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바중의 디바 Regina Crespin (레지나 크레스팽)
레지나 크레스팽은 2차 대전후 프랑스를 대표하는 소프라노이다. 프랑스는 디바의 배출에 있어서 다른 나라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빈약한 편이었으나 크레스팽의 출현으로 자존심을 찾았다. 크레스팽의 음성은 한마디로 ‘사랑스럽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장점은 노래에 강렬한 힘이 있다는 것이다. 1927년 마르세이유에서 태어난 크레스팽은 본격 성악 공부를 위해 파리로 올라갔다. 크레스팽은 뛰어난 재능과 범상치 않는 용모로 사람들의 지대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크레스팽의 첫 오페라 데뷔는 1950년 뮐하우스에서 로엔그린의 엘자를 맡은 것이다. 이어서 그는 파리 오페라에서 토스카, 엘자, 그리고 바그너의 다른 역할들을 맡아 점차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된다. 마침 플랑크의 ‘갈멜파 수녀와의 대화’가 파리 초연을 갖게 되었다. 크레스팽은 파리 초연에서 리두앙(Lidoine)을 맡아 오페라 아티스트로서의 위치를 완벽하게 굳혔다. 1958년에는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파르지팔의 쿤두리를 맡아 갈채를 받았다. 독일 오페라 팬들은 프랑스 출신의 위대한 바그너 소프라노인 제르맹 뤼뱅(Germaine Lubin)의 은퇴이후 오랜 공백을 깨트리고 크레스팽이 제르맹 뤼뱅의 뒤를 이어 나타났다고 환호했다.
크레스팽의 전설적인 메트로 데뷔는 1962년이었다. ‘장미의 기사’에서 마샬린역이었다. 이 공연의 음악 코치는 전설적인 로테 레만(Lotte Lehmann)이었다. 크레스팽은 그날 저녁 뉴욕 오페라 팬들을 완전히 압도하였다. 평론가들은 크레스팽 이외의 마샬린 역은 과거에도 없었고 미래에도 없을 것이라는 말했다. 신문들은 크레스팽이 메트로 뿐만 아니라 뉴욕을 정복했다고 썼다. 크레스팽의 노래는 가슴에 파고들었고 음색은 강렬하였다. 그의 여성적인 우아함과 무대를 압도하는 연기도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이로부터 크레스팽은 세계 오페라 무대의 드라마틱한 디바로서 최고의 영예를 차지한다. 발퀴레의 브륀힐데, 휘델리오의 레오노레, 그리고 베를리오즈의 ‘트로이 사람들’에서의 카산드라는 크레스팽이 정복한 역할들이었다.
1970년대의 중반에 크레스팽은 목소리의 위기를 겪는다. 고음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것이다. 크레스팽은 메조소프라노로 전환키로 결심한다. 놀라운 성공이었다. 크레스팽이 원래부터 메조소프라노였을 것이라고 믿을 정도였다. 베르테르에서의 샬로테와 카르멘의 타이틀 롤은 크레스팽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획기적인 것이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레지나 크레스팽이라고 하면 카르멘을 연상할 정도이다. 20여년의 무대 생활을 마무리하는 크레스팽의 마지막 오페라 공연은 차이코브스키의 ‘스페이드 여왕’에서 노백작부인역을 맡은 것이었다. 크레스팽은 은퇴후 젊은 유망 성악가들에게 자기의 40년 무대 생활의 경험을 전수하는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크레스팽은 20세기 프랑스가 낳은 디바중의 디바로 손꼽히고 있다. 다행히 크레스팽은 여러 레크드를 남겼다. 후배들은 그의 음반을 듣고 그가 보여준 최고의 예술적 경지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마샬린
카르멘
'디바·디보의 세계 > 세계의 소프라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칼라스의 라이발? Renata Tebaldi (레나타 테발디) (0) | 2008.02.27 |
---|---|
음악을 위한 투혼 Renata Scotto (레나타 스코토) (0) | 2008.02.27 |
웨일스의 귀부인 Rebecca Evans (레베카 에반스) (0) | 2008.02.27 |
놀라운 음성과 연기력 Rebecca Copley (레베카 코플리) (0) | 2008.02.27 |
황금 장미 Raina Kabaivanska (라이나 카바이반스카) (0) | 2008.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