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오페라 작곡가/영국

발프, 마이클 윌리엄

정준극 2008. 3. 18. 09:19
 

더블린의 모차르트

마이클 윌리엄 발프

 


마이클 윌리엄 발프(Michael William Balfe: 1808-1870)는 아일랜드의 더블린에서 태어난 바리톤 겸 작곡가이다. 영국 뮤지컬의 대부라고 하는 줄리우스 베네딕트와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그는 오페라 Bohemian Girl(집시소녀)로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 ‘집시소녀’의 초연은 오페라 '킬라니의 백합'으로 이미 유명해진 베네딕트가 지휘했다. 이같은 인연으로 두 사람은 평생을 통해 깊은 친교를 맺으며 지냈다. 발프는 모두 28편의 오페라를 작곡했지만 현재 공연되고 있는 작품은 ‘집시소녀’를 비롯한 한두편 뿐이다. 다른 오페라로서는 The Siege of Rochelle(로첼르의 점령)와 The Rose of Castile(카스틸의 장미) 정도는 발프가 활동할 당시에 여러번 공연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의 아름다운 오페라들이 거의 잊혀져 가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발프를 잊고 있는 것도 유감스런 일이다.


발프는 아주 어릴 때부터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처음 작곡은 일곱 살 때였다. 그가 작곡한 무곡은 여러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연주되어 ‘어머나 어쩜!’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여덟살 때에는 바이올린 독주자로 데뷔했다. 아홉 살도 되기 전에 발라드인 Young Fanny(젊은 홰니)를 작곡하여 발표했다. 일명 The Lover's Mistake(연인들의 실수)라고도 부르는 이 발라드는 당대의 저명 성악가인 마담 베스트리스(Madam Vestries)를 비롯하여 여러 정상급 성악가들이 불렀다. 사람들은 ‘비엔나에는 모차르트! 더블린에는 발프!’라고 소리높이 외쳤다. 발프는 15세 때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런던으로 이주했다. 이곳에서 그는 어느 극장의 바이올린 연주자로 취직하여 생활했다. 발프의 재능을 인정한 극장장은 그를 수석 바이올리니스트로 승격시켜 주었다. 당시 그는 상당히 훌륭한 바리톤 음성을 지니고 있었다. 비록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유명한 아일랜드 출신의 바리톤인 톰 쿡(Tom Cook)에 견줄만한 음성이었다. 톰 쿡은 런던에서 발프의 노래를 듣고 나서 대단히 훌륭하다고 칭찬하며 마침 얼마 후에 공연될 베버의 ‘마탄의 사수’에서 악마 카스파르 역할을 맡으면 어떻겠냐고 제안하였다. 발프는 돈도 준다는 바람에 카스파르 역을 맡겠다고 하고 열심히 공부했다. 그러나 정작 공연은 유감스럽게도 성공적이지 못했다. 얼마후 발프는 이탈리아의 귀족 마짜라(Mazzara)백작의 후원으로 이탈리아 유학의 길을 떠나게 되었다. 이탈리아로 가는 도중 파리에 잠시 머무를 때 파리음악원장인 유명한 케루비니(Cherubini)를 만날 수 있었다. 케루비니는 발프의 피아노 및 바이올린 연주를 듣고 또 젊은 발프가 작곡한 곡들을 찬찬히 보더니 대뜸 이탈리아로 가지 말고 파리음악원에 남아서 공부하는 것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발프는 마짜라 백작의 후원을 마다할수 없어서 케루비니의 당부를 정중하게 거절하고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로 갔다. 이탈리아에서 발프는 당대 저명 베이스인 필립포 갈리(Filippo Gali)의 제자가 되었다. 갈리는 로시니가 오페라 ‘세미라미데’를 작곡할 정도의 유명한 인물이었다.


