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디보의 세계/바리톤 대분석

바리톤의 분류

정준극 2014. 6. 16. 09:07

바리톤의 분류 재점검

대표적 역할과 대표적 바리톤

 

오페라 바리톤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음역과 음색, 그리고 소리의 무게에 따라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바리톤-마르탱, 리릭 바리톤, 카발리에 바리톤, 베르디 바리톤, 드라마틱 바리톤, 리릭 베이스 바리톤, 드라마틱 베이스 바리톤, 바리톤 노블 등으로 나눈다. 그러나 크게 보면 리릭 바리톤과 드라마틱 바리톤으로 나뉘어 진다고 보면 된다.

 

● 바리톤 마르탱(Bariton/Baryton-Martin)

 

바리톤 마르탱은 프랑스의 성악가 장 블레스 마르탱(Jean Blaise Martin)의 이름을 따서 붙인 명칭이다. 바리톤 마르탱은 라이트 바리톤이라고도 부른다. 어찌 보면 테너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바리톤 마르탱은 저음에서 G2-B3 음역은 소화하기가 어렵다.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음을 소화하기 때문에 거의 테너와 같은 가벼운 음질을 표현한다. 주로 프랑스 오페라에서 볼수 있는 역할로서 19세기에 한창 유행했었다. 실제로 장 블레스 마르탱은 바리톤이면서도 고음에서 활세토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가브리엘 포레와 같은 작곡가는 특별히 이러한 특성의 바리톤을 위해 작품을 썼다. 프랑스에서 바리톤 마르탱을 구분하는 것은 이탈리아의 베르디 바리톤과 구별하기 위해서였다. 베르디 바리톤은 고음을 내기 위해 흉성을 많이 활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바리톤 마르탱으로 훈련하자면 테너로서 훈련하는 경우가 많다. 바리톤 마르탱의 일반적인 음역은 로우 C에서부터 중간 C 위에 있는 B 까지이다. 즉, C3에서 B4까지이다.

 

오페라에서 대표적인 바리톤 마르탱의 역할로는,

 

- 드빗시의 '플레아와 멜리상드'(Pelleas et Melisande)에서 플레아

- 모리스 라벨의 '어린이와 마법'(L'enfant et les sortileges)에서 괘종시계(L'Horloge Comtoise)

-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L'Orfeo)에서 오르페오

- 모리스 라벨의 '스페인의 시간'(L'heure espagnole)에서 라미로

- 헨리 퍼셀의 '디도와 이니아스'(Dido and Aeneas)에서 이니아스

- 알프레드 브루노의 '어린 왕'(L'Enfant Roi)에서 오거스트 등이다.

 

대표적인 바리톤 마르탱으로서는,

 

- 피에르 베르나크(Pierre Bernac: 1899-1979)

- 자크 잔센(Jacques Jansen: 1913-2002)

- 카미유 모라느(Camille Maurane: 1911-2010)

- 장 페리에(Jean Périer: 1869-1954)

- 미셀 당스(Michel Dens: 1911-2000)

 

'플레아와 멜리상드'에서 플레아. 바리톤 마르탱 장 페리에.

 

● 리릭 바리톤

 

글자 그대로 서정적 바리톤이다. 리릭 바리톤은 감미롭고 부드러운 바리톤 음성이며 거칠지 않다. 이와 함께 레가토를 충분히 사용하기도 한다. 드라마틱 바리톤에 비하여 가볍고 원숙한 면이 있고 일반적으로 바리톤으로서는 높은 음역의 소리를 낸다. 그런가하면 주로 코믹한 역할을 많이 맡고 있다. 음역은 C 아래의 A로부터 중간 C 위의 Bb 또는 B 이다. 즉, A2에서 Bb4 까지이다. 독일어에서는 슈필바리톤(Spielbariton)이라고도 부른다.

