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디보의 세계/바리톤 대분석

세계 정상의 바리톤 6인

정준극 2014. 6. 17. 09:35

세계 정상의 바리톤 6인

영국의 유럽연구학자인 헬렌 월레이스 여사 선정

 

○ 사이몬 킨리사이드(Simon Keenlyside: 영국: 1959-): 사이몬 킨리사이드만큼 구설수에 올랐던 바리톤도 없을 것이다. 상의를 벗어 던지고 상체를 그대로 내보인채 무대에 섰는가 하면 검은 가죽 옷을 입고 마치 헤비메탈 가수처럼 화려하게 무대에 올라 온 일도 있었다. 그만큼 무대에 집중한다고 말할수 있다. 한때 소년합창단원이었던 그는 이상적인 파파게노(마술피리)이며 정확한 빌리 버드(빌리 버드)이고 결코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포사(돈 카를로스)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는 지금까지 가장 뛰어난 보체크였다. 또 다른 인상적인 역할은 토마스 아데스의 '템페스트'에서 프로스페로를 맡아서 놀라운 재능을 보여준 것이었다. 킨리사이드는 열정적인 성악가이다. 마치 음표 하나하나에 열정을 쏟아 붓는 듯하다. 그는 경력을 쌓는 일에 있어서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반면에 확실히 다지면서 나아갔다. 그의 음성은 따듯하면서도 분명하고 활기에 넘쳐 있다. 그래서 어느 무대에서나 찬사를 받고 있다. 가곡에 있어서는 슈만의 '시인의 사랑'(Dichterliebe)에서 가장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이몬 킨리사이드

 

○ 제랄드 핀리(Gerald Finley: 캐나다: 1960-): 핀리는 현대 작곡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바리톤이다. 그는 마크 터니지(Mark Turnage)의 '실버 태슬'에서 대단히 인상적인 역할을 창조하였다. 이어 사리아호의 '먼곳으로부터의 사랑'(L'amour de loin)에서 상사병에 걸린 조르페를 맡아서 깊은 인상을 심어 주었고 또한 존 애덤스의 '닥터 아토믹'에서 로버트 오펜하이머를 맡아 유럽의 여러 곳을 순회공연한바 있다. 핀리는 리사이틀에서도 놀라운 재능을 보여주었다. 핀리는 무소르그스키, 차이코브스키의 오페라로부터 챨스 아이브스의 노래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가지고 있다.

 

제랄드 핀리

 

○ 드미트리 흐보로스토브스키(Dmitiri Hvorostovsky: 러시아: 1962-): 르보로스토브스키는 누구나가 사랑할수 있는 모습이다. 시베리아 출신의 그가 휘날리는 은발은 과연 남성적인 매력을 흠씬 풍겨주는 것이 아닐수 없다. 대단히 호감을 주는 용모이다. 그러므로 그에게 여성 팬들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심지어 파이낸시얼 타임스는 그가 무대에 설 때에 여성 관중들이 무대 앞자리에 앉지 말라고 경고를 할 정도였다. 그는 1989년 카디프성악경연대회에서 우승하여 세계에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다. 흐보로스토브스키는 사랑에 번민하는 역할로서 유명하다. 그래서 가장 이상적인 역할은 유진 오네긴, 시몬 보카네그라, 조르디오 제르몽(라 트라비아타), 옐레츠키 공자(스페이드의 여왕) 등이다. 그의 고음은 테너와 같은 소리이다. 그리고 그의 호흡법은 다른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특별한 것이다. 그는 러시아를 자주 방문해서 커다란 운동장과 같은 곳에서 수많은 관중들을 앞에 놓고 노래부르는 경우가 많다. 그의 대표적인 오페라 역할은 아무래도 유진 오네긴이다.

 

드미트리 흐보로스토브스키. 유진 오네긴.

              

○ 브린 터플(Bryn Terfel: 영국: 1965-): 웰스 출신이다. 1989년 카디프성악경연대회에서 리더(Lieder)로서 우승을 차지한 이래 영국은 물론, 전세계가 사랑하는 바리톤이 되었다. 그는 웰스 출신답게 웰스의 민요와 찬가로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본 윌리엄스의 노래로부터 브로드웨이 히트 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자랑하게 되었다. 오페라의 역할로서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살로메'에서 요카난으로 대단히 깊은 인상을 심어 주었다. 이어 그는 '방랑하는 네덜란드인'에서 네덜란드 선장, '활슈타프'의 타이틀 롤, 그리고 바그너의 보탄에서 놀라운 재능을 보여주었다. 영국으로서는 바그너 바리톤으로서 존 톰린슨 이후에 가장 뛰어난 바리톤을 자랑하게 된 셈이다. 오페라 매거진은 브린 터플에 대하여 '금세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카리스마적인 노래와 연기를 가진 사람'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브린 터플

 

○ 마티아스 괴르네(Matthias Goerne: 독일: 1967-): 드레스덴 오페라의 멤버인 괴르네는 보체크로서 세계가 만만히 볼수 없는 바리톤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그의 진면목은 리더에 있다. 그의 리더는 감히 다른 어느 누구도 견줄수 없는 뛰어난 것이다. 그의 소리는 독특하게 풍부하고 어두운 색갈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아름다운 깊이가 있다. 그건 아마 그의 스승인 피셔 디스카우로부터 습득한 것이 아닌가 싶다. 괴르네는 '백조의 노래'(Schwanegesang)과 '겨울나그네'(Winterreise)에서 놀라운 재능을 보여주었다. 선데이 타임스는 그와 같은 깊고도 풍부하며  부드럽고 아름다운 음성은 비록 피셔 디스카우라고 해도 만들어내지 못하였을 것이라고 썼다.

 

마티아스 괴르네

 

○ 크리스티안 게르하허(Christian Gerhaher: 독일: 1969-): 독일에 리사이틀리스트로서 괴르네 말고도 게르하허가 있다. 그가 부른 슈만의 '멜란콜리'(Melancholie)는 2013년도 BBC 뮤직 매거진 성악부분 상을 받았다. 게르하허는 딕션이 뛰어나며 음성이 찬란하다. 오페라 무대에서는 파파게노로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뷔르츠부르크 오페라에서였다. 그리고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오르페오'(몬테베르디)의 타이틀 롤을 맡아서 깊은 인상을 심어 주었다. 그는 솔리스트로서 최근에 하이든의 '천지창조'를 취입했다. 그는 현재 뮌헨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크리스티안 게르하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