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150. Massenet, Jules (마스네) [1842-1912]-타이스

정준극 2007. 7. 4. 14:06

쥘르 마스네

 

타이스


타이틀: Thaïs. 전3막의 서정적 코미디(코미디라는 것은 오늘날의 웃기는 코미디라는 뜻이 아니고 일반적인 드라마라는 뜻임). 아나톨 프랑스(Anatole France)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루이 가예(Louis Gallet)가 대본을 썼다. 원작에서는 타이스가 비너스신전의 아름다운 여사제로 나오지만 배우 겸 고급창녀로 표현되기도 한다. 고대에는 신전의 여사제가 배우 겸 창녀였는지도 모른다.

초연: 1894년 파리 오페라극장

주요배역: 타이스, 아다나엘(공동체 수도승), 니키아스(젊은 시바라이트 철학자), 팔레몬(늙은 공동체 수도승: 수도원장), 노예(크로빌, 미르테일), 라 쇼무스(댄서) 

베스트 아리아: L'amour est une vertu rare(S), O messager de Dieu(S), (간주곡: 타이스의 명상곡), Helas! Enfant encore[아, 아직도 어린아이와 같도다](Bar), Voilà donc la terrible cité[그곳에 두려운 도시가 있네](Bar), Dis-moi que je suis belle et que je serai belle éternellement[아름답다고 말해주어요, 영원히 아름다울 것입니다](S), 명상곡

사전지식: 시대설정은 단순히 고대 이집트라고 되어 있으나 타이스를 기독교로 개종시키려는 수도승의 이야기이고 보면 파라오의 고대 이집트는 아니며 중세의 이집트로 보아야 할것 같다. 무대는 고대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와 테베 사막이다. 2막에 나오는 ‘타이스의 명상곡’은 이교도의 여사제 타이스가 기독교로 개종할 것인지, 또 기독교의 수도승 아다나엘의 사랑을 받아들일 것인지를 두고 고민하는 장면에서 나온다.

 

 타이스 역의 전설적인 제랄딘 화라(Geraldine Farrar)


줄거리: 나일 강변의 시노바이트(Cenobite: 공동생활을 하는 수도승)수도승 공동체에서 수도승들이 검소한 식사를 마치고 기도를 드리고 있다. 이들은 이웃 알렉산드리아로 선교 여행을 간 수도승 아다나엘(Athanaël)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원한다. 아다나엘은 이교도의 도시 알렉산드리아에서 단 한 사람이라도 그리스도에게 회개하고 돌아오도록 하겠다는 다짐으로 전도여행을 갔었다. 이윽고 아다나엘이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온다. 그는 수도원 형제들에게 알렉산드리아가 우상숭배를 버리지 못하여 아무런 보람도 없이 빈손으로 돌아 왔다고 털어놓으며 허탈해 한다. 그는 특히 젊은 귀족들이나 부유한 상인들이 모두 비너스신전의 여사제로서 배우 겸 고급 창녀인 타이스(Thaïs: 여자 양말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음)에게 흠뻑 빠져 있어서 알렉산드리아가 마치 소돔과 고모라처럼 더욱 타락의 구렁텅이로 빠져 들어가고 있다며 걱정을 한다. 그러면서 아다나엘은 자기도 젊은 시절 한때 타이스한테 몰두하여 타락하기 직전에 있었으나 강한 의지로 그 유혹을 뿌리치고 이 수도원에 들어오게 되었다는 얘기를 한다. 수도원장은 알렉산드리아에 가서 백성들을 회개 시키겠다는 노력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다. 잘못하다가는 아다나엘 자신이 마음의 평화를 잃게 될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다. 그러나 아다나엘은 이 죄많은 그 여인을 구원해야겠다는 생각에 넘쳐있다. 그날밤 아다나엘은 꿈속에서 타이스가 춤을 추는 모습을 본다. 마치 아프로디테(Aphrodite)처럼 하늘거리는 옷을 입고 유혹적인 춤을 춘다. 꿈에서 깨어난 아다나엘은 아직도 자기의 마음속에서 타이스를 지워버리지 못한 부끄러움과 혹시 자기의 마음이 변하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아다나엘은 밤중에 수도원의 형제들을 모두 불러 자기가 알렉산드리아에 다시 가서 타이스를 참 회개하는 여인으로 변화시켜 이웃 수녀원으로 인도하겠다고 약속한다.