 

오페라에서 대표적인 리릭 바리톤의 역할로는,

 

-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Le Nozze di Figaro)에서 알마비바 백작

- 모차르트의 '여자는 다 그래'(Cosi fan tutte)에서 굴리엘모

- 모차르트의 '마술피리'(Die Zauberflote)에서 파파게노

-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Don Giovanni)에서 돈 조반니

- 토마의 '햄릿'(Hamlet)에서 햄릿 왕자

- 토마스 아데스의 '템페스트'(The Tempest)에서 프로스페로

- 자코모 푸치니의 '라 보엠'(La Boheme)에서 마르첼로

- 조아키노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ll barbiere di Siviglia)에서 피가로

- 조르즈 비제의 '카르멘'(Carmen)에서 모랄레스 등이다.

 

대표적인 리릭 바리톤으로서는,

 

- 토마스 알렌(Thomas Allen)

-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Dietrich Fiischer-Dieskau)

- 로드 길프리(Rod Gilfry)

- 프랭크 게레라(Frank Guerrera)

- 토마스 햄슨(Thomas Hampson)

- 사이몬 킨리사이드(Simon Keenlyside)

- 로버트 메릴(Robert Merrill)

- 허만 프라이(Herman Prey)

- 제라르 수제이(Gerard Souzay)

- 페터 마테이(Peter Mattei) 등이다.


토마의 '햄릿'에서 타이틀 롤. 사이몬 킨리사이드

 

● 카발리어바리톤(Kavalierbariton) - 기사 바리톤

 

음성은 금속성이 다분하며 오페라의 스토리에 따라 리릭도 부르고 드라마틱도 부르는 겸용의 바리톤이다. 레가토가 좋으며 중음은 풍부하다. 남자다운 고귀한 바리톤 음색이다. 반드시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카발리어바리톤의 속하는 사람은 대체로 잘 생겨야 한다. 보통은 기사도를 펼쳐보이는 역할이다. 베르디 바리톤처럼 강력하지는 않아도 된다. 베르디 바리톤은 무대에서 강한 이미지를 심어주는 역할이 대부분이다. 음역은 C 아래쪽 A로부터 중간 C 위의 G 까지이다. 즉, A2에서부터 G4까지이다.

 

오페라에서 대표적인 카발리어바리톤의 역할은,

 

-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Don Giovanni)에서 돈 조반니

-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카프리치오'(Capriccio)에서 백작

- 비제의 '카르멘'(Carmen)에서 에스카미요

- 차이코브스키의 '유진 오네긴'(Eugen onegin)에서 유진 오네긴

- 알베르트 로르칭의 '짜르와 목수'(Zar und Zimmermann)에서 짜르

-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에서 조르지오 제르몽 등이 이에 속한다. 물론 반드시 그렇지 만은 아니다.

 

대표적인 카발리어바리톤으로서는.

 

- 에버하르트 배흐터(Eberhard Wachter: )

- 파울로 초트(Paulo Szot)

- 레오 누치(Leo Nucci: ) 등이 있다.


에스카미요의 파울로 초트


● 베르디 바리톤

 

드라마틱 바리톤의 한 지류라고 생각하면 된다. 베르디 바리톤은 바리톤으로서는 고음을 일관되게 힘차게 부를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어느 경우에는 테너처럼 하이 C를 낼수도 있어야 한다. 당연히 주로 베르디 오페라의 바리톤들이 그러한 임무를 맡는다. 베르디 바리톤은 일반적으로 소리를 멀리까지 보내야 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음역은 저음은 C 아래의 G까지 낼수 있어야 하며 고음은 중간 C 위의 B4b까지 낼수 있어야 한다. 즉, G2로부터 Bb4까지이다.

 

오페라에서 대표적인 베르디 바리톤의 역할은,

 

- 베르디의 '아이다'(Aida)에서 아모나스로

-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Il Trovatore)에서 루나 백작

- 베르디의 '에르나니'(Ernani)에서 돈 카를로

- 베르디의 '활슈타프'(Falstaff)에서 활슈타프

- 베르디의 '활슈타프'(Falstaff)에서 포드

-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에서 조르지오 제르몽

- 베르디의 '맥베스'(Macbeth)에서 맥베스

- 베르디의 '가면무도회'(Un ballo in maschera)에서 레나토

- 베르디의 '리골레토'(Rigoletto)에서 리골레토

- 베르디의 '돈 카를로스'(Don Carlos)에서 로드리고

- 베르디의 '시몬 보카네그라'(Simon Boccanegra)에서 시몬 보카네그라 등이다.

