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176. Mozart, Wolfgang Amadeus (모차르트) [1756-1791]-음악감독

정준극 2007. 7. 4. 14:27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음악감독


타이틀: Der Schauspieldirektor (The Impresario, 음악감독, 무대감독 또는 흥행가). 1막의 음악을 곁들인 코미디 연극.

초연: 1786년, 비엔나 교외의 쇤부른(Schönbrunn) 궁전의 오랑제리 가설극장

주요배역: 프랑크(Frank: 음악감독 겸 제작자), 아일러(Eiler: 은행가), 버프(Buff: 나이 많은 배우), 헤르츠(Herz: 배우), 마담 파일(Madame Pfeil: 배우), 마담 크로네(Madame Krone: 배우), 마담 포겔장(Madame Vogelsang: 배우), 포겔장(M. Vogelsang: 소프라노), 마담 헤르츠(Madame Herz: 소프라노) 마드모아젤 질버클랑(Mlle Silberklang: 소프라노)

베스트 아리아: Ich bin die erste Sängerin[내가 최고의 가수](S)

사전지식: 모차르트는 이탈리아 오페라보다 독일 오페라가 우수하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또한 이탈리아 오페라를 경멸하기 위해 독일의 징슈필을 여러편 만들었다. 모차르트 최후의 작품인 Die Zauberflöte(마적)는 대표적인 예이다. 징슈필인 ‘음악감독’은 마적을 만들어 내기 위한 안내자라고 할수 있다. 다만, ‘음악감독’은 하나의 완전한 오페라작품이지만 음악부분은 그다지 많지 않고 대사 위주의 드라마 부분이 상당히 많다. 실제로 이 오페라에는 서곡과 4개의 주요 아리아와 앙상블이 나올 뿐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우리가 보기에는 별로 재미없는 음악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차르트의 천재적인 음악만을 살려서 비슷한 스토리의 전혀 다른 작품으로 공연되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주장에 따르면 모차르트가 ‘음악감독’을 작곡한 것은 당시 모차르트가 직접 경험한 비엔나에서의 극장 생활에 대하여 풍자를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 작품은 당시 요셉 2세 황제가 동서인 작센 테센의 알베르트 공자부부를 환영하기 위해 공모한 오페라경연대회에 출품된 작품이다. 그러나 실제로 환영하기 위해 공연된 작품은 살리에리의 이탈리아 오페라인 Prima la musica e pol le parole(음악 먼저, 가사 나중)이었다. 일반을 위한 ‘음악감독’ 초연은 4일후 비엔나의 캐른트너토르(Kärntnertor)극장에서였다. 오페라의시기는 1786년이며 무대는 잘츠부르크 어떤 극장의 음악감독 겸 제작자의 방이다.

 

노래하는 포겔장

 

에피소드: 음악감독은 음악적 요소를 거의 단축하고 연극으로서만 공연되는 경우가 있다.  할리우드에서는 스토리가 재미나기 때문에 영화로 만든 일도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이다. 시기는1930년이며 영화감독 겸 제작자인 세이무어 코웬(Seymour Cowen)은 모차르트의 생애를 줄거리로 하는 영화의 배역을 선발코자한다. 당시 할리우드는 ‘말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미쳐있었다. 1930년대 말에 데아나 더빈을 주역으로 하는 음악영화가 물밀듯 쏟아져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건 그렇고 오페라에 대하여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코웬은 모차르트의 부인 콘스탄체를 맡을 완벽한 소프라노 디바를 찾고 있었다. 미시즈 하트(Hart)가 첫 번째 디바 후보생으로 등장한다. 미시즈 하트는 자기가 콘스탄체의 역할을 분명히 맡을 것으로 믿고 있다. 미시즈 하트는 코웬과 조수인 버프(Buff)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아주 최선을 다한다. 두 번째 디바 후보생은 미시즈 실버맨(Silverman)이다. 서로 초면인 미시즈 하트와 미시즈 실버맨은 서로 자기가 제일이라고 하며 상대방을 몰아내기 위해 경쟁하듯 노래를 부른다. 여기에 영화감독인 코웬과 어울려 기막힌 트리오를 만들어 낸다. 두 사람중에서 한 사람을 선택해야 하는 코웬은 이들을 잠시 기다리도록 하는데 느닷없이 세 번째 디바 후보생이 나타난다. 아네스 데이(Agnes Day)라는 이름의 소프라노이다. 음악감독은 오하이오 출신의 젊고 예쁘며 순진한 아네스 데이가 마음에 쏙 든다. 결국 아네스 데이가 콘스탄체로 선발된다. 코웬은 갑자기 생각을 바꾸어 미시즈 하트와 미시즈 실버맨도 원래는 계획에도 없는 주연급 조연으로 선발한다. 모두들 만족했다. 이상이 할리우드 음악영화 The Impresario의 대강 줄거리이다.