 

아다나엘의 플라시도 도밍고, 타이스의 니노 마카이제. LA 오페라


제2막. 알렉산드리아에 도착한 아다나엘은 친구 니키아스(Nicias)를 만난다. 니키아스는 아다나엘이 ‘쾌락의 여왕’인 타이스를 회개시키려 왔다는 밀을 듣고 조롱하지만 아다나엘의 진심을 알고 그날 밤에 타이스가 자기 집에서 열리는 파티에 올것이므로 부질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한번 회개시켜 보라고 권한다. 잠시후 타이스가 화려한 모습으로 추종자들과 함께 들어온다. 실로 오래만에 타이스를 본 아다나엘은 내심 타이스의 아름다움에 마음이 흔들리지만 지극히 자기를 억제한다. 아다나엘은 타이스에게 모든 허황된 사랑과 쾌락을 버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영원한 평화와 안식을 찾을 것을 간청한다. 처음에는 옛 애인 아다나엘의 말에 조소를 보내던 타이스도 나중에는 그의 진실된 마음에 크게 감동을 받아 앞으로 자기가 어떻게 해야 할지 더 자세히 얘기를 나누고 싶으니 밤에 자기 집으로 오라고 부탁한다. 그날 밤 아다나엘은 타이스에게 신앙과 참회에 대한 얘기를 해주며 영혼의 구원을 위해 자기와 함께 나일강변의 수도원으로 가자고 부탁한다. 드디어 타이스는 마음에 변화가 일어나 하나님을 멀리하고 살았던 과거를 참회하고 모든 쾌락과 어리석음을 버리기로 결심한다. 타이스는 과거를 청산하는 의미에서 자기 집에 불을 지르고 아다나엘과 함께 성난 추종자들의 고함소리를 뒤로 하고 알렉산드리아를 빠져 나간다. 

 

아다나엘의 토마스 햄슨과 타이스의 르네 플레밍. 메트로폴리탄


제3막. 테베 사막의 어떤 오아시스이다. 타이스는 무척 피곤하고 지쳐있다. 밤새 사막 길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아타나엘은 지쳐서 힘들어 하는 타이스의 모습을 보고 측은하다는 생각을 한다. 아다나엘은 샘물에서 물을 떠서 타이스에게 건네준다. 산해진미에 화려한 옷을 걸치던 타이스는 이제 물 한 모금에도 감사하는 진정한 참회자가 되었다. 타이스에 대한 아다나엘의 연민과 동정의 마음은 사랑의 마음으로 바뀐다. 그러한 마음을 꾸짖기라도 하듯 마침 이들을 찾아 나섰던 수녀원장이 수녀들과 함께 나타난다. 수도원장이 수녀원장에게 타이스가 올지도 모르니 영접해 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다. 아다나엘이 타이스를 수녀원장에게 의탁한다. 수녀원장은 타락한 죄인이었던 타이스의 참 회개를 기뻐하며 타이스를 진심으로 영접한다. 타이스는 참신앙의 기쁨에 넘쳐 아다나엘에게 영원한 작별을 고하고 수녀들과 함께 떠난다. 이제는 더 이상 아름다운 타이스의 모습을 볼수없게 되었다고 생각한 아다나엘은 자기도 모르게 타이스에 대한 세상적인 사랑의 마음이 솟아오름을 느낀다.


뭇 사람들의 선망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타이스. 요테보리 오페라


아다나엘은 오히려 타이스에게 그 세상적인 사랑을 저주하고 버리라고 강요했던 자기 자신이 부끄러원 진다. 수도원으로 돌아온 아다나엘은 형제들에게 자기의 마음은 이제 타이스를 사랑하는 사악한 마음으로 충만해 있다고 고백하면서 그런 마음을 갖게된 자기를 저주해 달라고 간청한다. 그러나 수도원의 형제들도 아다나엘의 괴로움은 어떻게 하기가 어려웠다. 어느날 밤, 아다나엘은 꿈속에서 타이스가 죽어가고 있는 모습을 본다. 꿈에서 깨어난 아다나엘은 타이스가 힘들고 괴로운 형편에 처하여 있다는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급기야 아다나엘은 타이스를 만나봐야 한다는 일념으로 수녀원으로 달려간다. 타이스는 실제로 죽어가고 있었다. 지나친 참회의 금식과 한없는 인내의 계율 때문에 몸이 극도로 허약해져 있었다. 아다나엘은 타이스를 붙들고  마음을 굳게 먹고 죽지 말라고 말하며 제발 예전의 그 웃음을 보여 달라고 애원한다. 하지만 타이스는 이미 세상적인 정열을 버린지 오래이다. 타이스는 영원한 하늘의 영광을 바라보며 평화스럽게 눈을 감는다. 상심의 아다나엘이 타이스의 발아래 쓰러진다.


타이스를 찾아가서 회심시키려는 아다나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