 

대표적인 베르디 바리톤은,

 

- 카를로스 알바레즈(Carlos Alvarez:

- 에토레 바스티아니니(Ettore Bastianini:

- 레나토 브루손(Renato Bruson:

- 피에로 카푸칠리(Piero Cappuccilli:

- 블라디미르 체르노프(Vladimir Chernov:

- 티토 고비(Tito Gobbi:

- 니콜라에 헤를레아(Nicolae Herlea:

- 코넬 맥닐(Cornell MacNeil:

- 셰릴 밀네스(Sherill Milnes:

- 티타 루포(Titta Ruffo:

- 세이무어 슈봐르츠만(Seymour Schwarzman:

- 레오나드 워렌(Leonard Warren:

- 잉그바르 윅셀(Ingvar Wixell:

- 조르지오 찬카나로(Giorgio Zancanaro:  등이다.

 

● 드라마틱 바리톤

 

리릭 바리톤에 비하여 음성이 더 풍부하고 완전하며 대체로 어두운  면이 있으며 간혹 거칠기도 하다. 독일에서는 헬덴바리톤(영웅바리톤)라고 부르는 영역이 이에 속한다. 그러나 이탈리아에서 말하는 베르디 바리톤은 드라마틱 바리톤의 범주에 넣기가 어렵다. 하지만 베르디 바리톤이건 드라마틱 바리톤이건 프리모 파사지오와 세콘도 파사지오는 Bb와 Eb로서 같다. 그러므로 두 바리톤의 차이는 음색(Timbre)이나 테시투라(Tessitura: 성역)로서 구분할수 밖에 없다. 그런데 드라마틱 바리톤에 해당하는 역할에서는 대체로 전형적인 베르디 바리톤에 비하여 약간 낮은 테시투라를 가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집중적으로 강렬하게 노래를 부를 때라고 해도 F 이상을 내는 경우가 별로 많지 않다. 푸치니의 바리톤 역할은 대체로 드라마틱에 속한다. 그러나 높은 음에서는 베르디 바리톤을 드라마틱 바리톤이라고 불러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니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베르디 바리톤을 드라마틱 바리톤의 범주에 포함하기도 한다. 베르디의 역할에서 낮은 음역은 주로 베이스 바리톤이라고 분류한다. 드라마틱 바리톤의 음역은 중간 C의 아래로 G까지, 그리고 높은 음은 중간 C 위의 G까지에 해당한다. 즉, G2에서 G4까지이다.

 

오페라에서 대표적인 드라마틱 바리톤의 역할들은,

 

- 푸치니의 '황금서부의 아가씨'(La fanciulla del West)에서 잭 랜스

- 푸치니의 '토스카'(Tsoca)에서 스카르피아

- 베르디의 '나부코'(Nabucco)에서 나부코

- 베르디의 '오텔로'(Otello)에서 이아고

- 비제의 '카르멘'(Carmen)에서 에스카미요 등이다.

 

대표적인 드라마틱 바리톤은,

 

- 노만 베일리(Norman Bailey:

- 페터 카일링거(Peter Kajlinger:

- 세르게이 레이퍼쿠스(Sergei Leiferkus:

- 후안 폰스(Juan Pons:

- 루이스 퀼리코(Louis Quilico:  등이다.

