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워킹 투어/비엔나의 4일

엑스트라 데이 칼렌버그

정준극 2012. 2. 20. 09:45

칼렌버그(Kahlenberg)에서의 하루

 

레오폴즈버그의 산정과 녹음의 비엔나 숲

 

비엔나에서 추가로 하루의 시간적 여유가 없더라도 반드시 시간을 내어 가보아야 하는 곳이 칼렌버그 지역이다. 비엔나의 북쪽 끝에 있는 지역이다. 비엔나 숲이 펼쳐지는 산에 올라가면 경치가 기가 막히다. 칼렌버그 지역에 가서는 오스트리아 최고의 수도원 중의 하나인 클로스터노이부르크(Klosterneuburg)를 볼수 있으며 비엔나 숲의 끝자락을 통과하는 드라이빙 코스를 즐길수 있고 베토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질수 있다. 그리고 호이리거에서 가을철이라고 하면 바로 그 해에 그 집에서 만든 와인들을 맛볼수 있다. 하루동안의 칼렌버그 지역 순방에는 자동차가 필수적이지만 기차,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서도 웬만한 구경은 다 할수 있다.

 

칼렌버그 산정에서 내려다본 도나우슈타트 일대

 

우선 자동차로 가려면 도나우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서 하일리겐슈타트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B-14 도로이다. 하일리겐슈타트에서 클로스터노이부르크로 가서 수도원을 구경하고 이어 남쪽의 회엔슈트라쎄를 거쳐 레오폴즈버그(Leopoldsberg)와 칼렌버그(Kahlenberg) 언덕을 거친다. 칼렌버그에서 비엔나 숲을 따라 내려오다가 왼편으로 코벤츨가쎄(Cobenzlgasse)에서 그린칭(Grinzing)으로 내려오면 그림과 같은 그린칭 마을에 도착한다. 여기에서 계속 동쪽으로 잔트가쎄(Sandgasse)와 그린칭거슈트라쎄(Grinzingerstrasse)를 거쳐 다시 하일리겐슈타트로 나갈수 있다. 이 여행에서 가장 먼 거리는 비엔나 북쪽으로 12km 떨어진 클로스터노이부르크일 것이다.

 

회엔슈트라쎄와 비엔나 숲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한다면, 지하철 U-4 또는 U-6를 타고 슈피텔라우(Spittelau)까지 가서 여기에서 클로스터노이부르크-키얼링(Klosterneuburg-Kierling)으로 가는 기차를 갈아타면 클로스터노이부르크까지 갈수 있다. 비엔나에 직장을 가진 사람이나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통근 기차이다. 이 기차는 프란츠-요제프스 기착역(반호프) 또는 하일리겐슈타트에서 탈수도 있다. 클로스터노이부르크 수도원을 방문하고 기차로 하일리겐슈타트로 돌아와 그린칭 방향으로 베토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도 바람직하다. 시간이 있으면 칼렌버그 산정까지 한번 가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하일리겐슈타트에서 그린칭을 거쳐 산정까지 올라가는 버스 38A가 있다. 칼렌버그 산정의 역사적으로 유명한 성요셉(장크트 요제프)교회에 대하여는 이미 다른 파트에서 소개한바 있으므로 생략코자 한다.

 

칼렌버그 산정의 성요셉교회

 

칼렌버그 일대에 대한 순례는 우선 날씨가 좋아야 한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곤란하다. 길도 막힌다. 어떤 장소는 월요일에 문을 닫는다. 여행에서 먹는 것은 중요하다. 칼렌버그 일대의 유명 식당들로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소개코자 한다. 기본적으로 그린칭과 하일리겐슈타트는 비엔나 근교에서도 알아주는 호이리거 동네이다. 새로 나온 포로주와 비엔나의 전통 음식을 맛보려면 이곳을 찾아가야 한다.

