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149. Massenet, Jules (마스네) [1842-1912]-마농

정준극 2007. 7. 4. 14:06

쥘르 마스네

                

[마농]


타이틀: Manon. 전5막의 오페라 코믹. 아베 프레보(Abbe Prevost)의 소설 L'histoire du chevalier des Grieux et de Manon Lescaut(슈발리에 데 그류와 마농 레스꼬 이야기)을 바탕으로 앙리 메일락(Henri Meilhac)과 필립 지유(Philippe Gille)가 대본을 썼다.

초연: 1884년 파리 오페라 코믹극장

주요배역: 마농 레스꼬, 슈발리에 데 그류, 데 그류백작(슈발리에 데 그류의 아버지), 레스꼬(마농의 사촌오빠), 귀요 드 모르퐁텐(중년의 난봉꾼), 드 브레티니(귀족)

음악 하이라이트: 가보트 춤곡, 1막에서 마농의 아리아, 3막에서 마농의 아리아, 마농과 데 그류의 사랑의 테마 음악, 데 그류의 아리아

베스트 아리아: on l'appelle Manon[마농이라고 불리는 그녀](T), Adieu, petite table[안녕, 작은 테이블아](S), En ferment les yeux[우리의 눈을 감고서](S+T), Je marche 녁 tous les chemins[나는 모든 길을 자랑스럽게 걸으리](S), Je suis encore toute etourdie(S), Ah! fuyez douce image(T), Regardez-moi bien dans les yeux(T)

 

마농과 데 그류

                     

사전지식: 마스네의 대표작인 마농은 순진하던 마농이 죄많은 여인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다만 사촌오빠라는 레스꼬에 대한 역할설정은 애매한 점이 있다. 원작 소설에는 마농의 친오빠로 되어있다. 그런데 오페라에서는 사촌오빠로 되어있다. 오페라에서 레스꼬는 가문의 명예를 지키는 수호자이고 거칠 것 없는 군인이며 데 그류의 절친한 친구로 등장한다. 푸치니도 똑같은 소설을 바탕으로 오페라를 작곡했다. 다만, 타이틀을 '마농 레스꼬'라고 했다. 마스네의 '마농'과 푸치니의 '마농 레스꼬'는 같은 줄거리이지만 등장인물들이나 상황등이 아주 약간이나마 다르다.

 

마농의 주위를 어슬렁거니는 남자들


줄거리: 세상물정이 어떤 것인지 모르며 약간은 바람기가 있는 젊고 발랄한 15세 아가씨 마농은 아버지의 지시에 따라 수녀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아라(Arras)로부터 마차를 타고 수녀원으로 가는 도중 아미엥(Amiens)의 어느 주막집에 잠시 머물게 된다. 이곳에서 사촌오빠 레스꼬(Lescaut)를 만나 수녀원으로 함께 가기로 되어있다. 사촌오빠 레스꼬가 잠시 자리를 뜬 사이에 여관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중년의 바람둥이 밥맛인 기요(Guillot)가 마농에게 눈길을 보낸다. 기요는 푸세트, 쟈보트, 로세트라는 여배우들과 함께 시시덕거리며 마치 자기가 돈 후안이라도 된 듯이 으시대고 있었다. 그런데 저쪽을 보니 얌전하고 새침하게 보이는 예쁜 마농이 있지 않은가! 바람둥이 기요는 마농에게 접근하여 어디 가는지 모르지만 불편한 역마차 대신에 자기의 전용마차를 타고 가라며 환심을 사려한다. 마침 나타난 사촌오빠 레스꼬는 중년의 기요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마농에게 집적대는 것을 보고 대경실색하며 마농을 바람둥이 기요의 눈길에서 멀리 떨어지게 한다. 하지만 사촌오빠 레스꼬는 기요의 화려한 자가용마차에 대하여 은근히 부러워하는 눈치이다. 잠시후 이번에는 데 그류(Des Grieux)라는 핸섬한 청년이 등장한다. 그는 사촌오빠 레스꼬의 친구이다. 데 그류는 시골에 있는 자기 아버지를 만나러 가기 위해 여행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세상의 모든 것에 매혹을 느끼는 순진소녀 마농은 단번에 데 그류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결국 두 사람은 눈이 맞아서 사촌오빠 몰래 밥맛 기요의 전용마차를 슬쩍 타고 멀리 사라진다. 마차와 마농을 빼앗긴 바람둥이 기요는 복수를 다짐한다.

 

 마농 역의 엘리자베트 슈봐르츠코프(Elisabeth Schwarzkopf)


데 그류와 마농은 파리의 어느 아파트에서 동거하며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데 그류는 자기 아버지에게 마농과의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간청하지만 아버지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면서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어느날 데 그류가 잠시 외출한 사이에 사촌 오빠 레스꼬가 괜찮게 생겼기도 하지만 돈이 많은 드 브레티니(De Brétigny)라는 사람과 함께 아파트를 찾아온다. 마농은 오래전 수녀원으로 가던 중 마을 여관에서 바람둥이 기요와 함께 있던 드 브레티니를 본 일이 있다. 드 브레트니는 마농에게 이런 답답한 생활을 청산하고 자기와 함께 살자고 요청한다. ‘한 사람과 오랜 관계를 갖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라는 철학을 갖고 있는 마농은 당장 보따리를 싸서 드 브레티니를 따라 나선다. 얼마후 거리의 축제를 구경나갔던 마농은 옛 애인 데 그류가 자기가 떠난후 정신이 어떻게 되어 결국 수도원에 가서 신부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마농이 수도원을 찾아가 데 그류에게 다시 두 사람만의 생활을 시작하자고 유혹한다. 역시 마농은 마농이다.

 

 데 그류 역의 유씨 비욜링(Jussi Bjorling)

 

수도원을 뛰쳐 나온 데 그류와 마농은 다시 새 살림을 시작하지만 얼마 못가서 생활비가 떨어진다. 두 사람은 카지노에 가서 돈을 따기로 한다. 데 그류가 엄청나게 재수가 좋아서 돈을 많이 딴다. 마침 그 자리에 있던 오래전의 라이발인 바람둥이 기요가 두 사람에게 복수할 요량으로 데 그류가 속임수를 썼다고 하면서 당장 체포하라고 한다. 기요는 경찰 당국에 영향력이 있어서 데 그류와 마농을 체포하는 일은 별로 어렵지 않은 입장이다. 한편, 데 그류의 아버지도 당국에 영향력이 있어서 아들 데 그류를 감방에서 꺼내준다. 하지만 마농을 돕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마농은 배에 태워져 저 멀리 미국의 감옥으로 가야할 운명이다. 사촌 오빠 레스꼬와 데 그류가 마농을 구출한 계획을 세운다. 두 사람은 배에 태워지는 마농을 가까스로 구출한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다. 마농은 사랑하는 데 그류의 팔에 안겨 용서를 구하며 숨을 거둔다.

 

카지노에서 경찰에게 체포되는 마농(안나 네트렙코). 메트로폴리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