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272. Strauss, Richard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카프리치오

정준극 2007. 7. 5. 10:42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카프리치오]


타이틀: Capriccio.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이 오페라에서 막(Act)이란 용어 대신 파트(Part)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전2파트. 하지만 1막이다. 대본은 작곡자 자신과 클레멘스 크라우스(Clemens Kraus)가 공동으로 만들었다. 

주요배역: 마델레이느 백작부인(젊은 미망인), 클레어론(여배우), 플라만드(작곡가), 올리비에(시인), 마델레이느 백작부인의 오빠인 백작, 라 로슈(극장감독), 무슈 토프(프롬프터)

초연: 1942년 10월 28일 뮌헨의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음악 하이라이트: 백자부인 살롱에서의 실내악(전주곡), 플라만드의 소네트, 이탈리아 듀엣(소프라노와 테너), 가보트

베스트 아리아: Morgen mittag um elf! Kein Adres, das mir so im Herzen hoht(S)

사전지식: 카프리치오는 음악에서 변화가 많은 음악을 말한다. 기상곡(綺想曲)이라고 번역하고 있다. 이 오페라에서는 문학(시), 음악, 연극(무대 예술) 중에서 어떤 분야가 가장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것인지 견주어 보는 내용이 포함되어있다. 물론 여자의 마음이 변덕스럽다는 메시지도 함께 전달하고 있다. 살리에리의 권고사항인 Prima la musica e poi le parole(음악 우선, 대사 나중)의 원칙을 충실하게 따른 작품이다. 카프리치오는 슈트라우스 후기 음악의 전형이다. 카프리치오는 현악6중주로 오픈된다. 서곡을 대신하는 전주곡이다. 간주곡은 콘서트에서 간혹 연주된다. 백작부인의 아리아는 연주회 곡목으로 유명하다. 백작부인의 딜렘마(음악이냐 시냐, 작곡가인가 시인인가에 대한 독백)를 노래한 것이다.

에피소드: 슈트라우스는 카프리치오를 ‘음악을 위한 대화물’(Konversationsstück für Musik)이라고 불렀다.

 

 백작부인 역의 키리 테 카나와(Kiri Te Kanawa)


줄거리: 파트1. 무대는 1775년경 파리 근교의 마델레이느 백작부인의 저택이다. 젊은 미망인 마델레이느(Madeleine) 백작부인의 생일 파티가 열리려 한다. 한쪽에서는 무대감독인 라 로슈(La Roche)가 잠들어 있다. 작곡가와 시인은 자기들이 어느덧 모두 백작부인에게 연모의 정을 가지고 있음을 깨닫는다. 두 사람은 작곡가의 음악과 시인의 시(詩)중에서 어떤 것이 백작부인의 마음에 더 감동을 줄것인지를 놓고 걱정한다. 이들은 이 문제를 백작부인 자신이 결정토록 한다. 라 로슈가 깨어나더니 무대공연에는 찬란한 장치, 최고의 노래, 클레어론(Clairon)과 같은 아름다운 여배우가 있으므로 가장 위대한 예술은 바로 무대공연이라고 주장한다. 클레어론은 최근 시인 올리비에와 염문이 있었던 여배우이다. 예나 지금이나 시인들이 작곡가보다 더 연애선수인 것 같다. 라 로슈는 사실 그 클레어론이 오늘의 생일 파티에서 공연될 자기의 연극에 출연하기 위해 오고 있다는 얘기를 덧붙인다. 클레어론은 연극에서 백작(마델레이느의 오빠)의 상대역을 맡았다고 한다.