 

- 코벤츨(Cobenzl) 레스토랑-카페: 회엔슈트라쎄를 따라서 그린칭 쪽으로 내려오다가 코벤틀 언덕에 자리 잡고 있는 궁전과 같은 아름다운 집이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비엔나 시가지의 경치는 그럴듯하다. 특히 야간에 보기가 좋다. 식당에서는 훌륭한 음식을 주문할수 있으며 카페에서는 가벼운 식사를 할수 있다. 물론 새로 빚은 포도주가 일품이다.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집에 가지 않고 그냥 살고 싶은 욕망이 생기는 곳이다.

- 슈티프츠카페 클로스터노이부르크(Stiftscafe Klosterneuburg): 클로스터노이부르크 수도원 구내에 있다. 가벼운 식사와 음료를 즐길수 있다. 중세의 분위기가 그대로 살아 있는 카페이다. 오스트리아 전통 음식도 맛볼수 있다.

- 알테스 프레스하우스(Altes Presshaus): 그린칭의 코벤츨가쎄 15번지이다. 그린칭에서 가장 오래된 호이리거이다. 일찍이 1520년대에 문을 열었다. 그러므로 말을 하지 않아도 분위기를 알수 있을 것이다.

- 마이어 암 화르플라츠(Mayer am Pfarrplatz): 하일리겐슈타트의 화르플라츠 2번지이다. 베토벤이 이 집에서 1817년에 살았었다. 지금은 호이리거이지만 위층은 베토벤 기념관으로 보존되어 있다. 호이리거이면서 관광객들이 그다지 많이 몰리지 않는 곳이다. 여름에는 안뜰에서도 와인과 음식을 즐길수 있다.

 

코벤츨 레스토랑의 응접실

 

칼렌버그 일대에서의 순례 하일라이트인 클로스터노이부르크 수도원은 클로스터노이부르크-키얼링 기차역에서 내려 왼편의 슈타트플라츠(Stadtplatz)쪽으로 가다가 시냇물을 건너 따라 올라가면 나온다. 레스토랑 카페와 기념품 상점이 있다. 클로스터노이부르크 수도원은 12세기에 처음 건설되었다. 로마군의 요새가 있던 장소였다. 그후 여러번에 걸친 대대적인 보수 확장 공사를 거처 오늘날 비엔나가 자랑하는 아름다운 문화유산이 되었다. 건축양식으로 보면 처음에는 로마네스크 양식이었으나 고틱식-바로크식을 거쳐 네오 고틱식으로 정착되었다. 수도원은 아직까지 물론 종교의식을 위해 사용되고 있지만 교회를 포함하여 건물의 대부분은 일반에게 오픈되어 있어서 누구나 관람할수 있다. 특히 황제의 아파트는 그 화려함으로서 발길을 떼어 놓지 못하게 하고 있다. 관광의 하일라이트는 장엄한 베르둔(Verdun) 제단장식이다. 베르둔 제단장식에 대하여는 이미 다른 항목에서 설명하였으므로 여기에서는 생략코자 한다. 하지만 굳이 한마디만 더 하자면 12세기에 만든 것이며 중세 예술의 위대한 걸작이라는 것이다.

 

클로스터노이부르크 수도원의 유명한 베르둔 제단장식

 

수도원의 이곳저곳을 관람한 후에는 수도원박물관(Stiftsmuseum)을 방문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황제의 아파트 위층에 있다. 베르둔 제단장식의 추가 파트와 고틱 그림들과 조각과 대공의 모자가 전시되어 있다. 매일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오픈한다. 클로스터노이부르크 마을도 몇군데 볼만한 곳이 있다. 특히 마르틴슈트라쎄(Martinstrasse)는 중세의 좁은 골목길이 그대로여서 매력이 있다. 마르틴슈트라쎄를 곧바로 올라가면 8세기의 오래된 교회에 이른다. 그곳도 당연히 가볼만하다. 안 데어 도나우 아우(An der Donau Au) 1번지에 있는 잠믈룽 에슬(Sammlung Essl)에는 오스트리아의 현대 미술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문을 연다. 수요일에는 밤 9시까지이다.

