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디보의 세계/세계의 소프라노

심금을 울리는 디바 Angela Brown (안젤라 브라운)

정준극 2008. 2. 26. 16:15
 

▒ 심금을 울리는 디바 Angela Brown (안젤라 브라운)

 

 

 

‘드디어 아이다!’... 뉴욕 타임스가 안젤라 브라운의 메트로 데뷔에 즈음하여 쓴 기사의 제목이다. 평론가들은 안젤라 브라운이 무대에 섰던 그날 밤을 ‘메트로 역사에 있어서 대단히 뜻깊은 날’이라고 입을 모았다. AP 통신은 조금 어려운 표현이지만 ‘고음에서 부드럽게 스핀을 넣어 내며 저음에서는 힘이 있는 어두운 소리를 내어 심금을 울리는 놀랄만한 재능의 디바’라고 전했다. AP통신이 오페라 공연을 보도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만큼 안젤라 브라운은 최대의 관심을 받았다. 그의 음성은 베르디를 충분히 소화할만큼 확고한 힘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브라운은 아이다의 개선장면에서 합창단과 오케스트라가 엄청난 음향을 만들어 내고 있을 때에도 이를 뚫고 나가는 힘찬 음성으로 감동을 주었다. 브라운은 오늘날 가장 강력한 힘이 있고 풍성한 음성을 지닌 드라마틱 소프라노이다. 그가 주로 맡은 역할은 아이다, 아멜리아, 토스카, 엘리자베타, 레오노라, 아리아드네 등이다.

 

 

브라운은 인디아나대학교에서 유명한 버지니아 체아니(Virginia Zeani)에게 배웠다. 1990년의 졸업식에서 진로를 망설이는 브라운에게 체아니는 ‘아레타 프랭클린이 되려면 지금이라도 충분하니 그렇게 해라! 크게 성공할 것이다. 더 이상의 레슨은 필요 없다. 하지만 만일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베르디 소프라노가 되려면 어려운 길을 더 걸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결국 브라운은 어려운 길을 택하였고 오늘날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디바중의 한사람으로서 갈채를 받고 있다. 그는 현재 메트로에 전속되어 있다. 앨라배마에서 태어나 어릴때부터 노래에 재능을 보였던 브라운은 원래 복음성가를 부르는 직업을 가지는 것이 장래 희망이었다. 앨라배마 오크우드 학교의 음악선생은 브라운의 재능을 보고 그가 단순히 복음성가나 부르는 가수가 아니라 오페라와 가곡을 부르는 소프라노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당시 유명한 소프라노 버지니아 체니가 후진을 양성하고 있는 인디아나 대학교에 들어갈 것을 권고했다. 사실 집안이 넉넉하지 못했던 안젤라는 음악이고 뭐고 때려치우고 비서공부를 하여 취직하려했었다. 브라운이 인디애나에서 성악을 공부하기 시작한것은 그의 운명을 바꾸어 놓은 일이었다. 체아니는 브라운의 노래를 듣고나서 ‘안젤라 브라운의 동맥속에서 베르디의 피가 흐르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1997년 브라운은 메트로의 오페라장학생 오디션에 합격하여 3년동안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했다. 공부기간이 끝날쯤해서 브라운은 메트로의 음악감독인 조나탄 피셔(Jonathan Fisher)를 만나 단도직입적으로 ‘만일 나를 단원으로 채용한다면 대단히 자랑스러울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음악감독인 피셔 역시 사람을 알아볼줄 아는 인물이었다. 피셔는 그 자리에서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하고 브라운을 메트로의 단원으로 전격 채용했다. 브라운은 메트로에서 처음에는 리허설의 대역을 맡을 정도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가 2004년 우연히 기회를 잡게 되었다. 마침 아이다를 맡았던 소프라노가 아파서 출연하지 못하게 되자 피셔 음악감독은 과감하게 안젤라에게 아이다를 맡겼다. 리허설을 취재하던 뉴욕 타임스지가 브라운의 뛰어난 재능을 보고 ‘드디어 아이다’(At Last an Aida)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던 것은 바로 그 공연이었다. 이날 브라운은 이례적으로 장시간에 걸치는 기립박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