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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박물관(Kunsthistorisches Museum)

정준극 2008. 6. 17. 12:02

미술사박물관(Kunsthistorisches Museum: KHM) - 국립미술관

호프부르크의 황실보물전시관, 슈탈부르크의 리피짜너 박물관도 KHM 소관 

 

세계3대 미술관의 하나라고 하는 비엔나의 미술사박물관의 위용

                    

부르크 링의 미술사박물관은 1891년 건너편의 자연사박물관과 함께 문을 열었다. 오스트로-헝가리 제국의 프란츠 요셉1세 황제 시기였다. 프란츠 요셉 황제는 합스부르크 왕실이 수집하여 소장한 예술품을 일반 백성들도 볼수 있도록 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두 박물관을 건축키로 결정했다. 전시품중에는 티롤의 페르디난트 대공 소장품과 루돌프2세 황제의 소장품이 가장 많은 비중을 하지하였다. 레오폴드 빌헬름 대공의 그림 소장품도 상당수 전시되어 있다. 미술사박물관의 건축은 1872년 시작하여 거의 20년만에 완공하였다. 설계는 유명한 고트프리트 젬페르(Gottfriend Semper)와  카를 프라이헤르 폰 하제나우어(Carl Freiherr von Hasenauer)가 공동으로 맡았다. 미술사박물관과 자연사박물관은 외관이 같은 모습으로 마리아 테레지엔 플라츠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다. 비엔나의 미술사박물관은 유럽3대 미술관에 들어갈 정도로 귀중한 작품들이 다수 소장되어있는 보고이다.

 

미술사박물관 내부

 

각 건물의 돔은 8각형의 특별한 설계로 되어 있다. 돔의 높이는 무려 60미터이다. 미술사박물관은 미술관과 미술연구소를 통합하여 이르는 용어이다. 따라서 비단 마리아 테레지엔 플라츠의 미술관 뿐만 아니라 호프부르크의 여러 곳에 있는 박물관도 모두 미술사박물관 소관이다. 예를 들면 노이에 호푸부르크(신관)에 있는 '제국사냥 및 갑옷 보물박물관'(Hofjagt- und Rustkammer), 고악기 박물관(Sammlung alter Musikinstrumente), 민속박물관(Museum of Ethnology), 에베소유적 박물관(Ephesos-Museum), 제국 보물 박물관(Imperial Treasury), 슈탈부르크에 있는 리피짜너 박물관(Lipizzaner Museum), 오스트리아 극장 박물관(Austria Theater Museum), 그리고 멀리 쇤브룬 궁전에 있는 제국마차 및 궁정유니폼 박물관(The Museum of Imperial Carriages and Department of Court Uniforms)이 이에 속한다. 미술사박물관은 인스부르크에도 지부가 있다. 슐로쓰 암브라스(Schloss Ambras)박물관이다. 그러므로 비엔나의 미술사박물관이야말로 세계 최대 규모이다. 미술사박물관 전시실에는 알브레헤트 뒤러, 주세페 아르치볼도, 미켈란젤로 카라바지오, 피터 폴 루벤스, 라파엘, 요한네스 페르미르, 그리고 브뤼겔의 작품이 넘치도록 전시되어 있다. 그중에서 브뤼겔은 이 곳이 가장 유명하다. 이밖에도 이집트 전시관, 골동품 전시관, 동전 전시관 등도 유명하다

 

인스부르크 암브라스 성의 갑옷 전시장. 이 역시 미술사박물관 소관이다.

 

[미술사박물관의 가족들]

 

○ 미술사박물관(오스트리아국립미술관) 콜렉션 - Sammlung im Kunsthistorischen Museum

    - 이집트 - 중근동 콜렉션(Agyptisch-Orientalische Sammlung: Egyptian and Near Eastern Collection)

    - 그리스 - 로마 골동품 콜렉션(Antikensammlung: Collection of Greek and Roman Antiquities)

    - 회화작품 콜렉션(Gemaldegallerie: Picture Gallery)

    - 조각 - 장식예술 콜렉션(Kunstkammer: Collection of Sculpture and Decorative Arts)

    - 주조물 콜렉션(Münzkabinett: Coin Collection)

    - 박물관 도서실(Museumbibliothek: The Library)

 

○ 호프부르크 콜렉션(Sammlung in der Neuen Burg)

    - 에베소 박물관(Ephesos Museum: Ephesus Museum)

    - 고대악기 콜렉션(Sammlung Alter Musikinstrumente: Collection of Historic Musical Instruments)

    - 무기 - 갑옷 콜렉션(Hofjagd -und Rüstkammer(Collection of Arms and Armour)

    - 황실 보물 콜렉션(Die Kaiserliche Schatzkammer: Secular and Ecclesiastical Treasury)

    - 민속박물관(Museum für Völkerkunde: Museum of Ethonology)

    - 자료보관소(Archiv: Archive)

 

쇤브룬궁전 콜렉션

    - 마차박물관(Kaiserliche Wagenburg: Imperial and Royal Carriage Collection: Museum of Carriages)  

    - 궁정제복 콜렉션(Department of Court Uniforms) 

 

로브코비츠 궁전

    - 오스트리아 극장박물관(Österreichisches Theatermuseum: Austrian Theater Museum)

 

○ 인스부르크 암브라스성 콜렉션(Sammlungen auf Schloss Ambras: Collections of Ambras Castle)  

    - 갑옷 전시실(Die Rustkammern: The Armour Collection)

    - 예술품 전시실(Die Kunst- und Wunderkammer)

    - 합스부르크 초상화 전시실(Die Habsburger Portratgalerie)

    - 고틱 조각 전시실(Sammlung Gotischer Skulpturen)

 

○ 슈탈부르크(Stallburg)

    - 리피짜너 박물관(Lipizzaner-Museum)

 

미술사박물관의 앞 광장은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이다

 

쌍둥이 건물인 미술사박물관과 자연사박물관의 중간에는 카스파르 폰 춤두슈(Kaspar von Zumdusch)가 완성한 마리아 테레지아 기념상이 있다.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가 높은 왕좌에 앉아 있으며 그 아래에는 그의 충성스런 장군들이 언제라도 여제를 위해 목숨을 버릴 태세로 말을 타고 있고 사방의 벽면에는 마리아 테레지아 치하에서 활동했던 저명한 인물들의 조각이 있다. 어린 모차르트의 모습도 보인다. 1887년 완성되었다. 

