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251. Saint-Saëns, Camille (생-생) [1835-1921]-삼손과 델릴라

정준극 2007. 7. 5. 10:02

 카미유 생-생

 

삼손과 델릴라(Samson et Dalila) - Samson and Delilah

                        

오페라 '삼손과 델릴라'의 스토리는 구약성경 사사기(士師記: Book of Judges) 13-16장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을 기본으로 한 것이다. '삼손과 델릴라'는 3막의 그랜드 오페라로서 프랑스어 대본은 페르디낭 르메어(Ferdinand Lemaire)가 썼다. 1877년 12월 2일 봐이마르의 대공극장(Grossherzogliches Theater: 현대의 봐이마르 슈타츠카펠레)에서 독일어로 초연되었다. 제2막, 델릴라의 장막에서의 러브 신은 프랑스 오페라의 전형을 보는 것과 같은 것이다. 델릴라의 아리아 2 곡이 특별히 널리 알려져 있다. Printemps qui commemce(봄이 오면)와 Mon caeur s'ouvre a ta voix(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이다.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는 콘서트에서 메조소프라노/콘트랄로의 레퍼토리로서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Softly awakes my heart(내 마음을 부드럽게 깨우고)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진 곡이다.

 

몽트리올 오페라

 

프란츠 리스트는 오래동안 봐이마르 궁정에서 영향력 있는 활동을 해 왔다. 리스트는 궁정극장 음악감독을 지냈다. 후임으로는 덴마크 출신의 벨기에 작곡가 겸 지휘자인 에두아르드 라쎈(Eduard Lassen: 1830-1904)이 임명되었다. 리스트는 현직에서 물러 났지만 그래도 봐이마르 궁정극장에서 세력을 가지고 있었다. 라스트는 생-생의 '삼손과 델릴라'를 봐이마르 궁정극장에서 처음 공연토록 주선했다. 처음에는 프랑스의 메조소프라노인 폴랭 비아르도(Pauline Viardot: 1821-1910)에게 델릴라의 역할을 맡기려고 했다. 그러나 그때 이미 56세여서 델릴라의 역할을 맡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봐이마르 오페라극장의 전속 성악가로서 29세인 아우구스테 폰 뮐러(Auguste von Müller: 1848-1912)이 맡았다. 봐이마르에서의 공연은 대성공이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다른 오페라극장에서의 즉각적인 리바이벌은 뒤따르지 않았다.

 

가자지구 총독 아비멜렉이 달릴라에게 삼손을 유혹하여 그 힘의 비밀을 알아내라고 말한다.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이스라엘 민족의 사사인 삼손(T), 블레셋 여인인 달릴라(Dalila: MS), 다곤신전의 대제사장(Bar), 가자지구 총독 아비멜렉(Abimelech: B), 블레셋 사자(T), 히브리 노인(B), 블레셋 사람 1(T), 블레셋 사람 2(B)이다. '삼손과 델릴라'는 봐이마르에서의 초연 이후, 유럽의 다른 극장에서 즉각적인 리바이벌이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1920년대에 들어와서는 사정이 달라져서 유럽의 여러 극장에서 성황리에 공연되기 시작했다. 얼마나 인기가 많았느냐 하면 파리 오페라극장에사만 해도 5백회의 공연을 가졌을 정도인 것을 보면 잘 알수 있는 일이다. 최근의 굵직한 공연으로는 2002년 라 스칼라(플라치도 도밍고와 올가 보로디나), 2004년의 로열 오페라 하우스(호세 쿠라와 데니스 크레이브스), 2008년의 볼로냐 극장(안드류 리차드와 줄리아 게르체바), 2008년의 로열 스웨덴 오페라(안나 라르슨과 라르스 클레브맨), 2009년의 블람세 오페라(마리아나 타라소바와 토르스텐 컬)에서의 공연을 들수 있다.