줄거리: 음악감독 겸 제작자인 프랑크(Frank)는 순회공연 준비로 정신이 없다. 극단에 빌붙어 살고 있는 고참배우 버프(Buff: 높은 직위의 사람이라는 의미)는 순회공연에서 돈을 벌려면 현재 있는 엉터리 남자배우들은 모두 쓸어버리고 대신 예쁘고 재능 있는 여배우들을 뽑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음악감독은 그런 여배우를 뽑으려면 출연료를 많이 주어야 하는데 지금 자금 사정으로서는 어렵다고 하며 고민한다. 그러자 버프는 감독의 친구인 은행가 아일러(Eiler)에게 돈 좀 빌려달라고 하면 될것 아니냐고 아이디어를 낸다. 아일러는 프랑크에게 돈을 빌려주는 대신 자기가 추천하는 마담 파일(Pfeil)을 주역배우로 써 달라고 부탁한다. 마담 파일은 어떤 역할이든지 척척 해 낼수 있는 특출한 배우라는 것이다.

 

프랑크가 포겔장의 노래를 심사하고 있다.

 

그러고 있는 때에 마담 크로네(Krone)라는 여인이 배우로 뽑히기 위해 나타난다. 마담 크로네는 그의 노래를 새들이 따라 부를 정도로 새소리를 잘 낸다는 것이다. 극단의 배우인 헤르츠(Herz)와 그의 부인까지 나서서 마담 크로네를 적극 추천한다. 이어 세 번째 후보자가 나타난다. 젊고 아름다운 마드모아젤 질버클랑(Silberklang: 은쟁반에 옥구슬을 굴리는 것처럼 낭랑하다는 의미)이다. 종달새도 저리가라고 할 정도의 소프라노 겸 배우라는 것이다. 이번에는 극단의 테너 포겔장(Vogelsang: 새가 지저귄다는 의미)이 적극 추천한다. 난처해진 음악감독이 출연료에 대하여 얘기를 꺼내자 세 여인은 서로 자기가 제일이기 때문에 가장 많이 받아야 한다고 다툰다. 음악감독은 재빨리 말다툼을 제지하면서 만일 서로 다투기만 한다면 극단을 해산하겠다고 슬쩍 말한다. 포겔장, 마담 헤르츠가 자기가 추천한 사람이 최고라고 주장한다. 이에 질세라 마드모아젤 질버클랑도 노래 경연에 합세한다. 그 와중에 노련한 버프가 끼어들어 참으로 웃기는 대사로 엉터리 노래를 불러 만좌를 웃음바다로 만든다. 결국 음악감독은 세 사람을 다 선발할 수밖에 없게 된다.

 

마담 헤르츠와 마담 질버클랑의 노래 대결


또 다른 버전으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음악감독 프랑크(Frank)는 다음 공연인 ‘피가로의 결혼’을 연습해야 하는데 악보가 오지 않아 초조하다. 드디어 악보가 왔다. 하지만 엉뚱한 악보가 배달되었다. ‘속아 넘어간 신랑’(Lo sposo deluso)이란 제목의 악보였다. 마침 그때 마담 골든트릴(Goldentrill: 최고의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라는 의미)이 오디션을 받기위해 나타난다. 뒤이어 미쓰 워블웰(Warblewell: 종달새처럼 노래를 잘부른다는 의미)이 나타난다. 이들은 자기들의 오디션 지정곡을 부른다. 하지만 라이벌 의식 때문인지 서로 무척 싫어한다. 한편 오페라단은 어쩔수 없이 ‘속아 넘어간 신랑’을 연습하기 시작한다. 그때 오페라단에서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다는 음악원 여학생이 교수의 권유로 오디션에 참가하기 위해 나타난다. 얼마전 음악감독이 음악원 교수에게 훌륭한 소프라노 학생이 있으면 배역을 주겠으니 추천해 달라고 부탁한 일이 있는데 바로 그 여학생이었다. 그 여학생은 ‘속아 넘어간 신랑’의 여주인공 유제니아(Eugenia)의 아리아를 초견임에도 불구하고 기가 막히도록 잘 불렀다.

