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139. Mascagni, Pietro (마스카니) [1863-1945]-이리스

정준극 2007. 7. 4. 13:58

 피에트로 마스카니

 

이리스


타이틀: Iris (아이리스라고 부르기도 함. 그리스 신화에서 무지개의 여신임). 3막의 멜로드라마. 대본은 루이지 일리카(Luigi Illica)가 썼다.

초연: 1898년 로마 테아트로 코스탄치(Teatro Costanzi)

주요 배역: 일 치에코(장님), 이리스(그의 딸), 오사카(부자 젊은이), 교토(간수)

베스트 아리아: Ognora sogni...lo pingo, pingo(S), Apri la tua finestra! (T), Vieni! Dammi il braccio!(B)

사전지식: 오페라의 무대는 거의 대부분 그리스 또는 로마이지만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오페라의 무대가 된 나라들이 몇이 있다. 인도, 스리랑카,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중국, 일본 등이다. 그 중에서 어쩐 일인지 일본을 배경으로 한 오페라가 제법 많다. 푸치니의 나비부인과 설리반의 미카도가 그것이며 이번에 소개하는 이리스 또한 일본을 무대로 한 것이다.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마스카니와 푸치니가 일본을 무대로 오페라를 썼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두 사람의 작품에서 크게 다른 점이 있다면 푸치니의 오페라가 세계인기 1, 2위를 다투는 반면, 마스카니의 이리스는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는 신세라는 것이다. 어쩌다가 그렇게 되긴 했지만 이리스에는 마스카니 특유의 아름다운 선율이 넘쳐흐른다. 한번 듣고 나면 또 듣고 싶은 작품이다. 아쉬운 점은 주요 배역의 이름들이 오사카, 쿄토니 하는 식으로 도시 이름을 사용한 점이다. 그리고 주인공 이리스의 아버지 이름을 여성형인 치에꼬로 한것도 어울리지 않는다. 이리스는 1898년 초연되었으며 푸치니의 나비부인은 그보다 6년후인 1904년 초연되었다.

 

속박당하고 있는 이리스. 베로나 무대


줄거리: 장님 치에꼬(Cieco)의 예쁜 딸인 이리스(Iris)가 일본 인형을 가지고 놀고 있다.이리스는 붉은 해가 떠오르자 단순한 일본 동요를 부르며 떠오르는 해를 반갑게 맞이한다. 천진난만한 어린 아이이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이리스는 아름다운 처녀로 성장한다. 그렇지만 이리스의 천진성은 어린 시절과 변함없다. 이리스는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한적한 곳에 살고 있다. 아버지 치에꼬는 딸이 세상물정에 물드는 것을 걱정한다. 그런 이리스인데 어느날 오사카(Osaka)의 눈에 띠게 된다. 오사카는 세상이 알아주는 건달 겸 무뢰한이다. 이리스를 본 오사카는 눈에 불이 번쩍 들어오도록 놀란다. 너무 아름답기 때문이다. 오사카는 이리스를 당장이라도 자기 소유로 만들고 싶어 한다. 그래서 친구 쿄토(Kyoto)와 함께 이리스를 납치할 계획을 세운다. 오사카와 쿄토는 이리스가 인형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인형극단 주인 행세를 하기로 한다. 이들은 이리스를 거리의 인형극 공연장소로 유혹하여 끌어오는데 성공한다. 오사카와 쿄토는 인형극을 재미있게 보고 있는 이리스를 순식간에 커다란 옷으로 싸서 납치한다. 두 사람은 이리스를 환락가인 요시무라(吉村)로 데려가 자기들 단골집에 가두어 놓는다. 그런후에 이들은 장님 치에꼬에게 돈 몇푼을 보낸다. 그리고는 마치 이리스가 자진 가출하여 환락가에 온 것처럼 소문을 내어 치에꼬의 귀에 들어가도록 한다. 아버지 치에꼬는 실망과 분노와 배신감과 낙담으로 딸 이리스를 찾을 생각도 하지 않은채 저주만 퍼 붓고 있다.

 

춤을 추는 이리스

 

제2막. 정신을 차려 깨어난 이리스는 마치 궁궐과 같은 호화스런 방에 누워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놀란다. 이리스는 자기가 죽어서 천국에 온 것으로 착각한다. 오사카가 들어와서 온갖 좋은 얘기로 이리스의 환심을 사려한다. 오사카는 궁극적으로 이리스의 사랑을 얻으려는 속셈이다. 하지만 이리스는 무슨 뜻인지 아무것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너무 순진하기 때문이다. 놀란 쪽은 오히려 오사카였다. 오사카는 이리스가 정말로 사랑이니 연애니 하는 것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르는 숙맥인 것을 알고는 그만 흥미를 잃는다. 오사카는 이리스를 거리의 쇼에 나가게 해서 돈을 벌 궁리를 한다. 불행한 처녀 이리스는 처음으로 거리 공연에 나왔다가 사람들 틈에서 아버지 치에꼬의 모습을 본다. 이리스는 아버지에게 달려가 품에 안긴다. 그러나 치에꼬는 딸 이리스가 스스로 가출한 것으로 믿고 창피함과 분노로 딸에게 ‘에또 이년, 누가 네 애비란 말이냐? 엉?’ 이라면서 진흙을 던지고 저주를 퍼붓는다. 이리스는 자기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아버지가 자기에게 저렇게 욕을 퍼부으며 화를 내는지 몰라서 어쩔줄을 몰라 한다. 결국 이리스는 아버지가 자기를 버린 것으로 생각하여 실망감에 죽을 결심을 하고 물이 넘쳐흐르는 하수구에 몸을 던진다. 제3막. 가엾은 이리스는 마침 지나가던 넝마주이와 거지들에게 발견된다. 그들은 이리스가 죽은 것으로 생각하며 몸에 지니고 있는 좋은 것들은 모두 훔쳐간다. 그러는중 정신을 잃었던 이리스가 깨어나자 거지들과 넝마주이들은 시체가 살아났다고 생각하여 겁을 먹고 도망간다. 이리스 곁에는 아무도  없다. 이리스는 점점 죽어가고 있다. 붉은 해가 떠오른다. 이리스는 팔을 뻗어 해를 잡으려 한다. 그리고 어릴때의 노래를 부르며 밝은 해에게 인사를 한다. 이리스가 숨을 거두자 주변에서 갑자기 꽃들이 솟아올라 활짝 핀다. 그리고 이리스의 몸에서 혼백이 빠져나와 기쁜 듯 금빛 찬란한 하늘의 집을 향해 날아간다.


이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