 

● 리릭 로우 바리톤(또는 리릭 베이스 바리톤: Lyric Bass-bariton)

 

로우 바리톤, 또는 베이스 바리톤은 바리톤과 베이스의 중간이라고 보면 된다. 즉, 로우 바리톤은 하이 베이스와 비슷하다. 오늘날에는 굳이 베이스 바리톤이라고 구분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바리톤에 포함한다. 그런 성악가로서는 프리드리히 쇼르, 조지 런던, 제임스 모리스, 브린 터플 등이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베이스 바리톤이지만 그냥 바리톤으로 분류하고 있다. 음역은 중간  C 아래의 F 로부터 높은 음은 중간 C 위의 F#까지로 보면 무난하다. 즉, F2에서 F#4까지이다.

 

오페라에서 대표적인 베이스 바리톤의 역할들은,

 

- 베토벤의 '휘델리오'(Fidelio)에서 돈 피차로(Don Pizarro)

- 클로드 드빗시의 '플레아스와 멜리상드'(Pelleas et Melisande)의 골라우드(Golaud)

- 샤를르 구노의 '파우스트'(Faust)에서 메피스토펠레(Mephistopheles)

- 모차르트의 '여자는 다 그래'(Cosi fan tutte)에서 돈 알폰소(Don Alfonso)

-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Le Nozze di Figaro)에서 피가로 등이다.

 

대표적인 베이스 바리톤은,

 

- 토마스 알렌(Thomas Allen:

- 제랄드 핀리(Gerald Finley:

- 톰 크라우스(Tom Krause:

- 루카 피사로니(Luca Pisaroni:

- 토마스 콰스토프(Thomas Quasthoff:

- 브린 터플(Bryn Terfel: ) 등이다.

 

'여자는 다 그래'의 돈 알폰소. 베이스 바리톤 토마스 알렌. 2005. 메트로폴리탄

 

● 드라마틱 베이스 바리톤(또는 드라마틱 로우 바리톤 또는 헬덴바리톤)

 

베이스 바리톤 중에서 드라마틱한 음색과 음역의 사람들을 말한다. 소리는 무거우면서도 힘차다. 그리고 깊이가 있다. 음역은 중간 C의 아래로 F까지, 높은 음은 중간 C 위의 F#까지라고 보면 된다. 즉, F2에서 F#4까지이다.

 

오페라에서 대표적인 드라마틱 베이스 바리톤의 역할들은,

 

-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알레코'(Aleko)에서 알레코

- 알렉산더 보로딘의 '이고르 공'(Prince Igor)에서 이고르

- 모데스트 무소르그스키의 '보리스 고두노프'(Boris Godunov)에서 보리스 고두노프

- 바그너의 '방랑하는 네덜란드인'(The Flying Dutchman)에서 네덜란드인

- 바그너의 '뉘른베르크의 명가수'(Die Meistersinger von Nurnberg)에서 한스 작스

-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Der Ring des Nibelungen)에서 보탄

- 바그너의 '파르지팔'(Parsifal)에서 암포르타스 등이다.

 

대표적인 드라마틱 베이스 바리톤은,

 

- 한스 호터(Hans Hotter:

- 조지 런던(George London:

- 프리드리히 쇼르(Friedrich Schorr:

- 토마스 스튜어트(Thomas Stewart:

- 도날드 매킨타이어(Donald McIntyre:

- 제임스 모리스(James Morris: ) 등이다.

 

● 바리톤 노블(Bariton-noble)

 

프랑스 오페라에서 주로 인용하는 분류이다. 고귀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바리톤, 부드러운 발성의 바리톤을 말한다. 그렇다고 언제나 고귀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부드럽게 발성만 하지는 않는다. 자기의 주장을 강력하게 선언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런 경우에라도 고상하고 부드러운 기조는 벗어나지 않는다. 프랑스에서는 노블 바리톤(Noble Baritone)이라고 부른다. 바리톤 노블은 파리 오페라에서 그렇게 부르기 시작하였고 베르디의 작품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예를 들면 '에르나니'의 돈 카를로, '운명의 힘'의 카를로, '일 트로바토레'의 루나 백작, '시몬 보카네그라'의 타이틀 롤 등이다. 바그너의 오페라에는 보탄과 암포르타스가 이에 해당한다. 바리톤 노블은 사실상 카발리어바리톤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