이탈리아에서의 성악수업을 마친 발프는 런던으로 돌아가는 길에 파리에 들려 다시 케루비니를 만났다. 발프는 케루비니의 집에서 우연찮게 로시니를 만났다. 그날 저녁 로시니와 그의 부인인 소프라노 콜브란(Colbran)은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에서 로지나와 백작의 2중창을 불렀다. 콜브란은 ‘세빌리아 이발사’ 초연 때에 로지나 역할을 창조한 유명 소프라노였다. 사람들은 이탈리아에서 성악을 공부하고 귀국 중인 발프에게 한 곡을 청했다. 발프는 피아노 앞에 앉아 피가로의 Largo al Factotum을 불렀다. 아주 잘 불렀기 때문에 감명을 받은 로시니는 ‘이제 이후로 아무도 피가로의 아리아를 발프보다 잘 부를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는 선언문을 낭독하기까지 했다. 로시니는 발프에게 다음날 자기를 찾아와 달라고 부탁했다. 로시니는 만일 발프가 당대의 베이스인 보르도니(Bordogni)에게서 1년만 더 수업을 받는다면 파리의 ‘이탈리아 극장’에 3년간 전속으로 계약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이 제안을 받아들인 발프는 파리에 머물면서 견습기간 1년 동안 아홉 차례 오페라에서 주역을 맡아했다. 체네렌톨라, 돈 조반니(돈 조반니 역), La Gazza Ladra, L'Inganno Infelece등에서였다. 1년후 발프는 당대의 소프라노 해리에트 손탁(Harriet Sontag)과 베이스 보로도니 등 호화 캐스트와 함께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피가로 역할을 맡아 주위를 놀라게 했다. 로시니는 발프에게 성악가로 대성하는 것도 좋지만 작곡에도 재능이 많으니 오페라를 써보라고 권면했다. 첫 번째 시도는 나폴리의 작곡가 징가렐리(Zingarelli)의 Romeo e Giuletta(로미오와 줄리엣)에 서곡, 두 개의 합창곡, 카바티나와 아리아를 추가하는 일이었다. 발프의 작업은 대단한 인정을 받았다.


이에 힘을 얻은 발프는 첫 오페라 아탈라(Atala)를 작곡했다. 이작품은 오늘날 악보가 실종되어 어떤 오페라였는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당대의 성악가 말리브란과 누리트가 이 작품이 완성되기 전에 리허설을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중요한 오페라였던 것만은 틀림없다. 발프는 30대 초반의 젊은 시절 밀라노의 스칼라극장에서 말리브란과 함께 로시니의 ‘오텔로’를 공연할 일이 있다. 발프가 38세 되던 해에는 1년동안 베르디 및 제니 린드와 함께 영국 공연에 참가한 일도 있다. 발프가 ‘나부코’의 영국 초연을 지휘한 것은 또 하나의 놀라운 사실이다. 아무튼 오페라 작곡에 너무 심혈을 기울였던 발프는 객지생활에서 건강이 나빠지는 바람에 파리 생활을 청산하고 이탈리아로 돌아가 요양을 하기로 결심했다. 발프는 이탈리아에서도 여가를 이용해 오페라를 작곡했다. 발프는 그로부터 6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28편의 오페라를 작곡했다. 발프의 첫 오페라는 I Rivali di se Strssi였다. 21세 때였다. 마지막 작품은 Il Talismano로서 사후에 초연되었다.

 

'집시 소녀'역의 마리아 말리브란


발프의 오페라 수첩

● I Rivale di se Stessi(1830 팔레르모) ● Un Avvertimento di Gelosi(1831 파비아) ● Enrico IV al passo della Marna(1833 밀라노) ● Siege of Rochelle(1835) ● The Maid of Artois(1836) ● Catherine Grey(1837) ● Caractus (1837) ● Joan of Arc(1837) ● Diadeste(The Veiled Lady. 1838) ● Falstaff (1838) ● Alfrieda(1840 미공연) ● Keolanthe(The Unearthly Bride: 1841) ● Le Puits d'Amour(1843) ● Geraldine(The Lover's Well: 1843) ● Le quatre fils Aymon(1843) ● The Castle of Aymon(1844) ● The Daughter of St. Mark(1844) ● The Enchantress(1845) ● L'Etoile de Seville(1845) ● The Bondman(1846) ● The Maid of Honour(1847) ● The Sicilian Bride(1852) ● The Devil's in it(1852) ● Letty, the Basket Market(1852) ● Lo Scudiero(1854 미공연) ● Pittore e Duca(1854) ● La Zingara(The Bohemian Girl. 1854) ● The Rose of Castile(카스틸의 장미: 1857) ● Bianca, the Bravo's Bride(1860) ● The Puritan's Daughter(청교도의 딸: 1861) ● The Armourer of Nantes(1863) ● Blanche de Nevers(1863) ● Moro, painter of Antwerp (1882) ● Il Talismano(1874. 발프의 사후 공연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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