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디보의 세계/바리톤 대분석

바리톤 (Baritone)의 세계

정준극 2008. 2. 26. 15:55

바리톤 (Baritone)의 세계


테너와 베이스의 중간 음역을 가진 남성을 바리톤이라고 부른다. 바리톤이라는 단어는 원래 그리스어의 바리토노스(barytonos)에서 나온 것으로 이는 깊고 낮은 음성이라는 뜻이다. 그 단어가 이탈리아어에서는 바리토노(baritono)로 변화되었는데 역시 낮은 음성이라는 뜻이다. 일반적인 바리톤의 음역은 중간 C음을 기준으로하여 11도 아래인 G음에서부터 중간 C 음의 4-5도 위인 F-G 정도 까지를 말한다. 고등학교 음악시간에 부르는 합창곡은 별로 높지도 않고 별로 낮지도 않은 중간 정도의 음정들로 되어있다. 이런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바리톤이다. 바리톤의 음성은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있다.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휘가로(Figaro)와 '가면무도회'에서 리카르도(Riccardo)백작을 맡은 티토 고비(Tito Gobbi)의 아름다운 바리톤 음성을 들으면 그 시원하고 중후한 멋에 만사 시름을 잊게 된다. 바리톤이 옆집에 산다면 기분이 좋을 것이다. 소프라노나 테너만큼 악을 쓰고 소리를 내지르지 않으며 반면에 부드럽고 기운찬 저음의 노래를 부르기 때문일 것이다.  바리톤은 높은 기교와 정력을 필요로 하는 테너, 또는 악마와 같은 저음의 베이스와는 달리 보통 남성들의 기운찬 목소리를 대변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모나지 않는 사랑을 받고 있다. 바리톤도 소프라노나 테너처럼 몇가지 카테고리로 나눌수 있다.

 

'피가로의 결혼'에서 피가로와 수잔나

  

리릭 바리톤: 감미로운 음성의 바리톤이다. 오페라에서 바리톤의 역할은 우선 명랑하고 유쾌한 사나이, 그렇지만 제 몫은 챙기는 똑똑한 사나이 ('돈 파스쿠알레'에서  말라테사,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휘가로, '라 체네렌톨라'에서 단디니)들이다. 또 주인공은 아니지만 약방의 감초역할을 하거나 ('라 보엠'에서 마르첼로) 주인공을 대신해서 할말은 다 하는 역할('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머큐시오)이 바리톤이다. 그런가하면 코믹한 역할, 예를 들면 '마술피리'의 파파게노, '여자는 다 그래'에서 구글리엘모도 바리톤이다.


이탈리아 드라마틱 바리톤은 요즘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래서 요즘도 오페라 제작팀은 이런 바리톤을 확보하기 위해 발에 땀이 나도록 돌아다녀야 한다. 이탈리아 드라마틱 바리톤은 ‘베르디 바리톤’이라고도 부른다. 베르디 오페라에서 악랄하고 비열하며 복수심에 불타는 그런 역할을 자주 맡아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일 트로바토레'의 루나(Luna) 백작, '리골레토'(Rigoletto)의 타이틀 롤 등이다. 베르디의 뒤를 이은 푸치니와 레온카발로의 작품에서도 이탈리아 드라마틱 바리톤이 등장한다. '토스카'의 스카르피아(Scarpia),  '팔리아치'의 토니오(Tonio)가 그렇다. 대표적인 이탈리아 드라마틱 바리톤으로는 티타 루포 (Titta Ruffo)가 있다. 아직까지 그만한 인물이 등장하지 못했다.


헬덴바리톤(Heledenbaritone) 독일 드라마틱 바리톤이라고도 하는 헬덴바리톤은 이탈리아 드라마틱 바리톤과는 별개이다. 바그너의 ‘링 사이클’에 나오는 신들의 제왕 보탄(Wotan)은 헬덴바리톤의 대명사이다. 독일 출신의 한스 호터(Hans Hotter), 최근의 제임스 모리스(James Morris)는 높은 경지에 들어선 헬덴바리톤이다.


