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243. Rossini, Gioacchino (로씨니) [1792-1868]-오리백작

정준극 2007. 7. 5. 09:55

조아키노 로시니

 

오리백작


타이틀: Le comte Ory (Count Ory). 전 2막의 코미디. 대본은 원작을 쓴 외진 스크리브(Eugene Scribe)와 샤를르 가스파르(Charles Gaspard)가 썼다.

초연: 1828년 파리 오페라극장

주요배역: 오리백작(바람둥이 귀족), 아델레(백작부인), 이솔리에(오리백작의 시종), 랭보(아델레에 충성하는 기사), 라공드(아델레의 시녀)

베스트 아리아: A la faveur de cette nuit obscure[검은기사에게 감사를](Trio)

 

오리백작과 아델레. 현대적 연출

 

사전지식: 로시니의 위트는 이 오페라를 통해 다시한번 찬란하게 빛을 발했다. 이 오페라는 전형적인 파리의 극장에 적합한 작품이었다. 파리의 무대를 위해 완벽한 형식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이탈리아 페사로 출신의 로시니가 파리에 와서 활동하면서 내놓은 세 번째 작품이다. 그 전에 파리에서 쓴 작품은 ‘코린토의 승리’(Siège de Corinthe)와 ‘모세와 바로’(Moise et Pharaon)이다. 로시니의 파리 활동은 대성공이었다. 오페라를 내놓을 때마다 박수를 받았다. 오늘날 로시니의 파리 작품 중에서 프랑스 국왕 샤를르 10세의 대관식을 축하하기 위한 ‘렘으로의 여행’(In viaggio a Reims: The Travel to Reims)은 잊혀 졌으나 나머지는 아직까지 많은 환영을 받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렘으로의 여행’은 대단한 작품이었다. 그런데도 이 오페라가 오늘날 거의 공연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우선 출연진의 구성에 있다. 최소한 15명의 세계 정상급 성악가가 동시 출연해야만 한다. 한꺼번에 그만한 오페라 성악가들을 동원한다는 것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렘으로의 여행’의 특징은 출연진들의 아리아, 듀엣 등으로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오페라이면서도 여러 성악가에 의한 ‘오페라 아리아의 밤’ 과 같다. 또 다른 이유는 스토리가 빈약하다는 것이다. 원래 국왕의 대관식을 축하하기 위해 작곡한 것이므로 스토리가 복잡하다거나 심각할 필요가 없었다. 다시 ‘렘으로의 여행’ 얘기를 좀 더 하면, 애초에 로시니는 이 오페라를 샤를르국왕의 대관식에 즈음한 일회성 공연 목적으로 작곡한 것이어서 재공연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아리아 등이 너무 아까워서 다음 작품에 활용키로 했다. 가장 많이 활용한 오페라가 ‘오리백작’이다. ‘오리백작’이라고 하여 집에서 기르는 오리를 생각하면 곤란하다. 주인공 백작의 이름이 오리(Ory)일 뿐이다.

 

아델레의 사랑을 얻기 위한 파티


줄거리: 제1막. 13세기, 프랑스 뚜렝지방의  포무티에(Formoutiers)백작은 누이동생 아델레(Adele) 백작부인을 뒤로하고 병사들과 함께 십자군 전쟁에 출전한지 오래이다. 전국에 있는 행세깨나 하는 기사와 귀족들이 아델레에게 구혼하기 위해 빈번하게 찾아온다. 실은 아델레보다는 지참금에 다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다. 바람둥이 젊은 백작 오리(Ory)는 이 기회를 놓칠수가 없었다. 더구나 평소 마음에 두고 있던 아델레가 아니던가? 오리백작은 아델레에게 접근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모색하다가 아델레의 신앙심이 남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순례하는 수녀로 가장하여 접근키로한다. 오리 백작은 하인들도 수녀로 변장시켜 드디어 백작성의 성문을 두드린다. 아델레를 보호하는 임무를 지닌 기사 랭보(Raimbeau)는 순례하는 수녀들을 친절하게 성안으로 초대한다. 가짜 수녀들은 아델레의 시녀인 라공드(Ragonde)로부터 식사 대접을 잘 받는다.

 

수녀원으로 들어간 아델레


라공드가 아델레의 유일한 말동무라는 사실을 안 오리 백작은 어떤 때는 성모 마리아를, 또 어떤 때는 지옥의 불길을 내세우며 라공드를 신앙심으로 위협한 끝에 마침내 자기편으로 끌어들인다. 라공드는 마치 모차르트의 ‘여자는 다 그래’에서 데스피나와 비슷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결국 라공드의 주선으로 오리 백작과 아델레와의 만남이 주선된다. 한편 오리 백작의 젊은 시종인 이솔리에(Isolier)도 전에부터 아델레를 대단히 숭모하고 있는 입장이다. 이솔리에는 주인인 오리백작이 설마 아델레를 마음에 두고 있다는 것을 믿으려 하지 않고 있다. 이솔리에는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에서 케루비노와 같다. 역시 기사 랭보의 초청으로 성안에 들어온 이솔리에는 백작부인의 방에서 수녀로 변장한 주인나리 오리 백작을 보자 오리백작의 속셈을 파악하고 ‘아니, 주인어른님!’이라고 소리친다. 이 소리에 오리백작의 신분이 들통 난다. 오리백작은 이솔리에에게 옐로우 카드를 보이면서 한번 더 소리치면 레드카드를 선사하겠다고 경고한다. 저녁쯤 되어서 이윽고 아델레가 순례하는 수녀들을 영접하러 나타난다. 아델레는 오리백작보다는 소녀처럼 예쁘게 생긴 이솔리에에게 마음이 끌려 얘기나 나누자면서 자기 방으로 오라고 말한다. 오리백작은 마음이 쓰려서 죽을 지경이다. 아델레와 이솔리에가 사랑을 속삭이는 모습이 참으로 귀엽다. 다음날 아침, 포르무티에백작이 십자군 전쟁에서 돌아온다는 전갈이 도착한다.

 

수녀원에서 


제2막. 성으로 돌아온 기사들은 십자군 전쟁에서 보여준 포르무티에백작의 무용담을 얘기하기에 정신이 없다. 날씨가 변하여 폭풍이 몰아친다. 그 와중에 몇 명의 수녀들이 성으로 찾아와 잠시 쉬어가게 해달라고 청한다. 오리백작의 하인들이다. 이들은 어제 자기들을 인솔한 수녀 대장(오리백작)이 자기들을 버려두고 어디로 가버렸다고 비난을 퍼부으면서 성모께서 그런 못된 수녀는 벌주실 것이라고 하며 난리도 아니다. 포르무티에백작은 모든 수녀들에게 친절하게 대하여 준다. 이솔리에는 그런 수녀들 틈에 어느틈에 오리백작이 끼어 있는 것을 보고 놀란다. 이솔리에가 오리백작의 정체를 다시한번 밝히자 오리백작은 쥐구멍을 찾기에 바쁘다. 포르무티에백작은 아델레가 이솔리에를 사랑하고 있는 것을 알고 두 사람의 결혼을 승낙한다. 물론 이솔리에는 지체 높은 집안의 귀족 자제인 것으로 밝혀진다.

 

이솔리에와 아델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