 

클로스터노이부르크 수도원

            

수도원에서 나와 레오폴드슈트라쎄를 거쳐 봐이들링거 슈트라쎄(Weidlinger Strasse)를 건너면 회엔슈트라쎄를 만난다. 마치 머리핀처럼 구부러진 길을 따라 비엔나 숲자락을 통해 올라가면 레오폴즈버그(Leopoldsberg)의 산정에 이른다. 산정에 있는 교회 앞의 작은 광장에서 내려다 보는 비엔나 시가지의 모습이 장관이다. 구비구비의 도나우 강도 보인다. 해발 425 미터이다. 우리나라 산에 비하여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비엔나 일대에서는 높은 축에 들어가는 산이다. 산정에는 일찍이 1101년에 건축한 요새가 있었다. 북쪽으로부터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한 요새였다. 그러다가 1529년 터키의 1차 비엔나 공성 때에 파괴되었다. 산정에 있는 교회는 1679년에 세운 것이다. 수백년을 거치면서 별다른 손상을 입지 않았었는데 2차 대전중 나치가 이곳에 대공포대를 세우자 연합군의 폭격을 받아 교회도 크게 손상되었다. 교회는 물론 복구되어 종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지만 요새는 폐허가 되어 있다.

 

레오폴즈버그에서 내려다 본 도나우 일대

 

레오폴즈버그에서 나와 회엔슈트라쎄를 따라 왼편으로 칼렌버그 산정에 와서 전망대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것도 필요하다. 또 다른 기막힌 비엔나의 전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칼렌버그 산정은 해발 483 미터이다. 성요셉 교회에는 이곳에서 폴란드의 얀 조비에스키 2세가 이끄는 독일-폴란드 연합군이 1683년 9월 16일에 비엔나를 포위하고 있던 터키군을 몰아내고 비엔나를 구출하였다는 내용의 기념 명판이 붙어 있다. 이어 회엔슈트라쎄를 따라 내려오면 그린칭 마을에 도착한다. 길 한가운데에 있는 그린칭 교구교회를 눈여겨 본후에줄줄이 늘어서 있는 호이리겐들을 구경하는 것도 비엔나 관광의 필수코스이다. 그 중에는 슈람멜음악(Schrammelmusik)을 연주하는 유서 깊은 주점들도 있다.

 

그린칭교구교회가 보이는 그린칭 마을의 겨울

 

그린칭을 떠나 잔트가쎄를 거처 왼편으로 그린칭거 슈트라쎄로 가다가 다시 왼편으로 아름부루스터가쎄(Armburstergasse)로 들어서면 오른쪽이 프로부스가쎄(Probusgasse)이다. 이로부터 하일리겐슈타트이다. 베토벤 하우스들이 있는 하일리겐슈타트이다. 프로부스가쎄 6번지로 들어가면 테스타멘트하우스이다. 안뜰을 통해서 베토벤기념관으로 올라갈수 있다. 이 집에서 베토벤이 1802년에 저 유명한 하일리겐슈타트 테스타멘트(유서)를 썼다고 한다. 베토벤기념관은 3월부터 12월까지는 화, 목, 토, 일에만 아침 10시부터 정오까지, 오후 1시 부터 4시 30분까지 연다.

 

다시 왼쪽으로 돌면 화르플라츠(Pfarrplatz)이다. 조금만 더 걸어가면 조용한 에로이카가쎄(Eroicagasse)가 나오면 이어 베토벤강(Beethovengang)으로 연결된다. 베토벤강에서 왼편으로 오솔길을 따라가면 작은 개울이 나온다. 숲 속은 고요해서 마치 시골에 온 듯한 느낌이다. 베토벤이 간혹 산책을 다녔다는 길이다. 산책길을 조금 가다보면 일찍이 1863년에 세웠다는 베토벤 기념상이 있다. 다시 에로이카가쎄를 통해서 화르플라츠로 돌아오면 2번지는 지금 호이리거이지만 베토벤이 1817년에 이곳에서 살았다. 베토벤이 지냈던 방은 들어갈수 없지만 안뜰의 테이블 한쪽에 앉아서 베토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질수 있다. 물론 와인과 전통 음식을 맛볼수도 있다.

 

마이어 암 화르플라츠. 베토벤이 살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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