베이스-바리톤은 오페라의 세계에서 남성중의 남성(He-Man)이다. 우렁찬 베이스에 커다란 성당의 종이 힘차게 울려 퍼지는듯한 바리톤을 합한 것이다. 베이스-바리톤은 무리한 음역으로 노래하지 않는다. 베이스와 바리톤의 중간 음역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역을 노래한다. 그러므로 듣기에 매우 시원하고 장쾌하다. 모차르트는 베이스-바리톤을 위해 두명의 오페라 주인공을 창조해 냈다. 남성 호르몬의 분비가 왕성한 휘가로와 돈 조반니이다. 현재 영국 출신의 브린 터플(Bryn Terfel)은 가장 훌륭한 베이스-바리톤으로 꼽히고 있다. 월터 베리(Walter Berry)와 토마스 쿠바스트호프(Thomas Quasthoff)도 대단한 베이스-바리톤이다. 아무튼 공연히 힘들게 소리만 지르는 라다메스장군보다는 휘가로와 같은 베이스-바리톤이 옆집에 산다면 은근히 기분 좋은 일이다.


바리톤은 경우에 따라 하이(High) 바리톤과 베이스-바리톤으로 나누기도 한다. 하이 바리톤은 테너의 음역에 가까운 소리를 내는 바리톤을 말한다. 하이 바리톤은 바리톤-마르탱(Baritone-Martin)이라고도 한다. 프랑스의 성악가 장 블레스 마르탱(Jean Blaise Martin: 1769-1837)의 이름에서 따온 명칭이다. ‘플레아와 멜리상드’에서 플레아, 라벨의 ‘스페인의 시간’에서 라미로( Ramiro)는 바리톤-마르탱을 염두에 두고 작곡한 것이다. 베이스-바리톤은 베이스의 음역보다 조금 높은 소리를 내는 바리톤을 말한다.


이것이 바리톤의 아리아


- Andrea Cheniér (Nemico della patria: 조국의 적). 3막에서 제라르의 아리아.

- Attila(Dagl'immortali vertici...E gettata la mia sorte: 영원한 영광의 정상에서...내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2막에서 로마의 장군이 에치오의 아리아

- Boris Godunov (I have attained great power: 모든 권력을 잡았도다). 고두노프의 아리아. 베이스 아리아로 분류되기도 한다.

- Carmen (Votre toast, je peux vous le rendre: 당신의 축배를 내가 돌려 받을수 있을까). 2막에서 투우사 에스까미요의 아리아. 일명 '투우사의 노래'

- Cavalleria Rusticana(Il cavallo scaplita: 말을 기운차게 뛰고). 투리두의 라이발인 알피오의 아리아

- Cosi fan Tutte (Domme mie, la gate a tanti: 나의 여인들이여, 그대들이 하는 짓은 너무 엄청나). 2막에서 구글리엘모의 아리아

- Cosi fan Tutte(Non siate ritrosi...E voi ridete?: 그렇게 거부하지 마오). 1막에서 구글리엘모의 아리아

- Die Zauberflöte (Der Vogelfänger bin ich ja: 나는야 새잡이). 1막에서 파파게노의 아리아 

- Die Zauberflöte(Ein Mädchen oder Weibchen: 사랑스런 아가씨나 귀여운 아내). 2막에서 파파게노의 아리아

- Don Carlos(Per me giunto e il di supremo: 내게 최후의 순간이 왔습니다). 4막에서 돈 카를로의 친구인 로드리고의 아리아

- Don Carlos(O Carlo, ascolta...Ah! io morro: 오 카를로, 들어보라...아 나의 죽음). 4막에서 필립포 2세의 아리아

- Don Giovanni (Madamina! Il catalogo é questo: 마님, 리스트와 여인들입니다). 하인 레포렐로의 아리아: 일명 '카탈로그의 아리아'

