씨가 결혼하면 곧 참한 신랑을 구해서 결혼시켜 주겠네! 지참금도 넉넉히 마련해 주지!’라고 말하여 환심을 산후 엠마를 산속 동굴로 유혹하여 데려간다. 결국 엠마는 악마에게 바치는 두 번째 희생물이 되었다.


말위나와 뱀파이어의 결혼식


말위나와 뱀파이어와의 결혼식이 개최되려고 한다. 말위나는 아버지의 완강한 주장 때문에 어쩔수 없이 마스든과 결혼할 수밖에 없었다. 오브리는 도저히 집에 가만히 앉아 있을수 없어서 결혼식장에 숨어 들어왔다. 과연, 뱀파이어가 차가운 얼굴에 비열한 미소를 띠며 서있으며 그 옆에는 자기와 결혼키로 약속했던 말위나가 거의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두려워하며 면사포만 둘러쓰고 서 있다. 오브리는 양심상 입을 다물고 있을수가 없어서 마침내 자기가 뱀파이어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말위나를 구해야 겠다고 생각에 ‘여러분, 저기 서 있는 저 놈이 바로 뱀파이어이올시다. 어서 잡아서 주리를 틉시다.’라고 소리친다. 이 말과 함께 뱀파이어와 악마와의 계약이 무효가 되어 뱀파이어는 그 자리에서 벼락을 맞아 거꾸러진다. 그런데 실은 비밀을 지키지 않으면 악마의 저주가 옮겨와 뱀파이어가 된다는 소리는 솔직히 거짓말이었다. 말위나의 아버지는 딸을 흉측한 뱀파이어로부터 구해준 오브리의 용기에 감격하여 두 사람의 결혼을 축복해 준다. 두 사람은 지금까지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하는데 어디서 사는지는 모른다.


뱀파이어의 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