 

백작부인 역의 엘리자베트 그루머(Elisabeth Grummer)

 

마델레이느 백작부인과 오빠인 백작이 음악과 시의 장점에 대하여 토론을 벌이고 있다. 백작은 언제나 대사가 음악을 앞선다고 주장한다. 오빠는 마델레아느에게 요즘 작곡가 플라만드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느냐면서 놀린다. 마델레이느는 오빠가 클레어론이란 여배우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서 자기에게 너무 그러지 말라고 한마디 한다 (여배우의 양다리는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다). 오빠가 사실 클레어론과 좋아 지낸다고 털어 놓으며 하지만 쉽게 차지한 것은 쉽게 잃는 다는 말을 덧붙인다. 드디어 클레어론이 연극 연습을 위해 도착한다. 연습은 백작이 멋있는 단편시를 읊는 것으로 끝난다. 모두들 박수를 보낸다. 시인 올리비에는 그 단편시가 원래  마델레이느 백작부인을 위해 쓴 것인데 아무리 연극이지만 백작이 엉뚱한 사람(클레어론)에게 읊었다고 불만이다. 그러면서 그 단편시를 마델레이느에게 다시 읊어준다. 그러자 플라만드가 질세라 곧 그 단편시를 노래로 작곡한다. 시인과 작곡가는 그 노래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에 대하여 다툰다. 마델레이느가 나서서 이 노래는 자기 것이므로 다투지 말라고 한다. 모두들 나가고 백작부인 마델레이느와 플라만드만 남게 되자 플라만드는 용기를 내어 마델레이느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그는 마델레이느에게 시냐 음악이냐, 플라만드인가 올리비에인가를 선택하라고 요구한다. 마델레이느는 내일 오전 11시까지 결정할테니 기다려 달라고 말한다.

 

마델레이느 백작부인 역의 엘리자베트 슈봐르츠코프(Elisabeth Schwarzkopf). 그의 우아하면서도 신비스런 미소는 모든 구혼자들의 애간장을 태우는 것이었다.


파트 2. 플라만드와 올리비에가 음악과 시에 대하여 다시 논쟁을 시작하자 백작은 자기는 오페라가 싫다고 말한다. 그러자 극장감독인 라 로슈는 백작의 생일에 공연할 오페라가 얼마나 스펙터클한 것인지 설명하며 오페라를 싫어하는 사람이란 있을수 없다고 공격한다. 라 로슈는 인간의 본성을 보여주는 작품을 공연하고 싶다고 하며 그 자리에 있는 작곡가와 시인에게 그런 내용의 공연 작품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다. 시인과 작곡가는 서로의 논쟁을 끝내고 화해하는 의미에서 새로운 오페라를 합작키로 합의 한다(예나 지금이나 작곡가와 대본가는 극장장의 말에 꼼짝 못한다). 백작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낸다. 바로 오늘 이 곳에서 있었던 일을 주제로 오페라를 만들자는 것이다. 모두들 찬성한다. 그 때 한 쪽에서 잠만 자고 있던 무슈 토프(M. Taupe)라는 프롬프터(무대 배우들에게 대사를 전달해 주는 사람)가 깨어나 자기가 없으면 무대의 배우들이 아무런 대사를 읊지 못한다고 하면서 자기야 말로 연극이나 오페라 공연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주장을 별로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는다(예나 지금이나 작곡가, 대본가, 연출가를 제외한 스태프들은 찬밥이다). 모두들 자리를 뜨고 백작부인만 남는다. 집사가 들어와 백작부인에게 두가지 메시지를 전한다. 하나는 오빠인 백작이 오늘 저녁 식사에 참석치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시인 올리비에가 내일 오전 11시에 전화를 걸어 오페라의 끝이 어떻게 결말났는지 듣고자 한다는 내용이다. 백작부인은 도대체 시인과 작곡가는 서로 떨어질수 없는 운명인데 어찌하여 시인만 내일 연락한다는 것이냐고 소리치며 두 사람 모두 내일 오전에 함께 기다려야 한다고 지시한다. 백작부인은 과연 두 사람중 누구를 사랑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진다. 백작부인은 거울을 들여다보다가 만일 자기가 두 사람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면 오페라가 끝나게 될것이므로 내일 오전까지는 결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집사가 저녁이 준비되었다고 알리는 것과 함께 막이 내린다. 금강산도 식후경!

메트로폴리탄 무대. 백작부인 역은 르네 플레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