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불 기근] (불 시련)
타이틀: Feuersnot (Fire Famine 또는 Trial by Fire: 불 시련). 1막짜리 노래가 곁들인 시. 이를 징게디히트(Singgedicht)라고 부른다. 대본은 에른스트 폰 볼초겐(Ernst von Wolzogen). 베를린의 풍자캬바레인 위버브레틀(Überbrettl)의 창시자이다.
초연: 1901년 11월 21일 드레스덴
주요배역: 쿤라드 (젊은 철학자), 오르톨프(시장), 디에무트(시장의 딸)
사전지식: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옛 화란의 민화를 주제로 작곡한 일종의 습작이다. 하지만 독일 등지에서는 음악대학의 학생오페라로서 자주 공연되고 있으므로 내용을 알아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스토리의 시기는 13세기, 무대는 뮌헨이다. 다른 자료에는 동짓날이 아니라 하지 축제의 일환으로 ‘성 요한의 불’(Johannes Feuer)을 지피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화란의 전설인데 뮌헨이 무대로 설명되어 있는 것은 흥미롭다.
에피소드: 슈트라우스는 그의 초창기 오페라인 군트람(Guntram)이 뮌헨에서 환영받지 못한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여 이 오페라를 통해 뮌헨 사람들을 조롱코자 했다는 후문이 있다. 슈트라우스는 바그너를 무척 존경했다. 그런데 뮌헨 사람들은 바그너를 적으로 만들다시피 했다. 그래서 슈트라우스는 더구나 뮌헨 사람들을 비난하고 싶었다는 얘기도 있다. 주인공 쿤라트가 아름다운 디에무트에게 사랑의 감정을 승화시키는 사랑의 장면은 오케스트라로서 놀랄만큼 아름답게 표현되어있다.
팔레르모 테아트로 마씨모의 무대. 동지축제
줄거리: 12세기를 마무리하고 며칠후면 13세기를 맞이하는 동짓날이다 (☹ 서양에서는 13을 불길한 숫자로 생각하고 있다. 특히 13일의 금요일은 Good Friday라고 하여 아주 불길한 날이므로 조심토록 하고 있다). 어른 아이 할것 없이 한떼의 사람들이 마치 변덕스럽고 바람난 여자들처럼 이집 저집을 찾아다니며 동짓불(Subendfeuer: 동짓날 마을 광장에 커다란 모닥불을 펴서 액운을 쫓아낸다는 축제의 행사)을 위한 장작을 받아내고 있다. 마침내 상당한 양의 땔감을 확보한 사람들은 마지막으로 시장집 맞은편에 있는 집을 찾아간다. 이상하리만치 음산하게 보이는 집이다. 아무도 살지 않는 것처럼 셔터와 문이 모두 닫혀 있다. 사실 이 집에는 얼마전부터 몽상가이며 철학자인 쿤라드(Kunrad)라는 젊은이가 살기 시작했다. 원래 이 집에는 뛰어난 마법사가 살았었다고 하며 쿤라드는 바로 그 마법사의 법적 상속자라고 한다. 그래서 한동안 폐가처럼 비어있던 집을 찾아와 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소문에 따르면 그 쿤라드라는 젊은이는 아주 괴상한 사람으로 마법사치고는 성격이 아주 우울한 마법사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 쿤라드는 동짓날의 그런 소란 속에서도 방에 앉아 책 읽는데 정신을 쏟고 있었다.
실제로 이 오페라는 뮌헨의 젠들링거 슈트라쎄(Sendlinger Strasse)가 모델이다.
아이들이 ‘나와 보세요!’라고 소리치는 소리를 들은 그는 바로 그 시간이 자기 자신에게도 대단히 의미가 있는 동짓날인 것을 생각하고 약간 흥분에 쌓여서 문밖으로 나와 아이들에게 집에 있는 장작은 모두 가져가도 좋다고 말한다. 마침 쿤라드는 사람들 틈에서 시장의 딸인 예쁜 디에무트(Diemut)를 보고 자기도 모르게 감격한다. 그는 디에무트를 마치 어둠의 동지가 지나가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으로 달려가는 것처럼 삶에 대한 신의 계시인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들 틈을 헤치고 달려가 디에무트를 붙들고 키스한다. 젊은이의 그런 갑작스런 행동에 마을 사람들은 잠시 어안이 벙벙한듯 조용해진다. 당황한 디에무트는 쿤라드의 그런 무례하고도 저돌적인 행동에 기분이 나빠서 앙갚음을 하겠다고 다짐한다.
테아트로 마시모, 팔레르모
모든 마을 사람들이 동지축제를 위해 밖으로 나왔다. 모두들 장작으로 동지불을 지핀후 타오르는 불길을 보고 함성을 지른다. 이와함께 쿤라드의 마음속에도 사랑의 마음이 불길처럼 솟아났다. 디에무트를 동경하는 마음이 그를 사로잡았다. 마침 디에무트가 자기 집 발코니에 모습을 나타내자 쿤라드는 디에무트에게 부드러운 소리로 사랑을 호소한다. 그러자 디에무트의 가슴 속에서도 불현듯 사랑하는 마음이 불길처럼 솟아올랐다. 디에무트는 쿤라드에게 유혹이나 하듯 발코니로 올라오라고 말했다. 마침 디에무트의 발코니에는 두레박처럼 생겨서 물건을 올려보내는 큰 바구니가 있었다. 디에무트는 쿤라드에게 그 통속에 들어가 발코니로 올라오라고 했다. 그러나 반쯤 올라오자 디에무트는 생각을 바꾸어 쿤라드를 공중에 매달리게 만들었다. 사람들이 이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트리며 조롱했다. 쿤라드는 자기의 사랑하는 마음이 조롱을 받자 극도로 분노에 넘치게 된다. 그는 마법의 힘을 빌려 마을 전체가 이 밤중에 영원히 어름으로 꽁꽁 얼어붙으라고 한다. 그러자 불이란 불은 모두 꺼지고 마을은 캄캄한 어둠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쿤라드는 발코니에 올라서서 마을 사람들에게 분노의 섞인 소리로 이제부터 모든 사람은 자기의 존재를 인정하고 위대한 주인의 말을 따라야 한다고 일장연설을 한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다시한번 그의 말을 농담으로 받아들였으며 디에무트도 그의 연설 흉내를 내며 조롱하였다. 그러자 쿤라드는 모든 여인의 마음에서 따듯함이 사라지며 젊은 처녀들에게서 사랑의 불빛이 떠나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모두들 쿤라드가 위대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자기들의 행동을 후회하기 시작했으며 디에무트의 마음에도 변화가 생겨 쿤라드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생긴다. 마을에는 불이 다시 지펴졌고 모두들 사랑하는 마음으로 충만하게 된다. 쿤라드와 디에무트는 서로의 사랑을 행복해하며 손을 잡고 나타난다. 때를 맞추어 창문에서 불빛이 비추기 시작하며 이어 온 동리에 불이 켜진다. 그리고 광장의 화톳불이 불붙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위대한 마스터에 의해 장막을 드리웠던 마을에 이번에는 기쁨이 넘치게 된다.
피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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