 

미술사박물관의 브뤼겔의 바벨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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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에라 도난사건]

 

미술관에서의 미술품 도난사건은 영화에나 나옴직한 이야기인데 실제로 비엔나의 미술사박물관에서 오스트리아 역사상 가장 유명한 미술품 도난사건이 발생했다. 도난 당한 품목은 이탈리아의 거장 벤베누토 첼리니가 만든 살리에라(Saliera)라는 조각작품이었다. 2003년 5월 11일 도난 당했다. 살리에라라는 말은 이탈리아어로 '소금 그릇'(Salt cellar)이라는 뜻이다. 식사할때 사용하기 위해 소금을 담아 놓는 그릇이지만 대단히 정교하고 아름다운 예술작품이어서 값을 따질수 없는 귀중품이다. 그다지 크지도 않다. 높이 26 cm, 길이 33.5 cm의 상아-에나멜-금으로 만든 조각 작품이다. 그 안에 소금을 담아 놓는 그릇이 들어 있다. 살리에라는 첼리니의 작품 중에서 유일하게 금으로 만든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그래서 간혹 '조각의 모나 리자'라는 얘기를 듣고 있다.

 

원래 이 작품은 1543년에 프랑스의 프랑수아 1세(프란시스 1세)를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소금을 담아 놓는 그릇이라고 해도 국왕을 위한 것은 무언가 다르게 만들어야 했던 모양이다. 첼리니는 비슷한 모양의 소금 그릇을 교황 이폴리토 데스테(Ippolito d'Este)를 위해 만든 일이 있다. 그러므로 프랑스의 프란시스 1세에게 선물하기 위해 만든 것은 그 전에 교황 이폴리토 데스테를 위해 만든 작품의 제2탄이다. 첼리니의 살리에라에는 수염을 길게 기른 남자와 아름다운 여자가 다리를 걸치고 서로 마주보고 앉아 있는 모습이다. 조각작품이라는 것이 대개 그렇듯이 살리에라의 남녀 주인공들도 모두 누드이다. 남자는 바다를 상징하며 여자는 땅을 상징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 그릇에는 Terra e Mare(땅과 바다) 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남자는 해신 넵튠을 비유하였으며 여자는 땅의 여신 체레스(Ceres)를 비유했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땅에서 소금을 생산하는 것을 상징했다고 한다. 이 작품의 용도인 소금 그릇은 남자와 여자 형상의 사이에 있다.

 

프랑스의 프란시스 1세에게 선물한 살리에라는 그후 프랑스의 샤를르 9세가 티롤의 페르디난트 2세에게 선물로 주어서 그로부터 합스부르크의 소유가 되었다. 살리에라는 합스부르크 소관인 인스부르크의 암브라스 성(Schloss Ambras)의 소장품이었다가 19세기에 비엔나 미술사박물관으로 이관되었다. 비엔나의 미술사박물관에서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잘 있던 살리에라가 2003년 5월 11일 감쪽 같이 사라졌다. 그날 아침 8시 20분에야 없어진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당시 미술사박물관의 한쪽 외벽은 수리를 위해 비계를 설치해 놓았었다. 도둑은 비계를 뜯어내고 유리창을 깬 후에 들어와서 살리에라를 가져갔다. 도난 사실이 밝혀지자 난리도 아니었다. 미술사박물관은 곧 현상금을 내걸고 도난 당한 보물을 되찾는 노력을 기울였다. 현상금은 7만 유로였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1억원이 되는 금액이었다. 이어 경찰은 용의자로 보이는 로베르트 망(Robert Mang)이라는 사람의 사진을 전국에 수배했다.

 

살리에라는 도난 당한지 약 3년 후인 2006년 1월 21일 찾았다. 비엔나의 북부 약 90 km 에 있는 츠베틀(Zwettl)이라는 마을의 야산에서 극적으로 찾아냈다. 실은 용의자인 로베르트 망이라는 사람의 사진이 전국에 수배되자 그를 아는 어떤 사람이 그의 최근 행동이 수상해서 경찰에 신고하였고 그 사실을 안 용의자는 양심의 가책을 느꼈던지, 또는 도저히 더 이상 견디기가 어렵다고 생각했던지 경찰에 자수했으며 살리에라를 어디어디에 묻어 놓았다는 진술을 받아내어 찾게 된 것이다. 이제 살리에라는 다시 비엔나의 미술사박물관에 모셔져 있게 되었다. 그러면 도대체 살리에라의 가격은 얼마나 되는가? 현재 미술사박물관은 살리에라를 6천만불, 즉 약 680억원에 보험에 들어 놓았다. 보험회사인 오스트리아의 우니카(Uniqa)는 2012년도에 살리에라의 싯가를 약 6천8백만불로 계상하였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7천 7백억원이나 되는 놀라운 금액이다.

 

살리에라