- Don Giovanni(Finch'han dal vino: 그들이 술에 취해 정신을 차리지 못하도록). 1막에서 돈 조반니의 아리아

- Don Giovanni(Serenata: 세레나데).  돈 조반니의 아리아

- Don Giovanni(Deh vieni alla finestra: 오 사랑하는 그대, 창가로 나와 주오). 2막에서 돈 조반니의 아리아

- Don Pasquale (Bella Sicome un angelo: 천사처럼 아름다운). 1막에서 노리나의 사촌오빠인 말레데스타의 아리아

- Ernani(Gran Dio!...Oh, de'verd'anni miei: 위대한 신이시여...오 젊은 날의 꿈이여). 3막에서 훗날 신성로마제국의 샤를르 5세 황제가 된 돈 카를로의 아리아

- Falstaff(L'onore! Ladri'...Io stesso, si, io, io: 명예! 이 불한당 같은 놈들아). 1막에서 활슈타프의 아리아

- Faust (Avant de quitter ces lieux: 이곳을 떠나기에 앞서). 1막에서 메피스토펠레스의 아리아

- Hamlet(O, vin, dissipe la tristesse: 오 술로 슬픔을 풀고). 2막에서 덴마크의 왕자 햄릿의 아리아

- Herodiade (Vision fugitive)

- Il Barbiere Di Siviglia (Largo al factotum: 나는 거리의 만능일꾼). 1막에서 피가로의 아리아

- Il Trovatore (Il balen del suo sorriso: 그녀의 빛나는 미소). 2막에서 루나 백작의 아리아

- I Pagliacci (Si pouo? Si puo?: 신사숙녀 여러분, 한 말씀 드려도 될까요). 프롤로그에서 어릿광대인 토니오의 아리아

- I Puritani (Ah! per sempre io ti perdei: 아, 영원히 그대를 잃었네). 1막에서 청교도의 리더인 리카르도 훠스 경의 아리아

- La Favorita (A tanto amor, Leonora: 레오노라, 대단한 사랑). 3막에서 카스티유의 왕 알폰소의 아리아

- La Gioconda (Ah! Pescator, affonda l'esca: 아, 어부들이 미끼를 던지는 구나). 종교재판관의 스파이인 바르나바와 뱃사공들이 부르는 바르카롤레(뱃노래)

- La Forza del Destino (Morir! Tremenda cosa! ... Urna fatale del mio destino: 죽는다는 것, 얼마나 멋진 생각인가...가라, 죽음의 제비가 나의 운명에세 보냈도다). 3막에서 돈 카를로의 아리아

- La Fanciulla del West (Minnie, dalla mia casa son partito: 미니, 나는 집을 떠났다오). 1막에서 보안관인 잭 랜스의 아리아

- La Traviata (Di Provenza il mar, il suol: 프로방스의 바다와 땅). 2막에서 조르지오 제르몽의 아리아.

- L'Elisir d'Amore (Come paride vezzoso: 파리스가 했던 것처럼). 1막에서 벨코레 상사의 아리아

- Le Nozze di Figaro (Hai gia vinta la causa!: 이미 그 문제는 이겼다는 말이지). 3막에서 알마비바 백작의 아리아

- Le Nozze di Figaro(Non piu andrai: 이제는 더 이상 날지 못하리). 1막에서 피가로의 아리아

- Le Roi de Lahore (Promesse de mon avenir: 나의 앞날을 약속하소서). 1막에서 라호르 왕의 장관인 신디아의 아리아

- Nabucco(Dio di Giuda!: 유태의 신이시여). 4막에서 바벨론의 왕 나부코의 아리아

- Macbeth(Perfidi! All'Alglo contro me v'unite!...Pieta, rispetto, amore: 배신자 놈, 애송이에게 지겠느냐...동정도 명예도 사랑도). 4막에서 막베스의 아리아

- Otello(Credo in un Dio crudel: 나는 잔인한 신을 믿는다). 2막에서 이아고의 아리아. 일명 '이아고의 신조'

- Porgy and Bess (It ain't necessarily so: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지). 1막에서 터프한 부두노동자인 크라운의 노래

