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워킹 투어/비엔나의 4일

슈테파니봐르테(Stefaniewarte) - 칼렌버그의 전망대

정준극 2012. 2. 22. 11:02

슈테파니봐르테(Stefaniewarte)

 


벨기에의 슈테파니 공주. 루돌프 황태자와 결혼하여 황태자비가 되었고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비가 될 사람이었으나 남편인 루돌프 황태자가 마리아라는 18세의 애인과 함께 마이엘링 황실사냥숙사에서 자살하자 모든 꿈이 사라졌다.

 

칼렌버그 산정에 올라가면 방송탑 가까이에 슈테파니봐르테(Stefaniewarte)라는 비교적 작은 붉은 탑이 있다. 벽돌로 견고하게 쌓은 탑으로 꼭대기에는 주변을 두루두루 내려다볼수 있도록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다. 비엔나를 내려다보는 곳으로는 여기만큼 적당한 장소가 없다. 하지만 겨울에는 들어갈수 없다. 5월부터 10월까지만 오픈된다. 그것도 일요일과 공휴일은 아침 10시에 문을 열어서 저녁 6시에 닫지만 토요일에는 낮 12시에 열고 저녁 6시에 닫는다. 아직 입장료는 받지 않고 있다. 입장료를 받으려면 사람이 있어야 하고 설비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곤란해서이다. 아무튼 비엔나에 있는 중에 시간이 있고 날씨가 좋으면 칼렌버그 산정을 올라간 김에 슈테파니봐르테도 제발 한번 구경해보라고 권면하고 싶다. 칼렌버그 교회 앞의 버스 정류장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이다. 비엔나에 몇년 씩이나 살고 있는 사람도 이런 건물이 있는지는 모르고 지낸다고 하니 차제에 마음 먹고 한번 가보는 것도 신상에 좋을 것이다.

 

슈테파니봐르테.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황태자비였던 벨기에의 스테파니(슈테파니)를 기념하여 건설한 전망탑.

 

슈테파니봐르테는 1881년 합스부르크의 루돌프 황태자와 결혼한 벨기에의 슈테파니 공주를 기념해서 붙인 이름이다. 비엔나로 시집 온 슈테파니 공주가 심심해서 그랬는지 하여튼 칼렌버그 산정에 비엔나를 내려다볼수 있는 전망탑(Aussichttürme)을 세우라고 해서 세웠다는 것이다. 그래서 슈테파니봐르테라는 이름이 붙었다. 봐르테는 전망대, 대기소 등을 말한다. 슈테파니봐르테는 합스부르크봐르테(Habsburgwarte)라고도 부른다. 슈테파니봐르테는 비엔나의 폭스테아터(Volkstheater)와 로나허(Ronacher) 극장을 설계한 페르디난트 펠너와 헤르만 헬머가 공동으로 설계했다. 이까짓 조그만 탑을 하나 짓는데 무슨 그렇게도 유명한 건축가들을 동원할 필요가 있느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아무튼 이것만 보아도 당시에 합스부르크의 위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할수 있다. 이 두명의 건축가는 도나우에 걸쳐 있는 여러 국가들의 극장들을 전문으로 설계하고 건축했다. 슈테파니 공주와 루돌프 황태자의 결혼을 축하하여서 오스트리아의 작곡가인 알폰스 치불카(Alphons Czibulka: 1842-1894)가 '스테파니 가보트'를 작곡하였다는 것도 기억해 두면 좋을 것이다.  

 

초겨울의 슈테파니봐르테와 방송송신탑

 

높이 22 미터의 슈테파니봐르트는 1887년 경에 완성되었다. 도나우를 기준으로 보면 고도 300 미터에 있다. 이곳에 올라가면 비엔나 시가지와 도나우 강과 저 멀리 비엔나 숲과 도나우 계곡이 한 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청명한 날에는 눈이 침침하지 않으면 비엔나 남쪽 70 km 떨어진 곳에 있는 라이트하게비르게(Leithagebirge)와 슈니버그(Schneeberg)까지 볼수 있다. 슈테파니봐르테 인근에는 방송탑이 있으며 그 인근에는 바로크 양식의 칼렌버그 교회가 있다. 칼렌버그 교회의 풀 네임은 St Josef auf dem Kahlenberg(장크트 요제프 아우프 뎀 칼레버그)이다. 이곳에서 1683년 9월 13일 비엔나를 에워싸고 있던 터키군을 얀 조비에스키 폴란드 왕이 이끄는 폴란드-독일의 8만명 연합군이 중대한 결전을 앞두고 새벽 4시에 하나님의 가호를 비는 미사를 드렸다. 그리고 새벽 5시경부터 13만 대군의 터키군을 공격하여 영광스럽게도 터키군을 몰아내고 비엔나를 구원하였다. 교회의 오른쪽에는 칼렌버그 식당이 있어서 밤중에는 식사와 함께 비엔나의 야경을 감상할수 있다. 식당 아래쪽으로 나 있는 산길을 따라 내려가면 그린칭, 누쓰도르프, 칼렌버그도르프의 호이리거(Heuriger) 마을에 다다른다.

 

슈테파니봐르테에서 내려다 본 도나우와 도나우슈타트. 바로 아래쪽은 칼렌버그도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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