 

무슈 헤르츠와 마담 헤르츠

  

그러자 역시 오디션을 보기 위해 온 테너가 주인공 돈 아스드루발(Don Asdrubale)의 아리아를 정신이 나갈 정도로 잘 부른다. 여학생은 새로 나타난 테너에게 당장 반한다. 음악감독 프랑크는 점점 딜렘마에 빠진다. 세 사람이 부르는 트리오 This is deadful! Tribulation!(끔찍한 일이로다! 참으로 난처하네!)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먼저 온 두 명의 소프라노가 끼어들어 서로 원수처럼 노려보며 당장이라도 싸움을 벌일 태세이다. 오페라단의 노련한 성악가 앙겔(Angel: 천사)이 ‘속아 넘어간 신랑’을 공연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휴전을 선포한다. 음악감독은 얼핏 ‘모차르트는 한 작품에서 반드시 4개 이상의 아리아를 쓴다’는 사실을 생각해 낸다. 그리하여 다시 악보를 살펴보니 ‘카이로 거위’(Cairo Goose)라는 악보가 붙어있는 것을 발견한다. 3명의 소프라노와 한명의 테너를 위한 아리아가 적혀있는 악보였다. 모두 행복할수 있는 악보였다. 여학생과 테너가 살짝 다른 곳으로 가서 오페라중의 러브 씬을 실감있게 연습하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들은 공평한 배역을 받았다고 하면서 음악감독과 함께 기뻐한다.

 

포겔장과 헤르츠


실제로 ‘속아 넘어간 신랑’은 ‘피가로의 결혼’의 골격이 되는 것으로 나중에 살을 붙여 ‘피가로의 결혼’이 되었다는 설이 있으며 ‘카이로 거위’는 모차르트가 1983년 잘츠부르크에서 처음 공연한 오페라이다. ‘음악감독’과 ‘피가로의 결혼’은 같은 해인 1986년 초연되었다. ‘음악감독’의 서곡은 ‘피가로의 결혼’의 서곡과 특성 및 스케일이 거의 같다. ‘속아 넘어간 신랑’은 완성되지 않는 오페라여서 기록에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스토리는 전해 내려오고 있으며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사랑하는 사이인 유제니아와 돈 아스드루발은 어떤 오해 때문에 서로 헤어진다. 얼마후 유제니아는 아스드루발이 죽은 것으로 알고 보코니오(Bocconio)라고 하는 늙고 어리석지만 돈은 엄청 많은 사람과 결혼하도록 설득 당한다. 이 사실을 안 아스드루발의 하녀 베티나가 보코니오를 놀린다. 한편 유제니아는 약혼자 보코니오의 집에 도착했지만 제대로 영접을 받지 못한다. 아스드루발의 친구인 풀케리오(Pulcherio)가 늙은 신랑과 젊은 신부를 놀려댄다. 그런데 아스드루발은 오해 때문에 유제니아와 헤어진후 어찌 하다가 두명의 여인으로부터 사귀게 되었다. 그중 한 여인은 보코니오와 그렇고 그런 사이였다가 최근에 보코니오를 늙은 주제에 주책까지 없다고 하여 발로 걷어찬 장본인이다. 하지만 보코니오는 실상 그 여자를 오매불망하고 있는 입장이며 말하자면 홧김에 보란듯이 유제니아와 결혼키로 했던 것이다. 마침 유제니아가 그 두여인과 아주 다정한듯 들어오는 아스드루발과 마주친다. 아스드루발은 물론, 보코니오는 소스라치게 당황한다. 그 다음의 얘기는 모차르트가 작곡하지 않아서 모른다.

 

앙상블

 



[모차르트와 라이벌인 안토니오 살리에리(Antonio Salieri)가 1786년에 만든 Prima la musica e poi le parole(음악 먼저, 가사 나중)라는 단막짜리 오페라는 통상 모차르트의 Der Schauspieldirecktor(음악감독)와 동시 공연된다. ‘음악 먼저, 가사 나중’은 극장에서의 막간용(Divertimento)이다. ‘음악감독’과 같은 날인 1786년 2월 7일, 비엔나의 쇤브룬궁전 오랑제리극장에서 초연되었다. 그러나 모차르트의 ‘음악감독’이 순수한 독일 징슈필 스타일인데 반하여 살리에리의 ‘음악 먼저, 가사 나중’은 당시인기를 끌고 있던 쥬세페 사르티(Giuseppe Sarti)의 오페라 줄리오 사비노(Giulio Sabino)의 풍자 스토리를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음악 먼저, 가사 나중’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음악감독 겸 시인인 쥴리오 사비노는 새로운 작품의 음악파트는 완성했으나 가사를 넣지 못했다. 오페라의 프리마 돈나는 가사보다 음악이 먼저라고 주장한다. 코믹 오페라의 배우 겸 가수는 가사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두 사람은 서로 자기가 더 우수하여 사람들의 인기를 더 끌수 있다고 다툰다. 결국 음악감독 겸 시인은 ‘음악 먼저, 가사 나중’이라는 판정을 내린다.

 

현대적 연출의 '음악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