 

달릴라는 삼손을 유혹하여 드디어 삼손의 힘의 비밀을 알아낸다.

 

'삼손과 델릴라'는 성악가들이 스타로 올라서는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이었다. 특히 델릴라의 역할은 메조소프라노로서 카르멘에 버금하는 대단한 역할로 간주되었다. 지금까지 델릴라를 맡아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메조소프라노들을 살펴보면, 에베 스티냐니(Ebe Stignani), 그레이스 범브리(Grace Bumbry), 줄리아 클라우센(Julia Claussen), 줄리에타 시미오나토(Giulietta Simionato), 휘오렌차 코소토(Fiorenza Cossotto), 리타 고르(Rita Gorr), 데니스 그레이브스(Denyce Graves), 루이스 호머(Louise Homer), 마릴린 혼(Marilyn Horne), 엘레나 오브라초바(Elena Obratsova), 리제 스티븐스(Rise Stevens), 셜리 베레트(Shirley Verrett)등이다. 삼손의 역할을 맡아 이름을 떨친 전설적인 테너들로서는 프란체스코 타마뇨(Francesco Tamagno), 엔리코 카루소(Enrico Caruso), 샤를르 달모레(Charles Dalmores), 파울 프란츠(Paul Franz), 페르낭 안쏘(Fernand Ansseau), 조르즈 틸(Georges Thill), 기 쇼베(Guy Chauvet), 조반니 마르티넬리(Giovanni Martinelli), 호세 루치오니(Jose Luccioni), 리챠드 터커(Richard Tucker), 욘 비커스(Jon Vickers), 라몬 비나이(Ramon Vinay) 등이다.

 

달릴라와 가자지구 총독인 아비멜렉

 

'삼손과 델릴라'의 대본은 구약성경에서 가져온 것이지만 히브리 민족의 지도자(사사)로서 삼손의 영웅적인 행동에 대한 이야기는 상당 부분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예를 들어 삼손이 맨손으로 사자를 죽인 일, 나귀 턱뼈로서 1천 명의 블레셋 사람들을 굴복시킨 일 등은 들어 있지 않다. 아마 생-생과 대본가인 페르낭 르메어는 오페라 이야기의 초점을 델릴라에게 맞추기 위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러므로 삼손은 성경에 기록된 대로 초자연적인 영웅으로보다는 억압받고 있는 히브리 민족의 지도자로서만 그려져 있다. 그러면서도 속마음을 감춘 블레셋 여인에게 미혹되어 마음을 빼앗기는 평범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로 꾸몄다. 한편, 오페라에서는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 않은 상황도 포함했다. 예를 들면 1막에서 아비멜렉이 죽는 장면이다.

 

삼손을 무기력하게 만들고나서 블레셋 사람들이 기뻐서 잔치를 연다.

 

기원전 1150년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있는 어떤 마을 광장에 히브리 사람들이 모여 여호와에게 블레셋(Philistines)의 억압으로부터 자유스럽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사사(재판관 겸 지도자)인 삼손(Samson)이 나와서 이들의 믿음이 부족함을 책망한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블레셋의 총독인 아비멜렉(Abimélech, Abimelech)이 히브리 백성들의 유일신인 여호와가 히브리 백성들을 버렸으므로 그 백성들은 구제불능이라며 여호와를 경멸한다. 이어 그는 블레셋의 신인 다곤이 여호와보다 더 뛰어나다고 말한다. 히브리 사람들은 아비멜렉을 두려워하여 감히 대적하지 못한다. 이때 삼손이 나타나서 아비멜렉를 비난한다. 이에 분노한 아비멜렉이 아무런 무기도 없는 삼손을 공격한다. 삼손은 아비멜렉의 칼을 빼앗고 그를 쳐 죽인다. 블레셋의 다곤(Dagon)신을 믿는 제사장들이 아비멜렉의 시신을 옮겨 가며 삼손의 무서운 힘을 저주한다. 사람들이 다곤 신전의 제사장에게 히브리 사람들이 블레셋 사람들의 밭에서 수확물을 모두 파괴하고 있다고 전한다. 제사장은 삼손을 저주하면서 삼손을 처치하기 위해 삼손의 옛 애인인 블레셋 여인 델릴라를 이용키로 한다.