- Rigoletto(Cortigiani, vil razza dannata: 몹쓸 악당같은 가신들). 2막에서 리골레토의 아리아

- Rigoletto (Pari Siamo!: 우리는 서로 똑같군). 1막에서 리골레토의 아리아

- Simon Boccanegra(Plebe! Patrizi! Popolo: 평민이여, 귀족이여, 민중이여). 1막에서 시몬 보카네그라의 아리아

- Tannhäuser (O! du, mein holder Abendstern: 오 그대, 나의 성스러운 저녁별이여). 3막에서 음유시인인 볼프람 폰 에셴바흐의 아리아. 일면 '저녁별의 노래'

- Thais (Voilá donc la terrible cité: 보라, 죄악으로 물든 도시를). 1막에서 나다나엘의 아리아

- Tosca(Tre sbirri, una carrozza: 마차여 거가라). 1막에서 스카르피아의 아리아. 일명 '테 데움'

- Un Ballo in Maschera(Alla vita che t'arride: 그대의 기쁨을 위해서라면). 1막에서 아멜리아의 남편이며 구스타브 3세의 친구인 앙카르스트룀(레나토)의 아리아

- Un Ballo in Maschera (Eri tu che macchiavi quell'anima: 그대 마저도 영혼을 더럽히는 자이다). 3막에서 앙카르스트룀(레나토)의 아리아

- Walküre(Leb'wohl, du kühnes, herrliches Kind: 잘 있거라. 훌륭하고 용감한 딸이었다). 3막에서 보탄의 노래. 베이스-바리톤으로 되어 있다. 일명 '보탄의 이별'

 

'가면무도회'에서 리카르도와 아멜리아

 

세계적 바리톤: 사실 따지고 보면 유명한 팝송 가수들 중에 바리톤이 많다. 빙 크로스비, 조쉬 그로반, 엘비스 프레슬리, 프랭크 시나트라, 조 윌리엄스, 팻 분, 짐 리브스 등은 모두 대단한 바리톤들이다. 이들이 내는 저음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짐 리브스의 He'll have to go를 한 번 들어보라! 기가 막히다. 그러나 이들은 오페라 바리톤들이 아니다. 호세 반 담의 말러 가곡을 들어보라! 더 기가 막히다. 순수 고전 음악에서의 유명 바리톤은 다음과 같다.


토마스 알렌(Thomas Allen), 호세 반 담(José Van Dam), 디트리히 휘셔-디스카우(Dietrich Fischer-Dieskau), 티토 고비(Tito Gobbi), 마티아스 괴르네(Matthias Görne), 토마스 햄슨(Thomas Hampson), 한스 호터(Hans Hotter), 브루스 마틴(Bruce Martin), 로버트 메릴(Robert Merrill), 티타 루포(Titta Ruffo), 블라디미르 루즈다크(Vladimir Ruzdak), 도날드 섕스(Donald Shanks), 잔 셜리-쿼크(John Shirley-Quirk), 제라르 수제이(Gérard Souzay), 브린 터플(Bryn Terfel), 닐 워렌-스미스(Neil Warren-Smith), 그레고리 유리시치(Gregory Yurisich). 사이몬 킨리사이드(Simon Keenlyside), 제랄드 핀리(Gerald Finley), 제임스 키(James Kee), 드미트리 흐보로스토브스키(Dmitri Hvorostovski), 주세페 타데이(Giuseppe Taddei), 에토레 바스티아니니(Ettore Bastianini), 레오나드 워렌(Leonard Warren), 코넬 맥닐(Cornel MacNeil), 레오 아타넬리(Leo Ataneli), 조르지오 찬카나로(Giorgio Zancanaro), 셰릴 밀네스(Sherril Milnes), 토마스 알렌(Thomas Allen), 모리스 르노(Maurice Renaud), 레오 누치(Leo Nucci), 피에로 카푸칠리(Piero Cappuccilli),...

 

티토 고비. 이탈리아. 파두아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불가리아 베이스인 보리스 크리스토프의 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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