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283. Stravinsky, Igor (스트라빈스키) [1882-1971]-외디푸스 왕

정준극 2007. 7. 5. 11:00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외디푸스 왕] 

 

외디푸스 렉스의 무대

 

타이틀: Oedipus rex (King Oedipus). 소포클레스의 희곡을 쟝 콕토(Jean Cocteau)가 대본으로 만들었다.

초연: 1927년 파리 사라 베른하르트(Sarah Bernhardt)극장

주요배역: 외디프(외디푸스: 테베의 왕자), 라이우스(테베의 왕), 죠카스트(죠카스타:, 테베의 왕비), 크레온(죠카스타왕비의 동생), 티세시아(티레시아스: 눈먼 예언자), 메신저(테베의 신하), 스피커(내레이터)

음악 하이라이트: 죠카스타의 아리아, 외디푸스가 자기의 존재를 인식할 때의 음악, 크레온의 아리아

사전지식: 외디푸스에 대한 신화는 너무나 잘 알려진 것이다. 외디푸스 콤플렉스라는 용어는 자식(특히 아들)이 부모(특히 어머니)에 대하여 무의식적으로 성적(性的)인 감정을 갖는 다는 의미이다. 오페라의 내용을 알려면 그 이전에 펼쳐졌던 스토리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외디푸스는 테베(Thebes)의 라이우스(Laius)왕과 죠카스타(Jocasta)왕비 사이에서 태어난다. 라이우스왕은 아들 외디푸스가 언젠가는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신의 계시(신탁)를 듣고 그런 끔찍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코자 아들 외디푸스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처음에는 복사뼈를 부러트리고 무릎을 꺾어 걸어 다니지 못하게 한후 먼 산속에 버릴 생각이었다. 그러나 차마 어린 아들에게 그런 참혹한 행동을 할수 없어서 신하(메신저)에게 그저 먼 산속에 내버려 죽도록 한다. 메신저는 어린 외디푸스가 측은해서 산속의 목자에게 맡긴다. 얼마후 어린 외디푸스는 사냥을 나왔던 코린트(Corinth)의 폴리부스(Polybus)왕을 만나게 되어 왕궁으로 함께 간다. 외디푸스는 폴리부스왕과 메로페(Merope)왕비가 친부모인 것으로 알고 성장한다.

 

소포클레스의 외디푸스 렉스 표지

 

에피소드: 스트라빈스키는 이 오페라를 제전(祭典)드라마로 만들었다. 그래서 쟝 콕토의 대본을 모두 라틴어로 번역하였다. 노래 가사가 라틴어이므로 전달에 엄숙함이 스며있다. 마스크를 쓴 무대위의 출연자들은 라틴어 가사를 충실히 전달하기 위해 서로 상대방을 바라보며 노래를 부르는 대신, 객석을 바라고보 노래 부르도록 했다. 스트리빈스키의 음악은 이른바 신고전주의 스타일이다. 그렇지만 여러 스타일의 음악을 간간히 혼합하여 사용했다. 다만, 지나친 극적 표현과 스테이지 액선은 회피하고 마치 조각상을 끌로 쪼아 다듬는 것처럼 명확한 표현을 전달토록했다. 후에 스트라빈스키는 음악보다는 쟝 콕토의 내레이션에 중점을 두도록 대본을 수정하였다. 예를 들어 프롤로그에서의 해설은 프랑스어를 그대로 사용한 것등이다.

 

테베에 역병이 돌아 많은 백성들이 고통을 겪는다. 이들은 외디푸스가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풀고 역병을 물리친데 대하여 감사한다.


세월이 흘렀다. 어느날  외디푸스는 자기가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신의 계시가 있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고 그런 말도 안되는 일을 피하기 위해 코린트왕궁을 떠난다. 외디푸스는 폴리부스 왕과 메로페 왕비가 친부모인줄 알기 때문이다. 한참을 여행하는중 외디푸스는 우연히 라이우스왕을 만난다. 라이우스왕이 자기의 친아버지인 것을 모르는 외디푸스는 사소한 말다툼 끝에 라이우스왕과 결투하여 그를 죽인다. 첫번째 신의 계시가 이루어진 것이다. 당시 테베는 스핑크스의 저주를 받아 무서운 역병에 고통 받고 있었다. 스핑크스는 누구든지 만일 자기가 낸 수수께끼를 풀면 역병의 저주에서 풀어주겠다고 내세운다. 외디푸스가 용감하게 도전한다. 스핑크스는 ‘아침에는 네발로, 낮에는 두발로, 밤에는 세발로 걷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사람이올시다’라고 대답하여 수수께끼를 푼다. 테베는 역병의 저주에서 풀려난다. 테베의 시민들은 마침 자기들의 왕이 세상을 떠났으므로 외디푸스를 새로운 왕으로 모신다. 외디푸스는 아름다운 죠카스타왕비를 보고 마음이 끌려 결혼한다. 죠카스타왕비는 자기의 아들이 그 옛날 죽었다고 믿고 근친상간의 가능성에 대하여는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두 번째 신의 계시가 이루어진 것이다.

