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오백년의 발자취/고대 그리스-21세기

(1930-2002) 현대음악의 제왕: 슈토크하우젠

정준극 2008. 3. 5. 10:03

(1930-2002) 현대음악의 제왕: 슈토크하우젠


[역사의 팁: 그때 그 당시]

1959: 슈토그하우젠이 지클러스(Zyklus)라는 작품을 발표했다. 1인의 타악기 연주자를 위한 곡이다.  연주자는 17 페이지로 된 악보에서 마음대로 아무 페이지나 연주할 수 있고 뒤 페이지에서 앞 페이지로, 또는 앞 페이지에서 뒤 페이지로 아무렇게나 연주할 수 있으나 마지막에는 첫 페이지를 연주하도록 한 작품이었다.

1981: 엔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의 뮤지컬 Cats(캣츠)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T. S. 엘리엇(Elliot)의 시를 기본으로 한 것이다.

1987: 모차르트의 교향곡 20-30번의 악보가 무더기로 담겨있는 노트북(공책)이 경매에서 상상을 초월한 4백만불에 팔렸다.


칼하인츠 슈토크하우젠


칼하인츠 슈토크하우젠(Karlheinz Stockhausen: 1928-  )은 전후(戰後) 독일 전위음악의 기수였다. 슈토크하우젠은 그 이후로 등장하는 현대 음악에 대한 모든 비난과 찬사를 떠맡는 전조(前兆)적인 역할을 했다. 사실 아방가르드의 음악을 '아니, 그것도 음악이라고 내 놓았냐?'면서 비난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듣기 싫으면 안 들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개인의 창의성과 상상력은 존중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보면 가끔 박수를 보내야 하는 것도 현대를 사는 음악 애호가들의 몫이다. 슈토크하우젠은 우주음악, 다시 말하여 외계와 대화하고 통신하는 음악을 중점 작곡했다. 따라서 작곡에 각종 초현대적 전자 장비가 투입되었다. 그에게 있어서 작품은 드라마라기보다는 하나의 절차(Process)였다. 그는 오페라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렇지만 초기의 작품을 보면 무대적인 단편을 엿볼수 있다. 특히 조명과 의상에서 그러하다. Trans (트랜스: 1971), Sirius (사이리어스: 1977), 그리고 Atmen gibt das Leben (아트멘이 삶을 주다: 1974)등이 좋은 예이다. 그러나 1977년부터 무려 25년이란 세월동안 그는 단 한편의 거대한 오페라 사이클에 전념했다. Licht(빛)라고 칭하는 이 오페라 사이클은 7편의 오페라 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므로 그 장대함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2002년에 겨우 완성했다.

 

슈토크하우젠의 '기다림'. 토론토 오페라


그의 작품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고전적 서사시가 아니라 진정으로 놀라운 우주적 서사시이다. 이 오페라 사이클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가상의 성서적-우주적-신화적 인물인 대천사 미카엘, 악마 루시퍼, 검은 고양이, 카틴카(Kathinka)이다. 한 편의 오페라를 초연할 때에는 다음 편 오페라에 대한 예고편을 소개토록 한 것도 특이하다. 한가지 에피소드는 이 사이클의 오페라중 한 편이 라 스칼라에서 초연되었을 때 극장의 스태프들이 이런 오페라는 공연할수 없다고 스트라이크를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토크하우젠은 마치 바그너가 바이로이트에서 자기의 작품을 공연할 때 잔소리깨나 퍼부으면서 하나하나 참견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모든 것을 자기가 직접 주관했다. ‘빛’은 우주적  ‘링 사이클’이었다. 그러나 오페라의 의식적(儀式的) 센스는 바그너의 파르지팔과 흡사하다. 아무튼 한번 보고 들어볼만한 작품이다. 물론 가물에 콩나듯 공연되기는 하지만!

 


슈토크하우젠의 '빛'에서


슈토크하우젠 주니어

슈토크하우젠은 사회적으로 거의 바그너와 같은 명성을 얻었지만 그 보다도 훌륭한 두 아들때문에 명성이 더  높아졌다. 트럼펫 주자인 마커스(Markus)와 색스폰 주자인 시몬(Simon)이다. 거의 모든 영역의 음악을 연주했던 두 사람의 연주는 너무나 훌륭하여 팬들이 엄청 많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