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디보의 세계/세계의 소프라노

러시아의 요정 Anna Netrebko (안나 네트레브코)

정준극 2008. 2. 26. 16:24
 

▒ 러시아의 요정 Anna Netrebko (안나 네트레브코)

 

 

‘크라스노다르의 어여쁜 아가씨’라는 별명을 듣고 있는 안나 네트레브코는 세계 음악계에서 하루밤 사이에 신데렐라가 된 뛰어난 소프라노이다. 러시아의 크라스노다르(Krasnodar)에서 태어난 네트레브코는 1995년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에서 루드밀라(글링카)를 맡아 놀랄만한 갈채를 받았으며 그로부터 세계적 디바로 발돋움하였다. 아름다운 모습만큼이나  아름다운 그의 음성은 러시아의 어두움을 찬란하게 비치듯 활기를 불어넣어주었다. 네트레브코는 뛰어나게 아름다운 여인이다. 그가 무대에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달라진다. 어떤 평론가는 네트레브코를 ‘모든 것을 가진 성악가이다. 놀랄만한 순수성과 정확성, 한없이 폭 넓은 다이내믹한 음역, 드라마를 이끌어 가는 뛰어난 상상력과 통찰력, 그리고 위트를 가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일체를 이루어 눈부신 카리스마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나타샤 (전쟁과 평화)


2002년 메트로 데뷔는 새로운 스타로서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것이었다. 네트레브코는 프로코피에브의 ‘전쟁과 평화’에서 나타샤를 맡았다. 백설공주처럼 아름답고 순수한 네트레브코에 대하여 관중들은 모두 기립하여 한없는 박수를 보냈다. 어떤 평론가는 ‘네트레브코의 메트로 데뷔는 메트로의 역사를 다시 쓰게 한것이다. 네트레브코의 한없이 델리케이트한 아름다움, 너무나 사랑스럽도록 아름다운 모습은 마치 한송이 꽃을 연상케 하는 것이다. 그보다도 그의 음성은 놀랄만큼 힘이 있으며 마치 수정과 같은 순수함이 담겨있다. 그는 뛰어난 연기자이다. 격렬한 사랑의 번뇌를 표현한 것은 마치 오드리 헵번이 노래를 부르는 것과 같았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잘츠부르크에서 가진 돈 조반니 공연에서는 돈나 안나를 맡아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이듬해 비엔나의 오페라 팬들은 비올레타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비엔나의 Die Presse는 ‘안나 네트레브코는 비올레타로서 단번에 비엔나 슈타츠오퍼를 정복했다’고 대서특필했다. 네트레브코의 공연은 오페라 팬들이 꿈꾸던 모든 것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비올레타

 

이후로 네트레브코는 세계 오페라 극장들의 최고 소프라노로서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그는 어떤 역할이든지 완벽하게 소화하였다. 워싱턴 오페라에서는 플라치도 도밍고의 상대역으로 이도메네오를 맡아 사상 유례없는 장시간의 기립 박수를 받았으며 이어 리골레토의 질다, ‘피가로의 결혼’의 수잔나를 맡아 그칠줄 모르는 갈채를 받았다. 네트로브코의 레퍼토리는 상당히 폭이 넓다. 줄리에타(캬풀레티가와 몬테키가), 체를리나(돈 조반니), 뮤제타(라 보엠), 아디나(사랑의 묘약), 나네트(활슈타프), 루이자(수도원에서의 결혼), 마르파(차르의 신부), 테레스(벤베누토 첼리니), 안토니아(호프만의 이야기), 아미나(몽유병자), 로지나(세빌리아의 이발사), 밤의 여왕(마적), 미카엘라(카르멘) 등 무슨 역할이든지 최고의 인기를 끌며 출연했다. 특히 그의 루치아(람메무어의 루치아)와 루드밀라(루슬란과 우드밀라)는 그의 순결한 미모와 함께 최적의 타이틀 롤로 인정받은 것이었다. 안나는 키로프 오페라의 프리마 돈나로서 활동하는 한편 세계 각지의 오페라 극장을 누볐다. 그는 금세기 최고의 소프라노이다. 생 페테르부르크 음악원을 나온 네트레브코는 1993년 러시아 전국 글링카 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이후 메조소프라노 이리나 아르키포바(Irina Arkhipova)에게서 사사했으며 세계적 디바가 된 오늘날에도 레나타 스코토에게서 지도를 받는등 계속 자신을 연마하고 있다. 그는 현재 비엔나 시민권을 얻어 비엔나에서 살고 있다. 남편은 우루과이 출신의 테너이다. 사람들이 그를 신데렐라라고 부르는 이면에는 그가 생페테르부르크 음악원에 재학중일 때 학비를 벌기 위해 마루를 청소하는 일도 했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비엔나 시민권을 갖게 된 것은 러시아여권으로 여행할 때 번거로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루이자 (수도원에서의 결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