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이야기/비엔나의 매력

글라쓸베르크

정준극 2008. 4. 2. 17:07

글라쓸베르크

 

슈테판대성당 뒷편 돔가쎄의 좁은 길. 왼편 깃발이 걸려 있는 곳이 모차르트하우스.

 

비엔나 사람들은 중세의 거리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지역을 글라쓸베르크(Glasslwerk)라고 부른다. 입으로 불어서 만드는 유리세공이란 뜻이다.  중세에는 교통량이 그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에 거리를 만들 때에도 길을 넓게 잡지 않았다. 바로 그러한 좁은 가쎄(골목길)들이 얽혀 있는 곳이 글라쓸베르크이다. 비엔나 구대학교 부근 지역, 그리헨바이슬 식당이 있는 루프레헤트 교회 부근 지역이 대표적인 글라쓸베르크이다. 구대학교를 중심으로 한 글라쓸베르크는 원래 대학생들의 하숙집인 브루자(Brusa: 복수는 브루젠)가 여럿 있었던 곳이다. 비엔나대학교는 일찍이 1365년 루돌프4세 대공이 설립하였다. 비엔나 사람들은 집 대문이나 현관, 심지어는 주소표지판이나 상점간판을 장식하기를 좋아한다. 예전에는 집주소가 분명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아서 자기 집을 표시하기 위해 특별한 장식을 문 앞에 걸어 놓기를 좋아했다. 예를 들면 사자, 사슴, 독수리, 열쇠, 독수리 등등이다. 이런 장식들은 글라쓸베르크와 같은 중세의 지역에서 자주 볼수 있다. 좁지만 아기자기한 역사와 전통이 간직되어있는 글라쓸베르크! 비엔나의 상징이며 비엔나 사람들의 성품을 대표한다. 중세의 기분을 느낄수 있는 글라스베르크는 1구에서 많이 찾아 볼수 있다. 콜마르크트, 슈탈부르크가쎄, 그리헨가쎄, 돔가쎄, 블루트가쎄, 쇤라테른가쎄, 구 비엔나대학교 주변, 플라이슈마르크트 등등 주로 1구의 글라스베르크 거리들이다. (이런 중세 거리들은 유럽의 다른 오랜 도시에서 자주 찾아 볼수 있다. 예를 들면 스톡홀름의 가믈라스탄 등이다.)

콜마르크트의 이브닝

 

어떤 길은 가쎄(Gasse)라고 부르고 어떤 길은 슈트라쎄(Strasse)라고 부르는가? 정확한 구분은 없다. 일반적으로 넓은 길은 슈트라쎄이며 좁은 골목 길은 가쎄라고 구분한다. 다만, 비록 좁은 길이더라도 예전부터 슈트라쎄라고 부르던 길은 오늘날에도 그냥 슈트라쎄라고 부른다. 대체적으로 존경받는 인물의 이름을 따서 붙인 슈트라쎄는 비록 오늘날 좁은 길에 불과하지만 그대로 슈트라쎄라고 부른다. 예를 들면 슈테판 성당 건너편에 있는 짧은 길인 야소미어고트슈트라쎄(Jasomirgott Strasse)이다. 야소미어고트는 바벤버그 왕조의 하인리히(헨리) 2세의 별명이다. 하인리히 2세는 프라이융의 쇼텐슈티프트를 창설한 양반이다.

 

비엔나 구시가지의 좁은 골목길. 그리헨가쎄. 이런 길을 글라스베르크라고 부른다.

 

그런데 비엔나를 탐구하면서 아직도 알지 못하는 사항이 있다. 거리 이름의 표기법이다. 무슨 무슨 슈트라쎄라고 할 때에 뒤에 붙는 슈트라쎄(Strasse)라는 단어를 붙여 쓰기도 하고 떼어 쓰기도 하는데 그 이유를 모르겠다. 무언가 법칙이 있을 텐데! 예를 들면 Jasomirgott Strasse에서는 Strasse를 떼어서 쓰고 있다. 왜 떼어서 쓰는가? 우라니아슈트라쎄는 Uraniastrasse라고 쓴다. 왜 붙여서 쓰는가? Ring(링)의 경우에도 각각 표기 방식이 다르다.  Dr. Karl Lueger Ring에서는 Ring을 떼어서 쓴다. 하지만 슈투벤링(Stubenring)에서는 Ring을 붙여서 쓴다. 왜 그런가? 인명이 앞에 오면 떼어 쓰고 지명이 앞에 오면 붙여서 쓰는가? 반드시 그런것도 아니다. 그런데 가쎄(Gasse)의 경우에는 거의 떼어 쓰는 일이 없다. 거의 예외가 없이 붙여서 쓴다. 사람의 이름 뒤에 가쎄라는 단어를 붙이려면 하이폰을 사용하는 것 같기도 하다. 예를 들면 Maria Eis-Gasse 이다. 아무튼 이런 저런 사항들이 궁금해서 주한 오스트리아 대사관에 메일로 문의하여보았으나 아직 회신이 없는 형편이다. 생각컨대 아마 자기들도 분명하게 알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그린칭의 아기자기한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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