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282. Strauss, Richard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살로메

정준극 2007. 7. 5. 10:59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살로메]


타이틀: Salome. 단막의 뮤직드라마. 신약성서에 나오는 살로메의 이야기. 대본은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의 희곡을 헤드비히 라흐만(Hedwig Lahmann)이 썼다.

초연: 1905년 독일 드레스덴 궁정오페라(Hofoper)

주요배역: 요카난(세례요한), 헤롯(유대 분봉왕), 헤로디아스(헤롯의 부인), 살로메(헤로디아드의 딸: 헤롯의 의붓딸), 나라보트(근위대장)

음악 하이라이트: 살로메가 세례요한의 머리에 키스하며 부르는 노래. 일곱 베일의 춤의 음악

베스트 아리아: Ich will deinen Mund Kussen, Jokanaan![그대의 입술에 키스하고 싶어요, 요카난](S), Wer ist dies Weib, das mich ansieht?[나를 쳐다보는 이 여인이 누구인가?](B), Du wirst das fur michthun, Narraboth[나라보트, 당신은 나를 위해 이 일을 할 수 있으리](S)

  

헤롯과 살로메

    

사전 지식: 1막짜리 선혈이 낭자하고 쇼킹한 오페라. 엄격한 검열을 받아야 하는 영화와는 달리 완전 무삭제 공연이 가능하다. 근친상간, 스트립 쇼, 살인, 게다가 참수 당한 머리...정말 오싹하고 역겨울 정도이다. 음악도 이런 엽기적 상황에 매치되는 것 같다. 디즈니가 영화로 다시 제작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살로메가 추는 일곱 베일의 춤은 유명하다. 살로메를 관람하는 관중중에 점심부터 저녁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다행이다. 나머지 사람들은 아마 구토증 때문에 정신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에피소드: 짐작하는 대로 1905년 초연 당시의 관중들은 모두 쇼크를 받았다. 오히려 안 보았더라면 하는 얘기가 지배적이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살로메를 27년간이나 공연 금지한바 있다.


일곱 베일의 춤

                               

줄거리: 주후 30년 유대 왕국. 무대는 헤롯의 궁전에 있는 웅장한 테라스이다. 안에서 성대한 연회로 흥청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궁전 문에서 시리아인 위병 대장 나라보트(Narraboth)가 시종에게 아름다운 공주 살로메에 대한 자기의 불타는 사랑을 하소연한다. 이때 정원의 우물 속에서 ‘죄인은 회개하라’는 세례요한의 힘찬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왕비 헤로디아스(Herodias)가 헤롯과 결혼하기 위해 자기의 남편을 살해한 비행을 빗 댄 말이었다. 한편 살로메는 끈질기게 욕정을 품고 추파를 던지는 호색적인 계부 헤롯 때문에 속이 상한 나머지 연회장에서 나와 달빛 속을 거닐고 있다. 그러다가 세례 요한의 목소리에 놀라 걸음을 멈춘다. 호기심이 동한 살로메는 그녀를 연모하고 있는 나라보트를 설득하여 우물속에 갇혀 있는 요한을 데려오도록 시킨다. 그녀는 ‘나라보트, 당신은 나를 위해 이 일을 할 수 있으리’라고 달콤한 목소리로 그럴싸하게 유혹한다. 누더기를 걸친 예언자의 모습이 달빛 속에 드러난다.

 

 

헤롯과 헤로디아스를 탄핵하는 요한의 힘찬 목소리가 계속되다가 ‘나를 쳐다보는 이 여인이 누구인가?’라고 묻는다. 첫눈에 살로메는 그를 차지하고 싶은 욕망이 불같이 일어난다. 그녀는 참을 수 없는 색정을 열광적으로 표현하면서 ‘요한, 당신의 입술에 키스하고 싶어요!’라며 뱀같이 음탕한 자태로 노래한다. 나라보트는 그토록 흠모하는 연인의 타락한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라 충격과 실망을 이기지 못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러나 그녀는 마치 최면에 걸린 사람처럼 요한에게 매료되어 자기의 발아래 쓰러져 있는 나라보트의 시체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요한에게 접근할 뿐이다. 관능적이며 유혹적인 분위기가 감돌지만 요한은 살로메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우물속 감방으로 되돌아간다. 그리고 저주를 내리듯 ‘그대를 구할 단 한 사람 이 여기 살아있다’라며 부정한 어머니의 딸에게 경고한다. 살로메는 자기를 거부한 예언자에게 강렬한 적개심을 품는다. 테라스에서 헤롯은 온통 살로메를 차지하려는 욕정에 차 있다. 살로메는 자기를 부르는 왕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이때 5명의 유대인이 헤롯을 알현하여 요한의 처형을 요구하지만, 헤롯은 메시아와 같은 존재인 요한이 두려워 그들의 청을 거부한다. 헤롯은 살로메에게 자기를 위해 춤을 추도록 요구한다. 살로메가 응하지 않자 왕은 몸이 달아올라 어쩔 줄 몰라 한다.

 

살로메의 춤


마침내 살로메가 원하는 그 어떤 소망이라도, 비록 그것이 자기 왕국의 반일지라도 들어주겠다고 약속하기에 이른다. 살로메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 유명한 ‘일곱 베일의 춤’(Dance of the Seven Veils)을 관능적으로 추기 시작한다. 살로메는 한 겹씩 베일을 벗어 던진다. 마지막에는 거의 나체가 된 채 호색적인 왕의 발밑에 쓰러진다. 요염하고 음탕한 춤의 선율이 사람의 마음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넋이 나간 헤롯은 살로메에게 원하는 바를 묻는다. 살로메는 ‘요한의 머리’라고 말한다. 헤롯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다른 어떤 것도 줄 수 있으나 그것만은 안 된다고 가로 막는다. 그러나 그녀는 반복해서 ‘요한의 머리’라고 비수처럼 외친다. 헤롯은 마지못해 자기의 손가락에서 권위의 상징인 반지를 뽑아 살로메에게 던진다. 그리고 병사들에게 살로메가 지시하면 사형집행을 하라고 명령한다. 병사가 우물 속으로 들어간다. B플랫의 더블베이스 독주가 무시무시하게 울려 퍼진다. 드디어 병사가 큰 은쟁반에 요한의 머리를 담아 등장한다. 살로메는 은쟁반을 붙잡더니 마치 요한의 머리가 살아있기나 한 것처럼 자기의 연인이라고 부르짖는다. 이어 매우 퇴폐적인 몸짓으로 춤을 추며 욕정적인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춤이 절정에 이르자 살로메는 죽은 요한의 입술 위에 열정적인 키스를 퍼붓는다. 헤롯은 이러한 광란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저 여자를 죽여라’고 고함친다. 왕의 호위병들이 재빨리 밀치고 들어와 그들의 방패로 살로메를 눌러 죽인다.

 

마인츠 슈타트테아터. 살로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