 

삼손이 블레셋 여인의 꾐에 빠져 하나님을 배반하자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탄식하며 구원을 바란다.

 

아침이 되자 히브리 백성들이 여호와에게 아침 기도를 드리며 찬양한다. 델릴라가 다곤 신전에서 다른 제사장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다. 이들은 신전의 계단을 내려 오면서 봄을 찬양하는 즐거운 노래를 부른다. 델릴라는 삼손을 만나 그 날 밤 삼손을 소렉 계곡에 있는 자기의 장막으로 초청한다. 델릴라의 장막에서 델릴라와 젊은 여인들이 매혹적인 춤을 추어 삼손을 마음을 흐려 놓는다. 난잡한 춤이 끝나자 델릴라는 유명한 Printemps qui commence 라는 아이라를 부른다. 아직도 겨울인줄 알았더니 어느새 꽃 피는 봄이 오고 있다는 내용이다. 삼손을 그런 델릴라를 보고 사랑하는 마음이 솟는다. 이제 삼손의 귀에는 블레셋 여인을 조심하라는 늙은 히브리 선지자들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블레셋 여인 달릴라. 안나 라르슨


제2막. 델릴라는 소렉(Sorel)골짜기에 있는 다곤(Dagon)신전을 찾아가 삼손을 유혹해서 힘의 비밀을 알아내 달라고 기원한다. 델릴라는 신전의 제사장에게 무슨 일이 있더라도 블레셋을 위해 삼손의 힘을 빼앗을 방법을 찾아오겠다고 약속한다. 삼손을 만난 델릴라는 삼손이 더 이상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투정하며 만일 자기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가르쳐 달라고 조른다. 삼손이 비밀을 털어 놓으려하자 하늘에서 천둥소리가 들린다. 여호와의 경고이다. 그러나 델릴라가 계속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자 삼손은 어쩔수 없이 자기의 머리칼에 힘의 비밀이 있다고 말해준다. 델릴라는 숨어있던 블레셋 병사들을 불러 자고 있는 삼손의 머리칼을 자른 후 쇠사슬로 묶어 데려간다. 블레셋 병사들은 삼손의 눈을 빼어 앞을 못 보게 한다.

 

눈이 멀어 맷돌을 돌리고 있는 삼손은 이스라엘 소년을 불러서 다곤 신상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 달라고 부탁한다.

 

제3막. 가자(Gaza)의 블레셋 진영에 있는 지하 감옥이다. 삼손이 무거운 돌 맷돌을 힘겹게 돌리고 있다. 삼손은 자기로 인하여 히브리백성들이 더 고통을 당하게 된것을 생각하고 여호와께 백성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한다. 다곤 신전에서는 술잔치와 춤이 한창이다. 델릴라와 다곤 신전의 제사장들이 삼손을 끌어내어 모욕을 주며 희롱한다. 블레셋 사람들은 삼손에게 다곤 신 앞에 무릎 꿇도록 강요한다. 삼손은 다곤 신이 있다는 곳으로 올라가면서 어떤 어린아이에게 자기를 신전의 기둥들이 있는 곳을 안내해 달라고 부탁한다. 삼손이 여호와께 다시 힘을 달라고 기도하자 그의 힘이 솟아나서 다곤 신전의 큰 기둥을 무너트린다. 삼손은 여호와의 영광을 위해 그의 대적들과 함께 파묻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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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손의 기도가 마침내 하나님께 상달되어 다시 힘을 주시니 삼손이 다곤 신전의 기둥을 무너트려 모든 죄악의 블레셋 사람들을 파멸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