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오백년의 발자취/고대 그리스-21세기

(1920-1990) 베이로: 구조주의 오페라가 뭐길래?

정준극 2008. 3. 5. 10:02
 

(1920-1990) 베이로: 구조주의 오페라가 뭐길래?

[역사의 팁: 그때 그 당시]

1941: 일본이 무자비하게 진주만을 공격하던 해에 폴란드의 위대한 작곡가이며 애국적 정치가인 파다레브스키가 뉴욕에서 세상을 떠났다. 

1945: 2차세계대전이 종식되었다. 일본도 무조건 항복했다. 마스카니가 로마에서 세상을 떠났다. 


오페라란 무엇인가? 이를 알려면 음악을 알아야 하고 드라마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그러면 음악이란 무엇인가? 드라마란 무엇인가? 노래란 무엇인가? 대본이란 무엇인가? 자꾸만 질문을 던지면 끝이 없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루치아노 베이로(Luciano Beiro: 1925-  )에게는 이런 질문들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베이로의 오페라 작품은 전위드라마라고 정의할수 있다. 1963년에 나온 Passaggio(파싸지오)가 대표적이다. 전위적 사고방식에 따른 이 작품은 사실 시작에 불과하다. 뒤이어 나온 Opera(오페라: 1970: 오페라의 타이틀이 오페라임)는 오페라를 단순히 글자그대로 작품(Work)이라고 해석한 작품이다. 베이로는 음악과 스토리 보다는 작품의 구조에 중점을 두었다. 그리하여 하나의 무대에서 각각 다른 세 무대가 같은 테마를 가지고 공연되도록 하는 시도를 하였다. 예를 들어 Opera(오페라)에서는 죽음이란 것이 주제였다. 무대 한쪽에서는 오르페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며 다른 한쪽에서는 타이타닉의 침몰에 따른 죽음이 주제로 등장한다. 단편이 모여 이루는 연합! 이를 구조주의 음악이라고 불렀다. 아무튼 베이로의 작품은 야심찬 작품이다. 너무나 야심차기 때문에 정신이 없지만!

 

 베이로의 '파싸지오'의 한 장면


※ Passaggio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어떤 여인이 무대위를 지나가면서 이곳저곳에서 멈춘다. 그때마다 그 여인은 체포되고, 고문당하고, 풀려난다. 사건이 생길 때마다 그에 대한 강렬한 연기를 한다. 음악은? 오케스트라가 자리잡고 있는 무대 아래쪽에 합창단이 자리 잡고 그때그때마다 상황을 표현하는 합창을 부른다. 관객석에도 사람들이 미리 배치되어 그 여인의 행동에 따라 반응하는 소리를 지른다. 나쁘게 말해서 짜고 치는 고스톱이며 좋게 말해서 잘 기획된 구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