 

외디푸스가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푸는 장면. 앙그레 작품

 

줄거리: 오페라는 외디푸스가 테베의 왕이 된지 몇 년후부터 시작된다. 테베의 시민들이 왕궁으로 몰려와 전왕 라이우스가 무참히 살해된데 대하여 신들의 노여움이 크므로 테베를 신들의 저주로부터 구해 달라고 외친다. 테베는 오래전에 있었던 것처럼 역병의 시달림을 받고 있다. 외디푸스는 라이우스 살해범을 찾아 멀리 추방할 것임을 약속한다. 눈먼 예언자인 티레시아스(Tiresias)는 외디푸스에게 그 일을 중지하는 것이 신상에 좋을 것이라고 암시한다. 외디푸스는 죠카스타왕비의 동생인 크레온(Creon)이 왕좌를 차지할 목적으로 전왕의 살해에 연루된 것으로 짐작하여 티레시아스의 권고를 강력히 거부하며 비난한다. 외디푸스는 라이우스 살해의 유일한 목격자인 라이우스의 하인을 찾는다. 그 하인은 외디푸스가 테베의 왕이 되자 종적을 감추었었다. 전령이 들어와 코린트의 폴리부스왕이 사망했음을 전한다. 전령은 외디푸스가 폴리부스왕의 양자임을 밝히고 외디푸스의 생부생모는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고 말해준다. 외디푸스, 전령, 메신저가 서로 얘기하는 내용을 들은 죠카스타왕비는 그제서야 진실이 무엇인지 알고 깊은 죄책감과 낙심으로 왕궁을 빠져나와 도피한다. 얼마후 외디푸스도 진실을 알게 된다. 외디푸스는 부인/어머니의 뒤를 쫓아 간다. 또 다른 메신저가 무대에서는 보이지 않는 뒷소식을 전한다. 산속으로 도피한 죠카스타왕비는 기구한 운명을 한탄하며 나무에 목매달아 자살한다. 부인/어머니의 죽음을 발견한 외디푸스는 부인/어머니의 옷에 달려 있는 핀으로 자기의 눈을 찔러 영원히 앞을 보지 못하도록 한다. 드라마는 외디푸스가 자기의 아이들을 외삼촌 크레온에게 당부하며 멀리 사라지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외디푸스 렉스'의 현대적 무대


[스트라빈스키의 외디푸스 렉스는 6편의 에피소드로 진행된다. 서막에서는 스피커(내레이터)가 외디푸스에게 덫이 놓아져 있다는 얘기로서 드라마의 시작을 선언한다. 제1막에서는 3편의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첫째는 테베의 시민들이 외디푸스에게 테베를 역병으로부터 구원해 줄것을 요청하는 내용이다. 둘째는 크레온이 신으로부터 테베에 라이우스왕을 죽은 살인범이 있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테베로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셋째는 외디푸스가 눈먼 예언자 티레시아스에게 진실을 털어 놓으라고 강요하며 내용이다. 외디푸스는 살인범을 색출하여 추방할것을 다짐한다. 이어 외디푸스는 전왕 라이우스의 살인범으로 죠카스타왕비의 동생인 크레온을 의심한다. 제2막에서도 세편의 에피소드가 전개된다. 첫째는 죠카스타왕비는 신의 계시의 진실성에 대하여 의심을 갖는 내용이다. 한편 외디푸스는 자기가 어떤 노인을 죽인 장소가 라이우스왕이 살해당한 장소와 같다는 사실에 심적 갈등을 겪는다. 넷째 에피소드는 메신저와 목자의 입을 통해 진실이 밝혀지는 내용이다. 외디푸스가 자기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했다는 내용이다. 마지막 에피소드는 메신저가 죠카스타왕비의 죽음과 외디푸스가 자기의 눈을 찔러 스스로 장님이 되었다는 내용, 그리고 외디푸스가 테베로부터 영원히 추방당했음을 전하는 내용이다.

 

1995. 베를린 코믹오페라극장. '외디푸스 왕'은 오페라라기 보다는 오페라+오라토리오 라는 독특한 음악의 장르에 속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