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290. Sullivan, Arthur (설리반) [1842-1900]-런던탑의 근위병

정준극 2007. 7. 5. 11:04

 아서 설리반

 

[런던탑의 근위병]


타이틀: The Yeoman of the Guard (런던탑의 근위병). 전2막. 대본은 당연히 W. S. 길버트이다.

초연: 1888년 런던의 사보이 극장. 초연 이래 423회 연속 공연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주요배역: 훼어팩스 대령(사형수), 메릴 하사(런던탑의 근위병), 엘지 메이나드(거리의 가수), 잭 포인트(거리의 어릿광대), 리챠드경(런던탑의 근위대 장교), 훼브 메릴(근위병 메릴의 딸)

베스트 아리아: Then our gallant Norman foes(MS), Singing farce of the Merryman and the maid(S+T),

사전지식: 이 오페라에는 The Merryman and His Maid(어릿광대와 아가씨)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길버트와 설리반의 오페라 중 내용이 가장 우울한 것이다. 주인공인 런던탑의 근위병 메릴하사가 헤피 엔딩 대신에 사랑 때문에 크게 상심하기 때문이다. 또한 거리의 어릿광대도 불행하다. 자기와 결혼키로 되어 있는 거리의 가수 아가씨와 결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복한 사람도 있다. 이 오페라는 길버트와 설리반의 다른 어느 작품보다도 날카로운 풍자의 대사가 넘쳐흐른다. 영국 토박이들이나 알아 들을수 있는 위트와 풍자가 겹겹이 엮여 있는 대사이다. 그러나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음악으로 인하여 세계의 사랑으로 인하여 설리반 최고의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더구나 기쁨과 절망, 사랑과 희생이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때문에 정말 절묘한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

에피소드: Yeoman은 원래 의용병을 말하지만 여기에서는 영국 왕실의 근위병, 특히 중죄인을 가두어 두는 런던 탑(London Tower)을 지키는 근위병을 말한다. Yeoman은 다른 표현으로 Beefeater라고 부른다.

 

런던탑의 근위병

 

줄거리: 과학자이며 군인인 훼어팩스(Fairfax)대령은 마법을 행했다는 죄목으로 사형을 언도받아 런던탑에 갇힌다. 실상 그는 연금술을 공부하는 학생이며 대령이긴 하지만 잘생긴 젊은이다. 런던탑 근위병(간수)의 딸인 페브 메릴(Phoebe Meryll)은 런던탑에 왔가 갔다 하다가 훼어팩스를 보고 사랑에 빠진다. 막이 오르면 이 불행한 아가씨는 물레 앞에 앉아서 이룰수 없는 사랑을 한탄하고 있다. 런던탑의 가정부인 케러더스(Carruthers)부인은 훼어팩스가 유죄인줄을 믿고 있기 때문에 페브가 그 사형수를 사랑하고 있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한편 런던탑의 간수인 페브의 아버지 메릴하사는 젊은 훼어팩스에 대한 처형 날짜가 다가올수록 그가 훌륭한 젊은이라고 생각하여 그를 불쌍하게 생각한다. 메릴하사는 훼어팩스가 용감한 군인이었으며 훌륭한 학자인 것을 알고 아들 레오나드(Leonard)를 왕궁으로 탄원하러 보냈다. 메릴하사는 왕궁에 간 아들이 혹시 무혐의 통보를 가지고 오지 않을까라며 기다란다. 레오나드는 훼어팩스의 아주 친한 친구이다. 그러나 레오나드는 아무런 소득도 없이 돌아와 슬픔 마음에 집구석에만 박혀있다.

 

유모 캐러더스, 페브 메릴, 메릴 하사, 훼어팩스

 

페브는 런던탑의 간수장인 중위에게 부탁을 하나 들어달라고 간청한다. 사실 훼어팩스는 그의 사촌 클레어렌스(Clarence)의 음모로 붙잡혀 왔다. 훼어팩스가 죽거나 결혼하지 않으면 그의 재산은 모조리 욕심 많고 못된 클레어런스에게 돌아간다. 이 사실을 들은 페브는 훼어팩스에게 적당한 아가씨와 임시로 결혼하도록 하여 그 아가씨에게 재산이 상속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여 런던탑의 간수장인 중위에게 그 일을 허락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페브는 훼어팩스가 한 시간후면 처형될 것이므로 그 시간 안에 빨리 결혼해줄 아가씨를 구해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훼어팩스가 감방에서 나와 거리를 지나 사형준비실이 있는 곳으로 걸어갈때 사람들은 그를 줄줄 따라가며 짓궂게 놀린다. 그 중에는 어릿광대 잭 포인트(Jack Point)와 거리에서 노래 부르는 엘지 메에나드(Esie Maynard)도 끼어있다. 잭 포인트는 엘지를 은근히 사랑하고 있으며 언젠가는 결혼할 꿈에 부풀어 있다. 사람들은 어릿광대 잭 포인트와 엘지에게 웃기는 얘기를 하고 노래를 부르라고 강요하며 만일 웃기지 못하면 강물에 던져 버리겠다고 말한다. 잭과 엘지는 Singing farce of the Merryman and his maid라는 노래를 부른다. 그러나 꼭 그런 놈들이 있기 마련이지만 아무튼 몇몇 사람들은 두 사람이 노래도 못하고 재미도 없다고 하면서 못살게 굴려고 한다. 그때 간수장인 리챠드중위가 나타나 사람들을 해산시키고 두 사람을 위기에서 구해준다. 엘지는 리챠드중위에게 무척 고맙다고 인사한다. 리챠드중위는 엘지를 보자 이 여자가 훼어팩스의 소원을 들어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는 엘지에게 한 시간 안에 죽을 사형수가 있는데 그저 한 시간 동안만 결혼하여 주면 100크라운이란 큰 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얘기하자 엘지는 솔깃하여 그 사형수와 조건부 결혼을 하겠다고 승낙한다. 이윽고 엘지는 눈이 가려진채 훼어팩스의 방으로 안내되어 신부님의 주례로 간략한 결혼식을 올리고 결혼서류에 서명한다. 메릴하사가 증인이었다. 엘지는 이제 한 시간 후면 거금 1백 크라운이 자기의 것이 될것으로 생각하여 마냥 기쁘기만 하다.

