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오백년의 발자취/고대 그리스-21세기

(1930-1990) 오페라 모험주의: 리게티와 마카브르

정준극 2008. 3. 5. 10:04

(1930-1990) 오페라 모험주의: 리게티와 마카브르


[역사의 팁: 그때 그 당시]

1986: 미국을 제2의 조국으로 택한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Vladimir Horowiz)가 꿈에도 그리던 조국 러시아를 방문했다. 사람들은 그를 거의 광적으로 환영했다. 호로비츠는 그런 광적인 관중들 앞에서 감격스럽게 피아노를 연주했다. 미국으로 돌아온 호로비츠는 고향에 대한 향수병 때문이지 3년후에 세상을 떠났다.


죄르지 리게티


베이로(Beiro)와 마찬가지로 죄르지 리게티(György Ligeti: 1923- )는 모든 음악적 상황에서 드라마를 탐색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과연 리게티가 무엇을 어떻게 시도했는지를 알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그가 1962에 내놓은 Adventures(어드벤쳐스: 모험)라는 오페라를 보면 짐작할수 있을 것이다. 출연자들이 부르는 노래라는 것은 노래라기보다는 넌센스 대화나 독백이었다. 상당부분 과장된 음성표현이었다. 사람들을 그걸 음성 제스츄어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대사는 재미있고 반짝이는 위트와 신랄한 풍자가 있다. 인간의 감정표현을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한 것이다. 종전의 오페라와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 마련된 것이다.

 

 리게티의 '그랑 마카브르'의 한 장면


1977년 리게티는 Le Grand Macabre(르 그랑 마크브르)를 완성했다. 이 작품은 섹스, 정치, 알콜 중독, 그리고 죽음이라고 하는 인간의 피할수 없는 조건들을 특이하게 표현한 것이다. 서곡은 12개의 자동차 경적을 위한 것이다. 이것만 보아도 이 오페라의 취향이 어떤지 알수있다. 주인공 Great Macabre(위대한 마카브르)의 독백처럼 ‘이 세상의 끝은 분명치 않다’고 말하는 것은 의미심장한 표현이다. (Macabre라는 말은 죽음을 연상케 하는 섬뜩함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