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워킹 투어/비엔나의 4일

첫째날

정준극 2007. 4. 11. 15:56

 

링슈트라쎄의 팔라멘트(국회의사당)

                           

첫째 날에는 비엔나 알기의 첩경인 노란 색의 링-카이 일주 전차(Ring Tram)를 이용한다. 전차 안에서는 좌석마다 작은 모니터와 이어폰이 있어서 링 거리에 있는 주요 건물들을 화면과 함께 설명들을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링 트램을 이용할 필요는 없다. 하루 티켓이 있으면 그저 링을 운행하는 아무 전차나 타고 가다가 내려서 보고 또 타고 가다가 내려서 보면 된다. 이어 쇤브룬궁전, 또는 벨베데레(Belvedere)궁전을 관람하는 것도 빠트리면 안된다. 길거리에서 적당히 점심을 먹은 후에는 성슈테판성당 방문이 필수이다. 이어 피아커(Fiacre)를 타거나 도보로 로맨틱한 구시가지(1구 인네레 슈타트)를 산책한다. 돔가쎄의 모차르트 기념관 (비엔나 모차르트 하우스: 종전의 휘가로하우스)은 반드시 보아야 할 곳이다. 이어 볼차일레(Wollzeile)에서 시작하여 벡커슈트라쎄(Baeckerstrasse), 구비엔나대학교, 학술원, 예수회교회, 예수이텐가쎄(Jesuitengasse), 쇤라테른가쎄(Schoenlaterngasse), 하일리겐크로이츠(Heiligenkreuz), 플라이슈마르크트(Fleischmarkt), 그리헨바이젤(Griechenbeisel), 포스트가쎄(Postgasse), 존넨펠스가쎄(Sonnenfelsgasse), 루게크(Lugeck), 로텐투름슈트라쎄(Rotenturmstrasse), 슈테판스플라츠(Stephasplatz) 지하철역내의 비르길(Virgil)교회에 이르기까지 두루 둘러본다. 그러면 하루 낮이 벌써 지난다. 다리는 아프고...화장실도 가야하고...화장실은 칼스플라츠, 슈테판스플라츠, 슈베덴플라츠, 쇼텐링 등 큰 지하철 역에 있으며 그라벤 거리의 페스트조일레 옆에도 지하 화장실이 있으니 유념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카페나 맥도날드에 들어가면 있다.

 

비엔나 중심가인 링(Ring)을 일주운행하는 링 트램. 노란색이다. 아침 첫 트램은 오페라 앞에서 출발하지만 다음 트램부터는 슈베덴플라츠(Schwedenplatz)에서 출발한다.

 

저녁을 먹은후 이번에는 큰 마음을 먹고 오페라(슈타츠오퍼)나 오페레타(폭스오퍼)를 관람한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입석(슈테플라츠)도 괜찮다. 미리 프로그램을 보고 극장에 일찍가서 기다렸다가 입석표를 사야한다. 그러나 남들처럼 점심 먹고 나서부터 매표소 앞에 죽치고 앉아 기다릴수는 없으므로 미안하지만 입석 표를 산다고 해도 저 천당을 바라보는 갤러리일 경우가 보통이다. 폭스오퍼라고 해서 반드시 오페레타만을 공연하는 것은 아니며 슈타츠오퍼라고 해서 반드시 오페라만 공연하는 것은 아니다. 폭스오퍼에서 '라 트라비아타', '카르멘', '돈 조반니'와 같은 오페라를 볼수 있으며 슈타츠오퍼에서는 발레도 볼수 있고 유명한 빈필(Wien Philharmoniker)의 콘서트도 있다.  

 

비엔나국립오페라극장(슈타츠오퍼) 

 비엔나 국민오페라극장(폭스오퍼)

 

[피아커 이야기]

본 블로그의 다른 항목에서도 피아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복습하는 의미에서 잠시 설명코자 한다. 피아커(Fiacre)는 파리에 있는 호텔의 이름이었다. 뤼 드 생 피아커(Rue de Saint Fiacre: 성피아커거리)에 있는 호텔이었다. 어느날 부터인가 호텔 앞에 마차들이 손님들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오늘날의 택시의 원조이다. 사람들은 피아커거리에 있는 마차이기 때문에 간단히 피아커라고 불렀다. 비엔나에도 그 전부터 돈을 받고 태워 주는 마차들이 있었다. 그것을 얀슈키(Janschky)라고 불렀다. 그러다가 1720년에 얀슈키라는 말 대신에 피아커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피아커마다 번호를 붙이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오늘날의 라이센스 플레이트(자동차 번호판)와 같은 것을 도입한 것이었다. 비엔나에서 피아커의 최고 전성시기는 1860년경부터 1900년경까지이다. 비엔나에 1천대 가량의 피아커가 있어서 시도 때도 없이 좁은 거리들을 누비고 다녔다고 한다. 피아커 마부들은 간혹 손님들을 태우고 다니면서 노래도 불렀다. 마치 베니스에서 곤돌라 사공들이 노를 저으면서 노래를 부르는 것과 같다. 비엔나에서는 피아커 노래라는 별도의 장르가 있다. 피아커 마부들의 노래를 정리한 것이다. 피아커 마부들 중에서 가장 유명했던 사람은 아마도 루돌프 황태자의 전용 마부였던 요제프 브라트피슈(Josef Bratfisch)일 것이다. 비엔나 노래를 잘 부르고 만담과 같은 익살도 잘 부려서 루돌프 황태자가 특별히 고용했다고 한다. 보통 브라트라고 짧게 부르는 그는 루돌프 황태자가 1899년 1월에 마이엘링에서 마리아라는 아가씨와 동반자살을 하는 날에도 이들을 위해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슈테판스돔 북탑 쪽에 대기하고 있는 피아커

 

비엔나에서 피아커가 주로 대기하고 있는 장소는 슈테판스플라츠(슈테판스돔 북탑이 있는 곳), 헬덴플라츠, 미하엘러플라츠, 알베르티나플라츠, 페터스플라츠(페터스키르헤 앞), 부르크테아터 등이다. 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이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상관 없이 연중 무휴이다. 약 20분 걸리는 짧은 거리의 투어는 요금이 2000년 기준으로 55 유로이다. 팁까지 주면 60유로이다. 약 40분이 걸리는 긴 거리의 투어는 요금이 80유로이다. 기분이 좋아서 팁을 넉넉히 준다면 100유로를 치루어야 한다. 상당히 비싸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평생에 한번 그런 낭만적인 피아커 투어를 하는 것도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이다. [성피아커는 17세기 아일랜드의 성자로서 은둔생활을 했기 때문에 은둔자의 수호성인으로 불리고 있다. 그는 또한 고해자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피아커를 비엔나에서는 한때 얀슈키라고 불렀는데 이는 비엔나에서 처음으로 장거리 마차여행 서비스업을 했던 요제프 얀슈키(Joseph Janschky: 1759-1839)의 이름을 따서 붙인 것이다.]

 

비엔나의 피아커. 미하엘러플라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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