 

엘지


한편 페브와 아버지 메릴 하사는 아무래도 훼어팩스를 그대로 처형당하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여 탈출시킬 계획을 꾸민다. 페브가 간수인 윌프레드(Wilfred)에게 접근하여 여자로서 갖은 매력을 다하여 그를 녹여 놓은 후 그의 허리에서 열쇠를 훔쳐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메릴 하사에게 넘겨준다. 메릴 하사는 감방에서 훼어팩스를 무사히 빼낸후 열쇠를 다시 윌프레드의 허리에 몰래 가져다 놓는다. 일이 다 끝나자 훼브는 윌프레드를 언제 보았냐는 듯이 유유히 사라진다. 윌프레드는 무엇에 홀리기나 한듯 정신이 얼얼하다. 훼어팩스는 메릴 하사의 도움으로 근위대 복장을 하고 런던탑에서 무사히 도망친다. 나오는 도중 다른 근위병들을 만났을 때에도 메릴하사가 자기 아들 레오나드라고 소개하는 바람에 아무런 의심도 받지 않고 빠져 나온다. 한편, 훼어팩스와 결혼한 엘지는 런던탑에서 나오는 길에 저 멀리서 메릴하사와 함께 있는 어떤 젊은 근위병을 보고 어머 잘생긴 모습에 반하여 그만 무조건 좋아하게 된다. 나중에 엘지는 그 젊은 근위병의 이름이 레오나드라는 것을 알고 마음속에 사모하는 심정을 간직한다. 도망 나오던 훼어팩스도 엘지가 조금전 자기와 결혼했던 여자라는 것은 생각지도 못하고 엘지를 좋아한다.

 

얼시구 좋구나 좋아.

 

제2막. 이틀후, 이제 어릿광대 잭 포인트는 진퇴양난에 빠져있다. 한 시간 후면 처형당할 것으로 믿고 돈이나 벌자는 속셈에 자기가 좋아하는 엘지와 훼어팩스의 결혼을 승낙했었는데 감방에서 사형수가 사라졌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잭 포인트는 엘지가 일단 훼어팩스와 정식으로 결혼했기 때문에 결혼한 엘지와 결혼할수 없는 형편이다. 그는 간수인 윌프레드를 만나 무언가 계략을 꾸민다. 윌프레드로서도 사형수를 도망가게 만든데 대한 책임이 있어서 얼른 동조한다. 윌프레드는 우선 런던탑의 종을 울려 죄수가 도망간 것을 알린다. 사람들이 불안한 마음으로 모여들어 웅성거릴때 이번에는 런던탑에서 총소리가 들린다. 이어 간수 윌프레드와 잭 포인트가 사람들 앞에 나타나 탈출한 사형수를 총으로 쏘아 테임스강에 빠지게 했으며 확실치는 않지만 죽은것 같다고 설명해준다. 잭 포인트는 엘지와 결혼한 훼어팩스가 강에 빠져 죽었음으로 엘지와 결혼할수 있다는 구실을 마련한 것이다. 한편 거리에 나온 훼어팩스는 도대체 자기와 결혼한 아가씨가 어떤 여자인지 궁금해 하던 차에 거리에서 노래 부르는 아가씨인 것을 알게 된다. 훼어팩스는 엘지의 속마음을 알아보기로 한다. 한편, 왕궁에서 전령이 말을 달려 나와 훼어팩스를 무죄방면한다는 통보를 전달한다.

 

런던탑의 근위병

 

이제 훼어팩스는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좋게 되었다. 훼어팩스는 약간 변장을 한후 엘지를 만나 자기가 바로 당신과 결혼한 훼어팩스라고 말하며‘그대는 나와 정식으로 결혼했으므로 나의 정식 부인이올시다’라고 주장한다. 엘지는 레오나드를 마음속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훼어팩스가 그렇게 주장하자 크게 당황한다. 엘지는 훼어팩스가 왜 죽지 않고 살아 왔는지 하늘이 원망스러운 입장이다. 엘지는 용기를 내어 자기는 레오나드라는 근위병을 사랑하고 있으니 이제 돈이고 뭐고 다 필요 없다고 하면서 제발 이해해 달라고 간청한다. 훼어팩스는 엘지가 자기를 진짜 사랑하고 있는 것으로 믿어 변장한 것을 벗어 던진다. 엘지는 눈앞에 레오나드가 나타나자 이게 꿈이냐 생시냐 하면서 기뻐서 죽을 지경이다. 그래서 해피엔딩! 덧붙여 얘기한다면 런던탑의 가정부인 캐러더스는 메릴하사와 우격다짐으로 결혼하며 메릴의 귀여운 딸 페브는 리챠드중위와 결혼한다. 다만 어릿광대 잭 포인트만이 홀로 외롭다. 페브의 오빠이며 메릴하사의 아들인 진짜 레오나드는 아무것도 모르고 집에서 쉬고 있다. 그 동안 못 잔 잠을 자면서!

 

출연진 기념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